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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 신화에 대한 최근 비판서
"모성 신화에 대한 최근 비판서" 내용보기
"모성이 만들어진 신화"라는 내용을 담은 책은 이미 오래전에 나왔다. 최근의 관점을 보고 싶었다. 이왕이면 다양한 내용을 담은 글, 과거 담론뿐 아니라 현재적 시각까지 담아낸 글이기를 바랐다. 결과적으로 이 책은 그런 기대를 만족시켜준다. 이 책은 오늘날의 언론이 '어머니'를 기사화하는 방식부터 역사적, 사회적 통념, 기존의 비판서와 문학작품에 나온 '어머니'까지, 전방위적
"모성 신화에 대한 최근 비판서" 내용보기

"모성이 만들어진 신화"라는 내용을 담은 책은 이미 오래전에 나왔다. 최근의 관점을 보고 싶었다. 이왕이면 다양한 내용을 담은 글, 과거 담론뿐 아니라 현재적 시각까지 담아낸 글이기를 바랐다. 결과적으로 이 책은 그런 기대를 만족시켜준다.

 

이 책은 오늘날의 언론이 '어머니'를 기사화하는 방식부터 역사적, 사회적 통념, 기존의 비판서와 문학작품에 나온 '어머니'까지, 전방위적인 식견을 담고 있다. 그런데 지나치게 간략한 차례 구성, 이런저런 인용들 사이를 비집고 드러내는 저자의 생각을 따라가기에는 다소 산만한 내용 흐름이라, 독서 과정이 순조롭지는 않다. (원서를 술술 읽어갈 수 있다면, 차라리 이 책의 원서를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옮긴이의 말'을 참고로 저자를 살펴보면, 저자 재클린 로즈는 영문학자로 정신분석과 페미니즘 연구를 해왔고,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정책에 반대하는 영국계 유대인들의 단체 '독립적인 유대인들의 목소리' 공동 창설자이자 진보 매체 <가디언>과 <런던 리뷰 오브 북스>의 고정 필자다. 이 책은 2018년 미국과 영국에서 동시 출판된 것으로 원제목은 "Mothers: An Essay on Love and Cruelty"로, 사랑이자 잔인함이라는 모성의 양가성을 핵심 쟁점으로 다룬다. 저자의 책이 한국어로 번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저자의 글쓰기 스타일에 대한 '옮긴이의 말'을 인용해보겠다.

 

"우리가 보통 'x라면 y이다'라는 식으로 논의를 수렴해가는 데 반해 로즈는 'x 그리고 y 그리고 z 그리고...'와 같이 이야기를 쌓아서 확산해가는 방식을 택한다. 그리고 맞줄표와 괄호, 세미콜론 등 부호들을 활용해-마치 무의식의 작용처럼-이야기를 덧붙이고 분산시킨다. 따라서 수렴적 논의에 익숙한 독자에게는 이 책이 논리적으로 구성되지 않았다는 잘못된 인상을 줄 수도 있다."(283쪽)

 

이 책의 간략한 차례에서 눈에 띈 것은 '엘레나 페란떼'다. 이 책에서는 많은 문학작품이 언급되는데, 저자는 특별히 이 작가의 작품세계를 상세히 서술한다. 그리고 그 이유를 이렇게 밝힌다.

 

"페란떼의 소설이 내가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와 크게 공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그저 페란떼가 어머니 심리의 가장 어두운 심연을 갈아엎어 그 누구라도 응시하기 쉽지 않은 인간됨의 양상을 공포이자 미래의 전망으로 제시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중략) 그는 결정적인, 그리고 아마도 전혀 예기치 못했을 변형을 통해 이러한 전망을 정치적 현실과 뒤섞는다."(226쪽)

 

개인적, 사회적으로 잘못된 고정관념을 깨는 데, 어떤 선언적 문구와 반복되는 문제제기도 물론 필요하다. 그런데 각 분야에서 더욱 섬세하고 예리한 식견도 함께 나와주어야 하지 않을까. 저자는 문학작품에 주목하여 모성의 양상을 살폈고, 개인적으로 저자의 문학적 해석을, 좀 어려웠지만 흥미롭게 읽었다.

w****i 2020.09.07. 신고 공감 4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