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희경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3대 여류 작가중의 한사람으로서 (공지영, 신경숙, 은희경) 그의 작품은 신작이 나올 때마다 새로운 반향을 일으키며 삶을 관조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하는 시간적 여유를 가지게 한다. ''마이너리그''작품 또한 깊은 주제를 깊지 않고 너무 심각하여 보는 이들로 지치지 않게 하는 유연함을 가짐으로써 웃음과 감동을 함께 전하는 성장소설이다. 지구영웅전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카스테라 등의 작품을 쓴 박민규 작가의 성장소설 스타일을 좋아하는지라 작품을 읽으면서도 남성작가와 여성작가가 바라보는 동일한 대상에 대한 동일하지 않은 시선을 비교 대조해보며 읽는 즐거움도 얻을 수 있었다. 말하자면 은희경은 대단한 작가다. 그 이유인즉, 박민규작가야 남자라 커오는 과정 자체가 남성중심의 사회 구조를 따라 자연히 학습하고 답습하게 된 이야기들을 썼다치더라도, 은희경은 여자다. 70,8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남자들의 이야기를 마치 자신의 지나온 이야기쓰듯 술술 풀어나갈 수 있다는 것 자체에 놀라지 않을 수 없는데, 소설속의 인물은 남자 넷으로 그 성향이 각기 다른 개성적인 인물들이며 이들의 심리묘사나 행동을 살펴볼때 전혀 여자가 썼다고는 생각지 못할 공감하게되는 내용이 많다는 것이다. 물론 유머와 재치를 통해 풀어나가는 소설의 구조상 웃음을 유발하고 이어 나가는 글의 흐름이 남성적인 웃음을 표현하는 호탕함보다는 자제력있는 미소를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여류작가의 맛이 다분히 난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소설 전체를 객관적으로 보면 정말 잘썼다는 말이 나오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처량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고 안타까운 현실에 더욱이 개탄하고 그 속에서 어쩌면 순응해야할지도 모를 너무 커져버린 세상이 미워졌다. 과연 우리네 삶이 행복하기만 한가를 생각해보게 하고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가야만 하는가에 대해서 그리고 현실을 개혁할 수 있는 개인적인 노력에 대해서 고민하게 했다. 실지로 우리네 인생에서 메이저와 마이너는 분명히 존재한다. 어떻다할 선을 그을 수 없다뿐이지 내가 인정하고 당신이 인정하는 현실이 그러하다. 소수의 엘리트가 다수의 나머지를 먹여살리는 이른바 현대의 경제구조는 20:80 이라는 실제적인 경제력의 분배구조로 설명되는데 20%의 소수가 80%의 부를 모두 지배한다는 간단한 논리다. 세계경제에서 배우듯이 식민구조의 잉여물이 결국 지배민족의 부른 배를 더욱 기름지게 하고 그런 소통구조는 개혁되기는 커녕 80%의 상황은 악화되기만 할뿐 개선의 여지는 눈꼽만큼도 보이지 않는다 하는 것이다. 더욱 안타까운것은 그런 지배구조를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며 현실적으로 벌이는 싸움을 그들끼리의 싸움, 즉 마이너들끼리의 싸움, 지네들끼리의 싸움이며 결코 메이저를 향한 화살은 그들도 모르게 감추고 살게 되는 것이다. 내가 지금 욕하고 있는 상대도 결국은 마이너이며 그 마이너는 또 나를 욕하고 그런 반복적인 메이저의 안정되고 유복한 삶은 든든히 받쳐주고 있다는 것에 마음이 아팠다. 친구들과의 토론에서 받아들여야만 했던 어려운 사실은 "마이너는 쉽게 마이너의 삶을 벗어나기 어려운데, 그 이유의 가장 큰 것은 마이너는 마이너다운 행동으로 그 구조를 유지하려 오히려 애쓰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마이너처럼 행동하는 마이너. 그들은 결코 변화시킬 수 없다. 자기의 인생이든, 자기가 사는 사회의 구조나 제도이든. 이미 그는 굳을 대로 굳어져버린 불평등한 사회구조에 동조하고 있는 것이며 메이저를 향한 희망이 꺾여버린채 살아가는 것이다. 이 얼마나 슬픈 현실인가. 하지만 이 시대의 젊은이들은 우리가 말했던 마이너에서 벗어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세상이 변화되기를 바라기 보다 자신이 먼저 변화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과연 몇이나 될까. 그리고 그렇게 하기를 결단하는 삶은 과연 몇이나 될까. 이 소설을 읽으며 나는 이시대의 젊은이들은 변화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우선 내 주위의 삶들도 그러하지만 가장 우선은 ''나''라는 사실. 