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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답장
분명 만화책인데 문학적 감수성에 젖어들게 하는 창비 만화도서관 시리즈의 여덟번째 책이다. 예전에 <올해의 미숙>으로 만나봤던 정원 작가의 책이라 더 반가웠고 깊어가는 가을에 읽기 딱 좋은 만화책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오은 시인의 이 책에 대한 평에 격하게 공감하기도 했다. ‘그 시절을 완성하기 위애서라도 우리는 답장을 써야 한다. 잘 지내고 있다고, 그립다고, 여전히 사랑한다고 마음을 전해야 한다. 이 작품은 역설적으로 뒤늦은 답장은 없다고 말한다. 사랑했던 시간은 모두 제때다.’
만화는 특히 2000년대 후반을 배경으로 하며 나의 그 시절을 연상하게 했고 가족, 친구와 갈등을 겪으며 성장하는 남우의 이야기가 너무나도 나의 그 시절을 추억하게 했다. 주인공 이남우는 고등학생이다. 남우의 아빠는 남우가 어렸을 때 갑자기 집을 떠나 돌아오지 않았다. 엄마는 분식집을 하면서 남우를 키운다.
초반부 아빠가 홀연히 집을 떠나는 장면과 엄마와 왕언니의 관계, 남우와 친구 재근의 관계들이 살짝 미스테리하면서도 어렴풋이 알듯 말듯한 느낌이 더 만화에 몰입하게 되었고 그게 이 만화의 치명적 매력이기도 했다.
엄마가 의지하는 왕언니의 존재가, 둘의 각별한 사이가 남우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빠가 떠나게 된 이유가 왕언니 때문인 것만 같기 때문이다. 엄마는 남우와 가까이 지내려 노력하지만, 남우는 엄마를 어려워하며 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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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답장>은 영화처럼 찾아온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낸다. 주인공 남우는 영화 동아리 활동에 빠져 공부에는 관심이 없는 고등학생이다. 남우의 아버지는 어릴 적 집을 나갔고 어머니를 '예쁜이'라고 부르는 '왕언니'가 불편하게만 느껴진다. 영화를 만들기 위해 친구들과 떠난 여행에서 남우와 재근은 단둘이 눈을 맞으며 서로의 감정을 확인한다. 그러나 남우와 재근은 서로의 차이를 느끼고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겨울밤 나리는 눈의 풍경처럼 고요하고 잔잔한 분위기는 여운을 남기며 울림을 준다. 큰 변화 없는 남우의 건조한 표정은 한 컷 한 컷 곱씹어 읽게 만든다.
남우의 모습은 엄마와 겹쳐지곤 한다. 가족에서 위안을 얻지 못하는 이들에게 각각 왕언니와 재근이 있다. 이들의 애틋한 관계는 비슷하지만 남우는 왜 엄마와 왕언니의 관계를 못마땅해할까. '정상가족'에서 벗어난 것에 대한 원망으로 보인다. 역설적으로 남우는 재근의 화목하고 풍요로운 가정으로 인해 상처를 받고 혼란에 빠진다. 이들의 관계는 다신 돌이킬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시간이 흘러 마음을 다듬은 남우는 지난 시절을 돌이켜 보며 뒤늦은 답장을 보낸다. 여전히 사랑한다고.
창비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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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후반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왠지 모르게 '기억의 습작'이 군데군데서 들려오는 것만 같은, 그런 빛 바랜 감정이 담긴 이야기란 생각이 들었다. 만화는 재근이 mp3에 남긴 편지(아마도 그날의 입맞춤을 둘만의 비밀로 하자는)에 대한 남우의 답장으로 시작되고, 또 끝이 나지만, 동시에 줄곧 외면해왔던 어머니를 향해 미처 표현하지 못했던 묵힌 마음을 전하는 것 같기도 하다. 남우처럼 과거에 하고 싶었던 못다한 말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남우에게 이건 '뒤늦은' 답장이 아니라, '마주할 용기'라고 말해주고 싶다. 후회와 미련으로 가득 찬 과거를 돌아보는 일은 참 어렵다. 이미 지나가버리기도 했고, 그저 마음에 묻어둬도 되니까. 아무도 탓할 사람 없고, 상대조차 곁을 떠났으니까. 그러니 남우의 용기는 빛난다. 게으른 미련은 끝내 가질 수 없는 그런 찬란함이다. 남우의 성격처럼 단정하고 정갈한 작화와 영화처럼 아름다운 장면들이 불퉁하고 모난, 미숙한 감정들의 형태를 잘 잡아준 것 같다. 에필로그 속 남우의 독백이 홍차처럼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남우가 말한 동네 같은 사랑의 맛일까.
