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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귀신] 금오신화를 만나러 가는 길...
"[살아 있는 귀신] 금오신화를 만나러 가는 길..." 내용보기
“김시습은 조선전기의 문신이자 학자, 승려였고, 생육신의 한 사람으로 김시습이 금오산에서 지은 최초의 한문 단편소설집이 <금오신화>이다.” 여기까지가 내가 검색해서 알게 된 금오신화와 김시습에 대한 이야기다. 분명 학교 다닐 때 언젠가 시험에 나온다고 밑줄까지 그어가면서 달달 외웠던 내용이기도 하건만, 까마귀 고기를 익숙하게 먹으면서 살아가고 있는 나는 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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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습은 조선전기의 문신이자 학자, 승려였고, 생육신의 한 사람으로 김시습이 금오산에서 지은 최초의 한문 단편소설집이 <금오신화>이다.”

여기까지가 내가 검색해서 알게 된 금오신화와 김시습에 대한 이야기다. 분명 학교 다닐 때 언젠가 시험에 나온다고 밑줄까지 그어가면서 달달 외웠던 내용이기도 하건만, 까마귀 고기를 익숙하게 먹으면서 살아가고 있는 나는 이 이야기가 처음 듣는 것처럼 낯설고 생소했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이 책 한권으로 김시습과 금오신화에 대한 이야기를 다 흡수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에서였는데, 다 읽고 보니 참 당황스럽다. 내가 봤을 때 이 책은, 금오신화를 읽은 이들에게는 또 다른 금오신화의 해석이 재미있어 보일지 모르겠다. 아직 금오신화를 읽지 않은 이들에게는 당장에 금오신화를 찾아서 읽고 싶어지게 만들기도 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금오신화가 저절로 궁금해질 수밖에 없었으니까.

 

오세신동이라 불렸던 것처럼 이미 아이였을 때부터 특출하게 시를 잘 지어서 세종의 총애를 입었던 그 꼬마가 결과로만 보자면 어른이 되어 세종의 총애를 입게 되지도 못했고 과거에 오르지도 못했다. 계유정난(1453년)이 일어나고 단종 대신 세조가 왕위에 오르자 방랑자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던 중에 세상에 들고 나온 것이 금오신화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럼, 김시습은 왜 금오신화를 썼는가 하는 게 궁금해진다. 세조에 반발하듯 방랑의 시간을 살았던 생육신의 한 사람이기도 한 김시습은 금오산에서 칩거하다시피 했는데, 이상하게도 세조가 부르던 그 잔치에 참석하기도 했고 세조를 찬양하는 시를 짓기도 했다는 것이다. 세조에 반발하던 이가 어느 날 나타나서 세조를 찬양하는 자신만의 표현(시)을 했다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그 이후로 김시습은 넉 달 동안 행방이 묘연했다는 것이다. 이 책 『살아있는 귀신』은 그 넉 달의 시간에 대한 호기심이자 궁금증의 시작처럼 들려왔다. 금오신화가 세상에 나오기 직전의 시간이기도 한 그 넉 달의 시간을 저자가 재구성해서 들려주었던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그동안 들어왔던 김시습이란 인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하기도 한다. 그저 역사의 한 부분이었던 그 시기에 함께 했던 인물이기도 한 김시습을 우리가 미처 다 알지 못했던 인간 김시습의 모습으로 더 만나볼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물론 저자가 만들어낸 허구일 가능성이 높으나 앞뒤를 생각해 보자면 ‘김시습의 금오신화는 이렇게 태어났다.’라는 추측으로 새로운 접근이 충분하지 않았나 싶다.)

