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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한 해가 지날수록 교직 생활이 점점 힘들어지는 상황에서 몇 년 전부터 교사가 교사를 위로하는 책들은 제법 나왔다. 그런데 교사가 아니면서도 교사의 입장을 공감해주고 교사의 소진과 트라우마를 이야기하며 치유의 길을 제시하는 책은 찾기가 힘들었다. 이런 와중에 정신과 전문의이자 성장학교 별 교장선생님이신 김현수 선생님의 신간 ‘선생님, 오늘도 무사히!’란 책은 표지의 꽃다발 그림처럼 설레는 선물이었다.
난 김현수 선생님의 책과 강의를 좋아한다. 교사와 청소년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따뜻하게 위로를 건네시며 본인의 전문성을 토대로 냉철하게 주제를 다루신다. 직접 발로 뛰시고 타인의 어려움을 기꺼이 들으신다. 그래서 책의 곳곳에 나오는 다양한 선생님들의 사례들은 바로 내 이야기이며, 내 옆에 계신 선생님들의 이야기처럼 생생하게 다가온다. 막연하게 교육 현장에서 힘들다고 여겼던 일들을 책 속에서 콕 집어서 명료하게 정리해주시는데 ‘아, 이래서 내가 힘들었구나. 동료 선생님들이 힘드셨구나’ 공감을 받았다.
교사들의 현 상태와 왜 소진되고 상처받는지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책들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더 나아가 교사들의 아픔에 대해 ‘만성 피로와 행동화, 도덕 손상, 공감 피로와 대리 외상, 적응 장애, 화병, 외상 후 울분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조력자 증후군’ 등으로 진단을 하고 처방을 내린다. 우리가 우리 상처에 대해 더 상세히 알아야 치유도 더 깊고 충분하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교육 현장에서 나와 우리를 잘 지켜내기 위한 제도와 구조의 치유를 제안한다. 소진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며 중독된 의무와 책임에서 벗어나 학교에서 교사들 간의 연대가 이루어져서 함께 서로를 돌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파편화되고 개인화된 교직 사회에서 희망이 보이지 않지만, 역설적으로 막바지에 다다라서 길이 보이지 않을 때 희망이 빛나기도 한다. 함께 걸어가면 길이 만들어진다. ‘선생님, 오늘도 무사히’ 이 책은 절망으로 열었다가 희망으로 닫히는 책이다.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이 책을 읽고 나누며 치유와 회복, 연대의 길을 모색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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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오늘도 무사히! 이것이 공사 현장의 문구아니라 교육현장의 문구라면 어떨까? '선생님, 오늘도 무사히!'는 김현수 교수님의 신작 교사의 소진과 트라우마 치유 심리학이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 책의 제목이다. 이 단어만으로도 요즘 학교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을 듯하다. 교수님은 정신의학과 전문의이시면서 경계인들을 위한 중고등 대안학교인 '성장학교 별'의 교장으로 청소년들의 어려움들과 함께왔다. 최근에는 '관계 중심 심리학 교사연구단'이라는 교사모임과 교류하고 있다. 정신과 의사로서 학교와 진료 현장에서 만난 청소년과 교사들의 어려움을 깊게 이해하며 학교가 구성원들에게 안전기지이자 성장의 기지가 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지역사회 정신 보건, 트라우마 및 자살 예방 분야에서 일하시며 경기도 정신건강 복지 센터 및 자살센터 장, 서울시 자살예방 센터장과 코디브 19 심리지원단장으로 활약하고 있기도 하다. 교사라는 직업은 대한민국에서 '비교적 안정된 직장, 방학, 연금' 등으로 대표된다. 하지만 이러한 안정성과 함께 교사라는 직업은 '감정노동'의 강도가 높은 직업으로 대표되기도 한다. 최근 연구된 논문에서 초등교사의 감정노동이 상위 30등 안에 들기도 하였다. 교직에 대한 이미지가 '안정적이고 편한 곳'인 것에 비해 실제 교육 혀장인 학교에서는 각기 다른 존재인 학생들과 함께 성장하기 위해 하루하루 고군분투하고 있다. 사회가 변하며 지식이 널리 유통고 다양한 곳에서 배움을 이루어 갈 수 있는 요즘 같은 시대, 이제는 더이상 교사가 지식의 전달자 역할만을 하지는 않는다. 세상은 점점 더 빠르게 변해가고 교사에게 요구되는 역할도 변하고 있다. 