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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도감을 하나 장만해야겠다고 생각만 하면서 몇 달을 벼르다가 막상 yes24에서 검색을 해보니 어느 걸 사야할지 조금은 난감하더군요. 괜찮은 도감이 없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여서요(^^;). 10여권을 살펴봤는데, 초등학생을 위한 도감들도 나름 마음에 드는 부분들이 있어서 탐났고, 사진이 잘 나와서 탐나거나 그림이 좋아서 탐나는 도감도 있고.... 그렇다고 그 모든 도감을 다 살 수는 없으니 잘 비교해서 추려내고 고르는 과정이 제법 만만찮았습니다. 그리하여 선택된 도감이 바로 이영득 선생님의 ‘주머니 속 풀꽃 도감’! 이미 이영득 선생님의 ‘산나물 들나물 대백과’를 가지고 있어서 믿는 구석(?)도 있었고요. 도감이 도착하고 손에 들어보니 정말 휴대하기 딱 좋은 작은 사이즈이긴 한데, 의외로 묵직하더군요. 저울에 재어보니 중량 520g! 공원이나 놀이터 갈 적에 가방에 넣어가면 890종 풀꽃의 위엄이 저절로 느껴질 듯한 무게감이었답니다.
[(▲)구형 갤럭시와 크기 비교를 해보았습니다. 며칠 뒤 주문해서 손에 넣은 다른 도감과도 비교해봤는데, 풀꽃 도감이 쬐끔 더 크네요. 참고로, 가로 11.3센티미터, 세로 15.1센티미터, 두께는 2.2센티미터입니다. 그리고 ‘봄’, ‘여름’, ‘가을’, ‘수생식물’ 부분을 빨리 찾아볼 수 있도록 옆면에 색깔별로 구분해놓았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써놓고 보니, 다소 썰렁~ ^^;), 막상 페이지 수를 확인해보면, 890종이라는 설명에 조금 의문이 생깁니다. 대부분 한 페이지에 한 종을 소개해놓았는데, ‘봄’, ‘여름’, ‘가을’, ‘수생식물’이라는 타이틀 페이지를 포함해도 이 책은 600페이지가 채 되질 않거든요. 그러면 출판사에서 사기를 쳤느냐? 설마 그럴 리가요... 책을 넘겨보면 한 페이지에 여러 종을 소개해둔 경우도 종종 있어서, 제가 맨 뒤의 ‘찾아보기’에 나오는 식물들 종 수를 계산해보지는 않았지만 중간중간 단체로 등장하는 종류를 다 합치면 890종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아쉬운 점은, 제가 다른 도감을 또 주문한 데서 짐작하셨듯이 이 풀꽃 도감의 경우 산과 들의 풀꽃들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800종이 넘는 식물이 소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원이나 유원지, 꽃집, 아파트같은 곳에 조성된 화단과 화분의 관상용 화초들 이름까지 실려있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과꽃(이 빠져있어서 저도 좀 놀랐습니다.)이라든지, 거베라, 금잔화, 백일홍, 꽃기린, 베고니아, 칼란코에같은 이름들은 찾아보기에 등장하지 않거든요.(당연히 무궁화와 장미, 백합도 안 나옵니다...^^) 주변 화단에서 발견하는 꽃들 이름을 모두 알아내기에는 약간 역부족인 감이 없지 않습니다. 만약 산과 들이 아닌, 꽃집에서 흔히 만나는 화초들의 이름이 궁금해서 도감을 찾으신다면, 이 책을 추천해드리고 싶지는 않네요. 이 도감의 용도는 (도감 앞부분 일러두기에도 나와있듯이) ‘어린이나 청소년, 풀꽃 사랑을 시작한 어른들을 위한 책’입니다. 그야말로 산과 들, 주변 화단 구석에서 눈에 뜨이는 풀꽃들의 이름을 그 자리에서 얼른 확인한 다음, 나중에 집에 돌아와 백과사전이나 좀 더 큰 책을 통해 자세히 알아볼 수 있게 하는 중간다리 정도의 역할인 것같습니다. 그래서 또 하나 아쉽게도, 식물명과 과명은 나오지만 학명이나 영어 명칭은 나와있지 않구요... 하지만, 초보자용 가이드로서는 차고 넘치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