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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박이 곤충기 김정환 진선출판사/2005.8.20. sanbaram
“이 지구상에는 현재 전 생물의 5분의 4를 차지하는 약 150만 종의 곤충이 있고, 해마다 1,500-1,800여 신종이 추가로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15,000종이 학계에 보고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10만 종이 훨씬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p.225)”고 <토박이 곤충기>의 저자는 말한다.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곤충들은 자신을 천적으로부터 방어하고 보호하기 위해 애벌레나 어른벌레 모두 보호색을 띠고 있기 마련이다. 그 요상하고 현란한 아름다운 빛깔, 징그러운 몸, 소름 끼치는 다리, 신비한 날개, 무서운 얼굴 등 신기하게 보이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이다. 그들은 이런 성장 과정을 통해 마침내 비밀의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마치 인간 세상처럼 경쟁, 협동, 싸움, 사랑, 죽음이 있는 흥미진진한 세계가 펼쳐진다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모두 30종의 곤충을 소개하면서 그들의 특성 및 사람과의 관계 등을 이야기한다. 그중에서 몇 가지 인상적인 것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이 책을 통해 곤충들의 생활상을 좀 더 이해하고 우리와의 관계를 알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대부분의 곤충들은 짝짓기 후 산란이 이루어지면 알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은 곧 죽기 때문에 어미의 보살핌을 받을 수도 없다. 그러나 일부 곤충은 새끼 사랑이 남다르다. “물자라나 물장군은 아비가 직접 새끼를 기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물자라는 암컷이 수컷의 등 위에 알을 줄지어 낳아 놓고, 물장군은 물 밖으로 나온 나뭇가지나 풀줄기에 알을 낳는다.(p.40)” 이 두 종류의 공통점은 산란 전에 암수가 짝을 지어 교미를 몇 번이고 반복한다는 데 있다. 그렇게 하는 까닭은 자기의 유전자를 좀 더 확실하게 다음 세대에 물려 주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의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바퀴벌레 무리는 현재 세계적으로 3,000여 종이 살고 있고, 그중에서 귀신바퀴벌레와 같이 썩은 나무 속에서 섭식을 하며 어미와 새끼가 가족생활을 하는 바퀴벌레는 세계적으로 100여 종이 보고되어 있다고 한다.
“변온동물인 곤충이 겨울을 나는 방법은 종에 따라 다르다. 알, 애벌레, 번데기, 어른벌레 중 어떤 형태로 추운 겨울을 지내는가는 그 종 특유의 방법, 즉 진화상의 차이다.(p.53)” 눈이 많이 오는 지방의 지표면 가까이 있는 곤충은 단열성이 우수한 눈으로 덮여 있기 때문에 체온이 영하 5도 이하로 내려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 더구나 땅속에서 겨울을 나는 곤충은 체온이 섭씨 0도 부근에 거의 멈추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곤충은 일생을 발육 단계와 휴면기로 나누어 여름에는 섭식, 성장, 번식 등의 활동을 하고, 에너지를 비축하여 겨울을 나는 방법을 택하여 살고 있다. 꿀벌을 제외한 대부분의 벌들은 여왕벌만 살아남아 겨울을 지낸다. 장수말벌의 예를 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다음 세대를 이어갈 새로운 여왕벌과 수벌의 짝짓기가 끝나면 임무를 완수한 수벌은 죽고 새로운 여왕벌은 집을 버린 후 안전하게 겨울잠 잘 곳을 찾아 나선다.(p.67)” 이들은 보통 썩은 나무 속에 방을 만들고 천장에 매달려 겨울잠을 잔다. 그래서 겨울이 되면 장수말벌의 둥지는 텅텅 비고, 내년에 여왕벌이 될 암컷들만 살아남는다. 봄에 겨울잠에서 깨어난 장수말벌의 여왕벌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중에 하나는 전사인 일벌을 늘리기 위해 둥지를 짓고 일벌로 태어날 애벌레를 직접 기르는 것이다. 새로 태어난 일벌들은 부지런히 사냥을 하며 구성원을 늘리고 어미인 여왕벌을 중심으로 가족끼리 모여 다시 사회를 구성한다.
“산골짜기를 흐르는 계곡물이 시냇물이 되고, 그 시냇물이 강으로 흘러들어 담수호가 되고, 이것이 농수로를 따라 논이나 밭두렁으로 흘러들어오는 모든 지역이 잠자리의 주요한 생식지역이다.(p.84)” 그런데 생명을 잉태하는 강물은 공장폐수와 생활하수로 오염되고, 농경지에는 다량의 농약이 살포되어 해가 갈수록 잠자리의 개체수는 줄어들고 있다. 예전에는 봄부터 가을까지 갖가지 잠자리들을 볼 수 있었던 농촌 들녘에서도 요즘은 잠자리 보기가 힘들다. 특히 냇가에서 흔하게 발견되던 잠자리들 또한 귀한 손님이 된 지 오래다.
