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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룡인가 정철인가 : 진짜 범인은 선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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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좋아하는 팀도 없고 정해 놓고 보지도 않지만 야구 시즌이다. 야구가 주는 재미 중 하나는 다양한 작전이다. 다른 종목에 비해 출전 선수가 많아 빈번한 교체를 통해 감독은 공격과 수비에서 여러 작전을 보여준다. 그 중 하나가 원포인트 릴리프(one point relief) 다. 주로 공격팀에 좌타자가 나올 때 좌타자에 확률적으로 강한 좌투수로 교체하는 작전이다. 역사에서도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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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좋아하는 팀도 없고 정해 놓고 보지도 않지만 야구 시즌이다. 야구가 주는 재미 중 하나는 다양한 작전이다. 다른 종목에 비해 출전 선수가 많아 빈번한 교체를 통해 감독은 공격과 수비에서 여러 작전을 보여준다. 그 중 하나가 원포인트 릴리프(one point relief) 다. 주로 공격팀에 좌타자가 나올 때 좌타자에 확률적으로 강한 좌투수로 교체하는 작전이다. 역사에서도 이런 원포인트 책이 나왔으니 오항녕 선생의 [유성룡인가 정철인가]다. 특정한 시대나 왕을 다룬 책도 아니고 넓은 범위의 주제사도 아닌 오로지 기축옥사에서 이발의 노모와 10살 아들을 죽인 혹은 죽는 것을 방임한 위관이 누구였나를 따지는 책이다.


1589년(선조22) 10월 2일 장계로 시작된 정여립 모반사건은 정여립 본인이 자살하면서 혐의을 인정한 상황이 되었다. 모반 자체가 조작이라는 의심이 들지만 10월 8일 부터 조사가 시작되어 3년간 1,000명이 죽는 거대한 사건으로 커졌다. 임금인 선조의 분노와 당쟁이 결합된 이 사건 때 이발은 이름이 거론되어 곤장을 맞다 죽었고 82세의 노모와 각각 11살, 5살 된 아들이 국문을 받다 죽었다. 문제는 기록이 부실하여 노모와 어린 아들을 죽게 만든 위관이 정철이라는 설과 유성룡이라는 설 그리고 제3의 설까지 난립해 명확히 판단하기가 어렵다.


노모와 아이들은 언제 죽었는가?




여든이 넘은 노인과 어린아이가 죽은 비극적 사건은, 후일 다른 기억을 낳았다. 이 비극이 경인년 정철이 위관이었을 때라는 기억과 신묘년 유성룡이 위관이었을 때라는 기억이다.


심판이 편파적이다.

노련한 아웃파이터인 저자 오항녕 선생은 저돌적으로 돌진해 싸우지 않고 주변을 돌면서 상대방의 논리를 하나둘씩 무력화 시킨다. 이런면에서 자주 논쟁을 벌이는 이덕일소장이 불리하다. 이덕일 소장은 싸움닭이지만 노련미가 없어 자주 실수를 하고 감정적이다. 스포일러 노릇을 하자면 오항녕선생은 위관이 정철이 아니라 유성룡이었다고 결론을 내린다. 타당해 보이지만 저자가 결론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뭔가 편파적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자주 든다.


사료의 심판인 저자는 본인은 아니라고 하지만 약간 서인측 사료에 신빙성을 더 준다. 


광해군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인조반정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맞물리면서 [선조실록]의 수정은 선조 이래 격렬한 당쟁의 결과라는 뻔한 해석에 그쳤다. 


라고 주장하며 서인들이 수정한 선조실록에 정당성을 준다. 광해군 때 작성된 선조실록은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바로 뒷장에서


보완된 기록은 선조대 주요 사건인 동서 붕당 및 임진왜란 기사들이다.


라고 주장한다. 수정내용이 대부분 붕당내용이라면 선조실록 수정이 당쟁의 결과라는 해석이 옳은 것아닌가? 그렇다면 수정선조실록도 선조실록과 함께 신뢰성면에서 완전히 믿을 수는 없다. 서로 상대방을 깍아 내리고 자파는 긍정적으로 서술했을 것이다. 하지만  광해군 긍정론을 반박하는 저자는 http://blog.yes24.com/document/6817006 책 전체적으로 광해군 일파의 사료를 의심하며 서인 사료에 더 신뢰성을 준다. 편파적이다.



의문점 : 누가 죽였는가?

분명 기축옥사의 주인공은 선조다. 평범한 사건을 선조가 확대시켰고 노모와 아이들의 죽게 만든 정범은 선조다. 그런데 책에서는 종범만 찾는다. 그리고 결국


모든 사건에는 언제나 객관적 조건, 사람의 의지 그리고 우연이 함께 들어 있다.


라는 아름다운 논리가 죽인자의 책임을 가리는 논리로 변형되었다. 


기축옥사의 처리에서 사람이 할 일도 있었겠지만 그 일은 추국청이라는 조건 속에서 이루어진다. ~~사람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인간들의 제도가 한몫했다. 아마 완전할 수 없는 인간이 완전하지 못한 인간을 심문하고 처벌하는 동안 양상을 달리하여 이 틈은 항상 열려 있을 것이다.

 

종범만 찾다 보니 죽은 자는 있는데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졌다. 우리는 역사에서 그리고 멀지 않았던 과거에서 유사한 사건을 볼 수 있었다. 죽은 자는 존재하는데 죽인 자는 없는 이상한 사건, 국가권력이 죽였으나 처벌 받는 자가 없는 사건들이 많았다. 이 모든 은폐와 축소 뒤에는 저런 논리가 숨어있는 것이다. 반박불가능한 명제이나 책임을 묻는 상황에서 변명으로 사용되며 권력을 가진 자들을 숨겨주는 논리로 변질되었다.  

 

우의정 이양원이 추국청을 감독하면서 늙은이와 어린 아이에게는 형벌을 실시할 수 없다고 하였으나 상은 허락하지 않았다.


선조가 범인이다!!!



* 원포인트 릴리프[one point relief]는 혹시나 해서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역시 국적 불명의 콩글리쉬다. 미국에서는 [short reliever]라고 하기도 하고 [LOOGYs -Lefty One Out GuYs]라고 부른다.


책 값도 비싸, 끼워 판다

책값이 17,000원이다. 저자의 노고에 비하면 싸다고 할 수 있지만 보편적인 책값 체계에서 보면 비싸다. 게다가 "유성룡인가 정철인가"라는 논제에서 벗어난 정철과 유성룡의 행장이 너무 많이 차지한다. 주석, 찾아보기 제외한 책 전체 262쪽에서 두 인물의 행장이 54쪽에서 150쪽까지 차지하고 있다. 두 인물이 주인공이기는 하지만 책의 본질에서 벗어난 내용이다. "정철의 어머니가 죽산 안씨~~~~~공은 어릴 때 남이 따라 갈 수 없는~~~" 이런 내용을 보려고 이 책을 산게 아니다. 분명 끼워 팔기다. 원포인트 책의 한계인가. 


YES마니아 : 골드 l****0 2015.05.09. 신고 공감 4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