* 본 게시물은 출판사 창비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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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언어로 표현하기 힘든 미묘한 표정과 감정을 상세히 보여준다. 인물의 뒷모습. 눈빛. 손짓 하나하나가 소리없는 독백이며. 독자는 주인공의 복잡한 심리를 함께 느낄수 있다. 한컷 한컷 정성을 쏟은 작품은 2차원 세계로 독자를 거침없이 빨아들인다. 주인공 남우의 환경은, 한겨울 잎이 다떨어진, 그렇게 앙상한 가지로 남은 나무와 닮았다. 경제적으로도 집안, 사회 분위기 모두가 차갑고 시리다. 쉽게 싹을 틔울수 없게 한다. 그 과정이 소리없이 내리는 눈처럼 조용히 쌓여가는데 읽는 내내, 보는 내내, 가슴 한구석이 싸하게 아려왔다. 지금도 세상에는 많은 남우가 있을것이고, 때론 한겨울 나무처럼 외롭고 추울것이다. 그들에게 먼저 잘지내? 묻고싶어지는 작품이었다. 뒤늦게나마 인사를 건네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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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우의 아빠가 집을 떠나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뒤늦은 답장>은 수능 준비는 뒷전이고 영화 동아리 활동에 빠져 있는 남우의 시선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다. 분식집을 운영하며 남우를 키우는 엄마, 엄마는 '왕언니'라는 존재에게 '예쁜이'로 불리고 그들의 각별해 보이는 사이가 남우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pc방 알바를 하며 놀러 오는 남우에게 하루에 한 개씩 먹을 수 있는 음료를 선뜻 내주는 성호, 남우와 비슷해 보이는 분위기의 재근은 영화를 찍으러 여행을 떠난다. 여행지에 도착해 밤에 내리는 눈을 맞으며 남우는 재근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고, 재근은 그런 남우에게 뽀뽀를 하는데... 여행 이후, 미묘하게 달라진 둘의 관계엔 균열이 생기고 남우는 그러한 변화가 맘에 들지 않아 어긋나고 싶어진다. 엄마와의 관계는 더욱 삐걱거리게 되는데...
"사랑했던 시간은 모두 제때다." _오은 시인
이 책의 추천사를 쓴 오은 시인의 글처럼, <뒤늦은 답장>을 읽다 보면 지나버린 '어떤 시절'들이 하나둘 떠오른다. 미처 헤아리지 못한 마음, 그 미완의 마음들이 때론 보내지 못할 답장이 되어 남아있는 건 아닌지, 미완으로 남아버린 그 시절을 완성하기 위해 나름의 답장을 해야 하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 헤아리지 못했던 그 시절의 마음 길을 찾아보고 싶어졌기에...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르면 다시 맨 앞장으로 돌아가 다시 페이지를 넘기고 싶어질 것이다.
이 편지는 네가 녹음한 편지에 대한 뒤늦은 답장이자, 초대장이야. 왜 이제야 답장할 마음이 생겼는지는 잘 모르겠어. 난 이제 모르는 것은 모른다, 하고 생각하기로 했어. 파고들수록 오히려 막연해지는 게 있다는 걸 이젠 알겠더라. _22p.
엄마에게 왕언니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얼마나 남달랐으면 엄마는, 밤낮없이 왕언니의 예쁜이가 되어서 왕언니를 찾아갔을까._97p.
나는 언젠가 우리가 다시 만날 거라고, 다짐해. 네가 보고 싶다기보다는 아마 그리울 거야. 그런 것도 사랑일까. 그렇다면 난 우리 동네처럼 너를 사랑해. _252~25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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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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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밤중에 아빠가 집을 나간 후로 남우는 최선을 다해서 엄마를 외면하는 날들을 산다. 한때 같이 일했다던 왕언니에게 밤이고 낮이고 달려가는 엄마를 보는 남우의 시선은 무겁고 복잡하다. 언제나 남겨지는 쪽에 서 있어야 했던 그 시절에게 남우는 뒤늦은 편지를 쓴다. 영화같이,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될 거라는 다짐을 담아.
정원의 만화 『뒤늦은 답장』은 열여덟 살 겨울에 받았던 누군가의 편지에 뒤늦게 부치는 마음이다. 부모님을 이해할 수 없었고, 주변 어른들에게는 환멸을 느꼈으며, 세상이 정한 절차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과녁으로 스스로 쏘아지고 싶던 때. 혼란스러웠지만 확실한 사랑이 있었고, 일탈과 순응 사이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갈지之자로 함께 걸어나가던 친구들이 있었다. 나의 18세를 떠올려봤다. 19세로 넘어가던 그 문턱의 겨울. 나의 어떤 마음이 얼어붙었고, 나는 또 어떻게 봄으로 나아갔을까.
남우는 사랑을 했다. 영화를 사랑하고, 재근을 사랑했다. 남우의 사랑하는 마음은 또 다른 친구인 성호와 엄마의 마음과 겹쳐진다. 성호는 피시방에서 알바를 하며 혼자서 생계를 꾸려가는 친구다. 집에 홀로 남겨진 남우가 갈 곳을 찾지 못해 피시방을 갈 때면 제 몫의 콜라를 넘겨주곤 했다. 사장이 다짜고짜 해고하며 월급을 동전으로 던져주어도, 묵묵히 동전의 개수를 헤아리며 제가 들인 노동의 대가를 확인하던 아이. 친구들이 대학생이 되었을 때 세계 일주를 떠난 그는 자신이 선택한 길을, 그로 빚는 삶을 묵묵히 사랑할 줄 아는 이었다. 자신의 형편을 변명으로 삼지 않고, 변함없이 친구에게 상냥한 손을 내밀던 태도에서 사랑의 자세를 배울 수 있었다.