 

늘 그렇듯 술에 취해 밤길을 걷던 김시습은 쓰러져 있던 덩치 큰 소년 홍을 만나 자신의 거처로 데려오고, 선무당의 딸이자 예지몽을 꾸는 상아와 함께 홍의 조각난 기억의 집을 찾아주기로 한다. 물론 김시습은 선뜻 그럴 마음이 없었으나 어찌되었든 더 이상 얼굴 보고 싶지 않은 홍을 빨리 떠나보내고자 하는 마음이 컸으므로 도와주기로 한다. 그리고 알아간다. 홍은 누구인지, 홍이 왜 자신에게 온 것인지, 왜 홍이 자신과 만나게 된 것인지를 알게 되면서 방랑자이자 술꾼 김생은 김시습으로, 열일곱 소년 홍은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홍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꿈같은 이야기, 그러면서 동시에 생생한 현실 같은 이야기,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이야기가 계속 들려왔다. 꿈인가 하면 현실 같고, 현실인가 하면 꿈을 꾸는 듯한 느낌에 어디까지 따라가야 할지를 몰라 당황스럽기도 했다. 홍이 꿈에서 보았다던 그 집을 찾아가는 과정이 어두컴컴한 깊은 물속을 수영도 못하는 사람이 헤엄쳐서 걸어야 하는 것 같은 막막함을 선사했다. 한편으로는 왜 굳이 홍은 김시습과 함께 그 집을 찾아가야만 하는 것인지 그 이유가 알고 싶어서 계속 그들의 행적을 독자인 나도 쫓아가게 된다. 거의 마지막에 다다라서야 그 의미를 깨닫고 무릎을 탁 치게 만들기도 했다. 아직 다 자라지 못한 열일곱 소년이 거부하던 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들이 자연스럽게 다가왔고, 뒷걸음질만 치던 김시습이 금오산에 칩거하듯 방랑하듯 보내던 시간들이 새롭게 보였다. 그 다음의 길을 향한 잠시의 주춤거림 혹은 아직 덜 자랐기에 보일 수 있는 행동이 아니었나 하면서 너그럽게 봐주게 되기도 했다. 특히 볼만했던 것은 어디서 떨어졌는지 모를 홍과 그런 홍이 마뜩찮은 김시습의 대립 같은 구도이다. 홍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서는 이상한 집을 찾아야 한다고 하고, 그 와중에 자신이 기억하는 것은 완전하지 못한 조각들뿐이었다. 가끔씩 홍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김시습이 놀랄만한 이야기들이었고, 상아는 그런 홍의 편에 서서 홍을 돕고자 하니 친한 지기처럼 생각했던 상아에 대해 김시습의 본심은 서운했을지도 모르겠다. ^^ 게다가 홍이 한 번씩 무심코 던지는 말들은 김시습이 다 떨쳐내지 못한 과거를 상기시켜 주면서 지금 이렇게 살고 있는 김시습의 가슴을 더 억누르게 하기도 했다. 그러니 홍은 술주정꾼으로 보이는, 자신의 행동에 책임감 없어 보이는 김시습이 맘에 들 리가 없다. 김시습 역시 자신이 숨어 지내는 가면 하나를 벗겨내려 하는 것만 같은 홍이 은근 두렵기도 했을 것이다. 홍이나 김시습에게는 ‘딱 거기서’ 멈춰버린 시간이 있는 것만 같다. 어른으로 나아가지 못한 홍과 어떤 시간 이후를 지워버리고 싶은 김시습에게 있는 그런 공통점으로 두 사람은 같은 강을 건너야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된다. 그리고 서로가 원하던 원치 않았던 홍과 김시습은 그 강을 같이 건너가고 있었다. 그 이후의 시간들은 어쩌면 우리가 또 다시 만날 수 있는 역사의 한 부분일지도 모르겠다.

 

금오신화가 어떻게 태어났는가 하는 김시습의 그 묘한 시간을 추적하려 했던 것은 이렇게 새로운 이야기로 우리 앞에 나왔다. 저자는 그 스스로가 이 책에 대해 작정하고 시작한 오독의 결과물이라고 말하고 있다. 물론 그 결과물은 참 재미있는 한 편의 이야기로 이렇게 읽혀지고 있었다. 실제로 이 책 속의 많은 부분들이 금오신화에서 가져왔다는 것을 보면 금오신화에 대한 이야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또 다른 호기심을 만들어주고 있기도 했다. 그리고 한편씩 등장하는 김시습의 시를 만나는 재미도 있다.