따지고 들면 자신이 메이저의 삶을 살고 있다는 사람은 열에 하나 찾기 힘들다. 나의 기준에 의하면 인생의 ''메이저''란 자신이 만족하는 삶을 사는 인생을 말하는데, 현실은 자기의 상황을 완전히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며, 그들의 일상을 좇다보면 오늘이 어제같고 또 내일이 오늘 같을 반복되는 마이너의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 변화를 위한 자기안의 불만이 있을텐데 그들은 결코 그 불만을 해결하려하지 않고 인정하며 합리화시키는 위로의 삶 만을 되풀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가 왜 메이저가 될 수 없는 줄 아니? 네 삶을 봐. 그러니 마이너 밖에 안되는거야!!" 섬뜩하지 않은가? 우리는 노력할 수 밖에 없다. 마이너의 연줄없고 백없는 인생이 살아남는 방법은 게으름을 이기는 자기를 치는 삶일 것이다. 그게 가장 유일한 방법이며 그러한 목적을 가진다면 방법은 또한 다양할 것이다. 목적은 방법과 수단을 낳기 때문에. 지금은 유일한 계층변동의 수단으로 인식되어왔던 교육의 영역까지 부의 메이저에 의해 잠식당하고 있다. 서울대는 더이상 가난한 고학생이 주류가 아닌 강남의 몇백만원짜리 과외가 길러낸 철저한 공부벌레를 키우는 사육장이 되어가는게 보이지 않는가. 그래도 좁혀져만 가는 교육으로의 희망은 놓을 수 없는 마지막 끈이라고 생각해야한다. 강남의 고액과외를 이기는 철저한 자기분석과 비젼을 향한 발걸음이 최우선인것이다. 현대는 ''마이너''가 설자리가 넓지 않다. 어쩌면 점점 좁혀져만 간다. 그게 자기노력의 여부를 떠나 자연히 진행되어가고 있고 언젠가는 희망도 보이지 않을 날이 올지도 모른다. 너무나 서글프고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래서 우리 마이너들은 현실을 더욱 정확하게 판단하고 자신의 상황과 처지를 분명히 파악한 다음 자신의 길에 매진할 필요가 있다. 반드시 그러해야만 한다. 바야흐로 흐리멍텅한 시야를 가지고는 절대 한치 앞을 바라볼 수 없는 절대 정보의 시대, 절대 부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청청하고 창창한 미래를 가진 이여.. 당신은 지금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는가.. |
| 세상은 1%에 의해 좌우된다고 하는데...나머지 99%는 메이저인가? 그럼 너무 튀지 못하는 그저그런 일상같은 이 책의 주인공인 마이너들이 세상의 축이 된다는 얘기인가? 이런 해석이 다소 역설적이 되는건가? 과연 난 메이저일까? 마이너일까? 그러나, 난 어느 집단에도 속하고 싶지않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주의깊게 꺼려온건 동호회나 모임따위의 가입이다. 즉 엮이는 일이다. 셋 이상의 단체들이 지닌 맹목과 비정당함이 얼마나 자기폭력적인 일인지 조건반사적인 깨달음이다. 의지와는 무관하게 얽혀버린 드렁칡 만수산 4인방! 형준. 조국. 승주. 두환! 고등학교때 저지른 작은 비도덕의 문제-물리숙제에 대한 불성실-로 타의에 의해 결성된 조직(?)! 그 면면을 이어 인생의 중반까지 가늘고 길게 이어진 조직! 성장소설들이 보여주는 솔솔한 재미와 매운 양념같은 70.80년대 혼란스러웠던 시대상! 오랜만에 그녀의 소설에서 웃음을 찾을 수 있었다. 정신없이 웃고 난 후의 배의 통증과 허탈감까지도... |
| 미국 프로야구가 개막하고 온 국민이 메이저리그의 중심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선수들에게 열광하는 가운데, 작가 은희경의 메이저가 아닌 마이너의 인생을 다룬 소설 “마이너리그”를 만났다. “마이너리그”는 70년대 중반, 한 남자 고등학교에서 숙제를 해오지 않아 함께 벌을 받다가 ‘만수산 사인방’으로 얽혀버린 58년 개띠 동창생 네 친구의 얽히고 설킨 인생유전이다. 하얀 얼굴의 잔꾀많은 배승주, 얼뜨기 조직흉내를 내는 장두환, “보이스! 비 앰비셔스!”를 외쳐대는 조국, 그리고 책가방 속에 늘 남들이 모르는 고상한 책들을 넣고 다니며 책벌레라는 별명을 얻는데 성공한 자칭 수재 김형준. 이들은 싫든 좋든 서로 몰려다니면서 크고 작은 사고를 치는 문제아들이다. 작중화자인 김형준의 냉소적인 시선으로 70년대 학창시절의 모습들을 하나하나 재현해 낸다. 이들 4인방은 이웃여고의 지적이고 아름다운 여학생 소희의 등장으로 미묘한 신경전 속에 도 다른 이름의 울타리 안에 서로 결속된다. 그러던 어느 날, 소희는 뜻밖의 인물인 장두환과 야반도주를 하고 나머지 세 사람은 그저 그런 대학에 진학한다. 그들은 가슴 한 켠을 두환과 소희에게 비워둔 채로 10.26, 광주민주화운동을 맞이하고 어느 덧 사회인이 된다. 87년 6월 항쟁이 극에 달할 무렵 두환은 소희의 싸늘한 주검과 함께 다시 그들에게 오지만 여전히 주변을 맴돌다 미국으로 이민간다. 