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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그의 등장은 일대 파란이었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로 혜성처럼 나타난 김영하. 어느덧 한국소설계에 일정 부분 그의 영역을 점한 중견소설가가 됐다. 소설에서 느껴지는 파괴적인 힘에 전율을 느꼈던 당시, 대학교 2학년 때다. 이후 그의 단편들을 조금씩 읽어오다가 어느 순간 끈을 놓아버렸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좀더 따뜻한 감성을 느끼고 싶었다고나 할까. 어제 소설이 아닌 그의 단상을 묶은 잡문집을 마주했다. 이름만으로도 딴따라가 연상되는 랄랄라 하우스.
주인장 없는 집을 공개하다 외견상 재능은 물론 피부도 좋고, 예쁜 부인을 만나, 화목하게 사는 김영하 작가의 블로그에 로그인했다. B형에다가 영화도 여행도, 음악도 별로라며 이번 생에서는 소설에 모든 걸 걸겠다라고 말하는 김영하. 너른 거리를 걸으며 늘 노래를 흥얼거리는 그. '영영 생각나지 않는 가사처럼, 아니 가사가 생각나지 않아도 충분히 즐거운 음악처럼, 삶의 어떤 부분도 그냥 랄랄라로 처리되어도 되지 않겠는가. 좀더 쉽게 말하자면, 이 책에 실린 글과 사진, 이상한 그림들은 김영하라는 인간의 랄랄라란 말씀. 또한 이 책은 온전히 김영하가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다. 마치 나의 안식처인양 낯익은 구성에 눈이 간다.
환한 얼굴로 랄랄라 하우스를 뒤돌아보다 예스의 프로필처럼 집주인의 말이 있다. 큰 카테고리는 Free Talk, 사진첩, 방명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Free Talk 아래에는 우리가 메뉴 관리를 하듯 3개의 섹션이 존재한다. '방울이와 깐돌이'란 김영하 부부가 키우는 냥이 이야기, '길위에서'란 일상의 단상 모음, '문학 앞에서'란 문학에 대한 그의 사색여행이다. 내지 디자인 자체도 여느 블로그처럼 상단에 메뉴가 있고, 이미지가 첨부된다. 포스팅이 끝나면, 주위 블로거들이 댓글을 남기고 공감한다.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에서부터 문학의 나아갈 길, 독서법, 소설읽기의 진정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층위의 이야기들이 마구 뒤섞여있다. 일단 쉽고, 재밌고, 경쾌하다.
방울이와 깐돌이가 처음을 장식한다. 둘다 도둑고양이(아니다, 길냥이란 표현이 맞다)인데, 부부 손에 우연히 들어와 진정한 가족으로 함께 살아간다. 정말 미인인 심리학 전공의 아내와 평생 소설에 모든 걸 걸겠다고 다짐한 남편이 냥이를 만나 2세의 꿈을 접었다. 비록 많은 분량은 아니었지만, 내가 극도로 싫어하는 고양이 이야기라 살짝 김이 샜다. 하지만 너무나 귀여운 사진 속 고양이 모습에 잠시 숨을 고르며 책장을 넘겼다.
길위에서는 김영하의 세상읽기, 일상 탐색이 드러나는 포스팅이 대부분이다. 여학생의 정조와 연애관이란 야릇한 제목도 보이지만, 전반적으로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그러면서도 김영하만의 시각이 강하게 드러난다. 폭소를 자아내는 꽁트도 있고, 자신의 금연성공법을 애도의 금연법으로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TV 다큐에서 달걀은 심해 몇 킬로미터 아래에 들어가서도 멀쩡하다는 얘기도 한다. 방에서 보내는 휴가법에 대한 노하우와 도전해볼만한 신종 직업도 소개한다. 샴푸방은 순간 혹했다. 특히 밤샘 작업이 잦아 집에 가기는 힘들고, 사우나도 번거로울 때 가볍게 샴푸만 할 수 있는 방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거 돈 될 것 같다. 특히 여자 편집자들 혹은 디자이너들에게 말이다.
문학 앞에서는 검은 꽃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 해외 도서전과 행사에 참석하면서 만났던 작가들, 소설의 엔진에 대한 고찰 등 자못 깊이 있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눈먼 자들의 도시'를 통해 본 소설 읽기론에 대한 내용이다. 메모로 옮길까하다가 흐름상 리뷰에 적는다.
나는 한국인이다. 나는 고등교육을 받았고 소설쯤은 아무 문제없이 읽을 수 있다. 그런데도 소설을 읽지 않는 이유는 단지 시간이 없거나 소설들이 재미 없어서일 뿐이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에게 소설이란 딱 두 종류다. 즉각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 이야기, 아니면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외계인들의 이야기다.
그러나 우주에는 지구와 안드로메다 성운만 있는 건 아니다. 그 사이에도 그 너머에도 수많은 별자리와 행성과 소혹성들이 나름의 빛을 발하고 있다. 그곳으로 가기 위해선 엔진과 연료가 필요하다. 독서도 마찬가지 아닐까. 독서에도 일정한 훈련과 의식적인 노력이 분명히 필요하다.
소설은 춤과 같아서 처음에도 즐겁지만 배우면 배울수록 더 큰 즐거움을 준다. 아는 작가가 많아지고 출판사나 번역자에 따라 책을 고르는 요령들을 터득해감에 따라 취향은 분명해지고 만족감도 커진다. 도대체 무슨 책을 사야 할지 알수 없던 대형서점이 자기방 서재처럼 친숙해지는 순간이 온다. 동시에 소설을 읽는 목적도 달라진다. 감정이입을 통한 즉자적 수준의 감동보다 텍스트 자체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형태로 바뀐다.
