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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사전정보도 없이 도서관에서 뽑아든 책이었다. 요즘 늘 풍성하게 먹고 있는 상추쌈인데 명상씩이나? 하면서 꺼내들은 것 같다. 그런데 종이도 재생지로 만들어졌는지 두꺼워도 가볍고 읽기 편한 상태여서 부담없이 들고 왔다. 그런데 이거 완전 횡재한 기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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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책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 땅 기운과 하늘 빛, 사람 발바닥 소리와 손 마디에서 어우러져 거두어 들인 진짜 먹을거리들을 본래 지닌 맛 그대로 살려 먹고 있는 복많은 사람 이야기다. 정말 책을 읽는 내내 얼마나 부럽고 부럽던지. 잘 먹고 잘 버리고 살려면 역시 다 팽개치고 시골로 가야할 방법 외엔 없다.
그러나 어쩌랴. 아직은 이 도시에서 살아남아야 함을. 길러먹고 채취해 먹을 수 없는 거야 어쩔 수 없고 딱 먹을 만큼씩만 꼭꼭 필요한 양념으로 담백하고 소박하게 먹어야 겠다.
글이 얼마나 구수하고 진국인지 책장이 넘어갈 수록 별것도 아닌 음식 차림이 그렇게 맛있는 상상으로 넘어갈수가 없었다. 뭔가 그럴듯한 메뉴로 밥상 차려야 될 것 같은 부담으로 뭘먹지? 하는 아줌마들이여 한번 읽어 보시라. 제철 나는 재료로 쓱쓱 싹싹 차려 냠냠 짭짭 맛나게 먹는 법을 터득하게 될터이니. 특수 요리비법은 없어도 먹을거리로 하는 명상이 진짜 입맛을 당겨 줄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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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짱뚱이 만화가 신영식님의 부고 소식을 들었다. 10일 전쯤인가 신문에서, 암소식을 듣고 수술후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반핵 운동을 하는 사람으로 일체 핵 시설의 편의를 거부하고, 강화도에서 아내와 자연치료만을 했다고 한다. 부고 소식을 접하고, 신영식님이 그리신 만화에 대한 추억(초등학교때 독후감상용으로 어린이 만화책을 본 적이 있다)과 그의 실천 의지에 감명받아서, 이 책을 구입하게 되었다. 이 책은 신영식님의 아내이고 동화작가인 오진희님이 음식 소재를 바탕으로 쓴 일종의 수필이다. 사계절의 먹을거리를 소재로, 어린 시절의 음식 관련한 추억과 근래 강화도에서 생활하면서의 내용을 담고 있다. 요즘 잘 먹는 것에 대한 관심이 웰빙으로 인식되면서, 먹을 거리를 소재로 한 책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 책을 통해서 음식에 대한 고마움과 음식 재료를 통해서 우리의 추억을 불러 일으킨다. 또한 우리의 생활을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