엉터리 사진작가의 조수로 활동하고 있는 조국, 여기저기 회사를 돎겨 다니는 배승주, 그리고 광고회사의 카피라이터로 근근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형준, 세 사람은 다시 뭉쳐 기획사를 차린다. 그리고 브라질에 이민 가서 자수성가한 사람과 대형프로젝트를 기획하며 메이저가 되리라는 희망에 부푼다. 하지만 결국은 메이저급에 해당되는 기획사에 그 기회를 빼앗기고 허탈감에 빠진 그들에게 두환이 먼 이국땅에서 어이없는 사고로 싸늘한 시신이 되어 돌아왔다는 소식이 들린다. 은희경의 소설은 주로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들이었다. 그녀만의 독특한 문체로 날카롭게 세상을 해부하는 칼날을 가지고 있었다. 이 글에서는 그러한 그녀의 시니컬한 시선이 어느 정도 비껴있음을 알 수 있다. 어쩌면 그녀의 작품세계에 하나의 전환점이 되어 줄 지도 모른다. 58년 개띠, 386이라는 말이 한세대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듯 58년 개띠 또한 한세대의 대표격인 이름이다. 대통령의 아들과 같은 해에 태어난 때문인지, 전쟁직후 베이비 붐 시대에 태어나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모두 거쳐야만 했던 때문인지 늘 변화의 시작과 끝지점에 그들이 있다. 작가 은희경은 이들 세대의 4인방을 주인공으로 선택했다. 그러나 그들은 70.80년대를 함께 걸어오면서 긴급조치, 10.26사태, 광주민주화운동, 87년6월 항쟁 등 그 모든 역사의 소용돌이 앞에서 한번도 정면으로 부딪혀 본 적이 없다. 늘 옆으로 비껴선 구경꾼일 뿐이었다. 학교에서나 사회에서나 그들은 한번도 주류가 되어 본 적이 없다. 늘 이류도 삼류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 제목에서와 같이 마이너리그의 인생이다. 우리시대의 일그러진 자화상의 일면이다. 작가는 엉터리 수재흉내를 내는 김형준의 냉소적이고 다소 건방진 시선으로 그들 4인방을 바라보며 그들을 과장하고 희화화하지만 결코 그들을 비난하지는 않는다. 마이너리그에 선 사람은 늘 메이저리그에 서게 될 날을 꿈꾼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마이너리그가 아니라 메이저리그에 있다고 생각한다. 메이저리그의 화려한 주인공이 되는 최고의 삶을 꿈꾸는 것이다. 최고가 되는 것만이 가치 있는 인생이라고 이러한 인식으로 인해 온 사회가 최고만을 지향하는 일류병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온 매스컴이 앞장서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박찬호, 김병현, 박세리 등 메이저의 정상에 서 있는 이드르이 화려한 모습만을 카메라에 담아 포장할 분, 그들이 그 자리에 서기 위해 흘린 땀방울이나 김선우 등 마이너리그의 선수들에겐 아무런 관심이 없다. 요즈음 우리 젊은 세대들이 스타급의 연예인들에게 광적으로 집착하는 것도 그러한 단면의 한부분일 것이다. 메이저의 스타들과 자신을 동일시하고 그처럼 화려한 주인공이 되는 삶을 꿈꾸지만 어느 날 문득 자신이 서있는 것이 결코 메이저가 아님을 깨닫는다. 그러나 이세상은 메이저리그에 선 사람들보다 마이너리그에 서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만들어져 간다는 것을 작가는 이 작품의 네 주인공을 통해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이세상은 메리저리거가 될 날을 꿈꾸며 살아가는 사람들과 마이너리거에 만족하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사람들에 의해서 아름다워진다는 것을. 이처럼 작가 은희경은 가벼운 필체로 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를 작중 화자 김형준의 시선을 빌어 써내려 갔다. 다른 소설에서의 베일듯한 독설은 다소 비껴있지만, 행간에 흐르는 작가의 준엄한 목소리에 가슴 한켠이 따끔거리는 것만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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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은희경 작가의 <마이너리그>는 '1958년에 태어난 남자들'의 인생을 다룬 소설이다. 참고로 '58년 개띠'를 검색하면 이 단어가 특정한 사회 현상을 의미하는 용어로 자주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대한민국의 베이비붐 세대를 의미하는 말로서. 하필 '58년 개띠'가 쓰이는 이유는 베이비붐 세대 가운데서도 인구가 가장 많은 해가 바로 1958년이기 때문이다.
