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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세상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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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몇 년 전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치며 팬데믹으로 인류가 멸망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비관론이 줄을 이었다. 이후엔 2차 세계 대전 이후 다시 대규모 전면전의 비극을 부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끝없는 국지전, 여기에 최근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개입과 이란-미국 간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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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몇 년 전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치며 팬데믹으로 인류가 멸망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비관론이 줄을 이었다. 이후엔 2차 세계 대전 이후 다시 대규모 전면전의 비극을 부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끝없는 국지전, 여기에 최근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개입과 이란-미국 간 전쟁까지 세계 3차 대전이 일어나는 것 아닌지 우려 섞인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러한 현실의 불안감을 반영하듯 최근 OTT 플랫폼에는 좀비 바이러스, 핵전쟁, 외계인의 침공 등으로 지구가 멸망하는 시나리오가 단골 소재로 등장한다. 개인적으로도 종종 이런 디스토피아적 내용들을 접하며 절멸의 위기로 인류가 망하면 어떻게 되는건지 궁금함을 느끼던 차에, '종말'을 철학적으로 다룬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번 책 '세상의 종말'은 브라질의 철학자와 인류학자가 같이 저술한 책으로, 그간의 서구 중심적 종말론을 회의론적 시각에서 바라보고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 가벼운 내용을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무겁고 현학적이라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개인적으로 이해한 바를 옮겨보자면, 책은 먼저 다양한 범지구적 위기가 자주 찾아오는 현 생황을 짚으며, 서구 근대 철학이 어떻게 인간을 자연과 분리된 예외적 존재로만 취급해 왔는지 그 한계를 지적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어 인류가 멸종하고 자연만 남거나, 반대로 자연이 파괴된 채 기술에 의존해 생존하는 두 가지 종말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이는 인간 외 생명체를 무시한, 지극히 서구 인간중심주의적 한계에 의한 결론임을 지적한다. 이어 설령 우리가 두려워하는 파국적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더라도, 그것은 기존의 서구식 자본주의 체제가 막을 내리는 것일 뿐 그 너머에는 비인간 존재와 함께 살아가는 다른 삶의 방식이 있음을 역설한다.

책 중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이야기가 가장 흥미롭고 신선하게 다가온 것 같다. 우리는 흔히 세계의 멸망을 '모든 것의 완전한 끝'으로 치부하며 두려워하지만, 사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과거 서구 제국주의의 침략으로 인해 이미 자신들의 세계가 무너지는 종말을 겪어낸 이들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멸종하지 않고 살아남았는데, 저자는 인간을 다른 생명과 차별화되는 존재로 보는 서양 세계관과 달리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자연의 모든 존재를 동등한 존재로 여기는 세계관을 가지기에 자신들의 생태계와 문화가 파괴되는 상황 속에서도 삶을 이어갔다고 분석한다. 이를 통해 평소 우리가 느끼는 종말에 대한 공포가 실은 '자연을 착취하며 군림해 온 인간 중심의 자본주의가 끝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불과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껏 생각해 보지 못한 독특한 내용의 책이라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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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 2026.03.1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