이 단계로 전이하는 과정은 의외로 간단하다. 나는 소설의 초보다. 따라서 훈련이 필요하다. 독서도 피아노와 같은 하나의 숙련된 기능이다. 이런 자기 인정의 단계가 필요하다고 나는 믿는다. P207~209
그는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를 접하고 며칠 동안 눈먼 자들이 도시를 배회하는 악몽에 시달렸다고 고백한다. 완전한 듯 보이지만 불안한 평화는 역설적으로 달콤하다. 불안한 존재가 읽는 완벽한 소설. 김영하는 눈먼 자들의 도시를 통해 소설 읽기의 즐거움을 제대로 발견한 듯하다.
쌍방향 공감을 이끌어내다 그밖에 사진첩에는 경주에서부터 뉴욕, 홋카이도, 아바나, 소주, 아이오와, 멕시코 등 자신이 문학을 매개로 여행했던 곳들이 사진으로 펼쳐진다. 약간의 감상과 일상을 더하며... 또한 방명록은 실제 우리가 사용하는 것처럼 수많은 독자들이 방명록에 남긴 글과 댓글이 공개되어 있다. 이우일과 함께 했던 '영화이야기', 드림온이란 라디오 DJ 활동상 등에 대한 독자들의 그리움이 담겨 있고, 때론 '일주일에 책을 몇권이나 읽으세요'와 같은 즉흥적인 질문도 있다. 김영하가 가장 영향을 받은 작가는 밀란 쿤데라, 그의 고향은 화천, 엄청난 악필, B형이란 소소한 신상의 기록들도 담겨있다. 문학과 음악, 우리 모두를 조용히 이어주는 가교란 말이 참 인상적이다.
요즘 읽는 책마다 잊혀진 것들에 대한 재발견을 하게 된다. 중국소설이 그랬고, 한강이 그랬으며, 지금 김영하가 그렇다. 김영하가 써내려가는 소설만큼 치열한 밀어붙힘은 덜하지만, 한껏 힘을 뺀 손가락으로 자판을 놀리는 그의 모습이 새롭게 다가온다. 또 어떤 소설로 그를 추억하게 될까? |
| 김영하는 집요하다. 하나의 생각이 떠오르면 그 생각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특히 그가 쓴 산문집을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동시에 그는 냉소적이다. 그의 냉소에서 바로 유머가 나온다. 그가 지닌 냉소와 집요함이 결합할 때 ‘김영하스러운’ 산문이 완성된다. 내가 아는 김영하는 지금까지 이래왔다. 그래서 헌병 시절 군화 닦는 자신의 모습을 집요할 정도로 자세하게 묘사한다. (심지어 구두약 홈페이지 소개까지 하고 있고 자신이 몇 번째 방문객이었는지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집요함 뒤에는 군대의 비효율성을 가볍게 냉소하는 김영하의 비웃음이 숨어있다. 그래서 김영하의 글은 집요함을 통해 냉소를 실현시킨다고 말할 수 있다. <랄랄라 하우스="">에도 ‘랄랄라~’ 뒤에는 김영하의 냉소가 숨겨져 있다. 그래서 김영하스럽게 재밌다. <랄랄라 하우스="">는 김영하가 머리말에서 밝히고 있듯이 그냥 편하게 쓴 글이다. 어떤 의미를 두고 쓴 글이 아니란 이야기다. 다르게 말하면 가볍게 읽어달라고 그는 독자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친구 집 놀러가서 친구가 올 때까지 남의 방에서 뒹굴며 이리 뒤적 저리 뒤적 하기 좋아하는 분들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김영하는 이 책을 소개한다. 이처럼 김영하는 독자들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썼다. 하지만 예의 김영하의 날카로움은 이 책 여기저기서 발견된다. ‘작가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인상을 자주 주고 있다. 우선 이 책에서도 김영하의 날카로움은 냉소와 집요함을 무기로 등장한다. 야호에 관한 글을 보자. 김영하는 야호를 하지 말래도 하는 사람들을 기가 막히게 조소한다. 바로 그들에게 야호를 적극 권하는 방식으로. 그리고 여기서 김영하의 집요함은 시작된다. ‘문화시민은 야호를 합니다’에서부터 ‘57분 교통정보에서 “오늘 주말을 맞아 산에 가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 야호 잊으시면 안되겠죠?”라고 멘트하도록 하자’는 말까지 10개 정도의 문구를 예로 들며 야호를 권장하라고 한다. 그리고 말한다. 이렇게 권장하면 그들도 안 할 거라고. 김영하가 집요하게 야호 권장 문구를 패러디하는 글을 계속 읽다보면 그의 재치에 웃지 않으려야 안 웃을 수가 없고 동시에 시원함도 느낀다. 펜으로써 규정을 어기는 등산객들을 풍자한다고나 할까. 김영하는 이런 식이다. 그는 유머를 안다. 직설적으로 비판하는 적은 없다. 그건 정공법이다. 효과는 둘째 치고 딱딱하다. 하지만 그는 웃음을 이용해 어렴풋하게 무언가를 비판하고 불평을 토해낸다. 