 

이 책『살아있는 귀신』에 대해서 다 읽어본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 책은 금오신화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금오신화가 세상에 나오기 전까지 의문스러웠던 김시습의 약 넉 달간의 시간을 저자가 재구성한 이야기이므로 이야기 그 자체로 즐겨보길 바란다는 것이다. 그렇게 재구성한 이야기 속에 저자만의 금오신화에 대한 재해석과 금오신화를 바탕으로 둔 새로운 이야기들이 펼쳐지면서 저절로 금오신화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내가 생각했던 것은, ‘이 책을 읽고 나면 금오신화에 대해 알 수 있겠구나.’ 하는 거였다. 금오신화에 대해 제대로 읽어본 적 없던 내가 한번은 들어봤던 김시습과 금오신화에 대해 이 책 한권으로 다 알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나 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내가 다시 생각했던 것은, ‘금오신화를 읽어야겠구나.’ 하는 거였으니까. ^^ 결국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덥자마자 금오신화를 구매했다는 얘기다.

고전도 이런 식으로 만나면 어렵다는 선입견에서 많이 벗어나게 해줄 것만 같다. 금오신화를 읽은 이들에게 이 책은 금오신화를 다시 떠올리게 만들 것이고, (나처럼) 아직 금오신화를 읽지 못한 이들에게는 이 책이 금오신화를 만나게 해줄 계기가 될 것이다.

 



n******i 2012.10.21. 신고 공감 5 댓글 8
리뷰 총점 종이책
[12-67] 김시습(金時習)의 성장기 - 아이들, 자라나다.
"[12-67] 김시습(金時習)의 성장기 - 아이들, 자라나다." 내용보기
김생(金生, 김시습), 방황하다.   세종(世宗)의 총애를 한 몸에 받았던 5살의 신동(神童) 김시습(金時習)은 1453년 계유정난(癸酉靖難)이 일어나 수양대군(首陽大君)이 정권을 잡게 된 후 방황하게 된다. 사실 그가 평범한 선비였다면 고민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왕조가 바뀐 것도 아니고, 수양대군이 집권하기 전에 등과(登科)한 것도 아니기에 그가 세조(=수양대군)에게 충성한다
"[12-67] 김시습(金時習)의 성장기 - 아이들, 자라나다." 내용보기

김생(金生, 김시습), 방황하다.

 

(世宗)의 총애를 한 몸에 받았던 5살의 신동(神童) 김시습(金時習) 1453계유정난(癸酉靖難)이 일어나 수양대군(首陽大君)이 정권을 잡게 된 후 방황하게 된다.

사실 그가 평범한 선비였다면 고민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왕조가 바뀐 것도 아니고, 수양대군이 집권하기 전에 등과(登科)한 것도 아니기에 그가 세조(=수양대군)에게 충성한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백이(伯夷), 숙제(叔齊)의 절의를 침 튀겨가며 찬양하던 스승인 이계전[李季甸; 태종 4~세조 5] 막상 수양이 조카인 노산군(魯山君)을 내치자 별다른 고민도 없이 덥석 수양의 편을 들었다.1)그뿐 아니라 한때 벗이었던, 스승의 아들 이파[李坡; 세종 16~성종 17]도 문종 1년에 증광시(增廣試)때 정과(丁科) 1위로 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단종이 아닌 수양대군에게 충성을 바치고 승승장구하였지 아니한가.

 

 

살아남은 자의 고통.

 

람들은 김생이 전도유망한 앞날을 버리고 방랑길에 올랐다며 살아있는 절의라 높이 평가2)했지만, 김시습은 방랑길을 떠나고 나서야 깨달았다. 비록 겉으로는 난 과거(科擧) 따위에 얽매이는 인간이 아니오. 그래서 과장에서 뛰쳐나온 거요!3)라고 변명했지만, 스스로 그 어느 누구보다도 과거급제를 원했다는 사실을.

 

그를 부르던 오세 신동(五歲 神童)’이라는 호칭은 완벽했던 과거와 성공적인 미래를 뜻하는 호칭이 아니었다. 그것은 김생의 삶의 정점이 오세[5]였음을 알려(주는 인생의 족쇄였다.) 그렇기에 그 이후의 삶은 당연히 내리막길이었다. (그것도) 가파른 내리막길도 아니어서 정점은 결코 시야에서 사라지는 법이 (없어, 영원한 형벌 속을 헤매는 탄탈로스(Tantalos)나 시지프스(Sisyphus)처럼 언제든 뒤돌아서면 정점에 오를 듯한 가능성의 수렁 속에 헤매게 만들었다.) 그 가능성의 함정이 김생의 삶을 더 괴롭혔고 광기에 몸을 맡겨 버리도록 충동질했()4)것이다.