작품 속의 화자는 자조섞인 말투로 자신이 처해있는 환경을 담담하게 읆조린다. 127. 개띠 동기의 말에 따르면. 어디를 가나 사람에 치이는 일은 우리들이 태어날 태부터의 숙명이었다. 전쟁이 끝난 뒤 베이비붐을 타고 우글우글 태어난 아이들인 우리는 3부제로 운영되는 콩나물교실에서 어깨를 부딪쳐가며 공부했다. 라고 한다. 이 소설에서 화자는 58년에 태어난 '나' . 김형준이다. 그는 고등학교 동창인 배승주와 장두환과 조국과 함께 '만수산 4인방'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된다. 만수산 드렁칡이 얽혀진들 어떠하리. 형준은 기어코 얽히길 거부했지만, 4인방의 한 평생은 그의 바람과는 달리 칡넝쿨처럼 서로 얽혀버렸다. '만수산 4인방'보다 한살 어린 작가 은희경은 58년에 태어나 치열하게 살아온 동시대의 사람. 남자의 인생에 깊은 관심을 보인다. 한 여자의 남편이나 자녀들의 아버지라는 측면보다 남자로서의 인생이 강조된다.
17. 세상에는 하찮은 인연이 끝까지 따라다니며 알게 모르게 그 사람의 인생을 잠식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우연한 순간의 일이 그 사람 인생의 한 상징이 되어 버리는 일도 적지 않다. 드렁칡이 된 사연부터가 그렇듯이 우리의 인생은 죽죽 뻗어나가기보다는 그럭저럭 꼬여들었다. 우리는 각자에게 주어진 인생 안에서 서열을 매기고 역할을 맡기고 죄가를 묻느라 수선을 떨었다, 남자의 인생과 사내들의 우주, 그 성취와 좌절에 대해 진지한 금언을 남기느라 목젖을 떨어댔으며 때로 소주잔 위에 눈물을 뿌리고 낯모르는 이의 부축을 받기도 했다. 2.
만수산 4인방은 생김새나 몸통의 크기만큼이나 성격 또한 제각각 달랐다. 그 중에서 이 소설의 주체이자 화자인 김형준이 삶을 바라보는 방식은 나가 생각하는 것과 많은 부분이 비슷했다. 시류에 휩쓸리지 않으려 애쓰면서, 관조하는 삶의 태도. 그리고 부조리와 엮이지 않으려하면서 유머와 냉소로 바라보는 태도. 내가 왜 은희경 작가의 소설과 문장을 좋아하는지 <마이너리그>를 통해 알게 되었다. 읽어보면 알겠지만 형준이 비판하는 이것은 권위주의와 수직적인 기업문화에 관련한 이야기다.
128. 나의 신중함과 완벽주의는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다. 매사에 부정적이고 진취성이 부족하다는 거였다. 그런 판단의 저변에는 팀장이 개띠 동기의 대학 선배라는 사실. 그리고 둘다 고향이 같다는 사실이 자리잡고 있었다. 또한 학연과 지연만 패거리를 만들고 세를 형성하는 게 아니었다. '알티'라고 불리는 ROTC들, 무슨무슨 특수한 군부대 출신들, 그리고 같은 동네 조기축구회까지 조금의 공통점이라도 있으면 서로의 기수를 확인했다. 반지를 마주대본다. 허리춤을 뒤적거리며 버클을 확인한다 하면서 이산가족이라도 상봉한 듯 호들갑을 떨며 금방 근친적 감격에 휩싸이는 것이다.
