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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운영이라는 작가의 집요한 치밀함에 질려서 혀를 내두를 정도로 서사는 구멍없이 촘촘하고
"천운영이라는 작가의 집요한 치밀함에 질려서 혀를 내두를 정도로 서사는 구멍없이 촘촘하고" 내용보기
‘생강’은 무시무시한 공포의 고문의 장면으로 첫장이 시작된다. 도대체 이런 내용을 멀쩡하고 세련되게 생긴 여성 작가가 썼다는 것이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마치 구병모 작가의 작품을 읽고 받았던 충격과 흡사하다. 세상에 그 어떤 누가 직접 고문 기술자가 되어 경험해보지 않은 이상 이 정도로 살벌무시한 고문의 현장과 고문관의 짐승같은 심리를 그려낼 수 있을까. 읽다가 첫장
"천운영이라는 작가의 집요한 치밀함에 질려서 혀를 내두를 정도로 서사는 구멍없이 촘촘하고" 내용보기
‘생강’은 무시무시한 공포의 고문의 장면으로 첫장이 시작된다. 도대체 이런 내용을 멀쩡하고 세련되게 생긴 여성 작가가 썼다는 것이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마치 구병모 작가의 작품을 읽고 받았던 충격과 흡사하다. 세상에 그 어떤 누가 직접 고문 기술자가 되어 경험해보지 않은 이상 이 정도로 살벌무시한 고문의 현장과 고문관의 짐승같은 심리를 그려낼 수 있을까. 읽다가 첫장을 넘기지 못하고 며칠째 헤매면서 도대체 이 책을 다 읽을 수나 있을까 의심하던 시간이 무색하게… 고문관 ‘안’의 딸 ‘선’의 이야기가 시작되면서부터 책이 가진 흡입력에 완전히 빨려들어가 저항하던 힘은 단번에 소멸되어버렸다.

천운영이라는 작가의 집요한 치밀함에 질려서 혀를 내두를 정도로 서사는 구멍없이 촘촘하고.
읽으면서 불에 데인듯, 화끈거려오는 몸의 열감은 어떤 부분에서부터 시작되었는지 모를 정도로 책 구석구석에 수많은 작은 불씨들이 독자들을 태워버리는 순간을 위해 숨어있다.

여기 등장하는 고문 기술자 ‘안’은 실제 전두환 독재군부 시절 민주화 인사들을 고문하고, 고기잡이를 하다가 납북되었다가 돌아온 어부들을 모진 고문으로 빨갱이로 몰아 그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짓밟았던 고문 기술자 ‘이근안’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았다. 실제로 이 늙은 고문 기술자는 정권이 바뀐 후 10년 9개월을 도망다니며 숨어있다가 자수하고 7년형을 선고받은 후, 형기를 마치고 출소했다고 한다. 책 말미에 ‘안’의 부인이 감옥에 간 남편을 면회하고 돌아와 ‘먹고 살 궁리는 다 해놨다고, 걱정은 하지도 말래.’ 라며 딸 ‘선’에게 말하는 대목이 있는데.
실제로 이근안은 출소후 목사가 된다. 진짜.. 이런 사람을 목사 시켜줘도 되는거야? 여러군데 초청받아 사도바울처럼 단번에 바뀐 사람이 되어 간증하고 돌아다녔겠지. 기독교단에서 일부 뜻있는 인사들이 이근안의 목사직을 박탈해야한다는 청원을 시작하고 결국 이근안은 목사직을 그만두어야했다.

책에서나 현실에서나 고문기술자의 아내는 모두 미용실을 한 것은 맞고, 책에서는 딸 한 명 ‘선’이 나오지만, 실제로 이근안은 아들 셋이 있었다고한다. 그 중 아직 살아있는 아들은 장남이고 차남과 삼남은 병과 사고로 죽었다고.

나는 ‘생강’을 통해서 당시 납북되었던 어부들이 그렇게 많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네? 책에는 황해도에서 잡혀갔다가 4개월만에 돌아와 빨갱이가 되어버린 선주 이야기가 나오는데, 한겨례 신문 기사를 찾아보니...

'통일부 통계를 보면, 1955~1992년 동해안과 서해안에서 어로에 나섰다가 북한 경비정에 납치된 뒤 돌아온 어선은 500척이 넘는다. 납북 어민 수는 3729명이며, 이중 457명이 억류 뒤 돌아오지 않았고 나머지 3263명이 귀환했다. 강제 납북됐다가 남쪽으로 돌아온 어민들을 기다린 것은 위로와 환대가 아니라 불법 연행·구금, 고문, 간첩조작이었다. 국가보안법, 반공법, 수산업법 등으로 처벌받은 어민들은 그 뒤에도 ‘대공유해분자’로 요시찰 인물이 돼 가족까지 연좌제 피해를 입었다.’

소각되지 않은채 매립되어버린 부당한 진실들은 계속해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고자 아우성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기사를 찾아보면서 너무 열이 받고 화가 나는데.
이 와중에 소설 속에서 발견하는 촌철살인같은 뾰족한 칼같은 문장들 앞에서는 또 주저앉으며 가슴을 쓸어내리게 된다.

불같이 뜨거웠던 글.
천우영 작가님 내가 몹시 추앙하게 되었네…
YES마니아 : 로얄 y********5 2024.08.3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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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
"생강" 내용보기
<생강>의 마지막에서 안의 부인과 선이 면회를 끝나고 나오는 모습을 비춰준다. 안의 부인은 세상이 잘못되었다면서 바꿀 것이라고 한다. 과연 세상이 잘못된 것인가? 정말 이근안에게 모진 고문들을 당하며 씻을 수 없는 신체적·정신적 장애를 얻은 사람들이 잘못된 것인가?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라면 당연히 누구의 잘못인지는 알고 있을 것이다. 자신들의 가치관이 변하지 않
"생강" 내용보기

<생강>의 마지막에서 안의 부인과 선이 면회를 끝나고 나오는 모습을 비춰준다. 안의 부인은 세상이 잘못되었다면서 바꿀 것이라고 한다. 과연 세상이 잘못된 것인가? 정말 이근안에게 모진 고문들을 당하며 씻을 수 없는 신체적·정신적 장애를 얻은 사람들이 잘못된 것인가?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라면 당연히 누구의 잘못인지는 알고 있을 것이다. 자신들의 가치관이 변하지 않았기에 안과 그의 부인은 스스로를 여전히 정당화하고 있다. 사과와 책임.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걸어버린 그들과, 상처투성이에도 꿋꿋이 삶을 이어가고 있는 그들에게 이근안이 최소한 가져야 했던 것은 사과와 책임이었을 지도 모른다.

YES마니아 : 로얄 c******r 2021.12.0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