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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가들 - 선출되지않은 권력의 탄생
"법률가들 - 선출되지않은 권력의 탄생" 내용보기
해방은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벼락처럼 찾아왔다. 그러나 모두가 그 기회를 잡은 아니었다.좌익이나 중도성향의 변호사들에게 그 문은 유난히 빨리 닫혔다.문이 열렸다 기억을 간직하기도 어려울만큼 짧은 순간이었다.  - 본문 중에서  내가 미숙해서인지, 이렇게 제본된 "미출간서적"을 만나면괜히 마음이 설레이고 기분이 좋다.꼭 내가 이 책의 저자라도 되는 듯 마음이 두근거린다
"법률가들 - 선출되지않은 권력의 탄생" 내용보기

해방은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벼락처럼 찾아왔다.

 

그러나 모두가 그 기회를 잡은 아니었다.

좌익이나 중도성향의 변호사들에게 그 문은 유난히 빨리 닫혔다.

문이 열렸다 기억을 간직하기도 어려울만큼 짧은 순간이었다.

 

- 본문 중에서

 

 


내가 미숙해서인지, 이렇게 제본된 "미출간서적"을 만나면

괜히 마음이 설레이고 기분이 좋다.

꼭 내가 이 책의 저자라도 되는 듯 마음이 두근거린다.


우연한 기회에 창비에서 제본판의 서적을 미리 구경했는데

책의 전부가 아니라는 이 제본판도 너무 굵은 내용이 많아

읽은 시간도 많이 걸렸고, 공부할 것도 너무 많았다.

하지만 그 시간을 들인것이 전혀 아깝지 않을만큼 남는 것이 많았다.


저자는 책머리에 미리 어려울 것이라는 내용과

다소 어렵고 딱딱할 수도 있으리라는 내용을 적어두었다.

등장인물도 매우 방대하고, 사건도 방대하기 때문이었다.

사실 그 말처럼 처음에는 사람의 인과관계만을 파악하는데도 오래 걸렸고, 

앞부분 뒷부분을 다시 넘겨가며 읽어야했다.

그럼에도 나는 이 책을 통해 

그저 멀게만 느껴졌던 법조계가, 정치인들에 대해 

조금의 지식이라도 쌓을 수 있었음을 미리 밝혀두고 싶다. 

 


 

사실 이 책을 읽지않은 사람이라도 해도

일제시대와 해방이후 변호사 판검사를 하던 이들의 대부분은

친일파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아주 많다. 

나 역시 그런 생각을 다소 가지고 있었고.

하지만 그것을 증거할 기반도 없었고, 

그런 것을 이야기하기에는 이야기할 사람조차 제대로 없었다. 

 

그들이 남긴 역사가 많아서, 그들이 여전히 한 자리하고 있어서.

원하는 대로, 바라는대로 이야기가 바뀌어도

그 누구도 그들에게 말을 할 수, 진실을 파해칠 수 없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이 책에는 우리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이 등장한다.

우리가 교과서 등에서 익히 들어온 사람들도 나오지만, 

낯선 이름을 가진 사람들도 아주 많이 나온다.

어쩌면 그 자체가 이 책이 가지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 책의 출발은 지금의 법조계를 알려면

그 근간을 알아야한다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비록 나는 요즘의 법조계도 잘 모르고, 나와는 다른 세상 같지만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많은 사건들은 기억하고 있다. 

그 사건들로 정치에 관심이 조금은 생겼고, 

내가 좋아하는 한 "작가"이자 "사회자"인 분이 

헌법을 알아야 모든 국민의 권리가 보장된다고 했기에 

나도 요즘은 헌법에 관심을 많이 두고, 종종 읽어보고 있던 터였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더 읽어야했다. 

 



 

요즘의 사법시험을 먼저 생각해보자.

사실 사법시험을 붙은 후에는 새파랗게 젊은 이들도

"영감"으로 불리며 부귀영화를 누리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그 전의 모습들을 생각해보면

노량진고시촌에서 체육복을 입고 갇혀있던 이들,

부잣집에 태어나 처음부터 정치를 하도록 키워진 이들, 

대대손손판검사집안이라 시험만붙으면

어느자리 하나 꿰찰 수 있는 사람 등등 매우 다양했을 것이다.

아무튼 아직은 시험만 붙으면 인생역전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시험.

사법고시란 우리에게 그런 의미일 것이다. 


그런데  한 사법시험 도중

감독관들이 모두 이탈하여 응시했던 모든이가 법률가가 되었다면?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지도 말라고?


그 말도 안되는 일이 수십년전에 일어났다.

한 사법시험 도중, 일제의 항복방송이 나왔고

그 시험을 감독하던 일본인들은 그 자리를 그냥 빠져나갔다.


사실 그 당시 사법시험을 보려면 이미 친일파거나

혹은 매우 인텔리거나 하는 기타 등등의 요소가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이미 그들끼리 끈끈했던 것일까?

그들은 이법회라는 단체를 만들어 모든 응시생이 법률가가 되었다.

그렇게 동시에 출발한 이들이 모두 같은 삶을 살았을까?

그렇지는 않다.

누군가는 전두환대통령의 대법원장으로 시대를 호령했고

누군가는 518사건으로 국민의 편에서서 무기징역수가 되었다.


그때는 혼란의 시대라서,

나라가 매일 달라지고 흔들리던 때라서 그랬다고 말하기에는

오늘날의 우리나라 역시 매일 흔들리고, 매일 아프다.

온 국민을 상대로한 호화영화(?)가 상영되기도 하고

국민들은 평생가도 만져보지도못할

고가의 핸드백이 돈봉투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 이 책을 읽어야한다.

그래서 국민들이 더 많이 알아야한다.

많이 알고, 많이 배우고, 많이 생각해야

또 그런 말도 안되는 놀음에 놀아나지 않을 수 있고

그저 나라에서 월급받고

"헌법에 정해져있는 것을 읽어주는" 사람들에게

굽신거리거나 이용당하거나, 아프지않을 수 있는 것이다.

 

 

 

 

정확히는 내가 이 글을 다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내용이 어려운 점도 있었고, 내 지식이 부족한 점도 있었고.

다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그럼에도 단 한줄이라도, 단 하나의 사실이라도 내게 남았다는 것이다.

 

또한 이제 또한명의 국민이 어두운 과거를 알게 되었으니

100명의 1000명의 국민이 그 과거를 알게 되는 것도

시간문제 일거라는 기대감이 생겼다.

물론 아직은 그 또한명의 나지만.

 

세상에는 나보다 똑똑한 사람이 그렇지지않은 사람보다 훨씬 많으니

나도 읽을 수 있는 책이라면 누구라도 읽을 수 있는 책일 것이다.

 

 

 

 

이 책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읽으시면 좋겠다.

그래서 내가 미처 다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풀어주시면 좋겠고

법조계도 더이상 철밥통으로 두지 않으면 좋겠다.