129. 팀워크란 말이 꼭지가 돌도록 함께 취해서 어깨동무를 한 채 연탄재 위에 엎어진다거나, 자기 일 끝내놓고 옆에서 괜히 자리라도 지켜준다며 커피를 뽑으러 들락거리거나 전화기를 들었다 놨다하면서 정신만 산란하게 하는 비효율적인 겉치레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팀워크가 없는 게 아니라 책임의 소재와 그 영역에 대해서 분명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월급쟁이 사회의 팀워크란 깡패집단과 다를 바가 없다. 개인의 조건과 취향이 고려되지 않는다. 단체로 2차와 3차까지 가야 하고 단체로 싸우나에 가야 하고 단체로 미아리에 가서 쇼를 봐야 하고 때로 단체로 여자를 사서 서로의 옆방으로 들어간다. 그런 것들이 다 팀워크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이었다.
129. 그는 스스로를 합리적이고 세련되고 인간미가 있는 상사여서 부하직원들이 따르고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그는 결정적인 순간에는 언제나 군사문화 속에 살아온 한국남자의 본색을 드러냈다. 3.
<마이너리그>는 민중의 삶으로 서사된다. 따라서 대한민국 현대 민중사의 정수라고 불리울만 하다. 소설을 읽으면서 <신도 버린 사람들>이라는 책이 떠오르기도 했고, 위화와 조정래 작가의 몇몇 소설도 연상되었다. 이 소설은 지금껏 읽어본 은희경의 소설과는 달리 아름다움을 추구하거나 행간을 통해 이야기를 부풀리거나 하지않았다. 솔직하게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만수산 4인방의 소년기, 청년기, 장년기의 에피소드를 묵묵히 끌어나가는 힘과 고집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53. 사람들은 자기에게 보이는 것을 중심으로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다 어느 한순간 멈추고 돌아보니 그렇게 의식없이 보내버린 시간이 쌓여서 바로 자기 인생이 되었다는 걸 깨닫는다. 그때 그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뭐라고? 나는 좋은 인생이 오기를 바라고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데, 아직 인생다운 인생을 살아보지도 못했는데, 그런데 내가 무턱대고 살아왔던 그것이 바로 내 인생이었다고?
이러한 에피소드 속에서 만수산 4인방은 서로 관계하며 덩쿨처럼 함께 늙어가지만, 제각각 다른 모습으로 줄기를 뻗어간다. 먼저, 두환의 경우. 4인방의 짝사랑이었던 소희를 차지했기에 부러움을 받는 인생이었지만, 이름 때문인지 가장 고단한 인생을 살았고, 그들 중에 가장 먼저 세상을 떠난다. 조국의 경우 유명한 사진작가가 되려는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이미지나 호기심 따위로 돈을 만들어내는 3차산업의 본질을 깨닫고, 자신의 이름을 절묘하게 이용해서 살아간다. 배승주의 경우. 옛날이나 지금이나 잘생긴 얼굴값하면서 살아가고, 나, 김형준은 누구와 함부로 엮이지 않으려는 삶, 크게 즐겁지도 그렇다고 딱히 슬프지도 않은 냉소하는 삶을 살아간다.
130. 엮이다보면 남들은 그들을 하나의 단위로 취급한다. 단 한사람이 잘못한다 해도 그 이미지는 구성원 모두에게로 파급되는 것이다. 내가 남들과 엮이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는 의심이 많고 대체로 남이 나만 못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4.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소설을 읽는 도중에 형준의 허당끼가 살짝쌀짝 보인다는 점이다. 허당이라기엔 좀 심했고, 만수산 4인방에서 탈출하고 싶은 욕망. 뭐랄까 신분 상승의 욕망과 부자가 되고 싶은 욕망. 속된말로 속물근성. 이것들이 형준의 마음을 흔들어서 평소의 모습과는 달리 그를 무리하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그것에 관련한 승주의 지적은 정확했다.
223. 너 지금 누구 편이냐? 지금이 어느 땐데 혼자만 잘난 척이야? 고등학교 때나 지금이나, 잘난 척하는 놈들은 꼭 그러더라. 일이 잘못되면 한발짝 물러나서 토나 달고 분석이나 하고. 너 지금 우리가 삼류라서 일이 이렇게 됐다고 말하고 싶은 모양인데, 나는 잘 모르겠다, 그 짓에 제 주머니돈까지 밀어넣은 놈이 누군지.
4인방의 웃기고 울렸던. 기뻐했고 좌절했던 이야기의 끝. 마지막은 슬프다. 마이너. 요즘 말로 흙수저인 만수산 3인방이 자본과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계획한 브라질 방문의 열매는 엉뚱한 사람을 살찌운다. 만수산 3인방은 그들을 상대로 마지못한체 사기를 쳤지만, 그들로부터 도리어 감쪽같이 사기를 당했다. 실패 후 깨닫는다. 이 세계는 자신의 정체를 감춘 사람들이 서로를 속고 속이는 은밀한 암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과 그것의 승부를 결정짓는 마지막 요소는 힘과 빽의 차이라는 잔인한 현실이었다.
