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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행해보고 싶은 여러나가들 중에 첫번째가 바로 "티벳"이다. 하늘과 산, 동물, 사람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대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그들이 가끔은 부럽기도 하고 나도 며칠간 있고 싶다고도 생각했던 곳이다. 평화롭게만 보였던 티베트. 하지만 이 책 속에 담긴 티베트에는 말 못할 아픔과 눈물도 있었다.
히말라야를 넘는 많은 아이들 중에 "셋째아들" 탐딩이 가장 많이 생각난다. 탐딩이 사는 지방에서는 한 가정에 자녀를 둘 이상 두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자녀가 늘어날 때마다 정부는 높은 세금을 부과했고, 이 때문에 많은 가정이 경제적인 파탄을 맞았다. 이런 집들은 셋째 때문에 항상 같은 옷을 입어야 했고, 셋째 때문에 주름이 생기고, 셋째 때문에 첫째와 둘째가 배불리 먹을 수 없었다. 탐딩은 셋째 아들이었다. 그는 가족을 위해, 자신을 위해(좋은 교육을 위해) 이별해야 했다. 가족과, 선생님과, 친구와도 모두....
눈 속에 파묻혀 죽기도 하고, 수분 부족에 시달리기도 하고, 추위에 얼어죽기도 하지만 보내야 하는 부모의 마음은 어떨까? 아이가 무사히 히말라야를 넘길 바라며 타르초를 매달아 놓는 걸로 안심이 될까? 안타깝다. 힘든 시작을 한 아이들이 꼭 잘 배우고 열심히 살아서 자신이 그리던 모습대로 살아기기를 바랄 뿐이다.
히말라야를 넘는 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부분이 "미남 승려 롭장"이 갖은 고생을 다 한 부분이었다. 쿠라스코와 템파는 착한 롭장에게 몇 시간 동안이나 무거운 이불 짐을 홀로 들고 가고 하였다. 롭장은 그렇게 위태롭게 가다가 결국엔 낭떠러지로 떨어졌다. 동료들은 롭장을 찾았고, 그가 살아있는 것을 확인 하고는 "하늘의 보살핌이 아니고는 살아남을 수 없었을 거야" 라며 감탄했다. 사실 롭장이 죽지 않은 결정적인 이유는 쿠라스코와 템파가 떠넘긴 두꺼운 이불때문이었다. 롭장이 승려라서 그런지, 아니면 원래 착해서 그런 건 줄은 모르겠지만 그는 이렇게 생각했다. 쿠라스코와 템파를 여행 동반자로 보내준 신에 감사한다고, 그들의 이기심이 아니었다면 자신은 살아남지 못했을 거라고..... 춥고 힘든 그 상황에서 이런 존경스런 생각이라니... 책을 읽을수록 롭장이라는 15살 소년이 대견스럽게 느껴졌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건, 생활속에서도 이들이 자주 생각난다는 것이다. 며칠 전에 학교에서 다른 반 아이들이 싸우는 것을 보았다. 친구들이 너무 많이 몰려있어서 누군지는 몰랐지만, 싸우고 있는 그들이나, 재밌는 구경거리 정도로만 바라보았던 나나, 15살 롭장을 반만큼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롭장은 쿠라스코와 템파가 미웠고, 속으로는 욕도 했지만 싸우면 서로가 힘들고 불편하고 피곤해질 것을 알았다. 우리는 18살이나 먹었으면서도 15살 소년도 하고 있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다.
나도 그렇다. 롭장처럼 앞을 볼 줄 알아야 하는데, 지금만을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반성도 많이 했고, 스스로를 추하게 만들 행동을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책은 내가 읽고 언니가 읽고, 내 동생에게도 읽히고 싶은 책이다. 어린 학생들에게도 읽혀서 우리가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 삶을 살고 있는지, 그리고 깊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답고 고귀한 것인지를 깨닫게 하고 싶다. 이름만 화려한 여러 책들이 난무하는 이 때에 보물과도 같은 이 책을 만나서 기쁘다. [인상깊은구절] "1950년, 중국이 티베트를 침공한 이래 매년 약 3000명의 티베트인들이 고향을 떠나왔다. 그 중에는 중국 정부의 탄압을 피해 망명하는 승려들이 가장 많고, 가난 대신 희망의 미래를 꿈꾸며 좀 더 나은 환경에서 교육받기 위해 부모 곁을 떠나는 아이들도 있다. 이렇게 티베트를 떠난 아이들은 대부분 부모를 영영 다시 만나지 못한다." |
| 우연히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티베트의 정치적 상황에 대해서는 얼핏 들었던 것 같은데... 아이들이 히말라야를 넘고 국경을 통과해 망명을 하고 있다고? 달라이 라마의 망명, 중국의 압력이 가해지고 있는 티베트의 상황에 대해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부모의 품을 떠나 험한 산을 넘어 달라이 라마를 찾아가는 아이들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지않은가. 몇년 전 선거가 있었던 날로 기억한다. 정치, 라는 것은 사기꾼들의 짓거리일뿐이라는 극단적 혐오감을 갖고 나는 아침부터 투표하라는 이야기를 듣기 싫어 서둘러 집을 나섰다. 그리고 영화관으로 갔고, 이른 시간이라 아무도 없던 그곳에서 봤던 영화는 ''티베트에서의 7년''이었다. 후에 그 글을 쓴 독일인, 하인리히로 기억하는데, 그 역시 자신에게 유리한 증언만 하였고 달라이 라마와 티베트를 이용한 것이다 라는 기사를 어딘가에서 본 기억때문에 지금 그때를 떠올리는 내 마음은 좀 씁쓸하다. 아니, 그래서 더욱더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쓴 마리아 블루멘크론은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말하고 있다. 세계 여러곳에서 다큐멘타리를 보며 티베트의 상황에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모습이 필요하다고. 어쩌면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도 아이들은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녀의 그런 이야기는, 정치가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회 정치적인 상황을 이용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담담하게 털어놓고 있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면 그런 확신을 가질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본다면 더욱더. 히말라야를 넘는 아이들에 대한 다큐멘타리는 2000년에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에 대한 이야기는 2003년에 책으로 나왔고, 지금 2006년에 나는 이 글을 읽고 있다. 그때 히말라야를 넘었던 아이들과 수야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리고 니마는. 사실 나는 이런 것들에 대한 궁금증이 그리 크지 않다. 지금의 티베트 상황이 나아지고 있는지가 더 궁금한 것이다. 한때 중국의 눈치를 보며 달라이라마의 방한을 거부했던 우리나라의 정치적 입지가 더 궁금한 것이다. 히말라야를 넘는 아이들에 대한 다큐멘타리가 더 많이 상영되고, 그들에 대한 이야기가 책으로 나와 더 많이 읽히고, 많은 사람들이 ''자유를 찾아 해발 6천미터 설원을 넘는 티베트 아이들의 눈물과 희망''에 얽힌 사연을 듣고 뭔가 행동해주기를 바랄 것이다. 아니, 적어도 한번쯤 가 볼 만한 나라 티베트로만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원하는 ''자유''에 대해서 먼저 떠올려주기를 바랄뿐이다. 단지 정치적인 이유에서만이 아니라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힘들고 고통이 있을 때, 그러한 역경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는지에 대한 관점에서도 이 책은 엄청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자신의 것을 나눠주며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아이들, 서로가 서로에게 형제가 되어주고 의지하는 모습에서 함께하는 한 가족이라는 의미가 무엇인지 감동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