 

것만 김생을 괴롭히는 것이 아니었다.

물론 나는 알고 있다. 오직 운이 좋았던 덕택에

나는 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 남았다. 그러나 지난 밤 꿈 속에서

이 친구들이 나에 대하여 이야기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강한 자는 살아남는다.”

그러자 나는 자신이 미워졌다라는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 1898~1956)의 시()처럼, 살아남은 자의 고통을 늘 느끼고 있어야 했다.

 

성삼문(成三問) 등 사육신(死六臣)처럼 적극적으로 단종의 복위를 위해 나서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모멸감은 김시습(金時習)을 살아있지만 죽어있는 생귀(生鬼)로 만들었다.

사람들이 그를 높이 평가해도 그 자신은 자괴감(自愧感)에 빠져 스스로를 수양이 노산군의 왕위를 빼앗았을 때에는 절을 나와 세상을 방랑했고, 수양이 성삼문(成三問)과 박팽년(朴彭年)의 무리를 죽였을 때에는 그저 구경만 하다 그들의 시신을 수습해 주었을 뿐이다. 사람들은 그것 또한 높이 평가하지만 그 일은 생각보다 위험하지 않았다. 부처를 믿는 수양은 죽은 자에게 또 다른 모욕을 가할 생각이 없었다. 눈치 빠른 김생은 그저 그 마음을 정확히 읽고 시신 수습에 나섰을 뿐이다. 아무리 좋게 표현한들 모반자에 대한 적극적인 대항은 아니었다.5)라고 평가하고 있었던 것이다.

 

 

5세 소년, 어른이 되다.

 

, <살아있는 귀신금오신화(金鰲新話)>에 실린 5편의 이야기 가운데 하나인만복사저포기(萬福寺樗蒲記)>의 주인공인 양생(梁生)을 저자인 김시습(金時習)와 동일시하는 의도적인 오독(誤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한 그루 배나무, 쓸쓸한 사람을 벗해 주누나.’6)라는 짧은 구절에서 시작된 이 오독(誤讀)은 김생이 그의 벗 이경준의 집으로 가는 길에 만난, 혼례복을 입은 채 기억을 잃은 덩치가 산만한 소년 홍을 담장에 일곱 개의 붉은 별 문양이 끊임없이 반복되어 있는7)커다란 집으로 데려다 주는 기나긴 여정에서금오신화(金鰲新話)>의 다섯 이야기가 얽히면서 절정에 달한다. 그리고 그 끝에는 수많은 성장소설에서 보았듯이 아이에서 어른이 되어 버린 두 사람, 아니 귀신 하나와 사람 하나가 존재한다.

 

신의 어리석음과 욕망을 그대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성장했다는 것이다.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인정하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한 단계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오세 신동(五歲 神童)’이라는 빛나는 과거의 영광도, 과거 낙방이라는 뜻하지 않는 좌절에 대한 분노도, 그리고 조카를 몰아내고 왕이 된 수양대군에게 아무런 직접적인 저항도 할 수 없는 자신에 대한 절망도 모두 인정하였기에 김시습(金時習)은 신화(新話)이자 신화(神話)금오신화(金鰲新話)>를 저술할 수 있었을 것이다.

, <금오신화(金鰲新話)>는 김시습(金時習)이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을 찾기 위한 여행의 산물인 셈이다.

 

 

오신화(金鰲新話)>라는 소설이 나오기까지 의문스러웠던 김시습의 약 넉 달간의 시간을 저자가 재구성한 흥미로운 팩션(faction)에 저자가 참고했다는 심경호의김시습 평전매월당 김시습 금오신화를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 글은 커피 전문점 토프레소(ToPresso)감성충전 이벤트당첨 선물로 제공받은 책에 대한 리뷰입니다.