그가 뛰어난 문학가인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작가와 철학가의 차이는 이렇다. 철학가는 자기가 생각한 것을 그대로 표현해낸다. 하지만 작가는 철학가가 생각한 것을 생각함과 동시에 그것을 이야기의 형식에 담아서 표현한다. 독자가 작가의 메시지를 이해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지만 일단 이해하고 나면 문학작품의 메시지 전달 효과는 철학의 그것보다 훨씬 클 수밖에 없다. 김영하는 작가란 의미다. 그는 그가 생각하고 느낀 것들을 냉소와 집요함, 그리고 유머란 포장지에 싸서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냉소와 집요함이 박민규 코드와 다르고 또 성석제 코드와 다른 것이다. 이렇게 대충대충 쓴 글들 같지만 중간 중간에는 날카로움과 진지함이 엿보이기도 한다. 태극기 단상에서는 좀 더 직접적으로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 국가주의적 잔재에 대해 비판한다. 또한 불빛을 잡으려고 애쓰다 항상 허탕만 치는 사냥개 이야기를 들려주며 우리 인생의 허황됨을 이야기해준다. 막 웃으며 그의 글들을 읽다가도 중간 중간에 ‘잠깐 책을 덥고 이 부분은 생각해도 좋을 것 같아’라는 김영하의 말이 들리는 듯 하다. 그래서 김영하의 글을 웃고 끝나는 글과 다르다. 책은 처음에는 그가 기르던 고양이 이야기를 자세하게 하고 있다. 그 후 짧은 단상들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마지막에는 자기가 쓴 문학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이처럼 자세하게 자신의 생각과 생활, 그리고 문학 이야기를 우리에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실제로 이 책을 다 읽고나면 김영하의 서랍은 원 없이 뒤진 느낌이 든다. 대화 한 번 나눈 적 없는 모르는 사람이지만 이 책을 읽고나면 그와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느낌마저 든다. 수능이 끝나고 책을 읽고 싶지 않지만 특별히 할일이 없는 사람, 또는 자기 전에 가볍게 읽을 책을 찾는 분들께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물론 심각함이 좋고 진지함이 좋다면, 좀 더 거대한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김영하의 책은 금물이다. 하지만 그 외 사람들이라면, 인생에서 유머를 중시하는 분이라면 정말 모두에게 이 책을 강권하고 싶다. 랄랄라>랄랄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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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션 이석원의 「보통의 존재」를 재미있게 읽었다 했더니.. 어느 지인이 아마 취향에 맞을 거라고 빌려준 책. 그동안 회사일이 많이 바빠 거의 책 읽을 시간이 없어서 읽기 시작한 여러권의 책들 중 그나마 '빌린 책'이라는 중압감에 틈나는 대로 가장 먼저 손이 갔지만.. 그나마도 다 읽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려 버렸다.
이 책의 구성을 간단히 소개하면.. 실재여부는 확인한 바 없으나, 아마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아닐까로 추정되는 블로그 내지는 미니홈피에 게재된 글들과 사진, 심지어 댓글 까지를 모두 담아 한권의 책으로 만들어낸, 다소 책을 출판하는데 별도의 수고를 들이지 않은 듯한 책이다.
차라리 미니홈피를 접하고 그 홈피를 읽어나갔더라면, 나름대로 의미있는 방문이 될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책 이라는 매체가 가진 암묵적 권위가 주는 기대감이 다소 컷던 걸까.. 생각보다 가볍고 지나치게 일상적인 내용에 약간은 실망감을 안겨준 책이다. 유명 작가라고 진지하고 깊은 내면의 성찰이나 삶의 본질에 관한 현학적이지만 기발한 철학적 의견을 꼭 가져야 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런 자잘한 일상의 이야기를 구지 민간인 파워블로거라면 또 모를까.. 책으로 출판할 필요까지야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약간은 들게 만들었다.
