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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청춘들이 겪는 고통은 당연하게 여겨지고, 그 힘듦이 청춘의 꽃인 것처럼 말한다. 여러 단편으로 이루어진 소설집 <탬버린>은 청춘들의 이러한 시련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지금의 청년들이 겪는 아픔을 이야기한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모두 20대, 30대로 지독한 가난, 치열한 경쟁, 고단한 삶을 경험했다. 이들은 불행한 과거를 지나 과거와는 또 다른 혹독한 현재를 맞았고, 그런 현재와 치열하게 싸워 찬란한 미래에 도달하려고 한다. 하지만 현재는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고, 꿈꿨던 미래는 다시 혹독한 현재가 된다. 그런데도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을 쉽게 할 수 있는가? 그래서 <탬버린> 속 모든 단편이 굉장히 무겁게 다가와 청춘의 아픔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한다. 불행했던 어린 시절, 가족에게 받은 상처, 끊임없는 경쟁 속에 청춘들은 지금도 곪아가고 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세상에 아픈 게 당연한 나이는 없다. #책 속의 그 말 - 오빠의 죽음을 곱씹을 때마다 튀어나오는 가정들과 후회는 바늘 끝처럼 날카롭고 좁았다가 때로는 큰 파도처럼 밀려와 삶 전체를 부정하고 휘저어버렸다. - 하지만 무언가를 지독하게 사랑한다는 것은,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그것에 매달릴 각오가 필요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그 무엇도 사랑할 수 없는 인간이었다. - 아무리 최선을 다해 힘껏 굴려도 결국 같은 자리로 다시 돌아오는 이 볼링공처럼, 매일 새벽 수백상자의 막걸리를 싣고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낯선 도시까지 가닿았다가 결국 제자리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오빠의 삶이 이제야 묵직하게 다가왔다. - 때로 어떤 연애는, 미래를 약속하고 맹세하기 위함이 아니라 다만 혹독한 현재를 견디기 위함이라는 것을. - 그의 말대로 떠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나는 다시 시작하고 싶었다. - 성희는 절대 강요하는 게 아니라며 나더러 선택하라고 말했다. '선택'이라는 말 앞에서 나는 조금 머뭇거렸다. 사실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것이 강압적으로 느껴졌던 것은 다른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 반장이 겨누고 있는 칼끝이 실은 내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향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장은 지금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고, 벌을 주는 것 같았고, 그래서 더 아파 보였다. - 연애라는 것이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간의 부담을 지우고 그것을 기꺼이 감당하는 일이라는 걸 그때의 나는 알지 못했다. 나는 두려웠다. 여자친구에게는 아까울 게 없다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짓던 은호도 쌓이고 쌓이다보면 내게 비난의 화살을 겨누게 될 것 같았다. 도대체 염치라는 게 없다고 보배 이모를 비난하던 엄마처럼. - 지금 이 시간이 나중에 후회로 남을지 그리움으로 남을지 아직은 예상할 수 없었고, 우리 모두에게 너무 많이 후회되거나 그리워지는 순간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