1) 설 흔, <살아있는 귀신>, (창비, 2012), p. 39

2) 설 흔, 앞의 책, p. 162

3) 설 흔, 앞의 책, p. 42

4) 설 흔, 앞의 책, p. 233

5) 설 흔, 앞의 책, p. 162

6) 설 흔, 앞의 책, p. 70

7) 설 흔, 앞의 책, p. 63

w******f 2012.12.11. 신고 공감 3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설흔] 살아 있는 귀신
"[설흔] 살아 있는 귀신" 내용보기
이 책은 원주 대성서점에서 구입한 책이다. 원주에는 헌책방이 한 때 10여 곳이나 있었지만 하나 둘 사라지고 유일하게 남은 곳이 대성서점이다. 독서가로서 한편으로는 책임감을 느끼고, 한편으로는 과거에 대한 향수를 생각하며 이곳을 찾곤 한다.   굳이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몇 년 전에 설흔 작가의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를 감동적으로 읽은 바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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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원주 대성서점에서 구입한 책이다. 원주에는 헌책방이 한 때 10여 곳이나 있었지만 하나 둘 사라지고 유일하게 남은 곳이 대성서점이다. 독서가로서 한편으로는 책임감을 느끼고, 한편으로는 과거에 대한 향수를 생각하며 이곳을 찾곤 한다.

 

굳이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몇 년 전에 설흔 작가의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를 감동적으로 읽은 바 있기 때문이다. 소설적인 재미를 갖추고 있으면서 글쓰기의 훌륭한 지침서이기도 한 책에서 매력을 느꼈다. 그러면서 애잔함도 느꼈다. 2012년에 나온 책이니 발간 2년밖에 안 되었다. 책의 상태도 거의 새책이라고 할 만큼 양호한데 2천원이라니……. 이래서야 작가들이 책을 내고 싶은 의욕이 날까, 라는 생각도 했다. 상당한 기대를 갖고 펼친 이 책에서 느낀 점을 몇 가지만 적어 보겠다.

 

첫째, 생각만큼 쉽게 책장이 넘어가지 않았다. 책의 부제가 「김시습과 금오신화」이다. 연암의 생애에서 착안하여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라는 역작이 나왔듯이, 김시습을 통해서 그런 감동이 있으리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단종과 수양대군에 얽힌 역사적인 사건을 주제로 다룬 것도 아니고, 김시습의 생애를 사실적으로 담은 것도 아니었다. 액자소설 형식으로 금오신화의 내용이 나오면서 어떤 상황에서 그 작품이 나왔다는 형식으로 풀어가고 있다. 그러나 현실과 작품의 세계가 혼동이 되면서 혼란스러웠다. 300쪽도 안 되는 얄팍한 책인데도 사흘이나 걸려서 읽어야 했을 정도이다.

 

둘째, 『금오신화』의 세계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금오신화의 작품들은 김시습의 꿈이었다. 현세에서 이루지 못한 세계를 작품을 통해 표현한 것이다. 아니 김시습이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알 수 없다. 작가는 그랬으리라고 추측하며 김시습의 생애와 『금오신화』의 세계를 연결하고 있었다. 평소에 무심코 읽었던 작품들을 다시 반추하며 생각하는 재미가 솔솔했다.

 

셋째, 김시습의 고뇌에는 공감을 했다. 오세 때 세종의 어전에서 글을 지은 후 ‘훗날 귀히 쓰겠다.’는 약조를 받을 때가 김시습 생애의 절정이었다. 그러나 세종은 그 ‘훗날’이 오기 전에 세상을 떴고, 뒤를 이은 문종도 요절하였다. 그 뒤를 이은 단종은 수양대군에게 찬탈을 당하고 비명에 떠났다.

 

김시습으로서는 자신을 알아 준 세종의 분신과 같은 단종을 폐위시킨 세조의 치하에서 벼슬을 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김시습이 사육신의 뒤를 따르거나 그들과 같은 행보를 걸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시습은 생육신이라는 절의의 상징으로 민중에게 비쳐졌다.

