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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 대한 인문지리서, [문명의 요람 아프리카를 가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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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하면 우선은 가난과 내란, 종족학살, 질병과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른다. 이어 사막과 사바나, 열대 우림과 같은 기후, 그리고 야생 동물들을 떠 올린다. 그곳에도 사람들이 살고 있지만 이미 서구적인 사고와 시각에 깊이 물든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그들이 우리와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프리카는 현생인류가 처음 발원한 지역, 즉 모든 인류의 고향이거니와 최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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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하면 우선은 가난과 내란, 종족학살, 질병과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른다. 이어 사막과 사바나, 열대 우림과 같은 기후, 그리고 야생 동물들을 떠 올린다. 그곳에도 사람들이 살고 있지만 이미 서구적인 사고와 시각에 깊이 물든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그들이 우리와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프리카는 현생인류가 처음 발원한 지역, 즉 모든 인류의 고향이거니와 최초의 문명인 이집트 문명을 꽃피운 지역이기도 하다. 그런 아프리카이지만 그곳과 관계가 없는 일반인으로서 우리는 책으로든 혹은 여행으로든 아프리카를 접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나만의 경우일지 모르지만 아프리카는 단편적인 지식에 의해 알고 있는 피상적인 대륙에 머물러 있다. 그래서 아프리카에 대한 문명기행문이라는 이 책이 더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 [문명의 요람 아프리카를 가다]는 문명교류학자 정수일이 세 번에 걸쳐 76일간 아프리카 22개국을 방문하고 그들의 문명과 유적에 대해 쓴 여행기행문이다. 저자가 방문한 22개국은 아프리카 전체 53개 나라 중 일부이지만, 아프리카대륙에서 대국에 속하고 여러 가지 중요성을 가진 나라들로 아프리카의 어제와 오늘을 살펴보기에 충분하다고 한다. 그는 아프리카를 돌아보면서 쓴 65편의 글을 1권과 2, 두 권으로 나누어 엮었다. 먼저 1권인 이 책에는 아프리카 북부, 즉 지중해와 접한 이집트, 튀니지, 알제리, 모로코와 세네갈, 코트디부아르 등 6개국에 대한 글이 실려있다. 저자는 이들 나라에 분포한 고대문명과 로마시대, 이슬람제국 시대의 유적들을 살펴보는 것은 물론, 이들 나라들이 서구열강의 식민지에 편입되면서부터 독립에 이르기까지의 투쟁과정, 독립 이후의 정치 등 우리가 알지 못했던 현대의 역사까지를 다룬다. 또한 글 중간중간에는 자신의 겪고 보았던 일화들을 소개하고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찬란했던 고대문명을 간직하고 있는 지역이지만 이집트 카이로 국립박물관에는 유물이 의외로 적다고 한다. 서구제국주의자들이 수많은 유물을 제멋대로 도굴하고 뜯어가 남은 유적들만 전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비단 아프리카에 한정된 것만은 아니다. 19세기 말 중국의 돈황문서나 우리의 규장각 서적들 역시 같은 수탈을 당했다. 책을 읽으면서 안타까웠던 것은 아직도 그 당시 약탈했던 문화재를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돌려주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들 지역은 근대들어 대부분 프랑스 식민지였다. 2차대전 이후 이들 국가가 독립하기까지의 투쟁사는 서구제국주의자들의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알제리에서의 수탈과 압박, 그리고 회유, 고문과 같은 인권유린은 어느 한 나라만의 특성이 아닌 제국주의의 속성임을 느끼게 하기 충분하다. 저자는 외교사절로서 자신이 직접 보고 지원했던 이들의 투쟁을 통해 아프리카인들의 정신과 프랑스의 이중적인 태도를 우리에게 적나라하게 알려준다.

 

모로코에 대해서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 서기 789년 아드리스왕조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비록 왕조는 교체되었지만 1200년이 넘게 독립적이고 봉건적인 술탄왕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지브롤터 해협에 자리한 탕헤르는 모로코가 독립하면서 스페인령에서 모로코에 귀속되었으나 인근 세우타는 아직까지 스페인의 보호령으로 남아 있다고 한다. 세계 각지에 널려있는 보호령이 원래의 국가에게 반환되기를 바라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겠지만. 저자는 이어 세네갈에서는 노예무역의 중심지를, 그리고 코트디부아르에서는 상아해안에 대한 답사를 통해 제국주의의 자원 약탈과 노예무역의 참상을 고발한다.

 

아프리카의 국가들은 1960년대 여러 경로를 통해 독립했다. 이들이 독립 후 사회주의를 추구한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들은 식민주의, 제국주의의 온상인 자본주의의 폐단을 뼈저리게 체험했기 때문에 독립 후의 출로로 당연히 자본주의가 아닌 새로운 길, 즉 사회주의를 모색하게 되었다고 한다. 비록 거기에는 사이비 사회주의를 포함하여 여러 갈래의 사회주의가 섞여 있었지만 말이다. 저자는 자신과 얽힌 에피소드를 통해 이집트의 나세르 대통령이 수에즈 운하를 국유화하고 나일강에 아스완댐을 건설하는 과정 등을 설명하는 한편 자신이 모로코주재 주중국대사관에서 일하면서 겪고 보았던 이들 국가의 정치인과 예술인들에 대한 일화도 곁들인다.

 

저자가 아프리카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1955년 중국국가유학생으로 카이로대학에 유학하면서부터라고 한다. 그 후 유학생으로 혹은 중국의 외교사절로 아프리카에서 생활했으며 한국으로 귀화한 이후에는 아프리카의 찬란한 고대문명에 대한 매료와 함께 서구 열강의 수탈과 노예무역에 대한 설욕의 다짐을 품고 아프리카 곳곳을 누비며 아프리카에 대한 글을 썼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의 글은 아프리카의 고대문명사부터 근현대 서구의 식민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아프리카인들의 투쟁사에 이르기까지 역사와 정치, 사회, 지리 등을 포함한 인문서라는 느낌이 든다. 막연하게 알고 있던 아프리카가 책을 읽으면서 한층 가깝게 다가옴을 느낀다. 1권에서 다루는 국가는 그나마 나라 이름이라도 알고 있던 지역이다. 2권에서는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가 된다.

k*****1 2023.02.12. 신고 공감 18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