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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라고 하면 동화만큼이나, 자라면서 기억속에서 희미해진 장르다. 그만큼 편견이나 이상한 환상(?)이 더해지기 쉽다.
'나'는 지워버린 채 오직 아이들을 위해 써야 할 것 같고, 아이들의 아름다운 정신세계를 지켜주기 위해 바른 말 고운 말, 예쁜 말만 써야 할 것 같고...
오해도 많고 탈도 많은 아동문학에서 동시는 동화보다 더더욱 비주류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그 동시가 스스로 답습해온 굴레를 뒤집고 돌아보게 한다.
<아이디어를 버려야 동시가 산다>, <동시 짧아야 하나>, <'할머니'는 상투어인가> 등등... "어라?" 하는 생각에 저절로 책장을 넘기게 된다.
개인적으로 이원수의 <첫눈>을 소재로 쓴 <정부 없는 나라 아이들아>는 작품부터가, 처음 읽는 건데도 괜히 찡한 감동을 주었다. 동화 <꼬마 옥이>를 쓴 작가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친일을 했다는 것까지도 알게 됐다.. 지극히 관념적이고 재미없고 옛스러울 수 있는 작품을, 저자가 당대 1946년의 혼란스러운 시국을 넘어서 오늘날 사회에까지 끌어와 빗댄 통찰력이 놀라웠다! '청춘'이라는 이름으로 늘 해맑게 웃고 최신 유행을 섭렵하는 등 당차보이지만, 실은 누구보다도 방황하고 꿈이 없다 말하는 또래 20대 대학생들의 모습이 <첫눈> 속의 아이들 같아서 서글퍼졌다.
청소년들이 직접 쓴 시집 <36.4˚C>를 다룬 <청소년의 마음의 온도를 전해 주는 체온계> 역시 대입 가산점, 사교육 첨가를 일절 제거한 순수 100% 청소년시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좋았다. 그러고보니 학창시절에 학교에서 글을 쓴 건, 백일장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었던 것 같다. 혼자만의 고민은 학교가 아니라 나만의 블로그에 올리고 '전체 공개'로 해놓은 게 전부였었던 듯...
이처럼 일단 이 책은 동시라는 주제를 넘어서, 자신의 현실까지도 돌아보게 한다. 좀 거창한 얘기 같지만 감정이입해서 읽으면 그렇다. 우연히 호기심에서 펼쳐본 사람에게도 쉽게 읽힌다. 하지만 깊이가 있다.
아마 첫 장을 읽는다면 다음 장도, 또 그 다음 장도 읽어보게 될 것이다. 그렇게 두께에 비해 의외로 무겁지 않은 책 무게만큼이나 동시에 대한 인상이 어렴풋이 잡히기 시작하면, 그건 당신이 동시에 서서히 빠져들었다는 증거가 아닐까?!
저자의 조곤조곤한 말투, 하지만 동시에 대한 뼈 있는 지적은 우리가 당연시 생각했던 동시에 대한 인상을 뒤집고 돌아보게 만든다.
이 책을 당신도 한번 만나보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