 

 

 

 

이 책은 책의 일부만 수록된 가제본으로,  창비에서 지원받았으며

책읽는 엄마곰의 솔직한 리뷰입니다.

g********r 2018.12.03. 신고 공감 5 댓글 6
리뷰 총점 종이책
한국 초기 법조사의 모든 것을 알려주는 박학다식한 책
"한국 초기 법조사의 모든 것을 알려주는 박학다식한 책" 내용보기
대학시절 재수 전에는 동양사(철학)을 전공했고, 재수를 해서 법학과를 진학했습니다. 이 책은 저의 두가지 흥미를 모두 충족시켜주는 저의 입장에서 재미있는 책이었습니다.법조인이거나, 한국 해방기 이후 법조 엘리트들의 역사, 삶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필독해야 할 책입니다. 일반인이면...일제 말기, 해방기 이후 미시사를 좋아하는 사람이 읽으면 좋습니다.또 오늘날 뉴스에 많이
"한국 초기 법조사의 모든 것을 알려주는 박학다식한 책" 내용보기

 대학시절 재수 전에는 동양사(철학)을 전공했고, 재수를 해서 법학과를 진학했습니다.

이 책은 저의 두가지 흥미를 모두 충족시켜주는 저의 입장에서 재미있는 책이었습니다.

법조인이거나, 한국 해방기 이후 법조 엘리트들의 역사, 삶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필독해야 할 책입니다. 일반인이면...일제 말기, 해방기 이후 미시사를 좋아하는 사람이 읽으면 좋습니다.

또 오늘날 뉴스에 많이 나오는 사법부의 모습, 떡검, 견찰이라는 모멸적인 별칭으로 불릴만큼 심각한 사법불신을 야기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그 원류를 찾아서 읽을 수 있어서 좋은 책입니다.

 

창비에서 보내준 초고 책을 정말 열심히 읽고, 서평을 쓰느라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아쉬운 점은 제가 받은 초고가 저자가 무조건 읽어야 한다는 Part4 이후 중에서 Part 5 ~ 6과 독립적인 부분인 Part7이 없는 책이라...이 책의 알멩이를 읽지 못하고 썼다는 부분이 아쉽습니다. 고급 양식집 코스 요리에서 스테이크 나오기 직전에 멈췄습니다. 사서 읽어야 하나 고민중입니다.

 

Part 4까지 열심히 이 책만으로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위키백과, 각종 신문을 찾으면서 읽은 결과 재미있고, 안타깝기도 하고 모르는 부분을 많이 알게 되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책은 1949년 7월 김영재 서울지검 차장검사(일반인 중에는 모르는 사람들이 꽤 많은데 지방검찰청으로 예를 들면 지방검찰청의 검사장(줄여서 지검장)의 바로 밑이 차장검사다. 흔히 기업체 직급이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이라서 차장검사를 부장검사 밑이라고 많이 아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차장검사 아래가 부장검사다, 물론 법률적으로 검사는 개개인이 독립된 기관이고 법률적 구분은 검사장과 평검사만 있을 뿐이다)를 체포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해방 이후 우리 사회는 모든 부분에서 극심한 좌우 대결을 벌이고 있었고, 여러 국제적 상황이 우선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분열이 남과 북으로 국토가 종단되는 상황에 큰 기여를 한 것도 분명하다.

김영재 검사는 뒤에 본문 1부에서도 중점적으로 다뤄지는데 경북 안동의 쏜꼽히는 명문가(풍산 김씨) 출신으로 경성제대를 졸업해 고등고시 사법과와 행정과(한 때 우리나라에 유명했던 양과 고시 합격, 요즘 다른 일로 유명한 고승덕 변호사는 고시 3관왕)를 합격한 수재였다.

하지만 그는 남로당 '프락치'사건에 연루되어 결국 보장된 성공의 길에서 탈락한다.

 

당시 법조계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는 좌우 분열이 극심한 시기였다. 우파이면서 철저한 반공주의자이자 미국유학파 출신인 이승만 정부가 수립된 지 1년이 채 안 된 시점으로 사회는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일제시대 우민화 정책으로 우리나라는 인재가 너무나 부족했다. 물론 부유층 출신으로 일본 유학파들이 있기는 했지만 일제시대 당시에는 부족했던 자리가 해방 이후 빠져나간 일본인 자리를 우리 국민들이 채워야 해서 자리는 많은데 일할 인재는 부족한 시기였다.

이 시기 일제시대 고등문관시험 출신 변호사, 판검사, 행정가들은 쉽게 요직을 차지하게 된다.

집안문제 및 합격시기 등이 늦어 늦게 법조계에 진출한 김영재 차장검사도 당시 41세에 불과했다. 이 책에 자주 등장하는 대표적인 기회주의자 법조인(?) 고인이 되신 분을 평가하고 뭐라하기는 조금 두렵긴 하지만 민복기 대법원장은 우리나라 나이 33세에 당시 서울중앙지법 판사였고 나보다 두어살 많은 시점에서 만38세에 법무부차관이 된다.

우리 역사에 등장하는 박정희, 백선엽장군 등 당시 많은 군인, 법조인 지도자들이 30~40대 초반에 지금으로 치면 대장, 장관을 하던 시기였다. (물론 평균수명이 짧은 시기인 것을 감안하기는 해야한다)

이 책에는 김병로, 이인, 허헌 같은 법학과를 다녔거나 조금은 현대사에 밝은 사람이라면 알 수있는 인물부터 이홍규(이회창 전 총리 부친), 조평재(조순의 삼촌), 이충영(이수성 전 총리) 등이 모두 나온다. 요즘으로 치면 금수저의 기원 등을 알 수 있게도 해주는 책이다.

이 책에도 나오지만 해방 이전, 이후 거의 모든 고시 합격자들의 집안은 지방 읍면장(지금과는 다른 막강한 권한을 지님), 대지주, 부호의 아들(당시 여성 법조인은 매우 드문 시기니까)이 많다.

 이 책은 1부 1937년 고등고시 사법과 합격자를 추적하면서 시작된다. 1937년은 일본 고등고시에서 조선인은 한 해 5~8명 정도 합격하다가 갑자기 17명이나 대거 합격한다.

 아픈 역사가 나오는데 1937년 일본의 중일전쟁 전후로 한국의 독립운동사는 중국 본토의 일부 임시정부 인사와 해외 인력을 제외하고는 숨을 죽이게 된다. 

 일본의 세계를 상대로 싸우는 강력한 힘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체제에 순응하고, 변절하게 된다. 물론 이를 정당화할 마음은 없다. 다시는 이런 역사를 물려주지 않기 위해, 또 변절자를 양성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이런 역사를 제대로 공부하고 직시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여전히 그들이 지배층이라 우리는 1940년대 후반 ~ 1970년까지의 암흑기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이 고등고시 사법과 합격자가 이 책에서 말하는 제 1군 법률가들이다. 가많이 법조인만 해도 앞길이 보장되는(앞에도 말했지만 인재 풀이 적어서) 엘리트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엘리트들은 대부분 부잣집 출신이거나 최소한 중산층 이상의 자식들로 '개천에서 용이 나오지 않았다',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것은 그 뒤 1960년대 이후부터 조금씩 나온다.

 이 당시 고등고시 사법과 합격자들은 친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법관이 대부분 천황의 열렬한 충성가들 선발 원칙때문이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P 188 ~ 189의 1945년 10월 11일자로 임명된 판검사의 출신별 정리)

 

이를 보면 초기 법조계의 구성이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구 대한제국 재판관 및 법관양성소 출신의 고위직, 조선총독부 특별임용자 출신, 일본 변호사 시험, 대다수를 이루던 고등고시 사법과 출신, 조선변호사시험 출신으로 법관으로 임용된 사람들까지)

 

2부는 일제시대 '이류' 법률가로 취급받았으나 해방 이후 고등시험 사법과 출신과 함께 법조계의 가장 중요한 뼈대를 형성한 조선변호사시험 합격자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판검사를 거치지 않은 순수 변호사 허헌(후에 우러북해서 북한최고인민회의 의장, 김일성 종합대 총장 등을 지낸다), 후일 대법관의 영예를 안는 배정현과 홍순엽 등이 나온다.