 

그러나 김시습의 꿈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입신출세하여 화려하게 살고 싶었다. 세인의 시선을 의식하여 세조의 무리를 비방하는 것처럼 비치면서도 관직에의 꿈을 감출 수 없었다. 그로 인해 세조가 주최한 잔치에 참석하여 그를 찬양하는 시를 짓기도 했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혐오하여 넉 달 동안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가지고 나온 책이 『금오신화』였다. 작가가 김시습의 고뇌를 추측하며 상상한 세계가 이 책인 것이다.

 

넷째, 사육신과 생육신을 생각해 보았다. 변절하여 권력에 빌붙어서 부귀영화를 따르기는 쉽다. 그러나 의를 위해서 평생을 가시밭길을 걷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사육신처럼 그 자리에서 죽은 것이 차라리 행복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당장 죽지 못하고 평생 동안 절의를 지켜야 했던 생육신들의 삶이 더 힘겨웠지 않았을까?

 

뜬금없이 이한림 장군이 떠올랐다. 5.16 쿠데타 당시 1군사령관이었던 그는 박정희 소장의 정변을 인정하지 않았다. 진압을 도모했으나 대세가 따르지 않아 반란군에 가담한 예하 장교에게 체포되어서 군복을 벗어야 했다. 그로 인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망명의 길을 떠나야 했다. 그가 그렇게 생애를 마쳤다면 민중은 이한림 장군을 현대의 생육신으로 기억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는 훗날 박정희 정권에서 건설부 장관을 맡으면서 쿠데타를 인정하는 삶을 살았다. 그것을 비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절의의 상징이라는 생육신의 한 사람인 김시습마저 세조를 찬양하는 시를 짓지 않았던가?

y******3 2014.08.12.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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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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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귀신'은 '금오신화'의 저자이자 절의의 상징으로 알려진 김시습의 행방이 묘연했던 넉 달간의 시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소설이다. 그동안 김시습과 '금오신화'에 대해서는 단편적인 사실만 알고 있었을 뿐 읽어본 적이 없기에 금오신화에 대해 김시습에 대해 잘 알 수 있게될 거라는 생각으로 읽게 되었다.    읽으면서 아무래도 '금오신화'에 대해 먼저 읽었어야 더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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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 있는 귀신'은 '금오신화'의 저자이자 절의의 상징으로 알려진 김시습의 행방이 묘연했던 넉 달간의 시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소설이다. 그동안 김시습과 '금오신화'에 대해서는 단편적인 사실만 알고 있었을 뿐 읽어본 적이 없기에 금오신화에 대해 김시습에 대해 잘 알 수 있게될 거라는 생각으로 읽게 되었다.  

 읽으면서 아무래도 '금오신화'에 대해 먼저 읽었어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금오신화'를 읽고 '살아 있는 신화'를 읽으면서 더 재미를 느낄 수 있었을 거 같다. 그래도 '살아 있는 귀신'을 통해 '금오신화'를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t*********f 2012.10.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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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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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되지 않은 김시습의 뒷이야기, "금오신화"의 비밀을 파헤치다.  김시습하면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배운 생육신의 한명이며 금오신화의 저자라는 단편적인 사실만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부끄럽게도 '금오신화'를 아직 읽어보지 못했기에 '살아 있는 귀신'을 통해 이름만 알고 있었던 금오신화와 김시습의 생애에 대해 알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읽게 되었다.  김시습은 우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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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록되지 않은 김시습의 뒷이야기, "금오신화"의 비밀을 파헤치다.

 김시습하면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배운 생육신의 한명이며 금오신화의 저자라는 단편적인 사실만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부끄럽게도 '금오신화'를 아직 읽어보지 못했기에 '살아 있는 귀신'을 통해 이름만 알고 있었던 금오신화와 김시습의 생애에 대해 알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읽게 되었다.

 김시습은 우연히 길에 쓰러져있던 '홍'이라는 아이라기에는 크고 성인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미숙한 남자를 만나게 되고 금오산실로 데려오게 된면서 옆집의 '상아'와 함께 '홍'의 기억을 찾기 시작하며 이야기는 시작하게 된다.

 책을 읽고나서 읽기 전 생각했던 내용들은 충족되지 않았다. 오히려 금오신화를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더 들게 했으니 말이다. '금오신화'를 읽고 '살아 있는 신화'를 다시 읽으며 김시습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다.

h*******e 2012.10.2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