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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에 있는 모든 시들이 참 좋았습니다. 일상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작은 것들이 아름답고 즐거운 시들이 되어 읽는 이를 즐겁게도 했다, 슬프게도 했다 합니다. 특히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담장'을 읽고는 코가 시큰해지는 감동을 느꼈습니다. 아버지가 계실 때는 아름다운 꽃들이 우리집 담장이 되어 거센 바람도 향기로운 꽃 향기로 변하고, 이웃집 개도 즐겁게 드나들고,이웃들도 행복한 미소를 짓지요. 그런데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꽃담장은 없어지고 차갑고 무시무시한 콘크리트 담장이 생겨 따뜻한 방문객은 고사하고 사나운 바람만 집안에 가득하게 됩니다. 그제서야 아버지가 가장 든든한 담자이었음을 알았죠. 우리 가족을 지켜 주시고, 보호해 주시는 가장으로서의 아버지 모습을 꽃담장을 통해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빠는 너희를 사랑한다' 열 번 말하는 것보다 꽃을 통해 전하는 사랑이 더 절실하게 피부에 와 닿았던 시였습니다. 아이들에게 논술 자료로 활용할 때 그림을 그려 뜻이 비슷한 시어끼리 묶어 보면 시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집을 그리고 울타리를 그리고 담장 밖으로는 찾아오는 손님과 닦친 시련 두 가지를 그립니다. 집은 보호받는 대상인 나입니다. 울타리는 담장이 된 꽃들의 이름을 적습니다. 결국 이 울타리. 즉 꽃담장이 아버지의 사랑, 보호입니다. 찾아오는 손님은 아버지가 계실 때는 웃는 이웃, 꽃바람, 강아지이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다음에는 매서운 바람이 됩니다. 즉 우리 집에 닦친 시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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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원에서 나온 동시집들은 참 예쁩니다. 책은 읽어보지 않고 표지만 들여다봐도 기분이 좋아지곤 합니다. '분홍양말 신은 새'도, '신발코 안에는 새앙쥐가 산다'도 '아빠 자전거에 우리 동네를 태우고'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이혜영 님의 '연두빛 나라'라는 동시집도 그렇더군요. 저는 이 동시집을 선물 받아 읽게 되었는데, 깔끔한 디자인에 상큼한 제목부터가 우울해 있던 제 기분을
바꿔놓았답니다.
물론 이 동시집이 좋았던 건 표지나 제목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이혜영님의 동시들은 관념적이거나 어렵지 않아 좋습니다. 일상에서 찾아낸 다양한 소재들, 파란 손수건도 성냥개비도, 에어컨도, 김치도 모두 시가 됩니다. 아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일상의 모든 것들, 그렇다고 시가 유치하다거나 식상하지 않답니다. 어쩜 그렇게 따뜻하고 상큼하게 다가와 읽는 이의 마음을 흔들어놓는지 모르겠어요.
누군가에게 동시집 한 권 선물하고 싶다면 저는 이 시집을 권하고 싶어요. 마음이 맑아지는 연두빛 세상 속에 정신을 푹 헹구고 나면 아이가 아니어도 즐겁답니다. [인상깊은구절] 오월의 숲 연둣빛 커튼 내렸다./나뭇가지 사이로/산 아래 마을 내려다보던/숲이//-무슨 일일까?//햇빛과 바람만 들여놓고/소곤, 소곤댄다./나무는 나무끼리/산새는 산새끼리//-아하,/ 내가 가끔/ 커튼을 내리고/ 가슴 속 이야기/귀 기울일 때처럼.//그럴거야. /숲은 지금/ 제 가슴을 키우고 있는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