엄마의 마음은 조금 복잡했다. 남우의 부모님이 어떤 이유로 헤어졌는지는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는다. 하지만 후일 “네 엄마는, 누구 옆에 있을 자격이 없는 사람(149쪽)”이라고 하던 아빠의 말로 짐작하면 두 사람 사이의 감정의 골이 헤어짐의 원인이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런 와중에 왕언니라는 사람과 엄마의 관계가 부각된다.
왕언니는 엄마를 “예쁜이”라고 부른다. 엄마는 왕언니의 “예쁜이”가 되어서 밤낮없이 달려간다. 그때마다 남우는 방치된다. 남우가 느끼기에는 자신이 언제나 왕언니 다음으로 밀쳐지는 기분이 들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뒤이어진 남우의 행동이 그를 뒷받침한다. 남우는 엄마를 무시한다. 의도적으로 못 들은 척하고, 안 보려고 한다. 그러면서도 생각한다. “우리는 누가 누구의 예쁜이였을까?”(99쪽)
엄마의 모습은 남우와 자주 겹쳐진다. 동성에게 특별한 감정을 품어서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특별한 감정의 대상이 되고 싶어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부모가 갈라서며 시작되었던 이야기는 그들이 일시적으로 재회하며 끝을 향해간다. 그 일은 어떤 설명도 없이 헤어졌던 부모님이 남우에게 비로소 무언가를 가르쳐준 순간이기도 하다. 엄마의 제안으로 하게 된 드라이브는 세 사람을 과거에 살던 곳으로 데리고 갔다. 남우가 아직 어릴 적에, 엄마의 가게가 잘 되었을 때. 부모님이 헤어지기 전에, 아버지의 머리에 땜빵이 생기기 전에, 남우가 엄마를 외면하지 않던 때로.
엄마가 왜 그런 제안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남우는 추측한다. “엄마는 무작정 예전 같은 하루를 만들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234쪽)”고. 아무리 손을 내밀어도 가닿을 수 없던 아들 때문에. 남우가 최선을 다해 엄마를 외면하며 닫아버린 마음의 문 때문에 좁힐 수 없던 거리를 과거의 기억으로 한순간이나마 넘어보는 거라고. 그렇게 잊고 있던 프레임 속의 우리를 떠올리게 하는 일이 엄마의 최선인 거라고, 남우는 이해한다. 그리고 배운다.
『뒤늦은 답장』은 서로를 외면하거나 단절하게 된 일이 누구의 탓 때문이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그런 일이 있었고, 그 일은 쉽게 돌이킬 수도 단숨에 회복될 수도 없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고 말한다. 그렇게 되어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소망처럼 밝게 보였던 날(236쪽)”은 여전히 예쁘다고, 그건 세월이 흘러 변한 것 같아도 “아주 없어지지는 않는(24쪽)” “동네”처럼 있을 거라고.
우리 동네처럼 사랑한다는 말이 무엇인지를 비로소 배운다. 사랑의 말이 늘어나는 건 언제나 기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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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고 평범한 분위기의 만화였다. 남우를 주인공으로 해서 남우가 겪는 일을 보여준다. 마지막까지 남우의 아버지가 남우와 그의 어머니를 떠났던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나오지 않는다. 그 때문에 아쉬움이 남았다. 아버지는 '너희 엄마는 누군가의 옆에 있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그 의미가 명확하게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없다. 아마, 남우 역시도 자세한 사정을 알지 못하니 더욱 답답했을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시원하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만화는 아니었다. 남우라는 인물의 성장을 다루고 있다고 보인다. 남우가 어렸을 적 갑자기 아버지가 한 밤중에 집을 떠난다. 어머니에게 그 사실을 알린 남우. 어머니는 급하게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보지만, 그 날 이후 아버지는 돌아오지 않았다. 어머니는 남우를 키우기 위해 식당 일을 하지만, 장사가 매우 잘 되는 것은 아니다. 남우는 공부 대신 영화 동아리에서 영화 만드는 일에 더욱 몰입한다. 친구들과 우정을 쌓고 그것을 넘어 사랑의 감정을 느끼기도 하지만, 친구의 집에 놀러갔을 때 그의 아버지가 자신과 자신의 어머니를 '불쌍하다'고 지칭하며 기도하는 것을 듣고 친구와 다툼 후 거리가 멀어지게 된다. 친구는 남우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고백했던 일을 남우의 어머니에게 알린다. 남우의 어머니는 질책 대신 남우를 품어주고 아버지를 불러 오랜만에 함께 드라이브 하며 예전의 동네를 살펴본다. 남우는 자신이 저지른 일 때문에 자책하고 있을 친구에게 뒤늦게 답장을 보낸다. 남우는 어렸을 적의 추억과 사랑 그것을 뒤늦게나마 마무리 짓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창비의만화 #창비 #창비만화도서관 #정원만화 #출판만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