 

 

(고등고시 사법과 시험과 조선변호사 시험 비교--- P 143)

 

3부는 미군에 의한 갑작스런 해방으로 큰 기회를 잡은 법률가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해방 이후 도망간 일본인 판검사 자리를 조선인(아직 정부 수립전이라)으로 채워야 했다. 미군에게 법률가들의 친일행적은 중요하지 않았다.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움직여주고, 교육 수준이 낮은 대다수의 국민들을 다스려줄 지배층이 필요했을 뿐이다. 

미군정과 법조인력정책 담당자들은 특단의 조치를 마련해 일제시대 서기 겸 통역관으로 일하며 일본인 판검사들을 돕던 사람들에게 판검사의 중책을 맡긴다.

 이들은 이 행운을 잡았고, 물론 법조계의 주류가 도지는 못했지만 소위 말하는 호의호식하면서 지도층으로 살아가게 되고 그들의 자식도 지금 사회 곳곳에서 주요한 사람으로 일하리라.

 

4부는 해방공간에서 합법적으로 활동하던 조선공산당 등 좌익세력을 일시에 불법화시킨 조선정판사 '위조지폐' 사건을 다룬다. 조작 여부가 지금도 논란이 되지만  

 남한에 공산 정권 수립을 위한 당의 자금 및 선전활동비를 마련하고 경제를 교란시킬 목적으로 조선 은행권을 위조지폐 발행장소로 활용하여 이를 유통시켜 사회를 교란 시키게 하게 했지만 경찰의 빠른 검거로 모두 공산당으로 취급되어 지극히 편파적인 판결로 유명한 양원일 판사의 판결이 문제가 된다.

 

공판은 30여 회 열렸는데, 공산당은 사건을 담당한 판사 및 조재천·김홍섭 두 담당검사들을 협박하였을 뿐만 아니라, 공판 때 방청석은 물론 판검사석과 서기석을 점령하고 테러단까지 동원하여 공판정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던 사건이다. 당시 공산당에서는 <해방일보> 등 좌익신문을 통하여 이 사건을 허위날조된 사건이라고 주장하였고 해방일보가 정간되는 등 당시 사회의 극명한 분열을 드러낸 대표적 사건이며, 우리 법조사에 안타까운 장면으로 남아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아, 우리 법조사는 초반부터 왜 이렇게 이상하지? 또는 조선 붕당정치의 폐단이 그대로 법조계에서도 드러나는 등 선출되지 않은 권력으로 선출된 국회나 행정부보다 판결이나 형벌로 우리 삶을 더욱 심하게 지배할 수 있는 이 권력가들의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룬다.

 

 5부 ~ 7부는 내용이 없어서 아직 읽지 못했다. 조금 애매하다. 책 가격이 3만원으로 나같은 회사원에게는 매우 고가의 책이다.

 이미 1~4부를 읽었는데 다시 책을 돈을 주고 사자니 아깝기도 하지만, 안 읽자니 5~7부가 너무 궁금하다. 마치 화장실을 다녀왔는데, 뒷처리를 안 한 느낌을 넘어선 스테이크 집을 갔는데 샐러드랑 전채요리만 먹다 스테이크를 썰기만 하고 식당을 나온 느낌이다.

 

그만큼 이 책이 역사덕후면서 현대사나 미시사를 좋아하고 또한 법학을 전공해서 법제사나 법철학을 깊게 공부해보고 싶었던 나에게는 재밌는 책으로 다가왔다.

 

 책에서 감명깊은 구절 몇개만 소개하고 마무리하고자 한다.

 

고등시험 사법과 응시는 일제하에서 판검사를 해보겠다는 의도를 명백하게 드러낸 행위였다. 순수한 변호사 지망생에게는 조선변호사시험이라는 다른 길이 열려 있었다. 판검사가 되려면 단순한 법률지식 뿐만 아니라 일제 통치에 대한 충성심도 보여줘야 했다. 그 과정을 통과한 사람들의 삶이 해방 이후 다양하게 달린 것도 흥미롭다. 거칠게 평가하자면, 자신의 과거를 반성하고 돌이킨 사람들은 예상한 것 이상의 불행을 맛 보았고, 끝까지 개인의 안위만을 추구한 사람들은 기대한 것 이상의 영광을 누렸다. 전반적으로 그런 시대였고 어느 누구도 거대한 역사의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38P

 

아, 뒷말이 슬프다. 일제에 협력한 것을 부끄러워하고 자신의 과오를 돌이킨 사람은 엄청난 인생의 쓴맛을 맛보았고, 일제 친일파 남작인 민병석의 아들로 평생을 호의호식한 민복기 전 대법원장 같은 사람은 일생을 영광적이고 등이 따뜻한 자리에서 호의호식했다.

이런 역사의 아픈 장면에서 우리 자식들에게 너는 정의로운 길로 가라고 말할 수 있을까?

제대로 된 역사청산과 반성이 없다면 우리 후손들에게 정의를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김영재 차장검사의 삶을 이야기하면서 김영재 차장검사는 내 고향이기도 한 경북 안동의 명문가로 그의 집안에서는 일왕 궁성(천황이라고 정말 부르기 싫다)에 폭탄을 던진 김지섭 열사를 비롯한 여러 독립운동가들이 배출된 풍산김씨였는데, 여기서 일제에 협력한 판사가 된다.

오히려 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당시 안동지역 많은 독립운동가 집안, 예컨대 석주 이상룡이나 김동삼 집안에서 아이러니하게 고등문관 합격자도 나온다. 그런 시대였다.

안동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을 수 있다. 마치 고려에 충성을 바치던 인사들도 조선시대 중기 이후 출사해서 명문이 되듯이(물론 안 그런 집안도 있지만) 안동지방의 뿌리깊은 입신양명, 관우위 사상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만주사변이 터진 1931년 이후에는 어떤 이유로든 상당수의 독립운동가들이 '생활'로 돌아왔다, 국내에서는 다른 선택지가 남아 있지 않았다. (중략)

손꼽히는 독립운동가 가문의 아들은 이렇게 확실한 친일검사로 자리 잡았다. 해방후 그의 삶은 더 복잡한 궤적을 그리게 된다. ----65~66P

 

조선정판사 사건 관련자들을 중심으로 해방공간 3년을 입체적으로 재구성해보면 우리가 발 디딘 현실의 오랜 뿌리를 만날 수 있다. 좌익사냥의 '전범'이 만들어진 사건이기 때문이다.

사라진 좌익성향 법조인들의 실체도 파악하게 된다. 옛날 이야기 같지만 우리 세대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어제로부터 자유로운 오늘은 없다. ----- 301P

 

 이 책을 읽다보면 저자의 말처럼 아픈 역사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많지 않아 기록이 없어지고 변형되고 지워져서 온전히 알기 힘들었던 역사를 탐정처럼 추적하면서 해박한 법조사 지식을 뽐내는 저자의 열정이나 학자정신이 돋보인다.

 또한 독자입장에서 모르던 역사를 알아가는 재미도 분명 많지만, 뭔가 우리 역사를 읽으면서 느끼는 안타까움과 답답함, 인물들에 대한 실망감이 이 책에서도 많이 보인다.