김영하라는 작가분에 대한 사전 정보가 전혀 없는 내 입장에서는, 그의 '소설 속 문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만남'에 즐거워 할 기회도, 미루어 짐작했던 '기한의 작품 및 그 소재에 대한 작가 본인의 의견이나 의도'를 새삼 직접 들으며 정보를 수정하는 기쁨도 맛 볼 수 없었기에.. 이 책에 대해 평균 이상의 '시크'한 평가를 할 수 밖에 없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그가 어떤 글을 쓰는 분인지,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 분인지.. 잘 알 수 없었다. 그런 내 입장에서는 부담없이 가볍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유일하게 들 수 있는 장점이라 말 할 수 있을거 같다. 책을 읽을 때는 책을 사는데 드는 표면적 비용 뿐 아니라, 그 책을 읽는데 투자한 시간의 가치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라는 글을 최근 어디서 읽은 거 같은데.. 그런 관점에서 왠지 약간은 손해를 보았다는 찝찝한 여운을 지울 수 없다. |
| 꺄악, 비명 소리에 옆 자리의 동료가 파티션 너머에서 벌떡 일어나 무슨 일이냐 묻는다. 김영하 신간이 나왔어, 라고 답했더니 살짝 눈을 흘기고는 스르륵 자리로 앉는다. 반갑다. 그것도 마음산책에서 나온 책이라니 기대가 된다. 마침 그날 교보빌딩에서 누군가를 만나기로 했으니, 내처 서점까지 갔다 오면 되겠다 싶었다.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기다리기엔 좀이 쑤실 것도 같으니 정신건강에도 그 편이 도움이 될 듯… 책은 보기에도 너무 깔끔한 사진으로 나를 맞이한다. 그리고 재미난 구성으로 엮어졌다. 이 책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 서점에서 잠깐 본 걸 제외하고는 몰랐는데, 그도 홈페이지라는 걸 만들어 꽤나 글을 적었나 보다. 누군가가 불쑥 좋아하는 소설가가 누구냐고 물으면, 머리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이혜경이고, 임영태 그리고 거기에 김영하가 붙는다. 각각 나름의 장점을 지니고 있는데, 김영하의 장점은 그가 우리와 같은 공간에 있는 느낌이 든다는 데 있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사실, 별 세계 사람 같다는 느낌이 종종 드는 때가 있다. (이러하게 느끼는 데에는 자연히 그러한 경우도 있지만, 다분히 그들이 의도하는 경우도 있다.) 혹은 쓸데없이, 때로는 과도하게 오만한 사람도 있고… 그러나 그에게는 그런 게 없다. 같은 때에 같은 곳을 다니는구나 싶다. 까르푸를 다니는 작가들은 사실 찾아보면 많은 텐데, 그에게는 그게 어색해 보이지 않는다. 홈페이지를 만드는 것도 그렇고, 이모티콘을 쓰는 것도 그렇다. 그에게서는 유연성이 느껴진다. 그렇다고 그가 글 실력이나 상상력이 모자라는 것도 아니다. 참 많은 책을 읽고, 참 많은 영화를 보고, 참 많은 음악을 듣는다. 그런데 젠 체하고 나서는 느낌이 없어서 좋다. (이 부분에서는 그와 함께 일을 해본 사람들의 증언이 필요하기도 하겠지만…;; ) 읽으면서 즐거웠다. 이러저러하게 자극도 주었고, 출퇴근 길을 유쾌하게 웃으면서 오갈 수 있도록 해 주어서 기분이 좋다. 그러니 어제 지하철에서 이 책을 읽는 사람을 보았을 때, 가서 덥석 손이라고 잡고 아이구, 이 책 읽으십니까, 재밌죠, 라고 묻고 싶은 걸 꾹 참아야 했었다. 피부가 좋아 보이는데 그 비결이 무엇이냐고 묻는 방명록 글에 한바탕 웃고, 그의 선곡 음악을 읽어 내려가며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나올 때면 역시, 하면서 씨익 웃다가, 내가 모르는 음악이 나오면, 또 다른 의미의 역시, 를 뱉으며 책을 덮었더랬다. |
| 신제품이 등장하면 당장 그 제품을 사서 사용해 보아야만 하는 이들을 우리는 흔히 '얼리 어답터'라고 부르곤 한다...그리고 초기수용자와 중기...마지막으로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제품에 대한 호기심을 보이기 시작하는 부류를 말기 수용자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대단한 기계치인 오방 역시 이런 식으로 분류를 하자면 당당히 후기 수용자의 선봉에 설 만한 인물인 덕분에...21세기 대한민국 최고의 히트상품인 '미니홈피' 하나 없는 신세다...싸이월드 미니홈피는 네티즌 개인의 한계를 넘어...각종 정치인들과 연예인들의 팬관리의 도구이자...기업체의 광고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니...인터넷 쫌!! 한다는 이들치고 싸이질을 하지 않는다면...속된 말로 '먹고 살기 힘든' 꼬라지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힐지도 모르겠다...이런 급박한 상황에도 불구...손가락이 부러진 것도 아닌데...아직 싸이월드에 회원가입조차 하지 못한 오방과 같은 인간종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모...갠적으로는 싸이를 혐오한다거나...너무나 바빠서 홈피를 관리할 시간이 없었다거나...아예 컴이 없다거나 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지만...모랄까...별로 싸이질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절박함을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하지만...이 책을 읽는 순간...왜 아직 싸이질을 하지 않고 있는가에 대한 반성과 후회가 밀려오기 시작했다...랄랄랄라...ㅋㅋㅋ 이 책은 싸이 그 자체다...싸이 홈피에 올려진 저자의 글, 사진, 그리고 댓글을 모아놓은 책이라는 뜻이다...아무리 최고급 LCD모니터를 사용하는 네티즌들이라도...하루종일 싸이질을 하고 있으면 눈깔이 시뻘겋게 충혈되는 것은 막을 수 없지 않은가...저자의 맛깔나는 글을 미니홈피를 통해서 읽는 것도 물론 쏠쏠한 재미가 있겠지만...독자들의 시력보호와 컴에서 과다하게 노출되는 전자파를 미연에 차단코저 책으로 고스란히 엮어낸 정성은 더욱 칭찬받아 마땅하지 않을까...물론 오방과 같은 싸이맹(盲)을 위해 배려를 해 준 것일수도 있겠군...ㅋㅋ 어쨋건 땡스...이 책의 저자 아니 더 정확히는 미니홈피의 주인공은 소설가 김영하氏다...