241. 우리나라 프로선수들 전체 연봉을 다 합쳐도 박찬호 한사람 연봉의 75프로란 말이 더 기가 막히더라. 우리나라 프로야구 선수 자리만 해도 얼마나 높은 고지야. 그 밑에는 엄청난 마이너 선수들이 있을 거라고. 그런 선수들은 진짜 살맛 안 날 거야. 그게 다 인생이 다른 거라고 생각해야지 그런 데에 비교하면 어떻게 살아?
이런 체념과 만수산 4인방의 푸념을 정리한 형준의 마지막 깨달음은 이러했다. 사르트르와 은희경을 하나로 연결하는 실존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242. 지식인들은 언제나 자기의 시대를 위기라고 말해왔고 애국자들은 하나같이 자기의 시대를 국난이라고 했다. (...) 그들은 그들대로 살고 우리는 우리 식으로 살면 되는 것이다. 운전을 하다가 산속에서 기름이 떨어져간다면 잘난 놈들은 남은 연료로 연비를 계산하거나 지도를 펴놓고 주행거리를 줄일 궁리를 하거나 혹은 그 자리에서 도움을 기다리며 기름을 비축해둘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냥 기름이 떨어질 때까지 주유소를 찾아 돌아다닐 뿐이다. 5. 참고로 이것은 사르트르의 <말>에 나왔던 주인공의 두려움과 똑닮은 얼굴이다.
21. 수재에게도 실수와 약점은 있는 법인데 그것이 탄로나서 남들에게 실망을 줄까봐 불안했던 것이다. 늘 책을 끼고 다녀서 책벌레라는 별명을 얻어내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 그러나 누구와도 깊이 얘기하는 것을 피했고 얘기를 한다해도 명쾌하기보다는 복잡하고 애매한 수사를 쓰기 좋아했다. 진짜 책벌레나 진짜 똑똑한 놈들 앞에서는 지레 주눅이 들었고 그것을 숨기기 위해 곧게 입을 다물어야 했다. |
| 사실은 내 잠정적인 구입리스트(카트)에 올라있었다가 어느 티브이 프로에서 떠들썩하게 소개되는 바람에 탈락하고 말았다. 처가에 놀러갔다가 처제 책장에서 발견하고 앉은 자리에서 얼른 다 읽고는 리뷰쓰는 걸 그만 잊어버리고 말았다. 내용이 워낙 가벼워서 일까. 암튼 책을 한권 읽을때마다 간단하게 나마 리뷰를 남기는 버릇을 들이지 않았다면 또 여러권 밀려서 한꺼번에 방학숙제하듯이 해치우는데 끼어들지 않았다면 결코 이 책에 대한 감상문따위를 일부러 남기지 않았을 것이다. 잘 읽히는것 빼놓고는 별 장점이 없다. 성장소설인지 아님 날카로운 현실풍자 소설인지 그것도 아님 그냥 시시껄렁한 사내들의 실타래처럼 얽힌 인연을 통해 저자가 남성심리에 달통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려는 건지.. 현실의 마이너리거들이 나름대로 메이저 진출을 꿈꾸며 열심히 뛰고 있다면, 반면 소설속의 만수산 드렁칡 4인방은 꿈도 희망도 없는 대다 덜 자란 아이처럼 철없고 무력해서 짜증이 난다. 58년 개띠들이 겪어온 크고 작은 현대사가 마치 영화 '포레스트 검프'처럼 곳곳에 억지스럽게 삽입되어 있는데 노력은 가상하나 그렇다고 시선이 따뜻해서 보기 좋지도 않은 걸 어쩌란 말이냐. 농담의 장막속에 가려진 냉소의 칼날, 신랄한 풍자, 비의가 어디 있드냐. 농담은 그저 농담일뿐이다. 개그는 개그일뿐 따라하지 말자.(글로 쓰지 말자) 은희경씨 정말 농담도 잘하셔. |
| 좋아하는 작가가 나락의 길로 떨어지는것을 보는 것이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다. 초기작부터 주옥 같은 글들만 써왔던 은희경이였고, 아내의 상자나 새의선물, 그리고 타인에게 말걸기에 대한 흡족함이 무척 높았기 때문에... 그 이후에 나오는 작품들이 설령 수준 미달같다는 느낌이 들어도...작가의 작품을 위한 고뇌를 이해하고, 배려하려고 노력했다. 마이너리그는 아주 가볍게 쓴 말장난 같은 책이다.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를 읽고 씁쓸한 마음을 지울 길이없었으나 이 글을 읽고는 분노를 감출 수가 없었다. 작품이 가볍게 느껴진다는 것은... 작가가 얼마나 성의없이 썼는가 하는 느낌으로 이어진다. 