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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소라,나나,나기와 같이 인물들의 이름이 장난처럼 쓰여진 글을 읽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무리 사연이 기구하다고 하더라도 두 자매와 옆집 남자의 이름이 그런 식으로 지어졌다는 우연의 설정은 너무 작위적이고, 심지어, 이미 어딘가에서 몇번은 써먹은 방법이기도 하였다. (그래서 처음부터 양귀자의 '모순'이 떠오르기도 하였다) 이 책에는 전반적으로 도저히 깨어버릴 수 없는 무기력함이 만연하다. 새로운 삶에 대한 의지도 없고, 그냥 똑같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소소하다 못해 답답한 인물들 때문에, 읽는 동안 짜증이 치밀어 오르기도 하였다. 아니.. 아예 꿈을 꾸지 않는, 후회도 미련도 아쉬움도 없이 그냥 그게 팔자인냥 그렇게 살아가는....꿈꿀 수 없게 되어 버린 인물들이 안타깝다. 아주 오랜 시간에 그 희안한 집에서 살고 있는 것도, 그리고 옆집 사람들과 마치 형제자매마냥 지내는 것도...사실 이것이 가능할까? 아무리 소설이라도? 공상과학 시리즈가 아니기때문에, 비슷한 형태의 삶이 이 세상 어딘가에는 존재할 것이다. 뭐 그럴 수도 있겠지. 뭐 이런 삶도 있나보다,하며 읽었다. 부모의 그저그런 삶이 대를 이어 펼쳐지는 모습을 보니, 새삼 부모의 역활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시기의 가정의 역활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생각을 하였다. 이건 경제적으로 나은 삶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정신적으로 건강한 삶. 그게 없이, 그러고자 하는 생각조차 하지 않으니 읽는 내내 답답할 수 밖에. 마지막 나기의 이야기는 조금 더 생뚱 맞다. 소라와 나나는 심리학적으로 보면 서로에 대한 애착으로 고착된 것 같은데, 아무리 동성애가 만연한다고 하더라도...뭐지 이건? 편모밑에서 자란 남자 아이가 동성애가 될 확률이 높다던데 뭐 그런건가? 여하튼 그의 숨겨진 이야기는 숨겨진 이야기였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아주 오랜 기간동안의 기다림이 조금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어느 다다미 방에서 얻어터지는 장면에서는 살짝 웃음이 나오기도 하였다.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에서처럼 느껴지는 통통 튀는 글쓰기는 조금 마음에 들지 않는다. 뼈대를 조금 더 가다듬고 살을 적당히 빼고 넣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그렇지만 앞으로도 황정은의 글읽기는 계속 해볼 예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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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좋을 일과 아무래도 좋을 것. 살아가려면 세계를 그런 것으로 가득 채우는 것이 좋다고 애자는 말한다. 나나와 내가 어릴 때부터 그녀는 그런 이야기를 수없이 들려주었다. 애자의 이야기는 부드럽고 달다. 부드럽고 달게, 그녀는 세계란 원한으로 가득하며 그런 세계에 사는 일이란 고통스러울 뿐이라고 말한다. 모두가 자초해서 그런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필멸, 필멸일 뿐인 세계에서 의미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애쓸 일도 없고 발버둥을 쳐봤자 고통을 늘릴 뿐인데. 난리법석을 떨며 살다가도 어느 순간 영문을 모르고 비참하게 죽기나 하면서. 그밖엔 즐거움도 의미도 없이 즐겁다거나 의미있다고 착각하며 서서히 죽어갈 뿐인데. 어느 쪽이든 죽고 나면 그뿐일 뿐인데. 죽고 나면 그뿐, 이라면서 세계엔 원한이 가득하다고 애자는 말한다. 그뿐, 이라면 원한이고 뭐고 남을 것이 있나. 듣고 보면 묘하게 모순이 있는데 듣다보면 말려든다. 이런 이야기에 말려드는 것은 좋지 않아,라고 생각하면서도 말려든다. 들을 당시에는 깨닫지 못한 채로 듣다가 시간이 흘러서야 아차, 말려들었다,라고 깨닫는다. 애자가 일러주는 이야기처럼 만사를 단념하고 흐르게 된다. 사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운 일이므로 고통스러운 일이 있더라도 특별히 더 고통스럽게 여길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는 특별히 더 달콤하다. 고통스럽더라도 고통스럽지 않다. 본해 공허하니 사는 일 중엔 애쓸 일도 없다. 세계는 아무래도 좋은 일과 아무래도 좋을 것으로 가득해진다. 아무래도 좋은 것뿐인 세계에는 아낄 것도 없고 소중할 것도 없지. 나는 최근에 그런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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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받아서 궁금해서 구매한 책이에요 황정은 작가님 소설은 항상 좋아서 만족하며 읽고 있어요 사랑에 관한 이야기들을 이렇게 절절하게 쓸수 있을까 싶어요 가끔은 감정의 밀도들이 저에게는 무겁게 느껴지지만 이해해보려하며 읽고 있어요 추천합니다~ 신작도 기대할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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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은 작가 [계속해보겠습니다] 이 책은 한공간에 존재하는 세사람의 서로 다른 감정의 진술을 각각의 온도로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작가님의 문장은 늘 밀도있는 문체로 소설에 이입할 수 있게 도와준다. 좋았던 문장들이 많아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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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기는 망해가던 가게 자리를 인수해서 수리를 한뒤 `삯`이라는 간판을 걸고 장사를 하고 있었다. 삯은 음식을 만드는 사람도, 그 음식을 나르는 사람도, 설거지를 하는 사람도 나기 혼자였기 때문에 혼자서 감당할 수 있는 가짓수로만 안주를 마련해 파는 맥줏집이었다. .... |
| 소라, 나나, 나기 그리고 계속해보겠습니다 까지 모두 자꾸만 말하고 싶은 것들이다. 입버릇처럼 붙은 그래도 해야지 때문일까 나기의 이야기가 다소 짧게 느껴지긴 했지만 나를 붙잡아두기엔 충분했다. 이 셋 중 누가 제일 좋으냐 묻는다면 나는 나나를 택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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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대표 젊은 작가 가운데 한 명인 황정은 작가의 <계속해보겠습니다>는 내가 한 때 사랑했던 사람이, 아니 아직 잊지 못한 그 사람이 좋아하는 한국 작가 중 한 명이었고, 그와 더 많은 대화를 하기 위해 구입한 소설책이다. 황정은 작가 책은 이것이 처음이었는데, 서늘하지만 따뜻한 그런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당대성을 한 껏 품은 책이라고 생각되었고, 당대성을 체현하는 다른 작가들의 소설에 비해 훨씬 더 날카롭게 윤리적 감각을 전제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해보겠습니다> 이후에 <디디의 우산> 등 다른 책들 또한 읽어보게 되었다. 그와 계속할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이 책이 남은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