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년전에 ''경도''라는 책이 나왔었는데, 그 만만찮은 가격때문에 사는 것을 망설이고 있다보니 어느새 절판되어 버렸다. 이 책은 그것의 개정판인데, 출판사에서도 나름대로 가격때문에 고심을 많이 했던지, 9800원이라는 문구를 크게 내세워 저렴한 가격임을 강조하여 선전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그림과 사진, 설명이 곁들어진 참으로 잘 꾸며진 책이었다. 해상시계. 얼핏 생각하면 시계와 경도가 무슨 상관일까 하겠지만, 경도를 결정하는데 있어서 정확한 시계의 도움은 필수적이었다. 요즘이야 GPS로 전지구상에서 자신의 위치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겠지만, 그것이 없던 시절에 망망대해를 항해하면서 현재 위치를 파악하기란 그리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을 것이다. 영화 같은 데서 보더라도 선장 다음으로 항해사를 크게 대우해주지 않던가. 위도와 경도. 중고등학교 과학시간으로 잠깐 돌아가 보면. 위도 결정이야 그나마 쉬울 것이다. 춘분이나 추분때 태양의 남중고도를 측정해서 90도에서 빼면 그지방의 위도. 또는 북극성의 고도를 측정해도 되고. 그러니까 현재 위치의 위도를 결정하는 것은 예전부터 익히 알고 있었을텐데, 과학시간에도 잘 배우지 않았던 경도의 결정은 어떻게 하는가. 영국 그리니치 천문대를 경도 0도로 하고 지구한바퀴를 360도로 나눠서 결정한다는 것은 알겠지만, 현재 자신의 위치가 경도 몇도인지 어떻게 알수있단 말인가. 신세계의 개척, 해상무역, 전쟁 등의 다양한 목적을 위해 대양으로 뻗어나가던 18세기, 해양 제국을 꿈꾸는 영국으로서는 이 경도 문제의 해결이 급선무였다. 정확한 경도를 알면 위치 파악을 할 수 있고, 따라서 항해 기간 결정 등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위치 파악 실수로 인해 암초에 좌초되는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기도 했다. 그래서 결국 경도 문제를 해결에 막대한 현상금을 걸고 ''경도심사국''을 설치하여 본격적으로 나선다. 다수의 천문 과학자-뉴튼이나 핼리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사람들이 이 문제 해결에 나섰다. 그때까지 주로 경도 결정에 이용되던 방법은 천체의 움직임-목성의 위성, 달과 별들의 상호 위치 조사 등등으로 파악하는 것이었기에 이들 천문학자들이 주요 후보가 된 건 당연한 일이었겠다. 그러나 결국 이 문제는 해결한 것은 당시로선 상상할 수 없는 초정밀의 시계를 제작한, 존 해리슨이라는 한 시계공이었다. 출발지와 현재 위치의 정확한 시간만 알 수 있다면 경도 계산은 쉽게 가능해진다. 1시간 차이는 경도 15도 차이에 해당하니까. 물론 이 방법은 누구나 다 알고 있었지만 험난하고 기나긴 항해 기간동안 오차없이 작동하는 정밀한 시계-크로노미터를 제작한다는 건 당시로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 일을 일개 목수 출신의 시계공이 해냈으니, 경도심사국의 유수한 과학자 관리 나리들의 심기가 불편한 것은 당연지사. 이 책은 경도 문제 해결 및 정밀 해상 시계 제작에 관한 이야기들을 알기 쉬운 설명과 삽화, 사진들과 함께 재미있게 나열해준다. 학생과 청소년 권장도서지만 일반인들이 읽어도 좋을 책. 사실 위도 경도라는 걸 그냥 대충 보아 넘겨왔지만, 그속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들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모처럼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는 과학공부를 한 느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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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우리나라 제목은 『해상시계』이지만 원제는 『The Illustrated Longitude』로 가급적 정직하게 의역하자면 대략 '그림, 사진으로 본 경도이야기'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해상시계』라는 직설적인 제목도 좋은 것 같습니다 경도와 시계에 얽힌 이야기를 알지 못한다면 원제목만으로는이 책이 어떤 내용인지 추측하기 어려우니까요 아마 지도와 관련된 책이 아닐까 생각하기 쉽겠죠 ![]() 데이바소벨/윌리엄 앤드루스 지음, 김진준 옮김, 생각의 나무, 2005
책에는 당시 경도를 측정하는 방법을 두고 관련되었던 여러 사람들의 초상화나 출판된 책들, 최초의 해상시계 등 풍부한 사진이 실려있습니다 이런 것들도 읽는 것을 더욱 즐겁게 해줍니다 |
![]() 초등학교땐 일기 쓰는게 그렇게 귀찮고 싫었다.
