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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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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처음 보는 작가(그런 사람이 이 사람만은 아니지만)고 책이 재미있게 보이지 않았지만 그냥 보고 싶었다. 무슨 말 하는지 잘 모르면 보다 말자 하는 마음이었다. 이렇게 쓰는 건 끝까지 봤다는 말이다. 끝까지 봐도 할 말이 떠오르지 않을 때도 있지만. 처음 생각한 대로 이 책 그렇게 재미있지 않다. 그런데도 끝까지 보다니 신기하다. 못 알아듣는 말은 없지만 기억에 남는 것도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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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처음 보는 작가(그런 사람이 이 사람만은 아니지만)고 책이 재미있게 보이지 않았지만 그냥 보고 싶었다. 무슨 말 하는지 잘 모르면 보다 말자 하는 마음이었다. 이렇게 쓰는 건 끝까지 봤다는 말이다. 끝까지 봐도 할 말이 떠오르지 않을 때도 있지만. 처음 생각한 대로 이 책 그렇게 재미있지 않다. 그런데도 끝까지 보다니 신기하다. 못 알아듣는 말은 없지만 기억에 남는 것도 그리 많지 않다. 여기 나오는 사람 ‘나(W)’는 열두 살 때 자신이 자가면역성 간염이라는 것을 알고 그때부터 많은 약을 먹었다. 이야기 시작은 ‘나’가 자가면역성 간염 간경병증 식도정맥류로 피를 토하고 병원에 가는 거다.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는데 말을 참 담담하게 한다. 피를 토하는 일이 여러 번 되풀이 되어 검사를 받는다. 어렸을 때부터 가진 병이니 지금까지 산 것만도 대단하다. 이제 간이식을 생각해야 했다.


2

세상에는 어릴 때 병에 걸려 그게 낫지 않고 사는 사람도 있다. 어릴 때뿐 아니고 나이를 먹어서도 몸이 안 좋아지기도 하겠다. 소아암은 잘 하면 다 낫기도 한다. ‘나’는 병과 함께 살았다. ‘나’는 건강한 사람과는 다르다고 해야 할까. 이건 잘못 생각하는 거구나. ‘나’는 그저 몸이 안 좋을 뿐이지 보통사람과 다르지 않다. 아프지 않은 사람보다 돌아다닌 곳이 많은 것 같기도 하다. 그런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건 아니지만. 자가면역성 간염이라는 것을 안 게 열두 살 땐데, ‘나’ 엄마도 ‘나’가 열두 살 때 죽었다. ‘나’는 병원에 있을 때 지난 시간을 생각한다. 죽은 엄마, 죽은 여자친구. 병원에서는 시간이 잘 가지 않을 거다. 앞으로 일어날 일보다 지나간 일을 더 많이 생각할 수밖에 없겠지.


3

지난 시간에는 아버지 엄마, 여자친구 이야기가 나오지만, 지금은 딸이나 병원 사람(의사, 간호사) 환자가 나온다. 누군가 병원에 찾아온다고 하는데 그 말뿐이다. 혼잣말하는 것 같은 일기 같은 소설이다. 아픈 사람 삶이 어떤지 나는 잘 모른다. 내 삶도 즐겁지 않지만, ‘나’가 살아가는 것을 보는 건 조금 지루하다. 살아간다기보다 살아온 이야기라고 해야겠다. 어쩐지 내 삶도 마찬가지일 듯하다. 사람 삶은 좀 지루한 건지도. 덜 지루하려고 책을 보는 건데. 내가 지루하게 느꼈다고 해서 다른 사람도 나처럼 지루해할지 그건 모르겠다. 이 책 좋다고 한 사람도 있으니까.


4

누가 아픈 사람 이야기에는 곁에 있는 사람이 힘들어하는 모습도 나오는데, 그런 것이 보이지 않는다. ‘나’ 엄마가 일찍 죽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여기에서는 감정을 다 드러내지 않는다. 이렇게 쓸 수도 있겠지. 책소개에서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딸을 생각한다는 말을 보았는데, ‘나’는 엄마가 자신이 어릴 때 죽어서 힘들었다. ‘나’는 딸이 그런 일을 겪지 않기를 바랐다. ‘나’는 그냥 죽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더 살기 위해 장기이식 수술을 받는다. 장기를 기다리는 마음이 절실해 보이지 않는다. 병원에서 만난 어떤 사람은 암 때문에 수술을 할 수 없었다. ‘나’는 그 사람을 보고 자신은 수술할 수 있다 생각했을지도. 사는 게 괴롭다 해도 죽는 것보다 사는 게 더 나을지도. ‘나’는 수술을 받고 행복해하기도 했다. 바로 몸이 안 좋아져서 괴로웠지만. 장기이식을 한다고 해서 몸이 아주 좋아지는 건 아니다.


5

언제부터 장기이식을 해서 사람 목숨을 늘리게 됐을까. 누군가한테 장기를 주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다 한다. 한 사람이 죽는 걸로 여러 사람이 살기도 하니까. 사람이 죽으면 몸은 썩고 흙으로 돌아간다. 그게 자연스러운 건데 지금 의학은 장기 기증으로 다른 목숨을 살릴 수 있다면서 대단한 일로 만들었다. 어두운 곳에서는 장기를 사고팔기도 하는데. 장기이식에는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구나. 나쁜 점이 있다는 것을 안 건 얼마 되지 않았다. 보통사람은 그것을 알기 어렵다. 그런 이야기가 여기에 나오는 건 아니다. 장기이식을 하면 평생 면역억제제를 먹고 음식도 조심해서 먹어야 하고, 피부암에 걸리기도 쉽다고 한다. 이건 처음 알았다. 장기이식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게 좀더 나을까. 그런 나도 잘 모르겠다. 해도 자기 몸과 잘 안 맞을 수도 있으니까.

‘나’는 장기이식을 하고 한해가 지났다. 앞으로도 조심해서 살아야겠지. 산다는 건 뭘까. 여전히 잘 모르겠다. 그 답은 죽을 때 알까. 그렇다면 그냥 살아야 할지도. 죽음이 가까울 때 더 삶을 생각할 것 같기도 하다. 아니 죽음도 삶의 한 부분으로 여기면 나을지도. 그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6

삶을 사랑하기.



희선




☆―

우리 둘레 모든 이들이 여태 살아있는 것은 그야말로 기적이다. 그들 모두가 하마터면 벌써 죽었을 테니까 말이다. 거의 누구한테나 그런 사연 하나쯤 있고, 많은 이들은 실제로 자신이 지금 여기까지 살아남은 걸 커다란 행운으로 여긴다. 단 한 번만 찻길 위에서 왼쪽오른쪽을 살피지 않거나, 유리창을 닦을 때 조심하지 않거나, 차를 운전하다 잠시 눈을 감거가 해도 그걸로 끝일 수 있다. 가로수와 교각은 여기저기에 있으니까. (62쪽)


n***8 2015.09.05. 신고 공감 4 댓글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