이렇게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것으로 봐서는 주인장의 작품을 적어도 3~4편 정도는 읽어보았거나...좀 부족한 면에 없진 않지만...그래도 예의상 대표작품 한 편 이상은 접해보았으리라 상상할 수 있겠지만...암쏠...미안하게도 단 한 편의 작품도 읽어본 적이 없는 김영하맹(盲)임을 미리 고백하고 용서를 빌고자 한다 -_- (책을 읽다보니...여차저차해서 저자의 책을 짜집기식으로 각색한 작품이 '주홍글씨'라는 영화로 세상빛을 보았다는 내용이 있다...그래도 영화로나마 저자를 만나본 셈이라고 주장하며 용서를 구할 수 있을까?) ...하지만 용서를 구함과 동시에 희망을 읽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미니홈피로 먼저 만나게 되었지만...이 책에 감동하여 저자의 오리지널 소설작품을 읽어보고 싶다는 강한 충동이 가슴속 밑바닥에서부터 끌어오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혹시 초짜로써 한번 읽어볼만한 저자의 작품이 있다면 한 두권 정도 소개해 주길 바란다...ㅎㅎ 없음 말구. 미니홈피라는 장르(?)의 특성 탓인지...이 책은 마치 지금 내 옆에서 직접 이야기를 해주고 있는 듯...생생하게 살아있는 글로 독자들을 유혹한다...길바닥에서 주워 온 고양이를 갖다 버릴까 고민하다가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도록 배려하고...그 쌩돈 나간게 아깝기도 하여...결국 주저앉아 키우기로 했다는 저자 특유의 휴~우머니즘을 찐하게 느끼게 해주는 이야기를 읽을 때는 배꼽이 떨어져 어디론가 굴러갔는지조차 모를 정도다...요런 류의 가벼운 신변잡기식 글을 접하게 되면...실없는 소리 픽픽 던지면서 독자들을 즐겁게 해주는 개그맨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다가도...때론 정색하고 진지한 얼굴로 사회를 향해 날카롭게 잘 갈려진 비수를 푹 찔러대는 대목에서는...마치 다른 사람을 만나는 양 생소하면서도...저자의 내면 깊숙한 지적 수준에 감탄의 아우성이 절로 터져나오기도 한다...비록 지면이긴 하지만...미니홈피라는 인터넷 매체의 특성을 고스란히 살린 재기넘치는 글들은 작가라면 이래야한다 싶을 정도로 가지고 있어야 보람이 될 신비주의를 과감히 깨뜨리며...그냥 동네 아저씨가 한 이야기 아닐까 상상하며 피식 웃게 만들어 주기도 하지만...모 그래도 어떤가...독자들의 엔터테인먼트를 책임져야 하는 것이 작가의 타고난 숙명이라면 어떤 방식으로든 그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니...굳이 인상을 팍팍 쓰면서 분위기 잡고 앉아있는 것보다야 일백번 나은 것이 아닐까 한다... 코믹할 때는 중견 개그맨 못지 않은 개그를 선보이기도 하고...진지할 때는 함부로 장난을 걸지도 못할 만큼의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저자 덕분에...조만간 오방의 자진선택에 의해...읽을 예정인 저자의 소설이 어떤 분위기를 풍길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은 점점 증폭되고 있다...기대 만발...크게 공감, 흐뭇한 미소 상당 기간 지을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던 이야기 좀 소개해주고 마쳐야 겠다...우울한 독자들이여...꼭 한 번 읽어보고 회춘하시라...오방 역시 길을 지나다 보면 가끔 고민해 마지 않았던 내용인지라 더 크게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러브호텔이 즐비한 곳을 지나다보면...커다란 현수막으로 걸어놓은 결정적 멘트를 읽고 실소와 동시에 물음표를 쉴새 없이 양산하며 머리속으로 괴상한 상상을 하게 만들어주곤 했는데...그 주인공인 즉슨 바로 '초고속 인터넷 완비' -_-; 오방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서울시민들이 잘 알고...또 어렵지 않게 사용하고 있는 러브호텔의 용도는 인터넷 서핑이나 온라인 게임이 아닌 것은 분명한 데...생뚱맞게 초고속 인터넷이 왜 러브호텔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일까...오히려 천장을 커다랗게 장식하고 있는 엘레강스한 디자인의 대형거울이나...철썩철썩 파도치는 낭만을 느낄 수 있는 물침대 정도라면 모 현수막을 걸어줄 정도의 경쟁력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나...아무리 생각해도...초고속 인터넷은 답이 나오지 않는다...저자 역시 그런 고민을 했다고 하니...이론...왠진 친근^^...모르긴 몰라도 수많은 싸이질 덕분에 이 책이 탄생하게 되었을 것이 분명하니 리얼타임으로 저자의 미니홈피를 방문하는 것이 경제적인 행동일 듯 싶네...그런데 저자의 싸이홈피...어떻게 찾지? 사못 궁금.ㅋㅋ 바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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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랄라 하우스>
이 책을 산지는 세달 전 쯤-
아마 그 당시 나는 많이 울적하고 힘들었던 것 같다.
하릴없이 교보문고를 헤매다가 이 책의 제목 "랄랄라"가 눈에 들어왔다.
맞다. 정말 랄랄라 하고 신나봤으면 좋겠다고 난 이 책 앞에 서서 잠깐 생각했다.
어쩌면 김영하 이 사람이 그 랄랄라의 비법을 알려줄지도 모른다.
그렇게 사게 되었다, 이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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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김영하가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 올린 글을 모아엮은 책으로
총 5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는데,
김영하가 키우고 있는 고양이 관찰일기와
일상에서 김영하가 느끼고 생각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주관이 담긴 글과
명색이 작가다보니 문학에 대해 짧고 굵게 써놓은 글,
그리고 김영하가 여행하면서 직접 찍은 사진첩과
그의 홈페이지를 들락거린 사람들의 방명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책으로 보는 싸이월드 쯤?
