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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인도 여행에 관한 기행서를 참으로 많이 읽어봤다. 그 중 후지와라 신야의 '인도방랑'처럼 시적 아름다움의 최정점에 이른 예술에서부터, 저자의 다소 가공된 감상이 들어간 우화 같은 글, 그리고 각자의 관심사와 개성에 따라 다르게 펼쳐지는 다양한 인도의 모습들을 책이라는 액자를 통해 보았다. '슬픈 인도'는 저자 이지상의 개성만큼, 솔직하고 정직하며 꾸밈이 없는 글이다. 그러나 그 가공되지 않은, 소박한 정서 안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는 감동과 깨달음이 있다. 인도는 꾸며지고 인위적인 문명 사회에 길들여진 우리에게, 때로는 끔찍한 불결함으로, 말로 다 할 수 없는 충격으로, 이해되지 않는 본능과 의외성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매스컴에서 다뤄지듯이 비극적이고 참담한 사건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인도에서 그 어떤 것을 흘낏 본 이들은 위험을 감수하고서도 자꾸만 자꾸만 인도를 가게 된다. 90년대 중반에 우리 사회에 인도 바람이 불기도 전에 이 책의 저자는 인도 여행을 시작했으며, 그 당시만 해도 정말 낯설고 신기한 땅에 대한 견문과 감상이 잘 드러나 있다. 슬퍼서 아프고, 있는 그대로를 감추지 않기에 부끄럽기도 하며, 이러한 모습을 천연덕스레 인정하기에 자연과 닮은 인도인들의 모습...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다시는 돌아가지 못하는 과거인 거 같아 슬프다. 지구상에 이런 땅이 존재했고, 누군가는 그 숨결을 함께 느껴봤으며, 그 기록을 이렇게 간접적으로밖에 읽을 수 없음에 참으로 안타까워지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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