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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도 이 책에 대한 리뷰를 많이 접했다. 왜 이 책에 대한 상찬이 넘쳐나는지는 모르겠다. 물론 그렇다고 악플을 쓰려는 것은 아니다. 읽을 만하긴 한데, 기분 좋은 긴장은 체험하지 못했다.
재밌고, 쉽게 읽히기는 하나.... 김경이 어떤 각도로 세상을 읽고 느끼는 지는 너무 쉽게 잡히고, 그것은 패션지 기자라는 그녀의 생업에서 연상할 수 있는 철학과 포즈와 취향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는다.
즐거운 익숙함을 찾는다면 읽어라! 문화 현상에 대해, 삶에 대해, 섹스에 대해, 사랑에 대해.... 어떤 포즈를 취하는 것이 트렌디한가(쉽게 말해, 있어보이는가)를 알고 싶다고 해도 읽어라! 딱 그 정도..... 딱 거기까지다.
물론 이렇게 말한다면, 혹자는 한낱 책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게 아니냐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 당신이 여태껏 '한낱 책' 밖에 읽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좋은 책만 읽기에도 인생이 짧다. 좋은 책을 모른다면, 갖고 있는 가장 좋은 책을 한번 더 읽어도 좋다. |
| 뷰티풀몬스터 김경 생각의 나무 2005년 개정판 김경의 인터뷰 책(김훈은 김훈이고 싸이는 싸이다. 생각의나무)을 보고 그의 문체에 혹 했던 나...이 책을 발견하자마자 읽어보고 싶은 충동에 쌓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읽고 있던 다른 책들을 재쳐두고 후다닥 읽어 치웠는데, 뭐라고 할까? 그 느낌을. 소심한 A형에 게자리인 나의성격으로서는 최고로 부러운 성격이랄까? 통통튀고 발랄하고 거침없다는 광고문언처럼 이 책속의 김경은 딱 그 모습 그대로였다. 내가 제일 하고 싶었던 하지만 그 근처도 가지 못하고 나의소심한 성격을 탓만 했던 나에겐, 유행이라고 미니스커트와 레깅스를 멋지게 입어내는 겉멋과 그 많은 칼럼에 등장하는 지적인 속멋에 기왕이면 잘생긴 남자아이에게 기부금을 내고 싶었다는 솔직한 허영까지 내가 하지 못한 아직도 꿈꾸는 그 성격에 매료 당한 느낌이랄까.... 사실, 색안경을 끼고 보자면 김경의 삶은 대책이 없다. 고도의 적응형 알코올 중독이라 말하면서 술을 끊을 생각은 전혀없고, 남자친구와 멋진 첫여행을 위해 친구가 홍콩에서 공수해 온 속옷에 감동받는가 하면, 이슬람국가의 공식적 행사에 하얀 면 티셔츠에 분홍 브래지어를 입고 나타나며, 자신은 나쁜여자라고 은근히 내세우는 글 속 약간의 잘난 척에 '쳇! 재수없어' 할 수도 있다.그럼에도 이 모든 것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은 이 잘난(?) 여자의 꾸밈없는 이야기 탓일게다. 잡지사 기자인탓에 평범한 사람은 접해보지 못한 여러가지 경험을 많이 이야기 한다. 패션의 일번지라고 하는,멋진 인테리어에 쉬크한(그녀들이 좋아하는) 카페들이 즐비한 청담동에 조금만 나이 들면 왠지 주눅들어 가지 못하는 홍대의 클럽...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패션디자이너와 아티스트들...그 모든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리처럼 스타일 앤 더 시티의 김경은 즐겁게 우리에게 이야기 한다. 이 책을 읽음으로 홍대의 '걸스카우트 스쿨걸'을 알게되고 '낸시 랭의 애교'도 알게되고, '프라다 백보다 팝아트 작품'을 구입하는 것이 좀 더 투자적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두어 달 전에 읽은 가난한 시인의 삶과 이 쉬크하고 당당한 칼럼니스트의 삶하고 자꾸 비교가 되면서도 그들과는 또 다른 나의 삶에 대해 이것저것 생각을 하게 된다. 아마도 열심히 사는 당신...커리어 우먼이라 불리는 전문직을 가진 당신은 많이 공감하며 읽게 될 지도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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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책(이 책 에필로그가 실린)에서 칼럼리스트 김경을 알게 됐다. 공감 가는 글을 읽으면 페이지 모퉁이를 접어놨다가 다시 읽는 습관이 있다. 김경의 글은 접어놓진 않았는데 따로 이름과 책 제목을 적어 놨다. 착하고 뻔한 글이 아닌 뭔가 색다른 맛을 읽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었다.
