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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철학이 있는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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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도 제목도 마음이 끌리는 책이었다. 식사하는 곳의 안과 창밖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배경 풍경을 담은 표지 그림은 그들의 삶과 이야기에 함께하고 싶게 한다. 개인적으로 음식에 대한 책을 좋아한다. 그림책에서부터 교양, 인문 서적, 영화까지도 음식을 다룬 경우에는 일단 열린 마음이 된다. 얼마 전에 아이들과  '식탁위의 세계사'를 읽으며 즐거웠는데 조금 아쉽던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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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도 제목도 마음이 끌리는 책이었다. 식사하는 곳의 안과 창밖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배경 풍경을 담은 표지 그림은 그들의 삶과 이야기에 함께하고 싶게 한다. 개인적으로 음식에 대한 책을 좋아한다. 그림책에서부터 교양, 인문 서적, 영화까지도 음식을 다룬 경우에는 일단 열린 마음이 된다. 얼마 전에 아이들과  '식탁위의 세계사'를 읽으며 즐거웠는데 조금 아쉽던 차에 이 책을 읽게 되어 기뻤다.

기대하며 펼쳐든 책, 그러나 내용은 기대 이상이었다.

철학은 모든 학문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일상의 부엌을 철학과 연결시키고, 철학적 해석을 적용하고, 다시 독자들의 이해를 위해 다각도로 분석해준다.

머리말에서 저자는 '이 책의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는 정신과 육체, 마음과 그리고 한마디로 영혼을 가진 완전한 주체로서 삶의 방법을 모색하자는 도전이다.(10쪽)'라고 밝힌다. '실용성을 지키기 위해 각 장의끝에 특별한 음식에 대한 생각을 레시피의 형태로 포함시켰다. 더 잘 생각하고 살고 먹는 게 내가 주장하는 것처럼 한꺼번에 생각할 수 있는 문제라면, 이 책은 서재나 침대맡, 거실은 물론 부엌에도 자리 잡을 수 있어야 한다.(11쪽)' 역시 한 번 읽고 덮는 책은 아니다.

각 챕터의 마지막은 레시피로 마무리하는데 '마르미타코'의 설명을 독서실에서 읽다가 우리집 냉장고의 상태를 가늠해보며 당장 부엌으로 달려가려 했었다.

 

'배려 있는 도살( 연민)'에서는 고난과 고통을 구분하도록 일깨워준다. 고통은 괴롭지만 고난은 그보다 훨씬 더 괴롭다는 것, 고난은 기억에 의존하며 인간은 고통보다 고난에 더 신경을 쓴다는 것.

야생동물들의 야생에서의 자유로운 삶이 더 이상 평화롭고 행복해 보이지만은 않게 되었다.

 

'포용력을 갖추자(모호함)'에서는 늘상 매체의 화두가 되고, 대화의 빠지지 않는 관심사이기도 한 프렌차이즈를 다룬다.

지난 주에 '음식 문맹'을 아이들과 읽고는 다큐멘터리 영화 '슈퍼 사이즈 미'의 주요장면을 보며 마무리 했었다. 콜라를 보면 같은 양의 각설탕을 떠올리는 것이 이제 자연스럽다.

'한편 음식에 대해 가장 흔하면서도 게으른 도덕적 체득법은 작은 지역 독립 상점과 음식점은 좋고 프랜차이즈는 나쁘다는 것이다. (112쪽)' 저자는 맹목적 이분법의 논리를 차분히 설명한다.

생각지 못한 새로운 발견을 마주하고 맥도날드를 좋아하고, 미국에 가면 인앤아웃을 찾으며 동시에 불안감과 죄책감을 느끼던 것에서 어느정도는 자유하게 된다.

물론 격렬히 프랜차이즈만이 옳다는 것은 아니다. 수용할 부분도 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침 뷔페에 저항하라(인격)'을 읽으며 철학자의 날카롭고 타협하지 않는 물음에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아이들과 남편과 발췌독을 하며 함께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저자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이 책을 이끄는 등대라고 밝힌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려 깊은 일상의 습관을 기름으로써 더 나은 사람이 되어 나은 삶을 산다고 보았다.(344쪽)'

마지막의 재료 목록에는 인터뷰, 참고도서, 인용된 영화를 실어서 특히, 영화는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줄을 치며 읽다 보니 거의 전체에 줄을 치게도 되니 난처했다.

곱씹으며 몇 번이고 다시 펼쳐 읽어보게 될 것이다.

이런 멋진 책을 쓴 저자에게 감탄과 존경을 표하게 된다.

 

 

k*******n 2015.05.26.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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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과 쿡방, 음식철학의 알파와 오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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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위해 먹는 사람이 있고 먹기 위해 사는 사람이 있다. 철학자는 어느 쪽에 해당할까? 영국의 대중철학자 줄리언 바지니의 음식철학은 이 두 부류의 사람 모두를 위한 것이다. 『철학이 있는 식탁』(이마, 2015)은 "먹는 법을 아는 게 사는 법을 아는 것이다"라는 오귀스트 에스코피에의 금언을 사색적으로 실천한다. 이 책은 철학자가 우리에게 들려줄 수 있는 먹는 법과 사는 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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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위해 먹는 사람이 있고 먹기 위해 사는 사람이 있다. 철학자는 어느 쪽에 해당할까? 영국의 대중철학자 줄리언 바지니의 음식철학은 이 두 부류의 사람 모두를 위한 것이다. 『철학이 있는 식탁』(이마, 2015)은 "먹는 법을 아는 게 사는 법을 아는 것이다"라는 오귀스트 에스코피에의 금언을 사색적으로 실천한다. 이 책은 철학자가 우리에게 들려줄 수 있는 먹는 법과 사는 법의 관계에 대한 가장 깊이 있는 성찰을 담고 있다. 2015년 올해의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음식에 얽힌 도덕과 윤리는 모호하고 복잡하다. 그러나 먹고사는 법에 대한 기존의 검증되지 않은 무수한 상식들을 다시금 점검하고 고칠 것은 고쳐야한다. 그 시작은 어떻게 먹을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먹지 않을 것인가를 정하는 일이다. 이것이 음식철학의 알파이자 오메가다.