(그러고 보니 참 아이러니 하기도 하다. 디지털의 아날로그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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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가 써놓은 글들은 모두 참으로 일상적이면서도 소소한 것들인데
가만히 그의 생각을 쫓다보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더란 말이지.
그리고 전혀 몰랐던 사실 하나, 글 쓰는 사람치고 유쾌하고 위트가 있다.
김영하와 전혀 사적으로 아는 바가 없는 나로써는 왠지 그에 대해 남들보다 아는게 하나라도 더
있는거 같아 어깨에 힘이 들어가드라. 유치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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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단순한 문자독해의 수준을 넘어서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피아노를 배우듯, 영어를 배우듯 그렇게 계속 연마해야 한다는 그의 말은
"이 소설은 내 취향이 아니야"하고 거들떠도 안 보는 나에게
사실 나는 그런 소설류에 대해 익숙치 않은 즉 연마가 덜 된 것이라는
너무도 신선한 충고로 다가왔다.
또한, 한껏 감상적으로 변하는 봄날 떨어지는 모든 꽃들에게
낙화금지법을 입법 시켜야 한다는 그의 주장.
그가 영화<주홍글씨>의 원작자이며 그 원작 소설을 그저 친구와의 잡담에서
힌트를 얻어 단 하루만에 초고를 써냈다는 사실.
소설에 나오는 장소에 가서 그 소설을 읽는 '현장독서법' 부터 아이오와 창작 프로그램 스케치,
그리고 한참을 배꼽을 잡고 웃었던 김영하식 허무휴가법까지.
그저 나와 같이 심신이 지친 자들이 부담없이 읽다가 자기도 모르게 빙그레 웃게되는
그리고 때로는 잠시 생각에 잠기게 하는
그런 휴식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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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김영하의 지적 수준이며 대화법까지 너무 유사하다고 생각했던
정옵하에게 이 책을 빌려 줄 생각이다.
부디 옵하 마음에 쏙 들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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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하의 '랄랄라 하우스'를 다 읽었다. 출장 준비를 하러 집에 들르면서, 아무래도 차로 장거리를 이동할 듯한 출장길에 책 한 권 넣어간다고 해서 짐이 될 것 같진 않다는 생각을 했고, 이틀 전 교보를 다녀온 흔적 중 하나인 이놈을 골랐다. 그림 크기가 작긴 하지만, 꼼꼼히 보면, 싸이월드 미니홈피 모양임을 알 수 있을텐데... 이 책은 김영하 싸이홈피에 올려진 글과 사진을 묶어낸 것이다. e-book의 시대가 온다 어쩌고 그러면서 클릭클릭을 통해 각 장들을 넘나드는 전자책들은 종종 봐왔지만, 온라인상의 홈페이지를 오프라인의 종이책으로 옮겨놓은 건 이게 처음이 아닐까 싶다. 북디자인이 깔끔하고 재기발랄한 차원을 넘어, 다소 혐오스럽다는 혹자의 평도 있었지만, '싸이 대중'의 시대를 맞아 이 정도 책은 나와줄 만하다는 생각과 함께, 일종의 판타지가 충족되는 게 아닐까 하는 느낌도 들었다.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했던 쪽글들을 긁어모아 제본 형태로나마 '책 한 권'에 만들어본 경험으로 비춰볼 때, 읽을 거리라는 측면에서 볼 때 일종의 유사 책이 되어버린 홈피에서도, 종이책이 나에게 주는 그 묵직하면서도 풍성한 질감, 아무 곳에나 가져가고 아무데서나 펼쳐 읽을 수 있는 편리한 휴대성 등을, 구현하고 싶다는 게 그런 환상인데, 발빠른 작가와 출판사가 그걸 먼저 했다는 거다. 싸이홈피처럼 업데이트와 하이퍼링크마저 가능하다면... 하는 욕심도 가져보지만, 그건 또다른 판타지. 한편으로는, 굳이 김영하의 싸이홈피(http://www.cyworld.com/TimeMuseum)를 찾아가면 볼 수 있는 것들을 돈주고 사서 종이책의 형태로 봐야하는가 하고 자문할 수도 있겠는데, 돈 가진 자의 선택이란, 하나만 빼고는 무궁무진하지 않겠나 싶기도 하고. 내용에 대해서는, 뭐, 재밌다. 한국일보에 연재했던 '길 위에서'라는 쪽칼럼도 읽을 만하고, 문학 관련 '폴더'에서 '검은꽃' 탄생비화를 읽은 덕분에, '검은꽃'을 비로소(김영하의 장편은 왠지...하는 맘에 그냥 지나쳐왔다는 말씀!) 사 읽게 될 듯하다. 책 출간과 더불어 홈피 이름도 '랄랄라 하우스'로 바뀌었다. 웃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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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전까지 당연히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몇 번 말한 것같은데 책읽기 전에 책정보를 전혀 안 본다. 물론 작가에 대해서 전혀 모를 때는 책 정보를 보지만 일단 자체 검증이 된 이후엔 책정보같은 건 절대 안 본다.
우리 남편은 이런 날보고 별나다고 한다. 근데 생각해보면 하나도 안 별나다. 우리 남편은 미국 시간으로 토요일 오전이면 포털 사이트 다음, 네이버, 네이트 등엔 절대 안 들어간다. 그 주 '무한도전'에 대해 이미 발빠른 기사가 떴거든. 친절한 기자 양반같은 경우에는 제목만으로도 모든 걸 알 수 있게 만든다.
