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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솔직히 말하면 시험 직후라 뭐든 할 수 있을것 같은 근자감에 차있었다. 마침 창비 출판사에서 서평단 모집하는데 제목에 '부동산' 써있어서 신청했다. 선정될줄 몰랐는데 선정돼서 당황스럽고 기뻤다. 비율은 9:1, 뭐가 9인지는 안알랴줌. 선정된 후 어떤 책인지 알아봤는데 내가 이런 책을 읽을 수 있으려나 싶어 두려웠다. 근데 뭐 물은 엎질러졌고, 다른 신청자 기회를 뺏은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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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솔직히 말하면 시험 직후라 뭐든 할 수 있을것 같은 근자감에 차있었다. 마침 창비 출판사에서 서평단 모집하는데 제목에 '부동산' 써있어서 신청했다. 선정될줄 몰랐는데 선정돼서 당황스럽고 기뻤다. 비율은 9:1, 뭐가 9인지는 안알랴줌. 선정된 후 어떤 책인지 알아봤는데 내가 이런 책을 읽을 수 있으려나 싶어 두려웠다. 근데 뭐 물은 엎질러졌고, 다른 신청자 기회를 뺏은 만큼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읽기로! 글쓴이 최시현 페미니스트 가족연구자로서, 여성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젠더와 계급을 중심으로 한국 도시 중산층 가족을 연구해왔으며, 최근에는 도시 주거 문제에 관심을 갖는 중이라고. 그래서 여성의 부동산 투자가 여성 자신과 그의 가족뿐 아니라 한국 현대 도시 중산층의 뼈대를 만들어 냈다고 얘기하는 책을 냈나보다. 작가는 부모와 자녀로 이루어진 도시 핵가족이라는 정상성이 역사적으로 구성되는 과정에서 한국의 주택청약이 어떠한 제도적 영향력을 끼쳐왔는지에 대해 연구를 시작했었는데, 구술자들을 만나 그들의 주거생아사를 청취한 후, 여성들이 집에 갖는 성별화된 감정과 자가소유자임에도 도달하기 어려운 안정적 계급지위와 여성의 불안한 노동이 강화하는 중산층 가족주의 그리고 젠더규범이 만들어낸 투기적 성격의 자산계급을 다루는 것이 젠더연구로서 가치가 크다고 판단하여 전제를 뒤집었다고 하는데, 연구의 전제를 바꿀 정도의 인터뷰라니 엄청 기대된다. 작가는 여성들이 집을 사고판 맥락에는 우리가 투기와 투자 어느 쪽으로도 명확히 선을 긋고 구별 할 수 없는 지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흔히 부르는 '부동산투자' 또는 '투기'를 '주택실천'이라 부르겠다 하였는데, 가족의 복지와 안전 그리고 자산 확장을 동시에 이루길 기대하며 그들이 감행한 주택 매도의 의도가 투자인지 투기인지 딱 잘라 구별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또한 '주택실천'이라는 명명에는 부동산 매매가 가족의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연속적 행위임을 강조하겠다는 취지도 담았다고 하는데, 확실히 가족보다 나 자신의 복지와 안전 그리고 자산 확장을 우선시하는 나부터도 투자는 당연하고 투기는 기회가 없을까 고민하는 마당인데 가족을 생각하는 엄마들은 어떠하겠는가. 누군가는 부동산투자와 투기를 주택실천이라 부르는 것에 거부감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이처럼 명확한 비유가 있을까. 못먹으면 실패고 적게 먹으면 투자고 많이 먹으면 투기인 상황에 독자들이 주택실천을 한 여성들에게 주어진 모순적 삶의 사회경제적 맥락에 주목하길 바라는 목적은 이루어진게 아닌가 싶다. 이 책은 번듯한 내 집을 갖고 싶고 나아가 부동사느로 자산을 형성하고 싶다는 주택열망이 대중적 열망으로 자리잡는 과정에서 광범위한 주택투기의 일반화가 이 시장의 참여자들에게 고유한 게임 감각을 구성하는 과정과, 여성이 계급적 자원을 이용해 투기적 주택실천을 해도 그것이 온전히 자기 역량의 성장이나 개별적 자율성의 획득으로 이어지기는 불가능하에 가깝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가족주의와 가부장적 계급구조에 종속되는 부조리한 현실에 놓이는 상황에 대한 설명과, 비관적 전망이 지금의 젊은 세대에 이루어지는 가족 간 부동산 증여나 '부모찬스', '가족은행'을 경유한 계급 격차의 강화에서 여실히 드러남을 말해준다. 작가의 말처럼 여성들이 스스로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투기적 주택실천의 효과는 사회적 불평등을 고착시키는 단단한 경로가 되었기에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읽는 내내 어려웠지만 많은 생각을 하는 시간이 되었는데, 특히 가족은 왜 반사회적인지, 틁히 집을 소유할려는 가족의 욕망은 왜 반사회적일 수밖에 없는지, 반사회적인 제도를 우리는 언제까지 누구를 위해 존속시켜야 하는지, 마지막으로 이에 대한 질문은 주택이 아닌 가족을 향해야 한다는 작가가 연구 초기부터 가졌던 근본적 질문은 앞으로도 계속 생각하게 될 것 같다.  