 

"음식은 단순한 수단도, 궁극적인 삶 그 자체도 아니다. 그보다 필수적인 삶의 일부이며, 잘 살기 위해서는 음식을 맞는 자리에 놓아야 한다. 그럴 수 있다면 먹는 법을 아는 것이고, 또한 사는 법도 아는 것이다."(11쪽)

 

21세기는 음식 르네상스의 시대다. 지금 여기 대한민국에서는 '요리'가 빅 워드이고, '셰프'는 핫한 유행어가 되었다. 요리사란 말 대신에 셰프란 말이 대접을 받고, 요리하는 남자가 섹시한 남자로 선전된다. '먹방'이나 '쿡방'이라는 표현처럼 대중문화에서 요리는 그 자체로 화려한 공연이 되었다. 이제 우리는 텔레비전을 통해 조리와 접객이라는 "가장 복잡하고도 종합적인 공연예술"을 관람하고, 집밥을 만들면서 청각, 촉각, 시각이 음식을 만들고 맛보는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체감한다.
 

음식철학은 우선 건강을 위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명심해야 한다,"우리를 죽이는 건 음식이 아니라 식생활이다." 혹시 '제유지 식재료'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제철, 유기농, 지역주의라는 고귀한 가치를 만족시킨 식재료를 가리킨다. 이처럼 현대의 건강한 먹거리 담론은 유기농, 제철 및 지역주의의 삼각구도를 강조한다. 여기에 친환경성, 공정 무역, 동물 복지 등 한층 더 특화된 기준들도 포함시킬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기준들이 서로 충돌하는 경우가 잦다는 점이다. 가령 지역주의가 더 환경친화적인 것도 아니고, 유기농 식재료가 통상 농법으로 가꾼 작물보다 훨씬 영양이 풍부하거나 건강에 이롭다는 근거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유기농법은 식재료의 건강, 살아있는 생태계를 모방한 사육환경 조성, 공정함과 예방 원칙 준수을 4대 원칙으로 하지만 실제로는 다소 중구난방의 상황이다. 그리고 유기농법이 대규모 산업 농법과 마찬가지로 퇴색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아직도 유기농만 찾는 독자들이 있다면 충격을 받을지도 모른다.

 

다소 놀라운 점은 공정무역에 대한 저자의 입장이다. 일단 공정무역에 대해서 호의적이지만 그 정식 인증 제도에 대해선 보류적이다. 그리고 공정무역 인증제가 '공정한 무역'에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고 지적한다. 잘 알다시피 공정무역의 기본적인 도덕적 원칙은 "다른 인간의 필요를 구실 삼아 일을 시키고는 가능한 적게 돈을 주며 착취하는 건 도덕적으로 잘못된 것이다"라는 판단이다.

​

이 책은 좋은 먹거리 프로젝트에 빠지지 않는 슬로푸드, 식재료 이동 거리, 탄소 발자국과 더불어 바로 자신의 뒷마당 텃밭에서 재배한 채소들과 채식주의에 대한 담론에 대해서도 논하고 있다. 수박이나 복숭아, 참외, 자두 등이 어린 시절 먹었던 것에 비해 한없이 맛이 떨어진다고 느낀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것은 아닐 것이다. 놀라지 마시라, 이는 합성비료와 살충제를 쓰는 현대 농법이 맛이 아닌 수확량을 위한 미세 조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진보적 인사들이 비판하는 전통적인 혼합농장, 슈퍼마켓의 지배, 패스트푸드 네이션과 유전자조작작물(GMO)에 대한 저자의 시각도 흥미롭다.  

 

페란 아드리아, 헤스턴 블루멘탈, 토머스 켈러, 해럴드 맥기. 이들이 현재 세계 일류라 불리는 셰프계의 사대천왕이다. 이들은 세인들에게 "좋은 음식은 초월이 아닌 내재의 미학을 지닌다."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워준다. 나는 이런 셰프들의 발바닥도 못 따라가지만 그래도 나름 요리에 재능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 '간무변가' 요리 덕분이다. 즉 '간단하지만 무한정 변형이 가능한 요리'를 말한다. 경상도의 갱시기와 이탈리아의 파스타가 대표적이다. 갱시기는 떡국, 김칫국, 콩나물국의 통섭물이다. 파스타는 하나만 제대로 만들 줄 알면 100가지 파스타를 만들어낼 수 있다. 흥미롭게도 각 장 말미에 특별한 음식의 레시피가 나오는데, 따라해 보고 싶은 마음은 그리 들지 않는다. 

​

 

 

z***a 2015.06.0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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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 철학이 있는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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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있는 식탁>, 먹는다는 것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행위이다. 그래서일까? 철학과 먹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만난다는 것은 생각보다 더 흥미로웠고, 또 한편으로는 너무나 1차원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먹는다는 것에 철학이 합쳐지니 조금은 어렵게 다가오기도 했다. 가끔은 그냥 맛있는 것을, 특히나 아침 뷔페 같은 것, 그냥 맛있게 먹으면 안돼? 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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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있는 식탁>, 먹는다는 것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행위이다. 그래서일까? 철학과 먹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만난다는 것은 생각보다 더 흥미로웠고, 또 한편으로는 너무나 1차원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먹는다는 것에 철학이 합쳐지니 조금은 어렵게 다가오기도 했다. 가끔은 그냥 맛있는 것을, 특히나 아침 뷔페 같은 것, 그냥 맛있게 먹으면 안돼? 라며 투정을 부리고 싶기도 했다. 물론 어려운 내용도 있었고, 아무래도 동양문화에서 성장한지라 조금은 딴 나라 이야기 같은 것도 솔직히 있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살펴보자면 내가 알지 못했던 많은 것들과 생각할 거리를 풍부하게 접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물론 상당히 유연한 방식의 레시피도 기억에 남는다.

