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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책 서지정보에 보면 저자 명의가 박석순 한 분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서민교 손승철 신동규 세 분이 더 참여한 저술이고, 책 표지와 날개에도 그리 표기되었습니다. (주)대한교과서가 시리즈로 내놓던 각국사 시리즈 중 한 권인데 지금은 절판되었고 제가 구입한 건 절판 직전 시점이었던 듯합니다.
국사 교과서 한 권 읽고 한국 역사에 능통해지는 분은 아마 없을 겁니다. 수학이라면 정석 한 권만 집중적으로 파도 상당 수준 실력자가 되는 게 가능은 한데 하나를 일러 주면 열을 알아채는 재능이 있어야만 가능하긴 하죠. 그러나 국사는 아무리 인문 역사의 천재라도 그런 식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하지 싶습니다.
당시 제가 이 책을 구입했던 건, 깔끔하게 요체 정리만 이뤄진 책을 읽고 골격을 튼튼히 세운 후, 다른 심화 보충 자료로 살을 입히자는 계획이 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구매 후 몇 페이지를 읽고, 이처럼 교과서보다 훨씬 불친절한 서술 체제를 기반으로 삼아 가며 그런 계획을 실천에 옮기는 건 도무지 불가능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나중에 (다양한 분야의독서를 통해 부산물처럼) 일본사 실력이 더 쌓일 때로 미루자고 마음 먹고 한동안 서재에서 이 책을 치워 놓고 있었습니다.
몇 년만에 다시 읽으니 확실히 배경 지식이 늘어서인지 문맥이 잘 통하긴 하더군요. 암기 사항이 안 외워지는 건 원체가 머리 속에 든 지식이 없어서입니다. 공부가 쌓이고 스키마가 완성도를 갖추면 낯선 지식도 머리에 잘 들어오며, 일정 단계를 넘어서면 논리와 추론 능력으로 책을 소화해 나가는 거죠.
오랜만에 다시 펴든 이 책은 "친절성" 이슈가 아닌, 다른 차원의 문제점을 여전히 안고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남북조 분열 시절 고카메야마 덴노가 다시 1410년 요시노로 "탈출"한 것으로 나오나, 이는 필진이 고다이고 덴노의 1336년 요시노 남조 수립 사실과 혼동한 듯합니다. 많은 대목에서 명백한 오탈자가 다수 눈에 띄는데, 가뜩이나 건조한 체제와 필치 때문에 거리감을 느끼는 독자의 몰입을 더욱 방해한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무튼 저는 개인적으로, 책의 산뜻한 표지나 활자가 마음에 들어(?) 이 책을 계속 읽어낼 작정이지만 일본사 초심자에게는 전혀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책에 숨어 있을 듯한 숱한 오류, 착오 역시, 제 힘으로 일일이 찾아내고 다른 서적과 대조하여 가며 개인적으로 교정할 생각이며, 이렇게 힘들여 읽어 나가면 내용이 머리 속에 더 잘 들어올 것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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