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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시.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님의 책입니다. 저자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로 우리들에게 잘 알려진 감독입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 영화 생각이 먼저 납니다. 수줍고 소박한 그 영화가 자꾸 생각이 나면서, <바람이 또 나를 데려가리> 그렇게 영화를 연상하며, 영화와 함께 읽었습니다.
읽는다는 것보다는 느낀다고 해야겠죠. 우리는 사진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사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제 디지털 카메라가 범용화되면서 우리는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영예를 얻었습니다. 기쁜 일이고 참 다행입니다. 인생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우리는 하루하루 살면서 감동을 느끼기도 하고, 때로는 아픈 뒤에 소록소록 돋아나는 삶에의 애정을 느낍니다. 우리가 겪는 그와 같은 감정, 일들이 무엇인지 정확히 규명하지는 못하지만 느낄 수 있습니다. 사진에 대해서 저는 잘 모르지만 압바스 키아로스타미님의 사진과 시를 통해서, 그 속에 담겨 있는 바람을 느낍니다. 그에게, 그의 속에서 부는 바람은 과연 어떠한 것일까. 정확히 꼬집어 말할 수 없지만 우리들이 안주하지 못하는 것과도 같은 그 무엇이 아닐는지, 추측해봅니다.
긴 말로 감상을 옮기는 것보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님의 글 <서문>으로 그의 사진에 담겨 있는 길과, 집과, 산과, 눈과, 새들, 그리고 그 속에 머물고 있는 발자국을 대신할까 합니다. 좋은 사진첩과 시편들, 바람은 시원할 수도 텁텁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나의 죄를 용서해 주기를 잊어 주기를 그러나 나도 다 잊을 만큼 깨끗이는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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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시렁 43 《바람이 또 나를 데려가리》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디자인하우스 2005.8.17. 해를 읽을 수 있으면 따로 시계를 안 차도 하루흐름을 압니다. 달력이 없이도 철흐름을 알고, 나날이 무엇을 어떻게 건사하면 좋은가도 알아요. 물을 읽을 수 있으면 우리 몸을 깊이 헤아릴 뿐 아니라, 무엇을 먹고 누릴 적에 튼튼한가를 알아요. 바람을 읽을 수 있으면 누가 우리한테 다가오는가를 알지요. 비가 언제쯤 올는지, 비가 얼마나 올는지, 또 이 바람이 우리 삶터를 어떻게 어루만지려는지까지 환히 압니다. 《바람이 또 나를 데려가리》는 영화를 찍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님이 따로 선보인 사진책입니다. 이 사진책을 읽다 보면, 이녁이 찍은 영화란, ‘흐르는 사진에 이야기가 피어나는 노래’로구나 하고 새삼스레 느낄 만합니다. 사진 하나라면 한 가지 모습을 어느 곳에 아로새기면서 한결 깊고 넓게 이야기를 지필 텐데, 이 사진을 조각조각 이어 영화로 맞추면서 다 다른 자리에서 다 다른 숨결이 흐르는 바람이 어떻게 새로운 이야기로 자라는가를 보여준다고 할 만합니다. 바람을 알고 싶기에 바람을 쐬어요. 바람하고 놀려고 바람을 맞아요. 바람하고 언제나 하나인 줄 느끼면서 바람을 마셔요. 그리고 이 바람을 살살 내쉬면서 눈을 감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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