s******n 2021.10.0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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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이 주류 의제가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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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이 주류 의제가 되려면   페미니즘은 여성을 위한 것일까? 책을 읽는 내내 이 질문은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리고 현실에서 과연 페미니즘이 작동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만든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여성들의 부동산 투기는 한 편에서 보면 페미니즘적이기도 하고 다른편에서 보면 반페미니즘적이기도 하다. 페미니즘적 혹은 판페미니즘적이라고 명확하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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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이 주류 의제가 되려면

 

페미니즘은 여성을 위한 것일까? 책을 읽는 내내 이 질문은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리고 현실에서 과연 페미니즘이 작동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만든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여성들의 부동산 투기는 한 편에서 보면 페미니즘적이기도 하고 다른편에서 보면 반페미니즘적이기도 하다. 페미니즘적 혹은 판페미니즘적이라고 명확하게 이야기 할 수 있기 보다는, 페미니즘에 영향을 미치기도 혹은 반작용을 미친다고도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가족이란 공간 안에서 여성이 투기를 통해서 돈을 벌면 이는 가족에게 헌신하는 것이 된다. 가사노동만 담당하던 여성이 투기라는 경제 영역을 통해서 가족내에 발언권이 강해지고 나아가 그 돈을 통해서 자신의 자유도 또한 늘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가족이라는 공간 안에서만 작동하는 것이다. 이것이 사회적으로 미칠 파장은 과연 무엇일까.

어떻게 보면 사회 전체에서 여성이 평등해지기 위한 것은 그 사회 내부의 위험들이 사라지는 것들이다. 단순히 범죄가 사라지는 것만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사회경제적인 여력들이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생기고 이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면, 이 같은 현상은 기본적으로 페미니즘이라는 현상과 그 결을 같이 하는 것이다.

여성의 부동산 투기가 페미니즘의 단기적 관점과 장기적 관점 사이에 투쟁을 만드는 지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단기적으로는 여성의 가정 내에서의 위치를 상승시킨다. 가장 밀접하고 직접적인 것으로서, 결혼한 여성들이 가장 누리고 싶어하는 것일 테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부동산에 의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집단은 어떻게 보면 우리사회의 소외계층이고,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여성들은 여기에서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똑같은 사회적 위기가 생기더라도 기본적으로 그 사회에서 어느 정도 지위를 누리고 있는 사람, 혹은 그 사회에서 기본값이 된 사람들의 경우에는 이 같은 압력에서 어느정도 자유롭다. 하지만 약한 사람은 더더욱 그렇다.