엘리트층 일 수록 높은 도덕수준과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의, 특히 명예를 중시 여겨야 하는데 우리는 개인의 영달, 부귀영화, 권력과의 타협을 해서 결국 성공한 인물들이 단죄되지 못한 부분이 반복된다.

 

 이러한 고리를 끊어야 우리 사회가 발전한다. 기득권에 통렬한 저항을 한 사람이 결국 승자가 되고, 이회영, 이시영처럼 자신들의 부귀영화와 안락함을 던지고 정의를 위해 실천한 사람이 역사와 기록에 영원히 기록되어 칭송받고, 일제에, 군부독재에 협력해 그 당시에는 잘 살았더라도 후세에 길이길이 잘못된 표본으로 지탄 받아야 우리 역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우리 후손들에게 바른 나라, 애 낳고 싶은 나라를 물려줄 수 있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분명 읽어보면 좋은 책이고, 그런 불의와 아픈 역사를 기록한 수작이다. 법률가가 되고 싶은가? 정의를 선언하는 그 뜨거운 마음을 계속 가지기 위해서라도 이 책을 읽고 바름을 실천하면 좋겠다.  

 

 

YES마니아 : 로얄 d*****2 2018.12.01.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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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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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 법률가들 : 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탄생 / 김두식 지음


지리학적 배경과 조선의 유교적 사상, 세계를 더 넓은 관점에서 바라보지 못했던 것, 사상과 이념의 대립으로 이어져 한국전쟁과 분단, 독재를 지나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국 근대사는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격변기를 지나쳐왔다. 그 속에서 일제강점기 일본에 빌붙어 호의호식하며 국민의 고혈을 짜내는 일에 일조했던 친일 세력들은 한국전쟁 후 들어선 미군정에 의해 과거를 처벌받기는커녕 다시 한번 친미 세력이라는 버팀목에 기대 민족성보다는 자신의 안위가 먼저였고 그렇게 현재에 이르기까지 친일, 친미라는 꼬리표를 달았던 그들과 후손들의 이야기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 정부가 들어섰을 때 슬로건으로 내걸었던 '적폐청산'이란 말은 힘 없는 국민으로서 반가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었다. 잘못 끼워진 첫 단추를 다시 제자리로 돌리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 버렸지만 그럼에도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용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은 책을 읽다보면 그들이 살았던 일제강점기와 미군정 시대에 과연 어느 누가 자신의 민낯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을까란 생각이 많이 들곤한다. 그만큼 시대적 배경에서 누구 하나 자유로울 수 없었던 시대였고 그것을 지금의 내 기준에서 그럼에도 친일 세력에 붙어 호의호식하는 파렴치한 짓은 하는게 아니라는 입바른 말을 하는 것 또한 어폐에 맞지 않아 보인다. 그 시대를 살아보지 않고 잘잘못을 따지기란 참 어려운 일이 아닐까란 생각과 함께 그럼에도 자신의 전 재산을 팔아 독립운동을 돕고 몸소 독립운동을 위해 몸을 바쳤던 분들에 대한 경외감은 실로 대단하게 다가와지는 것 같다. 말이 길어졌지만 이렇게 서문이 길어진 까닭은 역시 한국 사회 전반을 자리잡은 엘리트들의 후손들이 각계 각층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생각보다 높다는데 있다. 사학자들 사이에서 분분했던 동북공정이나 친일 감정은 비단 사학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법률에서도 만날 수 있었으니 그 시대를 살아갔던 모든 이들의 부자유가 주는 의미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던 것 같다.

<법률가들>은 1937년 합격자들을 중심으로 일본 고등시험 사법과 제도를 겪었던 제1법률가군의 이야기를 다룬 1부와 일제시대 '이류' 법률가 취급을 받았으나 해방이후 법조계에서 중요한 뼈대를 형성했던 조선변호사시험 출신들의 이야기를 다룬 2부, 해방 후 조선인 법률가들에게 찾아온 기회를 담고 있는 3부, 해방공간에서 합법적으로 활동하던 조선공산당과 좌익세력을 조선정판사 '위조지폐'사건으로 불법화시킨 4부, 정부수립을 전후해 법조계에 불어닥친 각종 좌익 관련 사건들을 담은 5부, 한국전쟁의 거대한 역사가 법조계에 끼친 영향을 담은 6부, 마지막으로 초창기 법조계 5년이 오늘날 역사에 끼친 영향을 살펴보는 7부로 구성되어 있다.

언젠가 역사책을 보면서 일제강점기 친일 세력의 중심 인물이 해방 후 교단에서 학생들에게 주입시킨 친일에 기초한 역사학에 대한 이야기를 보며 경악한 적이 있었는데 이 책 또한 그때 받았던 경악스러움을 고스란이 이어가는 책 중 하나로 다가왔다.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그들의 선택과 법률가로서의 삶을 각 법률군 분류를 통해 같은 시대, 같은 법률군에서 출발했다하더라도 과정을 거치며 선택했던 것들이 후에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또한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시대를 잘못 만나 어찌보면 '시대적 불운아'라고 할 수 있는, 엘리트 집단에 속해있던 그들이 사법계로 발을 들여놓기 위해 일본본토와 식민지 조선 사이의 차별을 조장하고 있던 학제를 거쳤던 이야기에서 지금으로부터 시대를 거슬러 올라갔어도 사법계로 진학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돈이 들며 유학 또한 고려해야했던 상황은 가난한 일반인이 사법계에 발을 들여놓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이었던가를 보여주고 있다. 사법체계에 발을 들여놓으며 제1법률가군, 제2법률가군, 제3법률가군으로 분류되었던 이들도 상당수가 재력이 좋았던 친일 세력이거나 독립운동가 집안이거나했던 점은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이 책의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탄생은 일본이 미국에 항복하던 날 치러지던 시험이 끝마쳐지지 못한 상태에서시험 응시 사실만 있으면 합격을 인정받았고 초창기 법조계의 중요한 인력풀이 되면서 전체적인 규모를 파악할 수 없게 되면서 선출된 권력인 행정부와 입법부와 달리 선출되지 않은 권력으로 사법부의 정당성이 도마위에 올라가게 된 이유에서 현재에 이르는 법조계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독립운동가 집안에서 태어나 집안의 지원을 받아 사법계에 발을 들여놓았던 김영재는 그의 큰아버지와 사촌형들, 친척들이 독립운동에 가담했던 사실이 연좌제처럼 그의 발목을 잡아 친일파였던 다른 동기가 한참이나 낮은 등수에도 법조계로 나갈 수 있었던 반면 김영재는 바로 법조계로 나갈 수 없었던 사실을 통해 일제강점기 법조계로 나가기 위해서는 학제 외에도 천황에 대한 높은 충성심을 보았던 것을 알 수 있었다. 김영재를 비롯한 여러 법조인들이 사법제도를 통과하기 위해 치러야했던 학제와 광주항일운동 등 굵직한 사건들이 그들이 법조계로 나가는 길에 미쳤던 영향등도 볼 수 있다.

독립운동가 집안이었든, 친일 세력에 빌붙었던 집안이었든 간에 입장은 저마다 달랐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목표는 하나였고 그것을 선택한 그들의 의지와 달리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이 추구했던 것을 잃어갔거나 처음부터 강건하게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갔거나 처음은 좋았으나 중도에 변질되어버렸거나 등으로 보여지는 그들의 삶을 함부로 예단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발상인지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책으로 지금까지 몰랐던 법조계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고 당시 시대상을 통해 쉽게 판단할 수 없는 고민거릴 안겨주는 책이다.