모임, 준비, 먹지 않기, 먹기라는 4개의 파트로 이루어져 있는데, 음식에 대한 토론을 하다 ‘먹지 않는 것’도 그 선택 중에 하나라는 식의 주장을 본 기억이 있다. 아쉽게도 그 다음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는데, 그래서 이 책을 통해 대리만족을 얻기도 했다. 물론 육식을 워낙 즐기다 보니 ‘육식담론’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동물복지주의와 함께 이 논의가 진행되는데, 내가 갖고 있는 고정관념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나부터가 동물이 성장하기 좋은 환경이라면 자연이나 아니면 방목되어 있는 형태를 떠올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약육강식의 논리가 살아있는 자연, 사육으로 인한 고통 혹은 좋은 농장에서 쾌적하게 살아가는 동물을 대비해서 생각해보면 또 후자 쪽에 손을 들 수 밖에 없어진다. 심지어 들판의 소떼들이 봄이 왔다고 즐거워하는 것은 몇 십 분에 불가하다라는 농장주의 말은 너무나 인간의 눈으로 동물을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거기다 유기 농법 혹은 전통 농법과 현대 산업농법, 독립상점과 프랜차이즈처럼 자칫하면 한쪽으로 기울기 쉬운 주제에서도 균형을 잡고 논의를 펼쳐나가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때로는 내가 얼마나 편협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지를 되돌아볼 수 있었고, 또 그런 편협함으로 폄하하던 것들의 가치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래서일까? 세상은 도덕적으로 혼란스러운 장소라는 말이 참 마음에 와 닿았다. 그래서 어쩌면 더욱 철학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그러한 혼란스러움 속에서 휩쓸리지 않고 적어도 나의 생각을 가다듬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일 테니 말이다.

 

a******e 2015.06.0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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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있는 식탁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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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철학자의 글이어서 그런지 아니면 칼럼니스트인데다, 특히 이 사람이 철학 계간지의 책임 편집자여서인지 밑줄 그을 만한 문장이 많다. 편집자들이란 온갖 미려한 글부터 괴발개발의 글까지 다 읽어내는 사람이니 말이다. 내가 책에 밑줄을 긋는 행위는 여러 의미다. 너무 탁월해서, 혹은 어이가 없어서, 혹은 표절하지 말자 싶어서다. 나한테는 퍽이나 능동적 독서 방법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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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철학자의 글이어서 그런지 아니면 칼럼니스트인데다, 특히 이 사람이 철학 계간지의 책임 편집자여서인지 밑줄 그을 만한 문장이 많다. 편집자들이란 온갖 미려한 글부터 괴발개발의 글까지 다 읽어내는 사람이니 말이다.

내가 책에 밑줄을 긋는 행위는 여러 의미다. 너무 탁월해서, 혹은 어이가 없어서, 혹은 표절하지 말자 싶어서다. 나한테는 퍽이나 능동적 독서 방법이기 때문에 책을 빌려 읽을 수가 없다. 빌린 책에 밑줄을 그을 수는 없으니 말이다. 그런데 철학책에 줄을 긋는 다는 건 뭘까?

 

그건 진짜 웬만하면 고개를 끄덕일 수 있어서다. 고도의 명제 싸움의 달인들 앞에서 (고작해야 귀납적 방식으로 공부를 해 나가는 일개 사회학도가) 무슨 반항을 하겠는가. 인문학의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철학의 지위가 ‘취직 못 시키는 학과’로 전락되어 폐과 대상의 영순위인 나라에서 고군분투의 철학자들에게 존경을! 그런데 또 재밌는 일은 철학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문화센터 철학자).
여튼 요지경 대한민국에서 먹고 입고 쓰는 (심지어 이제 물까지 백화점서 사먹자고 하는 반문명주의자들까지ㅡㅡ;) 일로 글을 쓰서 밥을 버는 자들은 넘쳐난다. 나도 그 부류인데도(자기부정?) 그 현상은 아니꼬울 때도 생기기 마련.

 

6. <철학이 있는 식탁>에서 저자는 철학의 근본 질문, ‘쾌락’에 대해 특히 먹는다는 행위의 근본적 쾌락에 대해 이렇게 말을 전한다. 이 말이 묘한 위로와 면죄부가 되었달까. 어릴 때부터 먹는 일에 대해서 상당한 죄의식을 갖고 살았었다. 이 얘긴 차차 풀어낼 일이 있을 것 같고.

 

여튼 밑줄 몇 줄 그어보자면..

 

‘먹는 법을 아는 건 잘 사는 법에 대한 현실적 요소를 생각할 줄 안다는 것인데, 이는 결국 평범한 말로 옮기자면 윤리학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 따라서 논리만으로 삶의 공식을 얻을 수는 없지만, 거짓과 모순을 알아차릴 수 있는 논리적 준엄함을 갖춰야 한다. 또한 판단의 역할을 인정하고, 좋은 삶의 알고리즘이란 존재하지 않으므로 잘 사용할 수 있는 법도 배워야 한다. 그리고 생활의 정석을 단순히 받아들이지 말고, 확인하고 뜯어보아야 한다.’

