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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의 자리에는 언제나 '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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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무산의 시를 오랜만에 읽는다. <만국의 노동자여> <인간의 시간> 등의 시집을 읽었었다. 과거에. 여전히 '참여시'라는 단어가 유효하다면, 그의 시는 그 이름에 값하는 시인 것 같다. 과거에는. 지금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시를 잘 안 읽어서. 유튜브가 현실에 대해 충분히 발언하는 사회에서 '시'는 어떤 힘이 있을까.    "노래의 꿈"은 여전히 시는 현실에 대해 발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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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무산의 시를 오랜만에 읽는다. <만국의 노동자여> <인간의 시간> 등의 시집을 읽었었다. 과거에. 여전히 '참여시'라는 단어가 유효하다면, 그의 시는 그 이름에 값하는 시인 것 같다. 과거에는. 지금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시를 잘 안 읽어서. 유튜브가 현실에 대해 충분히 발언하는 사회에서 '시'는 어떤 힘이 있을까. 

 

"노래의 꿈"은 여전히 시는 현실에 대해 발언해야 하지만, 그 발언은 유효한지에 대해 묻는 백무산의 시다. 여전히, 시는 현실에 대해 발언해야 하고, 그 발언의 유효성에 가장 근접한 시인이 있다면 백무산일 것이다. 

 

시집의 제목 <폐허를 인양하다>는 이미 눈치 알겠지만, 세월호를 주제로 쓴 시다. 사실, 나는 지금 이 시집을 뒤늦게 읽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 했다. 역사는 한 번은 비극으로 또 한 번은 희극으로 반복된다는 데, 우리나라는 예외인것 같다. 똑같은 역사가 비극으로 반복된다. 그리고, 그 비극은 왜곡되고 은폐된다. 혼란스러운 세상이다. 후천개벽의 세상이 오면 사람들의 인지가 발달해 진실과 거짓을 더 잘 구분한다는 데,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그래도, 시만은 여전히 진실을 노래하겠지. 

 

나는 <시총과 백비>라는 시가 가장 좋았다 애도의 자리에는 '시'가 있어야 한다며 임진왜란 의병들의 무덤과 제주 4.3 희생자들을 기리는 비명이 씌여지지 않은 비석을 소환한 시다. 왜 시는 씌여져야 하는 지, 왜 우리는 지금 시를 읽어야 하는 지 생각하게 하는 시였다. 

g********m 2023.07.2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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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현실로부터 건져올린 진실
"지독한 현실로부터 건져올린 진실" 내용보기
제목은 강렬했다. 2년하고도 몇 개월 전에 있었던, 그러나 여전히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는 사건 하나가 떠올랐다. 사람들은 희망을 말하길 희망했다. 그러나 건저 올린 건 절망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 계속되는 기만 속에서 우린 스스로를 폐허 안으로 몰아넣었다. 무너져버린 우리 자신을 필히 인양해야만 한다.시가 꼭 아름다워야만 하는 것일까. 조금은 바보 같지만 참여문학과 순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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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강렬했다. 2년하고도 몇 개월 전에 있었던, 그러나 여전히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는 사건 하나가 떠올랐다. 사람들은 희망을 말하길 희망했다. 그러나 건저 올린 건 절망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 계속되는 기만 속에서 우린 스스로를 폐허 안으로 몰아넣었다. 무너져버린 우리 자신을 필히 인양해야만 한다.


시가 꼭 아름다워야만 하는 것일까. 
조금은 바보 같지만 참여문학과 순수문학을 둘러 싼 논쟁은 오래 전부터 있어온 바다. 어느 쪽이건 치우칠 경우 문제가 발생한다는 걸 잘 안다. 문학이 문학으로서 기능을 하기 위해 중요한 건 어쩌면 균형일지도 모르겠다. 

오늘날 시인들은 이 균형이라 하는 것을 유지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상이 아름답지 않아 순수하기가 버겁다. 그렇다고 마냥 구호를 외치자니 문학으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하진 않을지 두렵다. 적당한 수준에서 입장을 정리하거나 혹은 덮어 놓은 채 글을 쓴다. 