 

d****i 2018.12.1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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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법률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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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아직 친일 청산이 제대로 되지 못한 것. 독립됐을 그 시기에 뿌리 뽑았어야 하는데 그때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이 책을 보면서 당시 일들에 대해 조금 더 입체적으로 보게 되었다. 주권을 빼앗겼다는 내용 중에 하나가 그 나라의 판검사/변호사를 뽑을 수 있는 권리를 스스로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 겨우 해방 되어서 다시 시험제도를 일구어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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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아직 친일 청산이 제대로 되지 못한 것. 독립됐을 그 시기에 뿌리 뽑았어야 하는데 그때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당시 일들에 대해 조금 더 입체적으로 보게 되었다. 주권을 빼앗겼다는 내용 중에 하나가 그 나라의 판검사/변호사를 뽑을 수 있는 권리를 스스로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 겨우 해방 되어서 다시 시험제도를 일구어 가고 있을 때, 전쟁으로 또 다시 혼란스러워졌다.


정부 수립 이후 다시 나라를 재건할때의 상황들. 그리고 국가보안법이 왜 생기게 되었는지 등등...


작가분의 팬이지만 이 책은 추천하지 않겠다. ㅋㅎ 가볍게 보기엔 넘 두껍고 지루한 내용이 많을 수 있겠다. 연구 목적으로 쓰여진 책인것 같은데 팬심으로 후다닥 독파했다. 법조계나 헌법에 관한 다른 책인 '불멸의 신성 가족' 이나 '헌법의 풍경' , 교회를 다닌다면 '교회 속의 세상, 세상속의 교회' 나 '욕망해도 괜찮아' 를 추천.


..... 순수 변호사 지망생에게는 조선변호사시험이라는 다른 길이 열려 있었다. 판검사가 되려면 단순한 법률지식뿐만 아니라 일제통치에 대한 충성심도 보여줘야 했다. 그 과정을 통과한 사람들의 삶이 해방 이후 다양하게 갈린 것도 흥미롭다. 거칠게 평가하자면, 자신의 과거를 반성하고 돌이킨 사람들은 예상한 것 이상의 불행을 맛보았고, 끝까지 개인의 안위만을 추구한 사람들은 기대한 것 이상의 영광을 누렸다. 전반적으로 그런 시대였고 어느 누구도 거대한 역사의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38p

u******r 2020.09.0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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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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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바로 그 껄끄러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해방후 우리나라 법조직역의 형성과정을 복원하려는 시도다. 김영재, 강중인, 조평재, 윤학기, 백석황, 이홍규, 이정남 같은 사람들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나? 이들은 누구였고, 일제시대 무엇을 했으며, 해방공간에서 어떤 꿈을 꾸었고, 그 꿈은 왜 좌절되었나? 초창기 혼란 속에서 만들어진 법조계의 기본틀은 우리에게 어떤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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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바로 그 껄끄러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해방후 우리나라 법조직역의 형성과정을 복원하려는 시도다. 김영재, 강중인, 조평재, 윤학기, 백석황, 이홍규, 이정남 같은 사람들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나? 이들은 누구였고, 일제시대 무엇을 했으며, 해방공간에서 어떤 꿈을 꾸었고, 그 꿈은 왜 좌절되었나? 초창기 혼란 속에서 만들어진 법조계의 기본틀은 우리에게 어떤 유산을 남겼나?"    p23

"재력은 거의 그대로 학력에 반영되었다. 개천에서 난 용은 허상일 뿐 실체가 아니었다."   p24

"행정부와 입법부는  '선출된 권력'인 반면, 사법부는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어서 그 정당성이 늘 문제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려운 시험에 합격한 사람들에 대한 시민 일반의 전통적인 존중이 사법부뿐만 아니라 법조계 전체의 정당성 확보에 상당한 도움을 주었다."   p29

"해방직후 조선인 판검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변호사자격이 없는 서기들을 판검사로 대거 임용한 역사... "     p30

"자신의 과거를 반성하고 돌이킨 사람들은 예상한 것 이상의 불행을 맛보았고, 끝까지 개인의 안위만을 추구한 사람들은 기대한 것 이상의 영광을 누렸다. "     p38

" '조선인 관리의 특별임용에 관한 건' 규정에 따라 졸업 후 무시험으로 법원의 서기가 되는 것 자체가 경성제대나 전문학교 출신 고학력자만 누리는 일종의 특권이었다. 학벌이 뒷받침되지 않은 사람들은 그 정도 자리를 얻기 위해서도 판임관견습 시험이나 보통시험 같은 어려운 관문을 통과해야 했다."   p50

"아무 기반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은 고등시험의 응시 자체가 불가능한시대였다."   p51

"가난한 청년들은 꿈도 꿀 수 없는 길이었다."    p51

"근본적으로 재력이 없으면 학력도 얻을 수 없던 시대였다. 고등시험은 ' 개천에서 용이 나는' 시험제도가 전혀 아니었다."   p52

"변호사가 되는 여러경로 중 조선인에게 가장 의미가 있었던 것은 조선변호사시험이다."   p108

"조선변호사시험은 응시작격을 열어놓은 대신에 이처럼 불공평한 장애물이 많았다."   p142

"조선에 진주한 미군들은 곧바로 이미 존재하던 소수의 법률가집단을 발견했다. 이들은 일제시대 최고의 교육을 받은 집단이었고, 영어를 단시간에 습득할 수 있는 엘리트들이었다. 미군정에 대해서도 더할 수 없이 협조적이었다. 그대로 돌리면 되는 법원과 검찰의 시스템도 존재했다. 다만 이 법률가집단의 구성원 대부분이 전쟁말기까지 적극적으로 일본에 협력한 사람들이라는 문제만 남았다."    p190

"1946년 말, 당시 사법부를 움직이던 이들은 친일파 청산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지켜야 할 기득권... 미군정은 이들과 함께 한결 편한 길을 선택했다. 친일파 청산은 적어도 그당시 사법부를 움직이던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과제가 아니었다."    p192

"미군에 협력하면서 초창기 주도권을 장악한,,, 그들이 판검사 인사에도 관여했으므로 더더욱 친일파 문제는 전면에 부각되기 어려웠다."   p215


이 책의 프롤로그는 보통의 책들과 다르게 매우 길었다. 그만큼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시대나 지금이나 개천에서 용이 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닌 듯 하다. 돈이 있어 무엇이든 누리던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자손들 또한 여전히 누리며 큰 장애물없이 원하는 것들을 손에 넣으며 살아간다.
시대적 상황이 어쩔 수 없었다하지만, 그 시절 자산가들은 쉽게 판검사,변호사가 된 사람들은 많은 것을 누렸던 것 같다. 지금과 무엇이 다를까? 전혀 달라진 부분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좀 씁쓸했다.