 

‘먹는 법을 아는 건 우리의 식사 선택이 미치는 영향과 그 책임을 받아들어야 함을 이해해야 하는 것’ 이며 ‘먹는 법을 아는 건 오직 다음 쾌락만을 좇는 향락주의자가 되는 것도, 육체적이고 인간적인 속성을 외면하는 금욕주의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우리에겐 쾌락을 중요하게 여길 권리가 있다. 삶은 짧으며, 우리 모두는 언젠가 흙으로 돌아간다.

 

 

삶이 내미는 진짜 괘락의 순간을 음미하는 건 우주가 무턱대고 자신도 모르게 내민 선물을 기품있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동시에 육체 - 영혼적 개체로서 우리는 괘락 이상의 것에 가치를 분명히 두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의 향락주의가 부분적으로 또한 계몽된 상태로 개입해 쾌락이 진실, 사랑, 이해와 창조력 등 가치를 두는 개념이 대가가 아닌, 결과로 찾아올 수 있어야 한다. ’

 

 

저자 줄리언 바지니는 이 책의 목적이 ‘명령’이 아니라 식탁의 미덕을 추구해 보자는 의도였음을 재차 강조한다. 미덕이란 무엇인가? 윤리란 무엇인가?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 이런 돈도 안 되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철학이니만큼 저자는 식탁의 미덕은 결국 삶의 복잡한 네트워크와의 연결성이고 그 네트워크가 풍부할수록 음식에서 얻는 만족감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네트워크는 강렬한 자기중심성을 지향할 때 박살이 난다. 연결을 통한 확장성이 중요한 네트워크가 가장 매력적인 것은 그 평등이다. 네트워크를 독점하려는 자, 특히 소위 이 ‘음식 판’에서 종종 목격을 하곤 한다. 쾌락이냐 윤리냐, 이 근본적인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면서 적어도 먹는 일에 쾌락과 윤리의 통합을 지향하려는 노력, 그 노력을 ‘전문가’를 참칭하는 자들에게서 보기가 힘들다. 오! 가련한 한국의 음식(판)이여!

 

한쪽은 쾌락만을 한쪽에서는 윤리만을 강조하느라 서로 공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굶고 있고, 또 누군가는 밭을 갈아엎는 세상이다.

그렇다면 정은정,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역시나 나도 할 말은 없는 사람이고 말이다. 그저 밑줄 긋는 변방의 서생일 뿐. 다만 나는 그 ‘변방성’을 일찌감치 생래적으로 깨닫고 있다는 점에서 다행이라 해얄지 슬프다고 해얄지.

 

 

7. 자 어쨌든 다시 이용재. 이 책의 번역자이면서 <외식의 품격> 저자. 출판사에서 의뢰를 하는 전문 번역가가 아닌 이상, 스스로 번역을 했다면 그 책을 선취하는 것 자체에 많은 의미가 담겨져 있을 것이다. 한국만큼 번역에 가치를 두지 않는 나라가 또 어디있을까.

 

여하튼 이용재가 이 저작에서 많은 감화를 받았다는 것은 <외식의 품격>에서도 그리고 그의 여러 글(발언)에서도 느껴진다. 즉 자기화 시킨 것인데 건축을 전공하고 여러 음식을 섭렵(주로 양식이지만)하고 난 다음의 까실까실한 그의 말(글)을 살펴보려니 <찰학이 있는 식탁>을 먼저 살펴봐야 했다. 참 지난한 서평이다. 게다가 빨리 도서관에 반납도 해야 하는데. 사서 볼까 말까에서 그냥 말자로 결론을 내린 터여서 그렇다.

 

 

-이어서
-<철학이 있는 식탁> 줄리언 바지니 지음, 이마출판사(2015)
-<외식의 품격> 이용재 지음, 오브제 출판사(2013)

a****6 2016.03.09.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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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있는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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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는 요리할때 어떤 생각을 할까라는 궁금증을 가진 사람들이라면이책을 권한다. 그러나 단순하게 생각하고 책을 펼친다면 후회할지도또는 놀랄지도 모른다. 나는 전자와 후자 둘 다 느꼈다.의외의 깊이와 색다른 발상에 생각해 볼 여지를 준다는 점에 놀라고잠시 딴 생각하면 한번 읽었던 페이지를 다시 읽어야 이해되고,그런 반복과 어려운 용어 사이에서 지루해진다는 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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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는 요리할때 어떤 생각을 할까라는 궁금증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이책을 권한다. 그러나 단순하게 생각하고 책을 펼친다면 후회할지도
또는 놀랄지도 모른다. 나는 전자와 후자 둘 다 느꼈다.
의외의 깊이와 색다른 발상에 생각해 볼 여지를 준다는 점에 놀라고
잠시 딴 생각하면 한번 읽었던 페이지를 다시 읽어야 이해되고,
그런 반복과 어려운 용어 사이에서 지루해진다는 점에 후회했다.


하지만 분명 그런 고비를 넘어서 마지막 책장을 덮을때면 '잘 읽었다'라는 여운을 준다.
먹는다는 것이 생존이상의 의미가 된지 오래이다.
음식에 대한 관심이 지대해지는 요즘 TV, 인터넷 등에서는 '먹방'(먹는방송)이 유행이다.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어야 맛있고 어디가 맛있는 곳인지의 정보가 넘쳐나고
이 먹방은 하나의 트랜드가 되어 최근 음식 관련 드라마가 인기리에 끝을 맽었다.
그러한 요즘의 세태에 힘입어 이 책을 선택했었다.
아니 조금은 더 음식에 대한 고차원적인-뭔가 차별된-생각을 할 수 있을까라는 기대도 했었다.
적어도 그 기대에는 부응하는 책이었던 것 같다.
유기농에 대한 생각을 깨고 굳이 유기농을 고집할 필요가 없겠다라고 느꼈고
내가 먹는 것에 대해 제값을 치루고 먹는 지도 생각해볼 여지가 있었다.
공정무역에 대한 이야기이다.
실제로 커피로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다국적 커피기업들은 그 점을 내세우며
비싼 값을 매긴다. 특히 한국에서는 더욱더!
하지만 점심식사후 비싼 커피를 들고 회사앞을 활보하는 사람들은
과연 그런 것에 얼마나 관심이 있을지.