누구도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과 새로운 세대를 만나며 사회도 당혹스럽지만 교사도 당혹스럽다. 파커.J.파머는 그의 저서 '가르칠 수 있는 용기'에서 '교사 때리기가 스포츠가 된 시대' '누구도 알지 못하는 질병과 만났는데, 교사들에게 그 해결책을 제대로 내놓지 못하다고 비난하는 모습'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작년과 올해 코로나19 상황을 만나며, 만남과 접촉을 기본으로 했던 학교의 모든 상황이 달라지고, 교사들은 다시 처음부터 만들어 가야함에 당황함을 느끼기도 했을 것이다. 코로나로 아이들은 많은 것을 잃었듯 교사들도 그렇다. 그러나 또 아이들과 학생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적응을 넘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 교사는 아이들의 성장에 적어도 그 시기에는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그렇기에 놓치는 부분이 없는지,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가야하는지 늘 고민하고 공부한다. 그렇게 항상 쏟아부어도 20명이 훌쩍 넘는 교실이기에 늘 부족함을 느끼게 된다. 그럼에도 아이들의 성장을 보며 보람을 느끼는 순간들과 자주 만날 수 있기 때문에 교직을 이어나가게 된다. 교사라는 직업은 보람과 어려움이 늘 교차하게 된다. 그렇기에 소진되기 쉽다. 보람을 얻기 위해 늘 지식 분 아니라 감정을 쏟아 부어야하고,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를 개별적으로 대응하며 공동체로 함께 성장해 나가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쓰게된다. 최근에는 개인의 이기심으로 비롯된 요구들이 몰아치며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 또한 여전히 민주적이지 못한 학교라는 견고한 구조와, 교사를 행정의 말단으로 여기며 각종 규제와 지침으로 자율성을 침해하는 교육 여건도 교사가 소진되기 쉬운 이유 중 하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을 토로할 창구는 많지 않다. 교사들은 학생때 부터 높은 학업 성취를 보였던 이들이 대다수이기에 이러한 좌절에 익숙하지 않다. 가족이나 친구들로부터 교사로서의 어려움을 이해받을 수도 없고, 학교 내에서 교사들끼리도 자신들의 아픔을 진솔하게 이야기할 기회도 많지 않다. '직업도 안정적이고, 방학도 있는데 왜 힘들어?' 가 아니라 교직은 원래 어려우며 힘든 직업이라는 것, 심지어 프로이드는 불가능한 직업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는 부분을 읽으며 고개가 끄덕여 지기도 했다. 교직의 특수성에 대해 이야기 하며 '교사가 왜 소진되고 상처받기 쉬운가?, 소진과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 단절을 넘어 소통해야한다'는 것, 그리고 '상처와 소진을 통해 성장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현실의 이야기와 여러 참고문헌, 교수님의 통찰로 잘 엮어놓았기에 밑줄 그으며 책을 읽게 되었다. 책장을 덮은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 여운이 가시기 전에 다시 한 번 읽고 주위 선생님들과 나누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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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교사와 함께 읽고 싶은 책, <선생님, 오늘도 무사히!>를 읽고... 2년 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등대지기 강의를 통해 김현수 선생님과 온라인상 인연을 맺었다. 잦은 웃음을 유발하면서도 이 시대의 아이들을 위해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선명하게 제시해주는 선생님의 강의가 ‘갈수록 어두워지는 교육 현실의 무거운 마음’은 내려놓되, ‘출구를 찾아 내 딛는 발’에는 힘이 실리도록 용기를 주었다. 이후에 읽은 <요즘 아이들 마음고생의 비밀>과 <코로나로 아이들이 잃은 것>을 통해 아이들과 세상을 향한 그의 뿌리 깊은 사랑을 느끼며 건강한 우리 사회의 미래를 일구는 청소년의 든든한 마음 대통령으로 여기게 되었다. 안정직의 대명사 교사들도 직업으로 인한 고충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할 곳이 많지 않다. 