그렇게 눈물겹게 노력하는 데도 가끔 정말 우연찮게 '무한도전' 기사를 본다면 우리 남편은 세상의 종말을 미리 귀뜸받은 사람같은 표정으로 이렇게 말하는 거다. "김, 샌, 다."
그러니 책 좋아하는 내가 책정보를 전혀 안 찾아보고 책을 읽는 건 당연하다.)
사설이 길었다.
암튼 당연히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이것만 읽으면 김영하 소설은 다 읽는구나, 싶어서 시작한 건데 헉! 이건 '에세이'라고도 하기 뭐한, '잡기(雜記)'라고 하기에 딱 좋은 그런 류의 글이다.
예전에 남편네 동아리방에 굴러다니는 노트를 이름도 안 붙이고 그냥 '잡기장, 잡기장'하길래 "이름이라도 붙여주지 그게 뭐냐?"그랬는데 그런 데다 이름을 붙여주면 딱 '랄랄라 하우스'가 되겠다.
물론 그 옛날 잡기장들은 좀 무겁고 진지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뤘다면 이 잡기장은 김영하만큼 재기발랄하고 통통 튀고 웃긴다.
알고 봤더니 저자의 미니홈피를 그대로 책으로 만든 거라고 한다.
이 책 표지를 컴퓨터 모니터로 4년 정도 봐오면서도 『빛의 제국』에 실린 르네 마그리뜨의 그림같은 거라고 생각했다. 웃기게도 책을 빌리면서도 책 표지는 유심히 안 봤다.
근데 책을 읽으면서야 보니 표지 디자인 자체가 미니홈피의 형태이고 미니룸 있는 바로 그 자리에 작가의 사진이 있다.
표지의 그 푸른빛은 하늘이었던 거고 그 밑의 짙은 색이 인물이었던 거다. 작가 자신. 헉!
암튼, 현재까지 알게 된 것.
첫째, 김영하는 신경숙과 친하다.
의외다 싶은데 남진우씨가 매개가 됐나 싶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결혼 후에 작품들이 따뜻하고 여유 있어져서 신경숙씨가 결혼 생활이 행복하구나 싶다. 다행이다. 그런 걸 보면 남진우씨가 좋은 사람이구나 싶기도 하구. 암튼 의외다 싶다가 생각해보니 나랑 친한 사람들도 남들이 보기엔 나랑 참 안 어울린다 생각할 것 같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남편. 지금이야 어딜 가든 오누이같다느니 닮았다느니 잘 어울린다는 소리를 듣지만 맨 처음 만날 때를 생각하면 이것만큼 의외가 없다.
둘째, 김영하의 생일은 681111이다.
빼빼로데이가 생일이네. 요즘 팬들이 센스없이 빼빼로만 보내는 건 아니겠지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러다가 조만간 생일이구나 싶다. 그러다가 '어, 추석 즈음에 보낸 내 책들도 조만간 받아볼 수 있겠군.' 싶다. 기쁘다.
셋째, 김영하는 B형이다.
여기서 자지러지게 웃었다. 역시 '피'를 무시할 수 없다. ('혈액형 분류'라면 유치해보이는 데 '피'라고 하면 그 사람의 성정이나 기와 관련이 있을 것도 같다.) 얼마 전 쓴 리뷰의 제목과 맞아 떨어져서 피식 또 한 번 웃었다. 바로 이 리뷰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 한 반 정도 읽었는데 자꾸 하품이 나온다는 것.
내가 '작가님'을 사모하는 어린 팬도 아니고(같이 늙어가고 있다), 물론 좋아하는 작가에 대해 '인간적으로' 관심이나 호기심이 생기는 건 당연한데 그리고 어떤 경우엔 작품보다 에세이나 산문집이 더 좋은 기현상을 빚기도 하는데 이 책의 경우는 오히려 작품에 누가 되는 것 같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내 입장에서 하는 말이다. 나는 작가 지망생도 아니고 어린 팬도 아니라서 이렇게 말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미니홈피를 그대로 책으로 옮겨왔다고 보면 되는데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사진첩'이다.
그나저나 작가도 참 힘든 직업이다. '방명록'도 실었는데 묻는 질문이 뻔-하다. 거기에 성실하게 답변해주는 작가가 한 편으로는 불쌍하고 한 편으로는 존경스럽다.
오늘은 여기까지.
다 읽지도 않은 책의 리뷰를 미리 쓰는 이유는 단 하나. 안 그러면 생각했던 걸 까먹을까봐. 다 읽고 이 리뷰의 업데이트를 할지 안 할지는 그때나 가봐야 알겠다.
'고양이' 에피소드를 읽다가 '아, 맞다. 나도 우리 옆집 고양이와의 이야기를 포스팅해야겠군.' 환기가 됐다.
블로그용 전담 비서를 한 명 고용해야 할 것 같다. "오늘은 OOO, OOOO, OO에 대해서 생각하시면서 시간되면 포스팅해야지, 라고 했답니다." 라고 싱긋 웃으면서 상기시켜줄 푸우같은 비서.
아니면 머리를 두 개를 달고 다니던가. 근데 그럼 괴물된다. 흠.
여기서부터 다시 업데이트(8:53 pm).