또한 감명깊었던 것은 요리도 예술이다라고 진지하게 말하는 부분이다.
요리는 오감을 다 사용한다. 미각, 후각, 촉각, 시각, 청각 그리고 생각까지.
고차원적인 창의활동이라는 것에 깊이 동감한다.
요리를 하든 맛보든 모든 요리활동은 격조있는 오페라 보다 급이 낮지 않음을.
배를 채우는 것은 동물이고 맛을 즐기는 것이 사람이다.
우리는 배를 채우려 요리 하거나 맛보는 것이 아니라 맛을 '즐기고' 싶어서 음식을 먹는다.
물론 이중적인 목적일 경우가 더 많다.
한끼 떼우는 의미만으로 음식을 먹는 것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
우리에게는 음식을 맛볼 미각이 있음을 감사해야 할 것이다.

 

 

y****p 2015.06.0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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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안에 담긴 수 많은 의미들, 철학이 있는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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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언제부터인가 TV를 켜면 음식에 관한 프로그램을 쉬이 만나볼 수 있게 된다. 음식을 맛보는 프로그램에서부터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형태 등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은 우리의 눈과 귀를 자극시키고 어느 새 멍하니 몰입해서 화면 안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보노라면, 이른바 ‘푸드 포르노
"식탁 안에 담긴 수 많은 의미들, 철학이 있는 식탁" 내용보기

아르's Review

 

  

 

 언제부터인가 TV를 켜면 음식에 관한 프로그램을 쉬이 만나볼 수 있게 된다. 음식을 맛보는 프로그램에서부터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형태 등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은 우리의 눈과 귀를 자극시키고 어느 새 멍하니 몰입해서 화면 안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보노라면, 이른바 ‘푸드 포르노’라고 까지 말하는 현상 속에 푹 빠져 있다는 것을 너무도 쉬이 알 수 있다.

 인간이 살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의, 식, 주의 食은 어느 새 기본적인 의미를 넘어서 더 좋은 것, 더 맛있는 것들을 찾아 다니는 사람들의 욕망이 담긴 요소로 변모되고 나타나고 있다. 그러니까 현재의 우리는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한 食이 아닌 현재의 우리 앞에 있는 시간을 즐기기 위한 食을 하고 있는 것인데 이 <철학이 있는 식탁>에서는 오롯이 아름다움과 맛으로만 바라보고 있는 음식에 대해서 그 안에 담긴 수 많은 의미들과 물음을 던져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있다.

음식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려면 자연, 동물은 물론 우리 인간끼리 관계, 그리고 정신과 육체의 통합 또한 감안해야 한다. 더군다나 철학적으로 생각하다 보면 뜬구름을 잡기 십상이지만, 음식은 우리의 현실 감각을 지켜준다. 먹고 마셔야 하는 필요보다 더 기본적인 건 없으니, 음식과 철학을 한데 아우르더라도 “철학을 하더라도 사람이 되어라” 라는 데이비드 흄의 충고를 잊을 위험이 없다. –본문

 유기농으로 재배된 채소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동물의 권리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는 것은 근래에 들어서나 고민했던 것들이 아닐까. 이전에는 그저 먹고 배를 불리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이제는 우리가 먹는 것에 대해서 돌아보며 의문을 던지고 이전에는 고민해보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일 텐데 그저 저렴한 가격에 식 재료를 구입하는 것이 전부였다면 요즘은 과연 이렇게 저렴한 식 재료를 얻기 위해서는 과연 이 모든 것이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게 된 것인가, 에 대한 고민에도 빠져보게 되며 공정무역이라는 이름의 것들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유기농 제품이라고 해서 우리는 그것만은 믿고서 먹을 수 있는 것일까? 치즈를 예를 들어 저자가 말해주는 이야기를 보노라면 채식주의자를 위한 치즈라고 한다손 치더라고 이 안에는 동물 응유효소의 일부분만 제외된 것으로 실상 동물 자체에 대한 복지는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전해주고 있다. 그러니까 채식주의 협회 인증을 받은 제품이라던가 유기농 제품이라고 해서 기존의 제품들과 확연한 차이가 있다기 보다는 아주 일부분의 것들만 달라진 것을 의미하고 있으며 그것이 마치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는 듯이 소비자들에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실상의 의미를 들여다보면 그다지 다를 것도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이 신 노름을 해, 스스로 편하고자 죽여도 되는 불경한 생명과 그렇지 않은 생명을 가르는 선을 긋는 방식으로 도살을 완전히 반대하는 건 말이 안 된다. 심지어는 완전 채식가를 포함한 모두가 그러한 선을 긋는다. 하지만 제정신이라면 박테이라나 바이러스를 죽이는 데는 고민하지 않을 것이다. 거의 모든 인류는 병균을 옮기는 이를 기꺼이 죽일 것이다. 또한 거의 모든 이가 필요하다면 해충도 죽일 텐데, 대부분은 그저 덫을 놓는 정도를 선호할 것이다. –본문

 특히 <배려 있는 도살>이란 부분을 읽으면서 과연 ‘배려’있는 ‘도살’이라는 단어의 조합이 맞는 것인지에 대한 계속된 물음을 가질 수 밖에 없었는데 어떠한 생명을 거둬들이는 것을, 인간의 필요에 의해서 행해지는 것이라면 그리고 그것이 해충박멸과 식재료를 위해 거둬들이는 것의 차이는 무엇에 있는지에 대한 질문과 함께 도살을 하는데 있어서 동물이 느끼게 되는 고통과 고난에 대해 바라보게 한다. 매 순간 삶과 죽음의 경계에 살아야 하는 아프리카 초원 위를 누비는 얼룩말이 행복한 것인지, 사육장 안에서 살고 있는, 너무도 편안하게 살고 있는 얼룩말이 행복한 것인지에 대한 그들의 비교를 객관적으로 할 수는 없겠지만 좋은 농장에서 태어난 동물의 삶과 야생의 파란만장함 속에서 살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과연 무엇이 더 나은 것인가, 에 대한 대답을 고민에 빠지게 된다.