매번 방학이 끝날 때 쯤이면 밀린 일기 쓰는게 고된 일이었는데,
언젠가인가 일기를 마구 써내려가다가 하도 쓸 말이 없어서
이런 내용의 일기를 썼던 기억이 난다.
'시계는 참 고마운 존재이다. 우리에게 항상 시간을 알려주니까.
그런데 시간이라는 건 누가 정한걸까?
또, 시계는 누가 처음으로 만들어 낸 걸까?'
(초딩 2학년때인가 그랬다. 너무 비웃지마시라.)
나이가 들어가면서 왜 하루가 24시간이고 일년이 365일인지에 대해서는 대략 어렴풋이나마 이해하게 되었지만,
시계의 발명가가 누구인지는 미스테리로 남아있었다.
그런 나의 궁금증을 다소나마 해결해준 책이다.
이 책에 '해상시계'라는 제목이 붙은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휴대용 시계, 엄밀히 말하면 크로노미터의 제작이 실은
해상에서의 배의 정확한 위치를 알기 위하여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위도야 태양과 달의 높이로 알 수 있다지만 경도는 조금 어려운 문제이다.
그리니치 천문대를 기준으로 0도가 시작하고 지구 전체가 360도이다- 라는 사실 자체는 너무나 당연하지만, 자신이 지금 서있는 경도가 얼마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금방 답하기가 쉽지 않다.
덕분에 자신들의 위치를 착각한 배들이 침몰하는 사고가 속출하자 18세기의 영국에서는 경도를 알 수 있는 방법에 큰 현상금을 걸었다.
물론 처음에는 천체들의 위치를 이용한 계산으로 경도를 알아내려는 천문학자들이 주로 연구하였지만,
이 문제는 사실 정확한 시간을 알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풀리는 문제이다. 왜냐하면 경도는 시간과 같으니까.(15도는 1시간)
그리하여 이 문제를 '존 해리슨'이라는 이름없는 목공이 해결한다.
그는 수십년간 시계 하나에 몰두하며
초정밀한 휴대용 시계를 발명하는데 성공한다.
따라서 그로 인하여 경도문제가 해결되었지만, 당대의 지식층이었던 천문학자들은 그에게 현상금을 수여하는 것을 못마땅해하며 이를 여러가지 방법으로 저지하였다.
뭐 그 후에 여러가지 일들이 발생하고 뭐 블라블라하다가
결국은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아, 다시 생각해보니 진정한 해피엔딩은 아닌거 같기도 하다.
생각해보면 꽤나 천문학적인 지식이 많이 필요한 책이지만,
책장 가득가득한 삽화들과 친절한 설명들이 곁들여져 있어
큰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다.
또한 시계의 발명과 경도라는 어찌보면 꽤나 지루할 수 있는 주제를 가지고 글을 썼지만,
경도 문제를 둘러싼 여러가지 암투와 그에 따른 해리슨의 인간적인 고뇌를 마치 추리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그려내어,
책장을 펴는 순간부터 마지막장을 덮기 까지 지루한 감 없이 즐겁게 읽어내려갔다.
이 책의 부제는 '우리가 아직 몰랐던 세계의 교양'이다.
그래, 이 정도라면 교양이라고 부르기에 손색이 없지.
(사실 교양이 별건 아니지만. 괜히 있어보이려고 이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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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1학년 가을학기 교양 수업에서 레포트를 작성하기 위해 필요한 책이었다. 토마스 쿤의 사고를 중심으로 과학 기술의 발전의 역사를 살펴보는 수업이었다.
일단 첫번째로 책이 굉장히 깔끔하고 사진 및 그림 자료가 많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문제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위도 경도의 개념 및 간단한 천문학적 상식과 당시 역사적 상황을 알 필요가 있다. 독자에 따라서는 이러한 사실을 다양하고 풍부한 사진 및 그림자료를 통해 보다 더 사실감있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두번째로 책의 내용이 상당히 좋다. 본인은 대학생 때 읽은 책이지만 중학생 또는 고등학생 독자들도 이 책을 읽기를 권장하며 미리 읽기 전에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를 읽거나 그게 아니라도 대강의 내용을 알고 읽기를 권장한다.
본인은 중학생일때부터 과학자를 동경해오며 공부했고 대학에 와서 순수 과학은 아니지만 큰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은 길에 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알아왔던 과학이 내가 알고 있던 과학의 다가 아님을 알았다. 과학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과학을 보다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과학을 하는 사람이라면 보다 정확한 걸 꿈꾸길 위해서 이 책을 그 단계의 시작으로 생각하고 꼭 읽어보길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