 

조용한 여성간 전쟁의 시작

 

제목은 자극적으로 적어 놓았지만, 솔직히 여여갈등을 부각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하지만 우리사회에는 여여간 갈등 또한 분명히 존재한다. 숙명여대 트렌스젠더 문제에서도 이는 부분적으로 드러났다. 뿐만인가. 이화여대에서 미래프라임대학을 만드려고 했을 때에는 재학생에 졸업생들까지 대대적으로 들고 일어났다. 속된 말로 졸업장의 값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고, 조금 더 고급스럽게 이야기를 한다면 자신이 다녔던 대학의 권위가 머리나쁜 아이들에 의해 상처를 받을까 봐 걱정한 것이라 할지도 모르겠다. 여성대학을 중심으로 벌어진 이 사건들은, 남자들이 이간질을 위해서 사용하는 여여갈등 이상으로 여성집단 내부에서도 페미니즘에 대한 인식의 스펙트럼이 엄청나게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여성과 그렇지 못한 여성들 혹은 침묵하고 이미 멍들어 있는 여성들간에 격차가 말이다.

이번에 읽은 책 부동산은 어떻게 여성의 일이 되었나는 앞으로 벌어지는 페미니즘 내전(?)의 어쩌면 전초곡이 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부동산은 가정 내에서 여성의 발언권을 강화시켜 주고, 가정을 지키는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에 좋은 자극을 주지만, 그것이 공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인 것이 분명하다. 페미니즘 또한 이제 사회경제적 문제의 단계로 들어온 것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이같은 갈등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불평등의 문제는 PC의 문제도 아닉 페미니즘의 문제도 아니며 좌우간의 문제도 아니다. 계급간 갈등의 문제다. 그리고 이 같은 문제들은 우리가 조금 더 성숙한 문제였을 때 해결이 가능하다. 여성 집단 내부에서 벌어지는 갈등은, 우리사회가 조금 더 성숙하고 기존의 갈등을 해결하거나 어느정도 합의가 됐을 때 다루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지금처럼 여혐천국이 아닌 세상에서는 이 같은 진보된 갈등은 발현될 수 있디.

오랜만에 정말 의미있는 책을 읽은 것 같다.

b*****g 2021.10.0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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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으로 산다는 것의 사회학적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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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가 읽기에는 한국에서 소득수준이 높아지는 시기와 국가 주도 부동산 투기가 만나서, 자산을 충분히 마련해서 자자손손 노동소득에 목매달지 않고 살도록 하고 싶다는 모두의 욕망에 불을 붙인 시작과 과정을 총체적으로 들려주는 자료입니다.   “우선 제 연구는 부동산 투기는 여성의 일이라고 관습적으로 생각해왔던 것을 실제 경험 연구를 통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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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가 읽기에는 한국에서 소득수준이 높아지는 시기와 국가 주도 부동산 투기가 만나서, 자산을 충분히 마련해서 자자손손 노동소득에 목매달지 않고 살도록 하고 싶다는 모두의 욕망에 불을 붙인 시작과 과정을 총체적으로 들려주는 자료입니다.

 

“우선 제 연구는 부동산 투기는 여성의 일이라고 관습적으로 생각해왔던 것을 실제 경험 연구를 통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밝힌다는 점에서 (...) 남성들이 하는 주식이나 비트코인, 부동산 매매는 투자라고 말하면서도 여성이 해온 것은 투기라고 일반적으로 생각해 온 것은 (...) 왜 여성들의 경제실천에는 특별히 도덕적 평가가 부여되는가에 대한 질문이었어요.”

 

특이하고 반갑게도 최시현 박사의 여성학 박사 학위 논문을 정리한 책입니다. 과학, 과학 철학, 다시 과학을 전공한 저는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타인의 경험들을 서술한 논문을 써 본적이 없습니다. 사회과학 논문들으로서 당대 다양한 사람들 - 40~70대 여성 25명 - 을 만나고 삶을 담아내고 고민하는 내용들이라, 독자들이 내 이야기 같기도 하고 내 삶을 이해하기도 하고 혼란과 오해를 바로 잡기도 하는 무척 유용한 자료입니다. 부러운 일이지요. 제 논문은 몇 명이나 유용하게 읽었을까요.