 돼지 도살을 전문으로 하는 공장의 풍경을 보며 동물을 고기로 만드는 현장이 실은 끔찍하기 그지 없는 순간이지만 마치 이 모든 것이 한 순간의 꿈처럼 사그라드는 것은 인간의 배려가 동물에게 할 수 있는 마지막의 배려 때문일 것이다.

 도살에 대한 순간을 넘어 한 생명의 죽음은 고스란히 인간에게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쓰레기로 변모되어 가는 것을 보며 씁쓸함만이 전해지게 된다. 그저 테이블 위의 한 접시의 음식을 넘어 그 음식이 현재의 자리에 오기까지, 그리고 다시 사라지기까지의 그 과정 속의 하나하나를 바라보면 과연 그 동안 음식이라는 것을 그저 먹는 행위로만 바라보았던 모습에 고개를 숙이게 된다.

 쉽지 않은 책이었지만 읽는 내내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고민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이전에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것들을 마주하면서 과연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내 식탁 위에 오른 것들은 오롯이 나의 것이라 생각했고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믿었던 나에게 있어서 과연 그것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지에 대해 되뇌게 하는 시간이었다.

 

 

 

아르's 추천목록

 

식탁의 기쁨 / 애덤 고프닉저


 

 

독서 기간 : 2015.06.05~06.08

​

by 아르

 

p********1 2015.06.09.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미식을 향한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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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은 쿡방의 해였다. 먹방에서 시작된 음식 열풍은 쿡방으로 이어져서 요섹남, 스타셰프 등의 말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요리 프로그램을 워낙 좋아했던 터라 올리브 TV가 항상 선호 채널이었는데 <마스터 셰프 코리아>를 기다렸었는데 더 이상은 그럴 필요도 없었다. 24시간 중 언제고 어느 채널을 틀어도 요리하는 장면들이 쏟아졌다. 요리를 하고 음식을 먹는 일이야 생사와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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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은 쿡방의 해였다. 먹방에서 시작된 음식 열풍은 쿡방으로 이어져서 요섹남, 스타셰프 등의 말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요리 프로그램을 워낙 좋아했던 터라 올리브 TV가 항상 선호 채널이었는데 <마스터 셰프 코리아>를 기다렸었는데 더 이상은 그럴 필요도 없었다. 24시간 중 언제고 어느 채널을 틀어도 요리하는 장면들이 쏟아졌다. 요리를 하고 음식을 먹는 일이야 생사와 관련된 일이므로 사람들의 관심이 꺼질 수는 없겠다 싶었지만 다음 관심은 어디로 갈지 궁금했다. 기회가 생겨 한 셰프 분을 만나 음식에 관한 진지한 이야기도 들었다. 미식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나라에 탐식 문화가 생기는 게 우려된다는 이야기였다. 동의했다. 한 끼라도 좋은 사람과 맛있게 먹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남들이 다 가본 유명 레스토랑에 가보는 것이, 남들이 다 맛있다고 하는 음식을 어떻게든 먹어보는 것에 사람들이 집착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어떻게 더 잘 먹을 것인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맛있는 것도 좋아하고, 맛있는 걸 먹는 건 더 좋아하고, 맛있는 걸 좋은 사람과 먹는 건 더없이 좋아하므로, 그 좋은 것들을 어떻게 잘 누릴 수 있을지 생각했다. 그 과정에서 참 많은 음식에 관련된 책들을 읽었다.

 

음식은 텔레비전을 넘어 도서도 장악했다. 예전 같은 레시피 책이 아니라 음식에 대한, 식재료에 대한, 요리법에 대한 만화, 에세이, 인문서 등 다양한 책들이 있었으므로 나는 그저 잘 고르기만 하면 되었다. <저녁 같이 드실래요?> <오무라이스 잼잼> <식객> 이나 아베 야로의 만화책도 읽었고 황교익 씨나 박찬일 씨, 로산진의 에세이도 읽었고 돈가스, 파스타, 치킨 같은 특정 음식과 관련된 미시사도 읽었고, <미각의 역사>나 <음식의 언어> 혹은 마크 쿨란스키의 인문서도 읽었다. 읽다가 배가 고픈 적도 많았다. 모두가 재미있었다. 그리고 올해 마지막으로 읽은 음식 책이 이것이었다. (올해는 이게 마지막이라고 다짐했다.)