학교라는 체제 안에서 견디는 법에 익숙한 집단이다 보니 서로의 개별적 고충에 대해서도 무심한 편이다. 학교 안팎의 동시다발적 요구를 감당하느라 외로운 각개전투를 하듯 옆을 볼 겨를이 없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서 학교 밖 누군가에게 말하기는 더 어렵다. 어딜 가나 결국엔 ‘교사 만한 직업이 어딨냐’는 핀잔으로 입막음 되곤 하니 너나 할 것 없이 그저 혼자서 견디는 법에 익숙하기 마련이다. 지난 7월 선생님의 신간 소개 페북 포스팅을 통해 ‘선생님, 오늘도 무사히!’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울컥 눈물이 났다. 우리 교사들의 마음을 다 알고 있다는 언질 같아 내용도 보기 전에 덮어놓고 위로부터 받았다. 나는 어떠한 고통 속에서도 ‘누군가 자기 마음을 충분히 알고 있다면 어떻게든 사람은 산다’고 믿기에 ‘아, 이 책을 통해 많은 교사가 살겠구나!’ 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그 예감은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누구보다 내가 먼저 살아났기 때문이다. 몇 년 전 몸과 마음의 심한 탈진을 겪은 뒤 성과급을 비롯한 교사평가 시스템의 저평가를 감수하더라도 학교와 교과의 주어진 형편을 고려하는 선에서 담당 업무를 최소한으로 줄여가고 있다. 올해는 담임을 맡지 않음으로서 작년에 비해 업무량이 대폭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김없이 소진하여 방학이 되자마자 한바탕 진하게 앓았다. 며칠 뒤의 백신 접종 후 이어진 긴긴 후유증도 이미 밑바닥을 드러낸 체력 저하로 더한 것 아닐까 싶다.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수업할 때 가장 행복한 나에게도 교사라는 일이 지닌 절대적 피로감은 결코 만만치 않다. 사실 각종 행정업무와 조직관리 차원의 요구사항, 대학부모 서비스 등의 수업 외적 업무를 제하더라도 한 주간 300~400명의 아이들에게 적절한 관심을 보이며 수업을 통해 관계를 이어가는 것 자체로 체력 소진을 막기는 힘들다. 현재 근무중인 학교는 학급당 34명의 과밀학급인데다 나같이 주당 시수가 적은 교과 담당들은 정규수업만 해도 10여개 학급을 지도해야 하는 특수한 상황에 놓인다. 하지만 주당 시수가 많아 담당 학생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교과도 그 만큼 높은 학업 성취율을 요구받기에 그에 따른 고충이 상당하다. 비교과 담당교사는 대부분 학교 안에서 업무와 고충을 나눌 동료 한 명 없이 그야말로 각자도생으로 어깨가 무겁다. 어찌 보면 끊임없는 상대적 성공을 요구하는 사회의 과로를 기본값으로 여기는 노동 구조 속에서 어느 한 분야도 결코 만만한 직종이 있을 수 없는 것이리라. 너나 없이 힘든 사회라는 이유로 하릴없이 입막음 당했던 교사들의 사정을 ‘상담을 통해 만나온 개별 교사의 생생한 목소리’, ‘교육계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합리적인 통찰력’, ‘권위 있는 기관의 데이터와 국내외 학술서를 통해 수집한 해박한 지식 정보’를 통해 입체적으로 전해주는 김현수 선생님의 목소리를 만나자 마음 어디 께에서 오래도록 푹푹 썩은 내를 풍기던 서러운 감정의 노폐물들이 하나, 둘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다. 그저 잠시 잠깐 숨통을 터 다시 일어설 힘을 내게 하는 정도가 아니다. 이 힘을 지속적으로 키워나가 교사들이 살아나고, 아이들이 살만한 교육현장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 국가는, 교육기관은, 관리자는, 동료들은, 개별 교사는 당장 무엇을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조목조목 짚어 가르쳐 주고 있다. 사실 허다한 교육 전문가, 행정가, 평론가, 교사단체가 수없이 말해온 바로 그것들일 수 있다. 하지만 김현수 선생님의 목소리는 머리 보다 가슴으로 깊이 스며든다는 점에서 180도 다르다. 기존의 메시지들과 많이 겹치더라도 마음의 변화를 통해 당장의 실천을 유발하는 점에서 차원이 다른 것이다. 아마도 교사와 아이들을 포함한 모든 존재를 향한 순수한 사랑을 바탕으로 한 접근이기 때문일 것이다. 묵묵히 살아가다가 어느새 진흙투성이가 된 체 스스로 조차 바라보기 힘들었던 내 마음 어디 께를 선뜻 다가와 깊이 안아주는 고마운 책, <선생님, 오늘도 무사히!>... 덧붙여, 나는 ‘선생님, 오늘도 무사히!’라고 읽고 ‘선생님, 사랑합니다’로 알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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