 

무척이나 배타적이고 단단한 한국의 가족주의 내에서 여성의 역할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도 잘 보이고, 그러한 변화의 동기나 결과가 여성 자신의 역량 계발이나 성장이나 자율성의 확대를 위한 것도 아니었던 그런 세월에 코가 시큰합니다.

 

“여성이 남성의 집에서 어떤 역할로 존재하는지가 그 여성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저는 모릅니다. 집사람이 한 일이에요.”  세상 비겁한 변명!

 

“정당하지 못한 방식의 자금 축적과 이를 바탕으로 한 권력지향은 오랫동안 한국 사회에서 문제시 되었다. 그런데 유독 위법적인 주택실천은 가족주의에 대한 강력한 옹호 속에서 오염된 일로 범주화 되지 않았다.”

 

그런 속에서 살아남아 내 집을 마련한 여성들은 이제 경제적 목적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집이 곧 안사람, 집사람, 주부로서의 자아를 인증하는 수단이 되었다고 저자는 설명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마련해서 쓸고 닦고 한 집이 문서상 내 집이 아닌 경우도 많습니다. “가족은 하나”라는 가치의 단단함을 제가 너무 몰라 하는 생각일까요.

 

투기가 아니라 투자라고 해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투자에는 리스크가 있고 ‘나의 이익은 반드시 누군가의 손해’입니다. 그렇게 느끼지 않고 부동산 시장에 뛰어든 사람들은 모두 자산이 증가했다고 느낀다면 그건 실패 사례를 숨기는 노력이 있었고, 숨겨야 하는 이유가 있었겠지요. 리스크가 부각되면 투자든 투기든 지속하려는 생각이 사라질 것이고, 그러면 ‘부동산 시장’은 진작 파국을 맞았겠지요.

 

최시현 교수가 이 논문에서 논하고자 하는 바는 가해자/피해자를 구분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여성학 논문이라 뾰족하고 날 선 시선에 어려운 내용이라 짐작하여 피하지는 마시길. 저는 무척 감사히 읽었고 많이 배웠습니다. 사오 녀ㄴ 전에 친구의 하소연도 제대로 이해가 됩니다.  졸업 후 바로 결혼해서 아파트 분양 받고 애 낳아 기르며 살았던 대학 동창은 자산 가치가 수억이 늘었고, 직장을 다닌 자신의 소득은 그에 못 미치니 노동 가치란 무엇인지 어떻게 살라는 세상인지 근본적인 회의가 들었다고 했습니다.

 

 

관념적인 주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 속에서 구동된 역학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며 내 부모나 나 자신을 떠올리며 읽을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부동산을 두고 펼쳐진 사회현상에 대해 포괄적이면서도 주제에 멀어지는 법 없이 집중하는 선명한 사회과학서입니다. 정책, 역사, 제도적 구조에 대한 친절한 설명도 무척 좋습니다.

 

처음에 언급했듯이 실제 인물들 - 구술자들 -을 만나고 인터뷰를 한 내용들이 그들의 육성으로 기록되었는데, 이것도 나이 탓인지 육성에서 들리는 삶들이 느껴지고 고단함과 힘든 세월이 들려서 투기꾼! 복부인! 이런 생각은 전혀 안 들고 마음이 징징 울렸습니다.