이 책은 하루 동안에 야금야금 다 읽었다. 에세이는 다른 것에 대해 말하고 있긴 하지만 결국 글 쓴 이를 엿보는 즐거움이 있다. 역시 저자를 통한 다른 각도의 사고, 다양한 사람들을 접할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패션에게>란 단락은 관심 분야도 아니고 전문 용어가 많아서 재미없게 읽었다. 그러나 김경의 또 다른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필로그에서 말했듯 새로운 스타일을 기대해 본다.
“자신이 수백개의 정체성을 가졌다고 믿었던 니체는 모든 작품을 다 다른 스타일(논문 스타일에서 아포리즘까지)로 썼다고 한다. 이 책은 내가 그간 지녀온 스타일의 한 부분을 묶어 놓은 것일 수 있겠다. 나도 나의 다른 자아들과 상의해서 곧 새로운 스타일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인상깊은구절] 나는 다시 스탕달에게로 돌아간다. 남녀의 연애 발생 차이에 관해 스탕달은 이렇게 썼다. ”여자는 자기가 주는 은혜에 의해 남자에게 집착한다.” 나는 이 문장을 읽고는 처음엔 소름이 돋았다. 정말 그랬다. 내가 가장 아팠을 때는 그게 육체적인 것이든 감정적인 것이든 혹은 경제적인 것이든, 혹은 시간에 대한 것이든 그 남자에게 뭔가 ‘은혜’를 베풀고 난 다음이었다. 무언가 주는 순간에는 그 자체가 내게 기쁨인 것 같았다. 하지만 돌아서면 말할 수 없이 비통하고 억울하고 외롭고 공허했으며, 심지어 산다는 것 자체가 궁색하고 지겹게 느껴졌다. 설상가상으로 그 남자는 나처럼 괴롭거나 슬프지 않은 것처럼 여겨질 때면 알 수 없는 복수심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p.2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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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기억력이 상당히 좋지 않다. 아니, 내 기억을 관장하는 뇌세포는 기억 하나하나를 가려서 저장하는지 시시콜콜한 일들을 기억하는데는 그 솜씨가 제법이면서도 이런 책의 내용을 기억하는데는 아예 젬병이다. 나도 남들처럼 책을 읽고 인상적인 부분을 기억해내고 인용하고 싶지만, 책의 인상적인 부분은 이미 뇌세포와 결별을 한 상태다. 새로운 세계를 만난 것 마냥 읽는 내내 신나했었는데 지금와서 남는 것은 제목과 저자이름과 낸시랭에 관한 일화 뿐. 뭐, 재밌다는 것도 기억이 나긴 하지만. 애 써 기억을 짜내보자면 전체적으로 우리가 된장녀라고 한정해 버리는 여인네들의 라이프스타일의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펼쳐준다. 웹상에서 사람들이 된장녀라고 일컫는 여인네들의 이미지는 몇가지로 고정되어 있다. 스타벅스 커피? 명품백? 그리고 패밀리레스토랑에서의 사진 등. 된장이라는 수식어에 엄청난 비하의 의미를 내포시켜 사용하면서도 정작 비하의 대상은 단순하기 짝이 없다. 된장녀라는 울타리에 갖혀 박제된 이미지의 여인네들의 삶은 어떨까? 그 대답이 이 책에 적혀 있다. 내가 보기에 된장녀는 된장녀라는 수식어를 갖지 못한 사람보다 더 나은 삶을 누린다. 비록 물건너 온 커피빈으로 신선하지 못할 커피일지언정 자판기 커피보다는 분명 맛난 커피를 즐긴다. 비록 천편일률적인 패턴으로 일관된 백이지만 동대문에서 싼값에 싼 노동력으로 만들어 낸 가방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패셔너블해 보인다. 그들은 맛난 것을 찾아다니며 남들에게 보여주기 좋아하고, 예쁜 것을 보면 사족을 못 쓰며 보다 예쁜 것을 선호하는 예술지향적인 인간들이다. 적어도 매일같이 골뱅이, 치킨안주에 계속해서 술잔을 기울이는 비(非)된장들보다는 생산적이다. 저자인 김경씨가 새로 인터뷰집을 냈다는데 읽어봐야겠다. 지승호의 책과는 읽는 맛이 다를 듯. ------------------------ 뷰티풀몬스터와 정확히 대척점의 관점에서 쓴 책이라고 여겨지는 <88만원 세대>를 주문했다. 김영하의 신작 <퀴즈쇼>와 함께. 여자친구 회사에서 제공하는 복지정책의 일환으로 밥말리평전도 주문해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