해방이 되고, 일본은 빠졌지만 다시 미군정이 끼어들면서 일부 엘리트, 재력가집단의 사람들은 그들이 보여줬던 행동에 대하여 부끄러운 줄 모르고 꾸준히 승승장구해왔다. 우리나라는 우리의 역사에 일본과 미국이 끼어드는바람에  불합리하고 비상식적인 역사를 만들게 되었고, 그 역사의 주역들은 기득권층이 되어 끊임없이 그들을 위한 방법들로 지내왔기에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 없이 지금의 몹쓸 상황에 이른 것은 아닌지... 그래서 또 씁쓸하지 않을 수 없다. 개인적 한계, 시대적 한계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모든 걸 가진 사람들' ...기득권이 된 그들은 욕심을 내려놓고 이제는 그들만이 아닌 모두를 위한 개혁에 힘써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어나갈수록, '법률가들' 은 시대적상황에 맞춰 잘 정리된 인물대평전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책속의 많은 사실들과 사람들을 조사하고 정리한 작가의 큰 노력을 느낄 수 있었다. 역사적기록을 위한 책으로 매우 훌륭한 것 같다. 사료로써 가치가 있는 반면, 문학적 취향인 사람들에게는 추천을 망설이게 될 것 같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t******h 2018.12.0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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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다고 물러서지 않고, 조금씩 관심을 가지고 알아봐야겠다.
"어렵다고 물러서지 않고, 조금씩 관심을 가지고 알아봐야겠다." 내용보기
시작은 쉽지 않았다.요즘 사법농단이란 말 때문에 사실 판사, 검사들에게 관심을 생겼지만,사실 그 전만해도 딴나라 이야기 정도로 진정 관심이 없는 세상이었다.그저 영화 속에서 만나는 멋진 역할, 아니면 아주 극악한 역할을 하는 람들이라고 생각한 정도였다.그래도 이 세상속의 다양한 사연들로 법률가들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되었고,마침 이 책을 만날 기회가 생겼다.사법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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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쉽지 않았다.

요즘 사법농단이란 말 때문에 사실 판사, 검사들에게 관심을 생겼지만,

사실 그 전만해도 딴나라 이야기 정도로 진정 관심이 없는 세상이었다.

그저 영화 속에서 만나는 멋진 역할, 아니면 아주 극악한 역할을 하는 람들이라고 생각한 정도였다.

그래도 이 세상속의 다양한 사연들로 법률가들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되었고,

마침 이 책을 만날 기회가 생겼다.

사법농단, 사실 말도 안 되는 상황이긴 하지만 이야기로 보면 얼마나 재미있는 상황인가.

사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도대체 왜 그들이 그렇게 행동했는가 행동할 수 있었는가가 궁금하다는 시작도 중요하지만 재미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드라마는 막장일수록 더 자극적이고 재미있으니까.

그런데 프롤로그부터 그 이야기의 시작은 사전 정보가 없는 내게는 조금 부담스러웠다.

수많은 이름들이 가진 의미를 알 수 없어서 집중이 조금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나를 아주 잘 알고, 예상하고 있다는 듯이 책을 읽는 방법까지도 설명해 주고 있다.

그러니 구지 처음부터 안 읽히는 책을 텍스트만 읽어나갈 필요 없이, 저자의 가이드에 따라 순서를 바꿔서 읽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게 조금씩 이번의 상황까지 연결되는 이야기를 읽다 보면, 국민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할지

거창하게 국민이 아니어도 우리가, 내가 어떻게 그들의 판결과 그 결과가 미치는 파장에 관심을 갖는 것의 중요함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어렵다고 물러서지 않고, 조금씩 관심을 가지고 알아봐야겠다.

a******7 2018.12.0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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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하고 비판하고 대안까지 제시해온 수많은 집단지성의 힘
"관찰하고 비판하고 대안까지 제시해온 수많은 집단지성의 힘" 내용보기
법이 문제인가, 법률가들이 문제인가, 설마(아니면) 둘 다인가.   이렇게 우울한 승소판결 소식은 처음이 아닐까 한다. 18년 지연된 정의……. 피의자들이 신나게 파티를 하거나 판결 담당자들에게 공로금을 하사할 판이다, 무려 18년이나 끌어줘서. 다 죽을 동안 질질 끌어줘서. 그럴 능력이나 남아 있다면, 그야말로 '사법부의 통렬한 반성'이 필요한 승소이다. 소송 제기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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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 문제인가,

법률가들이 문제인가,

설마(아니면) 둘 다인가.

 

이렇게 우울한 승소판결 소식은 처음이 아닐까 한다. 18년 지연된 정의…….

피의자들이 신나게 파티를 하거나 판결 담당자들에게 공로금을 하사할 판이다, 무려 18년이나 끌어줘서. 다 죽을 동안 질질 끌어줘서. 그럴 능력이나 남아 있다면, 그야말로 '사법부의 통렬한 반성'이 필요한 승소이다. 소송 제기 2000년, 2007년 원고 패소 판결, 2012년 2심 같은 판단, 2013년 파기환송심에서 미쓰비시 책임 인정……. 추악한 '양승태 대법원'이 박근혜 청와대의 요구로 선고를 지연시킨 전황이 최근 사법농단 수사에서 드러났다.

 

어느 나라 사법부이고 어느 나라 판사들인지.

더 격렬하게 궁금해 하지 않는 것이 참으로 궁금하다.

 

그에 더해 현재 일본 전범 기업을 상대로 한 손배 소송 10여건이 서울과 광주 등의 1,2심 법원에 계류 중이다. 제발 해당 법원들은 재판을 서두르라!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는 법원을 되새기라. 사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예방이 아니라면, 오랫동안 고통에 시달려온 피해자들의 눈물을 그치게 하는 판결이 아닌가.

 

다시, 현행법이 가진 법적 한계가 문제인가,

아니면 법률가들의 문제인가,

(정말) 둘 다 인가.

 

영국 유학 경험을 이유로 영어 과외를 신청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고, 나름대로 합리적인 거절 이유를 무시하고 거절하기 힘든 이유를 들어 끝까지 관철하는 이들이 있었다. 소심한 '복수?'로 나는 늘 [세계인권선언]과 [대한민국헌법]을 함께 읽었다.

 

그런 세월이 지나는 동안, 한 번도 깨닫지 못했는데, 우리나라 헌법의 기본권 조항에는 모두 주어가 있는 점이 '특이한 일'이라고 한다. 다른 나라들에는 딱히 주어가 없거나 간혹 있어도 '모든 사람'이라 한다. 예를 들어 간단히 비교해보면, "예술과 학문, 연구와 강의는 자유이다(독일 헌법).",  "학문의 자유는, 그것을 보장한다(일본 헌법)", "모든 국민은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가진다(대한민국헌법)", 즉, 대한민국에서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보장받으려면 국민이어야 한다.''

 

씁쓸하게도, 이런 구조는 일본이 1945년 패전 전까지 쓰던 메이지헌법에서 유래한 것이라 한다. 그래서 헌법 조항마다 '주어' '일본 신민'이라고 일일이 주어를 넣었다 한다.

 

대한민국 헌정사도 어쨌든 70년을 넘었고, 헌법재판소 개소년차가 30년이라 한다. 우리도 크게 어색하지 않게 위헌, 합헌이란 언급을 하며, 헌법에 따른 두 번의 대통령 탄핵절차의 경험이 있다.

 

그렇다고 헌법이 정치 세력들이 상대 정파 제압의 수단으로 동원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간혹 터무니없는 이론이 자의적으로 창조되거나 근거 없는 외국 판례가 판결에 사용되기도 한다고 한다. 그 사이에서 갈등이 불붙여질 것은 뻔한 일이며, 사법부는 대통령보다 더한 철밥통, 탄핵 없는 종신직을 보장받는 불합리한 국가가 대한민국이다.