작가는 역시 작품이나 그 언저리 이야기를 할 때 가장 신명나는 것 같다. 본인도 읽는 사람도. '문학 앞에서'라는 제목이 붙은 '폴더'를 읽으며 눈이 초롱초롱해졌다. 급 집중모드. 오늘 다 읽고 자면 좋으련만 처리할 일들이 좀 많다. 내일 일찍 일어나서 출근 전에 읽고 갈까? 암튼 『검은 꽃』의 비하인드 스토리나 아이오와 대학의 '아이오와 창작 프로그램'은 흥미롭다. '아이오와 창작 프로그램'에 대해 좀 찾아봐야겠다. 그 대학 나온 동료한테 혹 이 프로그램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지 물어도 보구.
또또 업데이트(8:59 pm).
『내 이름은 빨강』과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도 언급한다. 이런이런. 너무 반갑다. 바쁘기는 한데 김영하라는 사람에 대해 궁금한 독자가 있다면 '문학 앞에서' 부분만이라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급호감 모드 돌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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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쾌한 김영하氏를 보라!(웬지 삐삐밴드의 버전으로 부르고 싶군) 『인생의 버스는 항상 엉뚱한 곳에 우리를 내려놓는다』라는 자명한 대명제 아래 장소와 장르와 시대를 불문하고 생뚱맞고도 엉뚱하게 “랄랄라...”를 흥얼거리는 스타일리쉬한 남자의 뒷모습을 보았다면, 그가 바로 김영하다. 김영하의 특징을 몇가지로 나열해본다면, 첫째, 일상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관찰력 둘째, 유쾌한 듯하면서도 불온하고 엉뚱하면서도 허를 찌르는 상상 셋째, 한없이 가벼운 듯하면서 생의 본질을 꿰뚫는 놀라운 통찰력 넷째, 심각한 일에 대한 일정한 거리두기로 농담을 즐겨하면서 심금을 울리는 그 무엇 그 무엇보다 김영하는 비틀기와 뒷통수 때리기의 선수다. 산통깨는 데에도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선수이고 그만큼 재수없을 수도 있는 위험이 내포돼 있는 듯... 소소한 산문집을 읽으면서 이토록 자주 피식 웃은 적도, 때론 파안대소를 한 적도 없었다. 한국적 정서에 맞아서 그런 것인지, 어쩌면 하루키보다 더 유쾌한 즐거움을 준다. 그러나 무엇보다 감탄스러운 건 평범하고 지루하기 그지없는 일상에서의 뛰어난 ‘관찰력’이다. 작가는 자기애가 무척 강한 사람인 듯 느껴진다. 그 정도만큼 사물에 대해서, 주변의 것들에 대해서도 강한 관심과 세심한 주의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역설과 농담의 미학에 대해서 우리 모두는 한번쯤 진지하게 고민하고 살 필요가 있다. “이봐, 또 진지 타령은...” 유쾌한 산문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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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님의 에세이집이 나왔다.
랄랄라 하우스.
그의 싸이월드 미니 홈피 이름도 랄랄라 하우스이다.
신변잡기식의 이런 산문집이 나온다는것 자체가
그의 인기를 증명한다고 하겠다.
작가는 평범한 우리네와는 다를것이라는 상상을 엎고
우리와 같은 세대를 살아 숨쉬는 일상인으로서의 작가를 만날수 있어
소박한 책이다.
앞쪽은, 미니홈피에 올려졌었던 글인것 같고
(그런형식을 택한것인지도 모르겠다만)
뒤쪽에는, 작품구상 여행을 하면서 찍은 사진들이 있다.
말잘하고, 글잘쓰고,
음악과 예술에도 조예가 깊고 ,
평단과 대중으로 사랑을 받는 인기 작가인 김영하님
언제쯤 한번 만나보고 싶은 작가중의 한명이다.
[인상깊은구절] 초고속 인터넷 완비 며칠 전 어딘가를 지나가다가 길바닥에 놓인 큼지막한 입간판을 보았다. "초고속 인터넷 완비". 도대체 어딘가 싶어 자세히 살펴보니 분홍색 페인트 통을 뒤집어 쓴 것 같은 러브호텔이었다. 주차장엔 번호판가리개까지 얍전히 놓여 있었다. 러브호텔과 초고속 인터넷. 정말 안어울릴 것 같은 조합이 아닌가. 예를 들어, " 물침대 완비" 같은 것은 금세 이해가 간다. 그런데 초고속 인터넷이라니. 사랑을 나눈 남녀가 나란히 앉아 이메일 체크를 한다? 아니면 옆방에 있는 팀과 스타크래프트라도? 어느새 출출해진 분들은 근처 맛집을 검색 할수도 있을 것이다. " 오늘 평양냉면 어떼?" 늦게 가는 사람들은 이런 이메일도 보낼 수 있다. " 나 좀 늦을것 같아. 채팅하고 있어" 바둑 두는 사람, 고스톱 치는 사람, 일간 신문 읽는 사람도 없으란 법은 없다. " 이야, 서재응이 벌써 7승이군!" 아니, 특급호텔은 괜찮고 러브호텔은 안된다는 거요? 항의할 분도 계실 것이다. 그러나 대실 전문인, 하루에 몇 회전씩 돌려대는 곳에서 초고속 인터넷으로 뭘 할수 있을지가 궁금할 따름이다. 그러니까 초고속 아니냐면 할말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