앞으론 은희경 책을 읽느니, 쎄씨나 보그같은 잡지를 읽는 것이 좋을것 같다. 참 좋아하던 작가였는데, 어느순간부터 나오는 작품마다, 작품이란 생각보단 상품이란 생각이 든다. 책을 보통 여러권 저며두고 읽는 편인데, 비슷한 나이에 있는 공지영씨나 신경숙씨의 깊이나 기교에 비하면 바닥 수준이다. 붕어빵 굽는 것도 아니고... 다작하는 작가가 다 그런건지... 지금은 그 마이너리그란 책은 집안 어디에 굴러다니는지도 모를 정도로...오만 정이 다 떨어지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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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 은 희 경
'이렇게 살다 내 인생 끝나고 말지' 하는 생각에 노트북 컴퓨터 하나 달랑 챙겨 들고 지방에 내려가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 바로 밑 후임병의 애인으로 부터 제 1 회 문학동네 소설상을 수상한 '새의 선물' 이란 책을 선물받았었고.. 그 책을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은 이후로 난 작가 은희경의 팬이 되었다.. 보통 제대를 할때 책같은건 애들 보라고 놔두고 오는게 관례였는데.. 그 책만은 챙겨서 집으로 들고온걸 보니.. 꽤나 좋아했던 모양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몸소 체험한 그 기억들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 물론 다 그런건 아니지만.. 첨으로 접했던 은희경의 소설이나 지금 이 책같은 경우들이 그러하다.. 난 실질적으로 중요하고 필요한 공부나 업무에 관한 기억력은 흐리멍텅한데.. 유독 쓸데없는 지난일들에 관한 사소한 기억력은 무서우리만치 좋은편이라.. 아직도 선명하게 뇌리에 남아있는 내 인생의 몇 장면이 있다..
박정희 대통령 장례식을 TV를 통해 보았던일.. 어린시절 '똘이장군'에서 항상 붉은 돼지로 표현되던 김일성을 비롯한 빨갱이들의 모습.. 중1때 광주민주화운동(당시엔 '광주사태'란 표현을 썼지만..)에 관한 당돌한 질문을 던지던 우리반 부반장.. 또 그에 역력하게 당황하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머뭇거렸던 양미애 도덕 선생님.. 중3때 계명대학교 근처를 지나다 눈물 콧물 질질 짜내게 만들었던 매케한 최루탄의 향기..
대충 그 시절들의 향수가.. 참으로 아이러니하게도.. 난.. 무척이나 생각이 많이나고.. 그리워지곤 한다..
그때보다 몇배는 더 살기좋아진 이 세상에서.. 그때보다 몇배는 더 자유로워진 '어른'이란 이름으로 살아가는 이 순간에도 말이다..
아니 그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서로 얽혀버리게 된 만수산 4인방..
책 좋아하고 자기 잘난맛에 사는 형준.. 싸움 잘하는 두환.. 여자 좋아하는 승주.. 설치기 좋아하는 뻥쟁이 조국..
그들은.. 식어빠진 햄버가 한조각으로 끼니를 떼우며 열몇시간씩 버스를 타며 이동하는 마이너 리그선수들이.. 한때 공 하나에 4백만원을 벌던 박찬호와 같은 메이져 리거를 꿈꾸듯.. 우리 사회의 메이져 리그에 편입하기 위해 용을 쓰지만.. 수많은 에피소드를 남기며.. 실소를 자아내고.. 결국엔 모두 실패하고 만다..
그러면서 자위하는 말이 인상깊었더랬다.. 소나무밭 대나무밭 잣나무밭.. 거기에 있는 소나무 대나무 잣나무는 자기들이 주인공인줄 알지만.. 정작 그 밭을 이루는건.. 우리네와 같은 수많은 드렁칡과 잡초들이라고..
1위인 정몽준 의원의 재산이 9974억이라더라.. 진정 메이저리거가 아닐 수 없다..
그때 난 전날 늦게까지 술을 마셨음에도 불구하고.. 주말의 달콤한 늦잠도 포기한채.. 단지 하고있는 일에 대한 책임감 하나만으로.. 새벽 여섯시에 회사엘 도착했더랬는데 말이다..
