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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꿈의 공간들"은 작가이자 영화와 관련된 글을 주로 많이 쓰는 컬럼니스트인 듀나가 올해 출간한 에세이 집입니다. 간단하게 내용을 소개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대체로 지금까지 엔터미디어, 한겨레 등 다른 곳에 실렸던 글들의 내용이 많습니다. 얼핏 드는 느낌으로는 전에 다른 곳에 올렸던 이야기와 새로 써넣은 내용이 8:2 정도쯤 되는 듯했습니다. 지금까지 듀나가 쓴 컬럼들을 다 찾아 읽어 보셨다면 한번쯤은 읽어 본 내용들을 돌이킬 수 있는 책일 것입니다. - 그렇지만 실려 있는 글들은 꼭같이 그대로 실렸다기 보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가기 좋도록 앞뒤 연결이 될 수 있게 조금씩 고쳐 놓은 부분이 많아 보였습니다. 이렇게 연결되어 있는 모양은 꽤 괜찮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부드럽게 따라가며 읽기에 좋게 되어 있는 느낌이 났습니다. - 작가의 정치 성향을 밝히는 데 두려움이 없는 책입니다. 친야당 성향이 드러나는 부분은 없지만, 반여당 성향은 몇몇 조롱 구절 속에서 아주 뚜렷이 나타납니다. - 끝나기 70% 지점 즈음에서 SF에 관한 이야기들이 조금 나오기는 합니다만, 전체적으로 영화, 특히 한국영화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은 편입니다. - 대체로 세번째 부분의 소제목인 "보다 예민한 시선으로"에 해당한다고 요약하기 쉬운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무심코 영화계에서 관습적으로 처리하는 이야기, 별 생각 없이 처리하고 있던 습관적인 관점들 사이에서, 좀 더 거대한 불평등, 편견, 불의 등의 세태들 잡아 내고, 찾아 내서 지적하고 그 이유와 해결을 생각해 보는 이야기들인 것입니다. 많이 지적되어 온 간단한 예를 들자면, 왜 영화자막이나 소설을 번역할 때 무심코 여자는 남자에게 존대말을 쓰고 남자는 반말을 쓰는 것으로 괜히 끼워 맞추는 거냐, 이거 낡은 구시대 발상 아니냐, 하는 이야기들 말입니다. - 이런 이야기들은 대부분 TV쇼, 영화 같은 흔히 접하기 쉬운 것에서 소재를 취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몇 십년 전의 상황,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 관계자들에게 들은 소문까지 앞뒤로 엮고 있어서, 대부분 재밌고 읽기 즐거운 편입니다. - 간간히 이런저런 이야기 주절주절 떠들며 그냥 웃고 넘어 가자는 식의 농담들이 좀 더 많이 들어간 가볍고 웃음기 많은 빈정거림도 끼어 있습니다. 책의 편집자와 이야기하고 그게 독자가 읽는 책에 반영되어 있는 것이 드러나는 게 있는데, 꼭 요즘 TV쇼에서 출연자들이 편집에 대해 떠들며 농담하는 분위기입니다. - 안타까운 점이 있었다면, 중심내용으로 지적하는 문제들의 진지함과 이렇게 웃고 넘어 가자는 빈정거림이 그렇게 잘 어울리는 느낌은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아마 오랜시간에 걸쳐 예전에 써 놓은 여러 글들을 엮어 묶으며 글을 쓰다 보니, 아무래도 어긋나는 느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서로 어울려 전체 구성을 즐겁게 해준다기 보다는, 충돌해서 진지하게 짚어 보이는 문제는 괜히 너무 진지했나, 싶어 머쓱해서 초점이 흐려지는 느낌이고, 웃자고 하는 이야기들은 냉소의 느낌이 좀 심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 영화에 관한 이야기들 중에는 아무래도 영화의 단점, 무심한 점을 잡아 채는 이야기들이 많은 편인데, 한편으로는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보다보니, 작가가 재밌게 본 영화에서 감동한 부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읽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초반에 나오는 영화 이야기들 중에 어떤 영화의 어긋난 점들을 포착해서 오히려 그 괴상함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르는 이야기의 소재로 삼을 수도 있다는 시선이 몇 가지 나오는데, 이 이야기들은 소개하는 흐름이 약간 급작스러운 점이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후반에 한 영화에 대한 배경, 명장면, 명대사, 대본 등등을 너무 많이 봐서, 정작 영화 자체를 봤는지 안봤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꼭 다 본 것 같은 괴상한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자체로 재미난 이야기이긴 했는데, 다른 소재들처럼 앞뒤로 더 이야기가 커져나가서 더 멋지게 결말까지 지어지는 내용이 되었으면 더 재밌었겠다 싶기도 했습니다. - 후반에는 SF 이야기도 잠깐 나오는데, (한국SF의 범위 안에서는 작가 스스로 "나름대로" 역할은 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관심 적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SF의 장점, 특징을 해설하는 형태의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이보다는 담백하게 조금 더 본격적(?)인 이야기로 나아 가거나, 더 구체적인 뒷이야기나 숨겨진 이야기 거리를 끌어 내는 내용이었으면 저는 더 좋았을 거라고 생각해 봤습니다. - 그래도 즐겁게 읽은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작가의 경험을 직접 늘어 놓는 이야기들이 생동감 있고 재밌었습니다. 박정희 사망 소식이 나온 후에 갑자기 TV방송국에서 발레 공연을 틀어 주기 시작해서 열심히 봤다는 이야기와 그 다음에 학교에서 있었던 일의 묘사라든가, 쇼핑몰 한쪽 구역에서 공룡 좋아하는 아이들을 관찰한 이야기의 앞뒤 같은 것들은 그 장면이 환히 떠오를만큼 재밌게 읽었습니다. - 그래서 에세이니 만큼, 중간에 잠깐 "약간 거시기한 내용이니까 생략하고..."라면서 넘어 가는, 가족, 주변 사람, 실망스러웠던 선배 등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냥 좀 구구해도 확 주절주절 그런 이야기 이 글솜씨로 많이 풀어 놓았으면 엄청 재밌었을 거라고도 상상 해봤습니다. -- 2015/02/15에 작성했던 글을 다시 올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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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질문이 많은 타입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저도 이상하다 싶고 이해가 안 가는 것들이 가끔 있습니다. 존대가 없는 미국인들 영화에 무슨 근거로 누구는 올리고 누구는 낮추는 번역을 붙이는가 그런 것들이요. 그것도 되게 어색하게요. ‘남자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사랑하고 보니 남자였다.(그러니까 나는 잘못하지 않았다.)’ 그런 말들도 분명 누군가에게는 실례가 되는 것일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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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서 활발하게 활동중인 듀나 신문 영화 칼럼에서 가끔 접했는데 알고보니 SF 쪽에서도 활동중이라고. PC통신 20년 넘게 얼굴 안 비추고 글로만 승부보는 분이심 ㅎ 개인적으로 요새 만화, 장르문학, SF 이런쪽 참 끌림... 표지도 몽롱하니 좋다. 설 연휴 때 차분히 읽어봐야지 PS. 영화관들 스크린에 마스킹 좀 꼭 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