“꽃은 화려한 꽃잎, 달콤한 향기, 꿀 등을 이용해 곤충을 부르고, 모여드는 곤충의 몸에 꽃가루를 묻혀서 자손인 씨앗을 만든다.(p.112)” 곤충들은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하여 그들이 필요로 하는 식량을 식물에서 얻는다. 그리고 곤충들 대부분은 그들의 먹이가 되는 식물을 특별한 종류로 한정하여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벼메뚜기는 알로, 호랑나비는 번데기로, 무당벌레는 어른벌레로 겨울을 난다. 그러나 항상 예외는 있어서 외부 기온의 변화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대처하여 겨울나기를 하는 곤충도 있는데, 그 주인공은 바로 꿀벌이다.(p.105)” 꿀벌은 다른 곤충처럼 휴면 상태로 겨울을 나지 않는다. 사회성 곤충의 대표적인 꿀벌은 사계절 내내 집안의 온도를 섭씨 30도 정도로 일정하게 유지시킨다.
“3월부터 11월까지 매미 소리는 어디서나 들을 수 있다. 매미는 옛날부터 소리내어 우는 곤충으로 잘 알려져 왔다. 그러나 매매의 암컷은 울지 않는다.(p.123)” 아니 울지 않는 것이 아니라 울지 못한다. 왜냐하면, 암컷은 신체 구조상 울 수 있는 발음기관이 없기 때문이다. 수컷 매미의 배에는 ‘공명실’이라고 하는 큰 공기주머니가 있다. 텅 비어 있는 배의 위쪽에 V자형 발음근이 뻗어 발음판에 이어져 있고 발음근을 격렬하게 오므렸다 늘렸다 하면 발음판이 진동하여 큰 소리를 낸다.
“곤충은 종류에 따라 특수한 환경에서 특정 식물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살고 있다.(p.167)” 예를 들어 나비의 생식지는 제일 먼저 애벌레의 먹이가 되는 식물과 어른벌레가 꿀이나 수액을 빨아 먹을 수 있는 식물이 있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또 휴식장소나 몸을 숨길 수 있는 초원과 숲이 있느냐도 중요하다. 즉 삼림 속에 사는 나비와 삼림과 초원으로 이어지는 경사지에 사는 나비, 초원에 사는 나비가 각기 다르듯이, 식물과 곤충은 모두 기후의 변화에 적응하며 살아간다. 동양에서는 옛날부터 나비가 ‘장수’를 뜻하는 곤충으로 사랑받아 왔다. 안방 모서리에 있던 등잔의 불어리도 나비 모양이고 가구, 문방구 심지어는 덮고 자는 이불과 베고 자는 베갯잇 등 선조들이 사용하던 여러 가지 일상생활 도구에 나비 문양이 이용되고 있는 것을 우리는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옛날 여인들이 옷에 차고 다니던 장신구에서 볼 수 있는 여러 모양의 나비 문양은 그 다양한 색채 구성과 무궁무진한 표현 방법으로 나비가 얼마나 많이 응용되어 왔는지 보여준다. “옛날에는 정혼한 신랑이 죽고 없을 때, 꽃가마 대신 흰가마를 타고 시집을 가는 풍습이 있었다.(p.177)” 이 처녀과부는 시집에서 열녀가 되길 강요받는데, 열려로 소문이 나면 그 집안에는 관역이나 공세, 병역이 면제되는 특권이 부여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처녀과부는 가문의 명예를 위하여 보지도 못한 신랑의 무덤에 가서 밤낮으로 슬피 통곡을 해야 했다.
“비단벌레의 아름다움 속에는 이러한 빛깔의 매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옛날에는 여성들이 비단벌레를 경대 서랍에 넣어 두고 취음약으로 사용하기도 했고, 궁녀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독약으로 사용했다는 기록도 있다.(p.184)” 또는 다른 사람 모르게 농 속에 넣어 두면 옷가지가 늘어난다는 전설과 미신이 지금도 일부 남쪽 지방에 남아 있다고 한다. 비단벌레의 아름다움에는 여성들의 염원 같은 것이 속속들이 배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아름다운 비단벌레의 애벌레는 팽나무나 느티나무, 벚나무 등 죽은 나무의 속을 파먹고 산다. 애벌레는 눈도 없고 가늘고 긴 철사처럼 징그럽고 못생겨서 더욱 재미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토박이 곤충기>의 저자 김정환은 현재<고려곤충연구소> 소장이며, 한국곤충학회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20여 년 동안 곤충을 연구하며 생태사진을 찍고 자료를 남기고 있다. 저서로 <벌레잡이 식물의 비밀>, <곤충 쉽게 찾기>, <곤충 관찰도감>, <열려라 곤충나라>, <곤충 마을에서 생긴 일>, <곤충의 사생활>등 여러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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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사진과 함께 지은이의 감상과 지식, 정보가 수록된 책이다. 원래는 모 잡지에 연재되었던 내용인데 이를 책으로 엮어 냈다. 곤충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쉽게 읽어 내려갈 수 있다. 녀석들은 워낙 수가 많기 때문에,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알려지지 않은 것이 더 많다. 바꿔 말해,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분야라는 말이다. 따라서 누구나 노력하면 일가를 이룰 수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놈들의 기기묘묘한 생활사를 보고 있으면, 많은 헐리우드 영화에서 왜 이들의 삶을 차용하여 영상으로 만드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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