어쩌랴.. 그저 작가의 말처럼.. 삶의 마이너리티 안에서의 동료애로.. 서로를 위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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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살짝쿵 실망스러웠다. 음식도 좋다고 이것 저것 다 섞어 놓으면 오히려 맛이 이상하게 되듯,너무 많은 이야기를 쑤셔 집어 넣은 느낌이 들었다. 청소년들의 성장기, 격동의 80대를 보내는 청년들의 이야기, 그리고 사회생활의 이야기, 남자들의 이야기 등등.. 뭔가 문학적이고 뭔가 사색적인 것을 원한다면, 이건 좀 아니올시다이다.
그렇지만... 90년대에 대학생활을 한 나로서는 80년대의 대학생활을 해낸 그 유명한 58년 개띠들의 삶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그들의 학창시절, 그들의 사회생활, 그들의 인생... 우리 세대와는 다른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좋았다. (지금 이 세대분들은 사실 중년에 이미 접어 들어서 정말 먹고 살기 바쁜 남자분들이다. 직장에서나 가정에서나 막중한 책임을 지고,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하나 둘씩 몸이 고장나서 병에 걸리기도 하고, 그동안 키워왔던 자식과도 엄청난 갭을 느끼고 마누라님들과도 썩 사이가 좋은 편이 아닌 그런 그런 중년남들이시다.)
그래서, 80년대에 20대를 보내신 분들이 읽으시면 아련한 추억에 잠기시며, 아~ 우리도 저랬지 하시면서 희미한 미소를 지으실지도 모르겠다.
여자 작가로서 남자들의 이야기를 쓰신다고 좀 고생하셨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남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이야기를 다 써내셔야?하는 스스로 부여한 책임감으로 인해 정말 많은 남자들의 이야기가 들어가 있다. 그래서 좀 산만했고 좀 주제가 없었고 좀 소설이라기 보다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엮어놓은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이 주는 심오한? 이야기를 그리 기대하지 않고서 넉넉한 시선으로 읽어낸다면 괜찮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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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저 위 메이저의 무대로 올라서길 꿈꾸는 야망을 한 켠에 숨겨둔 채 시대의 흐름에 물결따라 흘러가는 4인방이 있다. 서로를 바라보며 안도하는 허위의식을 소유한 채로 운명의 수레바퀴에 맞물려 들어간다. 이 소설의 화자인 형준의 내면이 그러했고, 나머지 세 사람의 속내 또한 서로에게 위안이 되었을 것이고, 이 소설을 보는 독자 또한 이 평범한 듯 파란 만장한 70~80년대 격동의 한국사 틈바구니에서 살아가며 표본적 초상을 그려내지만, 결코 배경만큼 무겁지 않고 오히려 경쾌하기까지 하다. 주인공의 삶의 한 필름으로 죽 이어져오며 보여준 그 끝은 인생의 허망함까지 자리잡게 한다. 만수산 4인방이 마흔이 되어서야 할게 된 인생은 결국 삶도 칡뿌리처럼 보잘 것 없는 존재가 되어가는 과정이였다. 누군가 이류 또는 삼류라고 이마에 태어날 때 부터 붙여 주는 것도 아닌데 왜 그들은 끝까지 그렇게 되어야 했을까? 왜 우린 끝까지 이렇게 될까? 염세적인 허무한 인생관도 결국 '그래, 파란만장한 삶이 였어.'하고 회고하는 추억의 차 밖에 별 달리 탈출구는 없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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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두가지 인 것 같다. 하나는 여류작가가 쓴 남자들의 성장소설이라는 점이고 또 하나는 제목인 '마이너리그'가 주는 인상 때문이었다. 조합해보면 평균 약간 이하의 남자가 성장해가는 과정이 여성에게는 어떤 모습으로 비칠까 하는 궁금증이었다. 결과적으로 내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가방에 책이 있는 걸 뻔히 알면서도 한달동안이나 도무지 꺼내볼 생각이 들지 않았다. 개인적인 고민이 많은 시기이기도 했지만 도무지 호기심이 들지 않는 책이었다. 주말을 이용해 억지로 끝까지 보긴 했지만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도 왜 그리 재미가 없었는지 이유를 생각해보고 있다. 만약 영화 '친구'를 여류 감독이 만들었다면 비슷하지 않았을까 싶은 서정적인 분위기 때문인지, 자제하려고 노력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언뜻 튀어나오곤 하는 '여자들의 본심은 이런 거란다'라는 친절한 여성적인 설명이 몰입을 방해해서인지, 아니면 내가 느꼈고 또 책을 통해 다시 맛보고 싶었던 소년 시절의 설레임이나 청년시절의 방황의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서인지. 개인적인 감상을 적는다는게 너무 무례하고 비판적인 글이 되어버렸지만, 남자와 여자는 서로 알려고 하거나 안다고 해서는 안되는 거구나라는 평범한 진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계기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