 

저자는 침착한데 제 생각 속에는 국민을 이용해 먹을 생각만 하던 이들에 대한 분노는 싸늘하고도 후텁지근하게 지나갔습니다. 대대적인 홍보와 부추김과 교묘한 가스라이팅으로 부동산 투기 시장을 활성화시키고, 개발 이익은 끼리끼리 나눠 갖고, 사회 문제로 부각되니 ‘복부인’이란 비난 대상을 만들어 내고 광고를 한 저열한 인간들. 이런 자들은 책임을 못 느낄 뿐더러 덕분에 돈 번 사람도 있다는 항변을 하거나, 친일파들처럼 개명한 사람은 다 친일파냐고 도리어 화를 내겠지요,

 

감정적으로 흐르는 글을 이만 마무리합니다. 다 소개하지 못한 충실한 내용들과 저자가 제안한 대안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책 내용을 온전히 만나기 전에 주택문제에 대한 저자의 해법을 듣는 것이 불필요하다는 생각도 합니다. 각자가 가지고 계신 문제의식, 질문, 제안들이 궁금합니다.

 


 

k****k 2021.10.0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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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어떻게 여성의 일이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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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5년간 세입자로 지냈다. 두 번의 갱신을 거듭하는 사이, 보증금은 최초 금액에서 무려 1.5억이 늘어나 있었다. 꽤 많은 금액을 저축했음에도 오르는 보증금을 따라잡기 어려웠다. 곧 떨어진다던 집값도 껑충 올라갔음은 물론이다. 주거문제에 무지한 채 살아온 예전과 다르게 우리 부부는 주택 청약 같은 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부지런히 신청을 했다. 당첨은 로또에 걸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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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5년간 세입자로 지냈다. 두 번의 갱신을 거듭하는 사이, 보증금은 최초 금액에서 무려 1.5억이 늘어나 있었다. 꽤 많은 금액을 저축했음에도 오르는 보증금을 따라잡기 어려웠다. 곧 떨어진다던 집값도 껑충 올라갔음은 물론이다. 주거문제에 무지한 채 살아온 예전과 다르게 우리 부부는 주택 청약 같은 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부지런히 신청을 했다. 당첨은 로또에 걸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힘든 일이었다. 그렇게 30대의 마지막 몇년을 자가소유자가 되기 위한 고민과 실천으로 보냈다.

어느 날 아침 출근을 하는데 문자가 한 통 들어왔다. 주거래은행에서 주택청약 계좌가 해지된다는 안내였다. 은행영업시간에 전화를 해 봐야겠다고 생각하다 신청한 청약이 생각났다. 확인해 보니 나의 전화번호 끝자리 네 자리가 있었다. 당첨이 된 것이었다. 우리는 3년 뒤, 그 집에서 새로운 삶을 꾸릴 꿈을 꾸며 계약서를 썼다. 첫 자가에 대한 꿈이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안도감과 함께 몰려온 것은 설명하기 어려운 감각이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집이라는 자산을 소유하는 것의 의미를 서서히 이해해나가며 적극적으로 동참하게 되었다.

이번에 창비에서 출간된 <부동산은 어떻게 여성의 일이 되었나>는 실제 책에 등장하는 구술자들처럼 이 사회에서 중산층으로 진입하고자, 주거안정과 다양한 목적을 실현하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해 온 나의 입장에서 주택실천의 주체인 여성에 방점을 둔 연구라는 점에서 큰 관심이 갔다. 그 내용이 궁금해서 서평단에 신청했고 선정이 되어서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여러 구술자들의 사례를 통해 나의 경험, 주변 지인들의 경험과 생각 등을 비교해 보면서 책을 읽어나갔다.

이 연구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여성이라는 문제에서 더 확장되어 현재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여겨지고 있는 부동산 투기 문제가 결국 자본주의와 정상가족의 프레임 속에서 사회를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가려는 정부 정책을 근간으로 돌아가고 있다는것이었다. 정부주도의 개발도상국을 추구한 시대부터 정부는 가족에게 개인영역의 복지를 일임함으로서 여성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였고, 주거정책 또한 그 가족과 사회의 틀을 유지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었다. 이 주택실천의 장에 포함되는 사람들은 이 프레임 내에서 사회질서를 유지할 하나의 자격을 획득하게 되는 셈이다.