 

인정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지만, 대한민국 헌법과 재판이 평균에 뒤떨어지는 이유는 역시나 제한된 역사적 경험일 것이다. 스스로의 역사와 현실에 대한 고민 없이 이식 모방되었고, 그런 이유로 어디를 고쳐야 하는 건지 파악도 못하는 것이 실상이다. 우리의 노골적이고 천박한 종교는 오랫동안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달성했다는 지나친 근자감이었고, 21세기에도 대통령을 탄핵할 이유가 넘치고, 판결은 거래의 대상인 부패한 나라다.

 

그렇다면, 법에 이러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다면, 법률가들의 실상은 완결 무결한가.

 

종교와 이익집단들의 천국, 여러 마피아 조직들이 상성하는 대한민국의 현실 상 법률가들이 소위 법조계란 이름으로 그런 세력 하나쯤 형성해 두지 않았을리 만무하다.

 

만약, 이런저런 속 터지는 사법농단을 똑똑하게 이해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헌법의 풍경], [불멸의 신성가족] 등의 책을 통해 대한민국 법조계 분석의 끝을 놓지 않았던 김두식 교수의 3년 넘는 치밀한 조사 끝에 채워진 [법률가들]이란 책을 지나쳐선 안 된다.

 

해방 직후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임용 시험에 따른 권력 관계, 개개인의 이력, 사회적 숨은 맥락, 각종 이권 사건들의 분석 등을 통해, 현대에 선출되지 않는 권력으로 자리 잡은 사법부가 어째서 이런 몰골인지, 아니 애초부터 이들이 어떻게 선출되지 않고도 권력을 취했는지, 등을 통해 당시의 풍경들 뿐 아니라 오늘날 한국 사회를 이해하는 아주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1부 모든 것을 가진 사람들-고등시험 사법과 합격자들

1장 독립운동가 집안의 아들, 친일검사가 되다

2장 친일과 반일 사이에서-1937년의 다른 합격자 강중인, 조평재, 오승근, 양원일

 

2부 이류에서 일류로 편입된 사람들-변호사시험 출신들

1장 허헌, 순수한 변호사 출신의 뿌리를 찾아서

2장 독학자의 등용문, 조선변호사시험 출신들

 

3부 벼락처럼 찾아온 해방, 새로운 기회의 시대

1장 한민당과 통역관의 시대-해방과 조선인 ‘자격자’의 판검사 임용

2장 저절로 굴러 들어온 별을 잡은 사람들, 그 별을 놓친 사람들

 

4부 조선정판사 ‘위조지폐’ 사건

1장 서막-김계조와 법조계의 마지막 봄

2장 조선정판사 ‘위조지폐’ 사건의 전개

3장 조선정판사 ‘위조지폐’ 사건에 관여한 판검사들

4장 본정경찰서의 고문기술자들과 극우청년단체

 

5부 ‘법조프락치’ 사건

1장 ‘법조프락치’ 사건의 서막-여순반란, 국회프락치, 그리고 적색 사법관

2장 1차 ‘법조프락치’ 사건과 김영재

3장 2차 ‘법조프락치’ 사건과 이정남, 이홍규

 

6부 한국전쟁이라는 쓰나미

1장 우왕좌왕 각자도생, 우익 법률가들

2장 이리 죽으나 저리 죽으나, 좌익으로 몰린 법률가들

 

7부 1980년대까지 이어지는 ‘이법회’의 문제

1장 법조계 역사의 유령, 이법회를 찾아서

2장 유태흥과 홍남순, 같은 뿌리 다른 인생

 

여기에 언급된 사람들의 성명이 나는 낯설었다. 만약 당신도 이들이 낯설다면 이 책을 읽어 보기 바란다. 절대 읽히지 않을 종류의 숨 막히게 고루하고 딱딱한 문장들이라 짐작된다면, 그것은 기우이다. 정말 잘 읽힌다. 심지어 흥미진진, 재미지다. 책 읽기를 싫어하는 친구조차 재밌다고 하는 기적적 발화를 토해냈다.

 

그리고...... 결국 현재가 과거사를 고스란히 이어받을 도리밖에 없다면, 적어도 알고서 이어받아야 할 것이 아닌가. 기울어진 운동장의 토대, 갖가지 허상과 이데올로기들, 유의미와 거짓 윤리의식들, 그리고 다시 현실......

 

현실 속에서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눈 밝게 현실을 관찰하고 비판하고 대안까지 제시해온 수많은 집단지성의 힘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이 길 위에도 서 있지 못했을 것이다. 부디 이 충실한 이 연구를 외면하지 말고, 나와 관계없다 섣부른 결론을 내지 말고, 과거를 통해 현재 뿌리 깊고 깊게도 막힌 법조계 문제의 원인을 알아보고 좀 더 구체적인 희망을 함께 키워나갈 수 있길 바란다. 

 


 

 

k****k 2022.08.3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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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유학 경험을 이유로 영어 과외를 신청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고, 나름대로 합리적인 거절 이유를 무시하고 거절하기 힘든 이유를 들어 끝까지 관철하는 이들이 있었다. 소심한 '복수?'로 나는 늘 [세계인권선언]과 [대한민국헌법]을 함께 읽었다.   그런 세월이 지나는 동안, 한 번도 깨닫지 못했는데, 우리나라 헌법의 기본권 조항에는 모두 주어가 있는 점이 '특이한 일'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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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유학 경험을 이유로 영어 과외를 신청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고, 나름대로 합리적인 거절 이유를 무시하고 거절하기 힘든 이유를 들어 끝까지 관철하는 이들이 있었다. 소심한 '복수?'로 나는 늘 [세계인권선언]과 [대한민국헌법]을 함께 읽었다.

 

그런 세월이 지나는 동안, 한 번도 깨닫지 못했는데, 우리나라 헌법의 기본권 조항에는 모두 주어가 있는 점이 '특이한 일'이라고 한다. 다른 나라들에는 딱히 주어가 없거나 간혹 있어도 '모든 사람'이라 한다. 예를 들어 간단히 비교해보면, "예술과 학문, 연구와 강의는 자유이다(독일 헌법).",  "학문의 자유는, 그것을 보장한다(일본 헌법)", "모든 국민은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가진다(대한민국헌법)", 즉, 대한민국에서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보장받으려면 국민이어야 한다.''

 

씁쓸하게도, 이런 구조는 일본이 1945년 패전 전까지 쓰던 메이지헌법에서 유래한 것이라 한다. 그래서 헌법 조항마다 '주어' '일본 신민'이라고 일일이 주어를 넣었다 한다.

 

대한민국 헌정사도 어쨌든 70년을 넘었고, 헌법재판소 개소년차가 30년이라 한다. 우리도 크게 어색하지 않게 위헌, 합헌이란 언급을 하며, 헌법에 따른 두 번의 대통령 탄핵절차의 경험이 있다.

 

그렇다고 헌법이 정치 세력들이 상대 정파 제압의 수단으로 동원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간혹 터무니없는 이론이 자의적으로 창조되거나 근거 없는 외국 판례가 판결에 사용되기도 한다고 한다. 그 사이에서 갈등이 불붙여질 것은 뻔한 일이며, 사법부는 대통령보다 더한 철밥통, 탄핵 없는 종신직을 보장받는 불합리한 국가가 대한민국이다.

