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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브로흐 [현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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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개의 장, 서언과 후기로 이루어져 있다. 화자는 시골마을의 50대 의사. 그는 도시에서 무참히 끝난 사랑 후 시골에서 자연을 벗 삼아 산책하며 사람들을 돌보고 있다. 폐광된 광산을 공동 소유로 하며 무료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마을 사람들. 조용한 마을에 방랑자 마리우스 라티가 등장한다. 그는 밀란트 집에 일꾼으로 기거를 시작한다. 곧 마리우스는 본인의 능력으로 폐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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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개의 장, 서언과 후기로 이루어져 있다.

화자는 시골마을의 50대 의사.

그는 도시에서 무참히 끝난 사랑 후 시골에서 자연을 벗 삼아 산책하며 사람들을 돌보고 있다.

폐광된 광산을 공동 소유로 하며 무료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마을 사람들.

조용한 마을에 방랑자 마리우스 라티가 등장한다. 그는 밀란트 집에 일꾼으로 기거를 시작한다.

곧 마리우스는 본인의 능력으로 폐광에서 금을 찾겠다며 마을 사람들을 들쑤시기 시작한다.

이와 대척점에 있는 윗마을 사람들.

아랫마을의 젊은이들부터 시작하여 각자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많은 이들이 마리우스의 이단스러운 가르침을 따르기 시작한다.

"더 두 나쁜 녀석들이 벌써 아랫마을 사람 전부를 선동했어요……"

"마리우스도 그렇게 나쁜가요?"

"더 나쁘죠……그자는 이제부터 비로소 나빠질 겁니다. 그자는 계속해서 나빠질 거예요……"

헤르만브로흐, 창비, 현혹, 260쪽

"마리우스는 우리와 같은 인간입니다, 의사 선생님. 그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외롭고 우리와 똑같은 증오를 마음속에 품고 있지요. 그는 우리와 완전히 똑같습니다. 그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말하는 것뿐입니다. 그런 그를 우리는 이해할 수 있는 거고요……우리는 아무리 기독교적인 사랑을 이해하고 싶어도 더이상은 이해하지 못합니다.(후략)

헤르만브로흐, 창비, 현혹, 334쪽

마리우스가 잘나서가 아니라 우리가 마음속으로 품고만 있는 생각을 대신 표현해 준다는 것. 이것이 사람들을 사로잡은 비결이라 말하고 있다.

마리우스에게 사람들이 현혹되어가는 과정을 보면 흥미롭다.

작가가 이 작품에서 히틀러와 그를 따르던 대중의 광기에 대한 고민을 담아냈다니 말이다.

종교가 제구실을 못하는 시대. 사람들은 내 삶에 더 직접적인 가르침?에 목말라한다. 어쩌면 마리우스라는 인물은 구실일 뿐이다. 광기를 드러낼 구실.

만약 모든 사람들이 망상을 믿게 된다면 그 망상이 곧 이성이 되는 거니까요……하지만 오래된 이성은 더이상 통하질 않습니다……우리 안의 무언가가 긍정의 대답을 해야만 합니다. 그러면 그것은 자동적으로 이성적인 것이 되는 겁니다.

헤르만브로흐, 창비, 현혹, 338쪽

"어쩌면 그의 가르침이 인간들에게는 너무 위대한 것이 아닌가 싶네요. 인간의 이성은 처음 생겨났을 때부터 너무 많은 이음새와 균열을 갖고 있었죠. 기회가 될 때마다 메우고 수리를 했어도 여전히 많이 남아 있어서 언제든 다시 벌어지고 어리석은 모습을 드러낼 수 있지요……이 모든 광기의 틈새들이 다 사라지려면 앞으로도 한참의 시간이 더 걸릴 겁니다……생각해 보세요, 인간은 외로운 존재입니다. 외로운 사람들은 쉽게 미치는 법이지요."

헤르만브로흐, 창비, 현혹, 355쪽

마리우스와 그의 오른팔 벤첸의 선동 아래 밀란트의 딸이자 어머니 기손의 손녀 이름가르트를 희생제물로 바친다.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지만 마을 사람들은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 생활을 이어나간다. 광기의 폭발에 이은 조용한 광기. 그 모습을 작가는 아래와 같이 표현한다.

대도시의 오물이 강으로 흘러들어 다시 깨끗해진 후 바다로 실려가듯, 모든 비참한 것들이 투명해지고 깨끗해져서 다시 삶으로 되돌아온다. 본래 있던 곳으로, 과거에 존재했고 지금 존재하는 곳으로, 앞으로도 계속 존재하게 될 곳으로 되돌아온다. 그 삶은 전체의 일부로서, 전체 속에서 잘 구별되지 않는다. 전체에 의해 흡수되어, 전체 안에 속해 잘 드러나지 않으며 불변하는 것 속에 가라앉아 있다. 정말이지 수치심조차도, 인간이 가끔씩 인정하고자 하는 것보다 그의 내면 더 깊은 곳까지 닿아 있는 이 거룩한 선(善), 고통보다 더 오래 지속되고자 했던 수치심조차도 다시 투명해져서 알아볼 수 없는 삶이 된다. 석양을 이루는 선(線)이 된다.

헤르만브로흐, 창비, 현혹, 436쪽

수치심을 알아볼 수 없는 삶.

(읽으면서 멀리 전쟁까지 가지 않더라도 염전 노예 사건이 떠올랐다.)

인물들의 생각을 그림처럼 나타낸다. 저렇게 표현할 수 있다니 대단하다.

개그맨 이경규 말 중 '오...'했던 게 있다.

"잘 모르고 무식한 사람이 잘못된 신념을 가지면 무섭습니다."

잘못된 신념을 가진 선동자가 많은 요즘이다.

SNS의 활성화로 눈에 더 많이 띄는 것이겠지.

잘못된 신념에 현혹되지 않기 위해 밝은 눈과 의지가 절실하다.

사실 1독으로는 이 책을 온전히 이해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나는 우선 마리우스의 행태와 그에 현혹되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에 주안점을 두고 읽었다.

재독을 할 때는 어머니 기손의 죽음에 대한 순응과 의사가 계속해서 생각하는 인간의 유한성과 무한성에 중점을 두고 읽으면 다채로운 의미를 지닌 책으로 남을 것이다.

**출판사 창비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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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s 2022.04.1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