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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인 기교와 힘을 갖고 있는 리흐테르의 서정적인 터치를 들을 때면 예전에 자주 보던 스테레오 저널에서 '大는 小를 겸한다'라는 표현으로 대구경 스피커를 칭찬하던 말이 생각난다.
멜로지야 에디션의 슈만작품에는 리흐테르만의 극단적 피아니시모가 주는 가슴 떨리는 미세한 파동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숨조차 크게 쉬어서는 안될 것 같고 밤낮으로 차가 다니는 서부간선도로 옆에 위치한 내집이 원망스러울 정도로 그 피아니시모는 절절하게, 여리면서 단단하게 흘러나온다.
그렇지만 가끔씩 다른 짓을 하느라 볼륨을 올렸다가는 연이어 터져나오는 포르테 시모의 위력을 고스란히 청력이 감당해야한다. 그의 연주에는 언제나 0부터 10까지 모든 크기의 소리가 모두 적절하게 배분되어 있어 마치 안셀 애덤스의 존시스템을 연상케한다.
하긴, 뭐라 덧붙여도 사족인건 마찬가지다. 난 다른 슈만도 다 이런 줄 알았었다. 그런데 아니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