 

잘 먹는 것에 대한 고민, 그것은 음식에 대한 올바른 생각이 있어야 하겠다는 다짐에서 시작한 것이었다. 그러므로 이 책의 제목은 내가 음식에 관련된 책들을 보기 시작한 가장 첫 이유였다. (부제는 ‘먹고 마시고 사는 법에 대한 음식철학’이다.) 다들 어디의 어떤 음식이 핫하다고 하니까 가서 먹고 인증을 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우리가 먹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소비하는 것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잘 먹는 것이 되어야 했다. 이 책은 그런 고민의 지점을 하나하나 잘 생각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었다. 먹는 것은 단지 우리의 생활 습관이 아니라 사회적, 윤리적인 태도와 관련이 있는 일이고 더 나은 삶과도 관련이 있는 일이다. 한 끼 먹는 데에 뭐 그리 많은 걸 생각하느냐 할 수도 있는 문제이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우리는 한 끼 먹고 죽지는 않는다. 아주 많은 식사를 한다. 그러므로, 한번쯤은 더 잘 더 제대로 더 착하게 먹는 법을 고민해 봐도 좋은 것이다. 철학자의 고민으로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관련 종사자들을 만나 다양한 목소리와 의견을 들려주는 것도, 그리고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좋은 레시피를 소개해주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너무 많은 것이 들어가 있는 책은 다소 산만하기도 한 법인데 넘치지 않게 적절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소개하고 무엇보다 실천가능한 일들을 제안하기 때문에 버겁지 않다.

 

난 조금 더 잘 먹어볼 작정이다. 쿡방, 먹방에 지지 않고 내 나름의 미식을 만들어보려 한다. 그리고 아마 내년에도 음식 관련 책에는 조금 더 집착할 것같다. 사실 아직은 조금 배고프므로.

 

t********7 2015.12.3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추천]철학이 있는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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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있는 식탁 : 먹고 마시고 사는 법에 대한 음식철학 by 줄리언 바지니 ​ ​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배고픈 소크라테스도, 배부른 돼지도 될 수 있는 '충만'한 상태에 빠질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좋다고 생각하고 먹고 있는 음식이, 그렇게 비싼 돈을 들여 차려놓은 식탁이 철학적으로 보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을거라고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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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있는 식탁 : 먹고 마시고 사는 법에 대한 음식철학 by 줄리언 바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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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배고픈 소크라테스도, 배부른 돼지도 될 수 있는 '충만'한 상태에 빠질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좋다고 생각하고 먹고 있는 음식이, 그렇게 비싼 돈을 들여 차려놓은 식탁이 철학적으로 보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을거라고 아주 바람직하고 긍정적이며 심지어 들떠있었다. 먹고 마시는 법에 대한 음식철학이라는 부제에 입각한 기대였다. 읽으면서 깨달은 사실은 과연 내가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함과 내가 지금 잘먹고 있지 못한 것은 분명한데 앞으로 어떻게 먹어야 할 지를 판단할 수는 있을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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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시스는 자유롭고 의식적으로 따를 일상을 고르고 지금껏 따라 온 습관에 대해 생각한다는 개념이다. 계속해서 유지해야 하는지, 그리고 새로운 사실에 마음을 열고 환경을 바꿔 습관을 버리거나 바꿔야 하는지 정기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181쪽

습관이나 버릇이라는 맹목적이고 생각이 없었던 상태가 책을 읽기 전이라면, 책을 읽고 난 후는 '헥시스'의 상태로 가기 위한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습관처럼 하던 것들 중 첫번째, 유기농은 무조건 좋은 것이고 그래서 비싸다는 오해를 버렸다. 실은 유기농에 민감한 편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저자처럼 텃밭을 임대해 자급자족 하는 삶을 꿈꾸지도 않았다. 물론 [100마일 다이어트]책을 읽고 직접 기르는 것 까지는 무리지만 내가 거주하는 지역 반경 100마일 이내에서 생산하는 식재료를 이용하는 노력은 해봐야지 생각한건 사실이다. [철학이 있는 식탁]의 저자 줄리언 바지니는 나처럼 단순하게 사는 독자들을 위해 유기농법 뿐 아니라 지역사회 농작물만 고집하는것의 위험성도 경고한다. 건강한 식재료 하면 떠올리는 세가지, 제철-유기농-지역주의, 저자는 이를 제.유.지 음식이라고 표현한다. 제유지 음식은 얼핏보면 금전적인 부담이 따라서 그렇지 환경과 동물복지, 무엇보다 건강을 위해서 가장 합리적이라고 보이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았다. 특히 유기농에 대해 알게 된 사실, 유기농법이라고 농약과 비료를 쓰는 것이야 그렇다고 해도 가축을 기르는 농가에서는 동물에게 질병이 발생했을 때 '유기농'이란 타이틀을 잃을 위험성에 놓이는 것을 피하기 위해 제대로된 치료를 하지 않고 가축을 방치한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심지어 런던 보건대학원 교수 앨런 댄구어가 밝힌 것처럼 '유기농 식재료가 딱히 더 영양이 풍부하거나 건강에 이롭다는 근거가 없다'라는 문장을 읽으면서 씁쓸해졌다. 여전히 우리나라를 비롯 다른 국가에서도 유기농 식재료에 대한 신뢰는 결코 줄어들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감소했다고 하지만 체감지수는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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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성은 지뢰밭이며 문제에 대해 깊이, 그리고 많이 생각하더라도 틀릴 수 있다. 하지만 아무것도 바꾸지 않거나 최선을 다하는 것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로부터는 벗어날 수 없다. 나는 최선을 기울이면 충분한 것이라 생각한다. 93쪽

책을 읽으면서 초반에 들었던 생각 중 또다른 하나는 '육식의 절제'나아가 채식주의가 되어보는건 어떨까 싶은 거였다. 고통받고 있는 동물들과 그 동물들을 기르기 위해 환경에 반하면서 까지 생산하는 비료등 문제는 셀수없이 많았다. 하지만 육식을 금하는 방법으로 그런 문제가 해결될거라고 생각하면 안된다는 거였다. 자연사의 반대쪽이 반드시 섭취를 위한 도살은 아니라는 의미다. 공정무역에 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데 커피와 열대과일을 예로들자면 제대로된 보수나 처우를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에 의해 우리가 '저렴'하게 먹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알면서도 먹는, 그러면서 값이 오르기를 바라지 않는 이기심을 모른척 했는데 혹시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사회구조에 의한 것이며 그들을 위해 사먹지 않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6장을 꼭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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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확실히 식탁의 미덕을 추구하는 사람이지, 그에 대한 명령을 내리는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음식이 영향을 미치는 크고 피할 수 없는 부분을 간과한다면 육체-영혼적 존재의 삶이 비참할 정도로 불완전할 것임은 확실히 안다. 347쪽