정부가 비난하고 타도해야 할 적으로 여기는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는 다주택자와 같은 세력들 상당 수가 실은 정부가 사회적 질서를 유지해갈 주체로 인정을 받은 사람들인 것이다. 그들은 그렇게 입장권을 받아 중산층에 진입했고, 발전주도적인 정부가 보전해 주지 않았던 가족단위의 개인복지를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부동산 투자를 선택한 결과 계급의 세습화는 심화되었다. 가정 내에서 그것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수행하는 역할은 여성들에게 돌아갔다. 공적영역에서 남성들이 사회적으로 드러나고 인정받는 역할을 담당하는데 반해, 사적 영역으로 여겨진 가족 안에서 '집사람'인 여성은 살림과 육아 같은 전통적인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경제적 능력을 발휘해 계급재생산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했다.

"저는 모릅니다. 집사람이 한 일이에요." 청문회 등에서 부동산 투기를 문제 삼을 때 남성 정치인의 입에서는 늘 이런 말이 나온다. 정치인들의 뻔한 거짓말을 듣고 있을 때면 정책을 만드는 이들 조차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문제에 근본적으로 깔려 있는 사회적 정서로 인해 마음이 복잡했었다. 그 혼란스러운 느낌의 정체를 이번에 <부동산은 어떻게 여성의 일이 되었나>를 통해 일부 정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책 속의 구술자들과 마찬가지인 나, 주변의 지인들이 극복하고 획득하고자 애썼던 주택실천의 문제는 단순히 인간의 욕망을 뛰어넘어 자본주의, 가부장제, 가족주의, 젠더권력 등이 복잡 미묘하게 뒤섞인 거대한 사회적 장 속의 일부 작용이었음을 생각해 보게 되었고, 점점 고착화되어가는 이 문제에 대한 진정한 실마리는 무엇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는 하나의 계기가 되어 주었다.

덧붙이는 말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통해 저자가 제기한 문제를 진지하고 적극적으로 고민하며 읽은 후기입니다.

 

 

u****2 2021.10.0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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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어떻게 여성의 일이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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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소유는 발전주의 국가에서 가족과 계급 그리고 젠더를 구성하는 물질적 기반이며 상징이다. 저자는 주택정책과 도시핵가족의 상관성에 대한 연구를 하기위해 도시 중산층으로 여겨질 만한 25명의 여성들을 만나 인터뷰를 시작하지만, 결국 젠더로서 여성이 집에 갖는 감정, 투기적 성격으로서의 주택 특히 자가소유에 대한 이중적인 태도와 가족의 상징으로 '주택의 실천' 을 해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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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소유는 발전주의 국가에서 가족과 계급 그리고 젠더를 구성하는 물질적 기반이며 상징이다. 저자는 주택정책과 도시핵가족의 상관성에 대한 연구를 하기위해 도시 중산층으로 여겨질 만한 25명의 여성들을 만나 인터뷰를 시작하지만, 결국 젠더로서 여성이 집에 갖는 감정, 투기적 성격으로서의 주택 특히 자가소유에 대한 이중적인 태도와 가족의 상징으로 '주택의 실천' 을 해왔는가에 집중하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부동산 매매가 투자와 투기라는 용어 속에 담긴 사회적 인식은 주로 여성이 져야 하는 윤리적 부담같은 정서를 담고 있지 못하기에 그렇게 부르고 있다.

'좋은 엄마' '버젓한 중산층' '모범가족' 이라는 한국 도시 중산증의 가족주의 도덕이 어떻게 여성들의 의식과 무의식에 작용이 되어 왔는가? 나의 어머니(70대 여성)의 삶과 나(40대) 의 삶도 저자가 만나본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주택실천과 태도와 경험들에 유사하고 공통지점들이 많아 한편으로는 흥미롭고 한편으로 또 불편했다. 결혼을 하면서 여성은 가족들의 안위를 물리적 '집'상태와 직접 연결하여 동일시하게 되는 한국 주택시장이 존재하고, '집사람'이라는 말이 단순히 '가계를 돌보는'의미가 아닌 사회구조가 존재한다는 깨달음을 바로 그 위치에 있는 나(아파트 거주) 와 나를 둘러싼 비슷한 동지들의 상황을 돌아보게 했다는 것이 책과 저자의 프롤로그에서 단숨에 몰입되는 이유였다.