중도란 없다. 큰 결심 끝에 한 획 한 획 그은 듯 백무산의 시는 굵었다. 그의 시에는 많은 이들이 외면하거나 결코 담아내지 못한 세상이 담겼다. 몇 푼의 돈을 손에 쥐어주고 공간으로부터 증발해 버릴 것을 명한 세상이 야속해 노래했다. 재개발 현장 산더미처럼 쌓인 폐기물 더미에 깃든 이야기들에 집중하는 시인의 모습을 상상하며 나는 차마 다음 페이지로의 발걸음을 옮기기가 힘들었다. 그의 시에는 고공 농성에 돌입한 노동자가 있었고, 구걸에 의지해 생을 유지하는 이들이 있었으며, 재개발을 앞둔 동네에서 빈번히 벌어지는 폭력이 있었다. 

옳고 그름이 명백하다고 사람들은 말했다. 그러나 민주주의가 늘 그렇게 명쾌하지만은 않았다. "민주주의여 만세를 외치지도 못하는 민주주의 / 정의 문제는 아니지만 정의와 관련이 있고 / 복지와 관련 없지만 복지 문제와 깊은 관련이 있고 / 분배할 수 없지만 분배 문제이기도 한"-<난해한 민주주의>중에서- 민주주의를 저자는 '난해하다'고 평했다. 민주주의는 최근이 일인 줄로만 알았는데, 백나일 강 유역에서 근세까지도 행해졌다는 왕을 살해하는 전통이 있다며 저자는 부르짖었다. 오 년마다 새 대통령을 뽑기 전에 대통령의 목을 따는 의식을 치르는 훌륭한 제도가 왜 우리에겐 정착할 수 없었던가! 수장이 바뀌는 일은 오 년에 한 번씩 줄곧 일어났지만 우리에게 진정한 의미의 '청산'일랑 없었다. 조금씩 토대가 썩고 있었다. 알면서도 외면하는 우리 자신에 힘입어 이 세상은 서서히 가라앉고 있었다. 다시금 세월호의 이름을 거론한다. 오후에 들은 세월호 침묵 소식이 다가올 시대에 대한 은유처럼 들렸다는 저자의 고백을 접하며 나는 세월호와 함께 침몰한 많은 것들을 떠올렸다. 

무엇을 인양하려는가 누구는 그걸 진실이라고 말하고 누구는 그걸 희망이라고 말하지만 진실을 건져올리는 기술은 존재하지 않고 희망이 세상을 건져올린 적은 한번도 없다 그것은 희망으로 은폐된 폐허다 인양해야 할 것은 폐허다 인간의 폐허다 -<인양> 중에서

우리는 진실을 건져올리는 기술을 알지 못한다. 진실 아닌 것들과 부대끼며 살아야 하는 우리 자신은 과연 진실일까, 거짓일까.


q*****2 2016.09.0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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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시선391-폐허를 인양하다
"창비시선391-폐허를 인양하다" 내용보기
폐허를 인양하다라는 제목 자체가 주는 강렬함이 정말 강렬했다.  그 중에서도 책 제목과 관련이 가장 깊어 보이는 '인양'이라는 시가 눈에 확 들어왔다. '가라앉은 것은 건져올리지 못한다' 부정적인 단어들이 먼저 나를 반겼다.  시를 읽어내려가고 있는 동안 나의 마음도 저 밑바닥 아래에 가라앉아 있음을 느꼈다. 점점..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이 무거워져 읽는 것을 그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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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를 인양하다라는 제목 자체가 주는 강렬함이 정말 강렬했다.

 

그 중에서도 책 제목과 관련이 가장 깊어 보이는 '인양'이라는 시가 눈에 확 들어왔다.

 

'가라앉은 것은 건져올리지 못한다'

부정적인 단어들이 먼저 나를 반겼다.

 

시를 읽어내려가고 있는 동안 나의 마음도 저 밑바닥 아래에 가라앉아 있음을 느꼈다.

 

점점..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이 무거워져 읽는 것을 그만하였다.  

 

e******4 2016.03.3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