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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소설가의 다음 작품을 기다려본 적이 별로 없다. 몇몇 있긴 하지만 날짜를 세거나 서점을 들락거릴 정도는 아니었다. 정지아의 소설도 마찬가지다. 2010년 처음 봄빛을 읽었을 때 정말 폭풍검색을 했었다. 정지아는 누구인가? 왜 이렇게 글을 잘 쓰는가? 이 원초적 사투리는 어디서 배운 것인가? 하지만 추가로 읽을만한 소설이 별로 없다는 걸 깨닫고 금방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러다 문득 어느날 신문에서 발견한 그 이름. 정지아. 소설집 제목이 무려 '자본주의의 적'. 그의 소설을 애타게 기다린 건 아니지만 만나서 이렇게 반가운 것도 참 드문 일이다.
새 소설집은, 빨치산의 딸이 21세기 MZ세대로 관계를 넓히는 과정이며, 자기고백적이면서 동시에 자학적이다.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위트와 비슷한 양의 애절함도 있다. 문장은 호흡하기 좋고, 사투리는 기가 막힌다. (내가 보기엔 현존 최고의 전라도 사투리 작가이다.) 작품을 쏟아내는 작가가 아니라 매 소설이 신선하다. 그래서 애타게 찾지는 않았으나 만나서 정말 반가운 책이다.
지리산 자락 어느 오래된 마을에 가면, 밭 매는 '박사'님을 뵐 수 있지 않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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