사실, 이 책의 제목은 '1장 투기는 어떻게 여성의 일이 되었나'에서 따왔는데, 집안의 경사 모두의 열망 아파트 청약 당첨은 축하받을 일이고 가족 내 안목과 지목을 가지고 결단을 하는 것은 남성이 아니라 여성. 나도 어머니가 결혼 전 만들어주신 주택청약통장을 가지고 있었고 정작 제 쓸모대로 이용하지 못했지만, 다른 금융상품보다는 매력있다는 이유로 유지하고 있다. 범정부적으로 오랫동안 개인들의 삶에 영향을 주고 있는 '내 집 마련'프로젝트는 한국 사회에 수도권 아파트의 높은 청약경쟁률과 로또당첨에 비유되는 일로 항상 뉴스에 빠지지 않는 너도 나도 열망을 보이는 현상이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국가들은 부동산 시장 집을 매개로 경기 부양이나 억제하는 정책을 이용해 시장을 조정하는데 주택을 소유하는 것이 개별 가구의 복지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는 소유자 선호 체계를 만들어 내고 소유자 사회 규범은 주택장에서 계약의 형태로, 국가, 기업, 개인 행위자들 각자가 가진 자본과 질에 의해 '게임의 참여 기회'를 다르게 갖는다. 지배자와 신참자는 대결구도가 되어 서로의 가치를 위해 헌신하고 그에 어울리는 태도를 보이는데 이를 위해서 '어떤 것도 불사하지 않는' 경우를 본다. 어떻게 보면 주택을 사고파는 부동산 중개인들의 도움을 받고 친해지고자 하면서도 어떤 시점에서는 믿지 못할 게임의 참여자로 규정하고 비판하는 일, 온라인에서 익명으로 자신이 소유한 자산이 타인보다 낫다, 가치가 높다고 공격하는 일들이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1960년대 근대화 과정 이후 국가 주도의 과잉남성적 발전주의 과정에서 아버지, 국가, 장남과 재벌 기업으로 대표되는 이들과 여성들은 심각한 착취나 침묵을 강요받았다고 보고 여성의 집안 노동에 대한 정당한 보상체계도 없었기에 가계부 운동, 부녀지도사업(저축...) 등으로 의무와 정서만을 강조 근검, 근면과 검소 여성의 경제를 통제하려는 금욕적 경제실천을 전범화했다고 인용했다.1970년 경제 규모가 성장하면서 1990년 여성 잡지나 광고들은 투기를 상품화해 남성 임노동자와 여성무급돌봄노동자라는 근대 가족의 성별규범을 모범 시민과 가정에 대한 헤게모니를 보여준다. 가정경제의 규모도 함께 커진 동안 복부인이라는 적극적인 캐릭터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는 어쩌면 당연해보인다.
가부장적 가족 모델은 여성들의 노동시장 참여가 확대된 2000년대에 맞벌이가 늘어나 가장원 권위보다는 자본주의 경제에서 투기적인 계급욕망은 여성들에게 다른 역할을 주었는데 주택금융화 이후 이들은 가계금융관리자로서 주택을 '사고파는' 소임을 맡게 된 것이다.