초반에 적었던 것처럼 이 책은 그동안 알고 있었던 혹은 너무 몰라 맹목적이었던 우리의 식탁이 안고있는 문제들을 하나하나 끄집어 내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려준다. 그것이 괴롭고 지나쳐서 굶으라는 건가 싶은 때가 오면 이번에는 '단식'에 대한 철학적인 이론을 들어 그런 극단적인 방법도 옳지 않다고 말한다. 헥시스. 이 책의 핵심을 나는 이것으로 보았다. 잘못된 것이 있으면 고치면 된다. 지금껏 틀리지 않았다고 믿었던 것이었어도 그 방식이 옳지 않았다면 차근차근 노력해야한다. 전체적으로 '경고'에 가까운 글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긴 하지만 궁극적인 목적인 풍요로운 식사를 위한 윤리와 태도, 소소하게는 기기사용과 요리를 하다 실패했을 때 결코 좌절해서는 안되는 이유등 [철학이 있는 식탁]이라는 타이틀에 꼭 맞는 내용이 담겨있으므로 내 리뷰를 읽고 겁먹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저 제대로 '맛'을 느끼기 위한 준비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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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구절

기계가 평균 수준, 아니면 대다수보다도 나은 선택일 수 있지만 여전히 최고에는 인간의 솜씨와 창의력, 열정이 필요하다.

167쪽

작거나 얼핏 보기에 사소한 행동에 주위를 기울이면, 그보다 크고 더 중요한 요소인 인격이 뒤에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종종 알 수 있다. 209쪽

 

YES마니아 : 로얄 i********g 2015.06.1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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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철학이 있는 식탁 : 먹고 마시고 사는 법에 대한 음식철학
"[서평] 철학이 있는 식탁 : 먹고 마시고 사는 법에 대한 음식철학" 내용보기
음식에도 철학이 있어야 한다니. 저자는 어떤 철학을 이야기하고 있을까라며 읽다보니 상당히 추천할만한 책인 것이다. 우리는 매일 식탁에 오르내리는 음식에 대해서 얼마나 많이 알고 있을까? 식재료의 원산지는 어떤지 구입을 할 때 알 수 있지만 가공품은 그 이면에 어떤 원리들이 숨어있는지는 잘 모른다. 하나의 식재료만 하더라도 재배지에 따라 각각 맛이 다르거니와 명칭이나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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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도 철학이 있어야 한다니. 저자는 어떤 철학을 이야기하고 있을까라며 읽다보니 상당히 추천할만한 책인 것이다. 우리는 매일 식탁에 오르내리는 음식에 대해서 얼마나 많이 알고 있을까? 식재료의 원산지는 어떤지 구입을 할 때 알 수 있지만 가공품은 그 이면에 어떤 원리들이 숨어있는지는 잘 모른다. 하나의 식재료만 하더라도 재배지에 따라 각각 맛이 다르거니와 명칭이나 유래도 각각 다르다.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이 책은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정보들로 가득차 있다. 겉으로보면 굉장히 범접하기 어려울 것 같지만 저자가 실제로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썼기 때문에 흥미를 가지고 읽을 수 있다.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결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을 먹든 이제는 대기업들이 식품에 대거 진출한만큼 제대로 알고 따져가면서 먹어야 할 것 같다. 각 장마다 설명이 꼭 들어가 있는데 서양 위주로 되어 있긴 하지만 음식에 대한 상식을 늘릴 수 있을만한 내용들이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포용력을 갖추자'인데 여기선 맥OO드라는 대표적인 프랜차이즈를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그 안에 들어간 식재료들이 과연 정직한 것들만을 썼을까라는 점이다. 유기농으로 하기엔 비용과 공급을 맞출 수 없을 것이고, 이를 소비하기 위해선 값싼 식재료가 들어갔을 수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아무 생각없이 내 마음이 가는대로 사서 먹으면 되겠거니 했지만 읽을수록 생각이 달라진다. 이러니 믿고 먹을만한 곳이 줄어드는 지도 모르겠다. 이 책이 가진 장점은 독자들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할 꺼리들을 제공해준다는 데 있다. 저자가 던지는 물음 앞에 사람들과 토론을 할 수 있으며 전체적인 큰 그림을 놓고 음식을 바라보게 한다. 우리는 마트에 가면 편리하게 식재료를 사거나 이미 가공된 제품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근데 제대로 된 철학을 갖고 있지 않으면 주어진대로 당할 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먹는 음식들은 생명 유지와 건강을 위해서 필수불가결할만큼 중요하다. 음식을 믿고 먹을 수 있는 사회가 경제적인 이득을 위해 돌아간다면 대량생산과 소비, 낭비라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면서 더 질 낮은 식재료가 난무할 수 밖에 없다.


한 번 읽고 그칠 책은 절대 아니다. 음식을 인문학적으로 접근한 다른 책들도 여러 권 읽었지만 이 책은 한 층 더 깊게 파고들어서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정보들을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식탁 위에 먹고 마시는 사는 법에 다 철학이 있다고 저자는 주장하는데 우리가 많이 알면 알수록 좀 더 현명하게 대처하고 건강한 식재료를 구입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디. 곱씹어서 생각할 여지를 남기는 책이라서 앞으로도 생각날 때마다 두고두고 읽을 것 같다.

c******d 2015.06.0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