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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는 매년 정해진 시수만큼 ‘다문화 이해 교육’을 실시한다. 학생을 대상으로, 또 교사를 대상으로. 학생들은 강당(혹은 교실)에 모여 다문화 시대에는 서로 다른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지만, 그 말은 해마다 반복되는 이상적인 구호로만 남는다. 교사들 또한 원격 강의를 음소거로 켜놓은 채, 정해진 이수 시간을 채우는 데 그친다. 도덕 교과서에도, 동아리 활동 속에서도 다문화를 주제로 한 단골 문구가 등장하지만, 우리는 정작 그 ‘이해’의 의미를 제대로 곱씹어 본 적이 있는가.
다문화(多文化): 한 사회 안에 여러 민족이나 여러 국가의 문화가 혼재하는 것을 이르는 말. — 《표준국어대사전》
우리는 어쩌면 다문화를 너무 좁은 틀 안에서 이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전 속 정의처럼 ‘민족’과 ‘국가’로만 한정해 다문화를 규정해 버린다. 하지만 세상에는 나와 똑같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 성별, 가치관, 환경, 생각, 취미, 꿈… 모든 것이 다르다. 그렇다면 이 모든 차이 역시 넓은 의미의 ‘문화’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이런 생각이 다문화 가정이나 이민자의 삶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하는 ‘배부른 말’로 들릴 수도 있겠다는 우려도 든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요한이처럼 고마운데 밉고, 미운데 고마운 사람들과 함께 살아간다. 고마운 일을 만들면 곧 미안해지는 관계 속에서, 불완전한 조각들이 부딪히고 섞이며 하나의 삶을 완성해 간다. 그 불완전함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다문화’의 진짜 모습 아닐까. #캐리커처 #단요 #서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