 

인정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지만, 대한민국 헌법과 재판이 평균에 뒤떨어지는 이유는 역시나 제한된 역사적 경험일 것이다. 스스로의 역사와 현실에 대한 고민 없이 이식 모방되었고, 그런 이유로 어디를 고쳐야 하는 건지 파악도 못하는 것이 실상이다. 우리의 노골적이고 천박한 종교는 오랫동안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달성했다는 지나친 근자감이었고, 21세기에도 대통령을 탄핵할 이유가 넘치고, 판결은 거래의 대상인 부패한 나라다.

 

그렇다면, 법에 이러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다면, 법률가들의 실상은 완결 무결한가.

 

종교와 이익집단들의 천국, 여러 마피아 조직들이 상성하는 대한민국의 현실 상 법률가들이 소위 법조계란 이름으로 그런 세력 하나쯤 형성해 두지 않았을리 만무하다.

 

만약, 이런저런 속 터지는 사법농단을 똑똑하게 이해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헌법의 풍경], [불멸의 신성가족] 등의 책을 통해 대한민국 법조계 분석의 끝을 놓지 않았던 김두식 교수의 3년 넘는 치밀한 조사 끝에 채워진 [법률가들]이란 책을 지나쳐선 안 된다.

 

해방 직후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임용 시험에 따른 권력 관계, 개개인의 이력, 사회적 숨은 맥락, 각종 이권 사건들의 분석 등을 통해, 현대에 선출되지 않는 권력으로 자리 잡은 사법부가 어째서 이런 몰골인지, 아니 애초부터 이들이 어떻게 선출되지 않고도 권력을 취했는지, 등을 통해 당시의 풍경들 뿐 아니라 오늘날 한국 사회를 이해하는 아주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목차에 언급된 사람들의 성명이 나는 낯설었다. 만약 당신도 이들이 낯설다면 이 책을 읽어 보기 바란다. 절대 읽히지 않을 종류의 숨 막히게 고루하고 딱딱한 문장들이라 짐작된다면, 그것은 기우이다. 정말 잘 읽힌다. 심지어 흥미진진, 재미지다. 책 읽기를 싫어하는 친구조차 재밌다고 하는 기적적 발화를 토해냈다.

 

그리고...... 결국 현재가 과거사를 고스란히 이어받을 도리밖에 없다면, 적어도 알고서 이어받아야 할 것이 아닌가. 기울어진 운동장의 토대, 갖가지 허상과 이데올로기들, 유의미와 거짓 윤리의식들, 그리고 다시 현실......

 

현실 속에서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눈 밝게 현실을 관찰하고 비판하고 대안까지 제시해온 수많은 집단지성의 힘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이 길 위에도 서 있지 못했을 것이다. 부디 이 충실한 이 연구를 외면하지 말고, 나와 관계없다 섣부른 결론을 내지 말고, 과거를 통해 현재 뿌리 깊고 깊게도 막힌 법조계 문제의 원인을 알아보고 좀 더 구체적인 희망을 함께 키워나갈 수 있길 바란다. 

 


 

 

 

k****k 2022.08.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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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울림과 방향을 주는 논픽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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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울림과 방향을 주는 논픽션그렇게까지 흥미로운 내용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고 어찌보면 불편할 수도 있는 주제라 이렇게 깊이 빠져 볼 수 있을지는 몰랐습니다.책을 덮고도 한참 생각이 나는 책. 작가가 되고 싶은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런 책을 쓸수 있다니 정말 부럽가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이해가 쉽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신 전작들도 좋았지만 이 책은 정말 압도적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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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울림과 방향을 주는 논픽션

그렇게까지 흥미로운 내용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고 어찌보면 불편할 수도 있는 주제라 이렇게 깊이 빠져 볼 수 있을지는 몰랐습니다.
책을 덮고도 한참 생각이 나는 책. 작가가 되고 싶은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런 책을 쓸수 있다니 정말 부럽가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해가 쉽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신 전작들도 좋았지만 이 책은 정말 압도적이었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h***y 2019.04.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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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가들 : 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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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탄생. 이 책의 부제다.어떠한 현상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먼저 구조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 구조에 대한 이해를 하기 위해서는 그 기원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행정부와 입법부는 '선출된 권력'인 반면, 사법부는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어서 그 정당성이 늘 문제다. 우리나라엣는 어려운 시험에 합격한 사람들에 대한 시민 일반의 전통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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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탄생. 이 책의 부제다.

어떠한 현상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먼저 구조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 구조에 대한 이해를 하기 위해서는 그 기원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행정부와 입법부는 '선출된 권력'인 반면, 사법부는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어서 그 정당성이 늘 문제다. 우리나라엣는 어려운 시험에 합격한 사람들에 대한 시민 일반의 전통적인 존중이 사법부뿐만 아니라 법조계 전체의 정당성 확보에 상당한 도움을 주었다." _프롤로그 29p

이 책은 그러한 '권력'의 탄생과, 그 과정에서 비롯된 필연적 구멍에 대해 조명하며 시작한다. 애국와 친일의 혼재, 독립과 탄압의 혼란, 절대 선도 절대 악도 존재하지 않았던 '어떤 시대'에 대한 서술.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교수 김두식이 '학자라기보다는 탐정에 가까운' 자세로 집필한 신간 <법률가들>은 그러한 지식을 방대하게, 그러나 결코 어렵지 않게 전달한다.

'진보'로 불리는 이들도 결국은 자유주의자 수준의 보수세력에 불과한 사회. 저자는 이 사회의 모습을 '좌익과 중도가 사라진 상황이 만들어낸 일종의 착시현상'이라 일컫는다. 법조계도 다르지 않다. 그 근본적인 한계는 과연 어떻게 작용하게 되는가. 그것은 사회와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대한민국 법조계를 뒤흔들어놓았던 큼지막한 사건들과 독자들에게는 비교적 생경할, 그러나 빼놓고서는 이야기를 진행할 수 없는 수많은 '법률가들'의 이름. 저자의 집요한 시선 끝에서 그 모든 이야기들은 결국 '지금 이 시대'로 모여든다.

잊혀진 이름들과 그 누구도 들춰볼 생각을 하지 않았던, 다시 쓰이고 덧붙여져 역사 저편 뒤로 밀려나 있었던 진실된 이야기들을 저자 김두식은 망설이지 않고 수면 위로 올려놓는다.

1부에서 3부에서는 부제에 충실한 이야기, 즉 대한민국 법조계의 탄생과 기원에 대해 이야기 한다. 4부와 5부에서는 그 세계를 뒤흔들어놓았던 사건들을 면밀히 살피며 이후 6부와 7부에 이르러서는 다시 그들 '법률가들'의 이야기와 '이법회' 이면의 이야기로 대장정을 막을 내린다.

대단한 사명감이 아니라면 결코 완성할 수 없는 책이다. 대학교 새내기 시절 읽고 함께 공부했던 『불편해도 괜찮아』에서 저자 김두식이 보여주었던 한 가지 현상에 대한 끈질긴 시선은 『법률가들』에서도 계속된다. 단순히 인과관계를 분석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기원의 기원의 기원을 파고들며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까지 놓치지 않는다.

어찌 보면 책 한 권으로 이렇듯 방대한 전문 지식을 만나는 일은 영광 그 자체다. 그것이 책이 지닌 가장 큰 매력 아닐까. 강의를 듣는 자세로, 영화를 보는 심정으로 읽었다. 모두에게 필요한, 특히 이 시점에 꼭 읽어야 할 책이다.



p*******0 2018.12.1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