여성에게 결혼이라는 생애 사건에 원가족의 경제 여건, 개인 소득, 문화적 취향 등도 생애 첫 내 집 마련의 실제로 영향을 주는 것들인데, 결혼 적령기를 넘어선 여성은 사회적으로 성인이지만 성인으로 인정 받지 못하거나 미성숙하다는 위치적 평가를 받는다.
특정 남성의 집에 속해 있지 않은 여성은 불완전한 상태에 처해 있다고 여겨졌다. 아버지의 집에서 남편 집으로 이동하는 소속 변경을 하는 것.
이 대목에서 아차 싶었다. 내 집의 명의는 내가 아니라 남편이지만, 모든 건 내가 기획한 일인데. 이 책의 다른 구술자들처럼, 중산층에 자리잡기 위해 아이들 교육을 위해 '동네'를 기획하고 '갈아타고' 실천하는 일들 말이다. 그리고 그 엄마 정체성. 저자가 만난 노년기의 여성들은 적극적 주거 이동과 부동산투자로. 자신과 가족의 지위가 바뀌는 핵심 메커니즘을 체득했기에 자녀 세대에게 집값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안주하지 않고 반복적으로 '움직인다.' 이미 독립한 자녀들에게 나눠줄 자산을 만들기 위해 강남의 자신의 집을 전세로 내어주고 나오거나 자녀의 교육을 위해 수도권에서 시세차익을 얻어 강남으로 진입하려는 젊은 엄마들도 모두 위기의식을 체화하고 이동하지 않으면 손실, 투기화된 삶을 사는 중산층을 살고 있다.

그때 그 집(땅)을 샀더라면...그 집을 팔지 않았더라면... 지금 내 주변의 고가의 부동산을 소유하거나 누군가 불특정한 소유자를 상상하며 하는 흔한 후회의 말들을 들어왔고 가까이 살았던 시부모님으로부터 지금 집에 대한 말이 길어질 때 나오는 말이기도 하다.
후회없는 선택을 했던 나는(가족구성원이 늘어난 상황에서 나는 더이상 그런 말을 하지 않지만) 지금도 이 책이 나에게 알려준 중산층 모범가족이 되기 위한 정주하지 않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그러나 마인드만큼 현실이 녹록치 않고 '편법쓰는 여성, 보수화되는 여성, 팔자 탓하는 여성' 들과는 다르다고 주장하고 싶어도 쉽지가 않았다. 주택장에서의 위치가 그러하듯이, 집이 자산의 대부분이라는 노후의 불안을 갖고 있기에 언제든(준비되었을때) 적극적 주택실천을 해야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분명 경계해야 할 위험한 줄타기가 존재한다...

예를들면, 다주택자가 되기 위해 가족을 등기에 올리는 명의 위장, 위장전입은 주택실천에서 일상화된 위법 행위로 공직 후보자 인사청문회 단골 메뉴이다. 부동산 실명제 이후 징역이나 벌금 등 분명히 처벌이 내려지지만 사회적 분위기는 여전히 명의 신탁정도로 치부된다. 법을 피해 세금을 내지않는 일도 남성이 아닌 여성에게 지워지며 똑똑한 일이 되는 것, 청와대 인사가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흠집을 내며 '부인이 한 일이며 나는 몰랐다'고 해명한 일 등은 내면화된 투기에서 책임을 여성에게 가정주부에게 전가한 일이다. '가족을 위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평소 말해온 남편의 의견도 한번 물어봐야겠지만 가족주의가 투기를 여성에게 범범 행위까지 정당하게 여기게 할 정도인가는 심각한 일이 아닌가? 현 정부의 입시비리를 소환한 전 장관부부도 엄마가 교수이긴 하지만, 영향력이 있다는 아버지의 딸을 위한 위법행위가 아닌 엄마의 잘못된 모성으로 낙인찍고 바라보는 시선이 참 불편했었다. Dirty work. 세금회피 여기서는 부동산에 국한되어 있지만 말이다.

가정주부로 살고 있는 정체성을 대하는 일이 쉽지않은 일이지만 개인사를 넘어 공적인 영역에서 다루어주셔서 감사한 일이다.

이 리뷰는 도서출판 창비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이나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g******a 2021.10.0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