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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크리스티네 뇌스트링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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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들을 읽으면서, 이 책을 읽고 아이가 오히려 얄팍해지지는 않을까 걱정될 때가 많다. 판에 박힌 사건, 판에 박힌 반응, 그리고 판에 박힌 해결... 중간중간 화려한 문장으로 눈을 가리지만 거의 항상 거기서 거기다.    그렇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누군가 흑기사처럼 나타나서 내 말을 들어주지도 않고, 우연히 그 시점에 그런 사건이 일어나지도 않고, 늘 해피엔딩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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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들을 읽으면서, 이 책을 읽고 아이가 오히려 얄팍해지지는 않을까 걱정될 때가 많다. 판에 박힌 사건, 판에 박힌 반응, 그리고 판에 박힌 해결... 중간중간 화려한 문장으로 눈을 가리지만 거의 항상 거기서 거기다.    그렇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누군가 흑기사처럼 나타나서 내 말을 들어주지도 않고, 우연히 그 시점에 그런 사건이 일어나지도 않고, 늘 해피엔딩도 아니다. 오히려 내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가끔은 그냥 덮고 넘어가버리기도 하고 도망쳐버리기도 한다.   이런 현실을 담자니 아름다운 동화가 되지 않아서일까, 아니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이야기는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서일까.   3학년의 한 교실에서 도난사건이 일어난다. 어릴 때 많이들 경험했다. 누군가 돈을 잃어버리면 다들 교실 뒤로 가서 죄인처럼 서있고, 선생님과 몇몇 선택된 아이들이 가방과 책상을 뒤지고... 그렇게 뒤져대봐야 돈을 발견하고 도둑을 찾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교실 마루틈에서 발견되기도 하고 화장실 쓰레기통에서 발견되기도 했지만 그런 뒤짐 속에서 범인이 발견된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철학박사(3학년 아이이다)의 교실에서도 그랬다. 아니, 발견되었다. 그런데 그 주인은 한사코 자기는 모르는 것이란다. 그리고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 철학박사의 친구 신사이다.   철학박사는 여러 가지 단서들을 가지고 '수사'에 착수한다. 친구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서 나선 것이지만 썩 내키지는 않는 일이다. 왜냐하면 그는 그저 욕심 때문에 물건을 훔친 게 아닐 거라고, 그 뒤에는 훨씬 더 복잡한 문제가 숨어 있으며 그건 분명 아주 슬픈 사연일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통찰력을 아이들의 동화에서 보여줄 수 있다는 점... 그녀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아니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 얘기만 나오는 게 아니다. 미주둔군이었던 흑인 아버지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것때문에 어릴 때 최하급인간 대접을 받았던 신사의 엄마 이야기, 줄 사람도 없으면서 빵을 굽고 있는 외로운 할머니 이야기, 도난사건이 일어나자 아이들의 짐을 마음대로 뒤지고 무조건 도둑으로 몰아대는 선생님 이야기, 그렇게 도둑으로 몰린 아이의 외로움...   하나 하나로도 심오한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을 만한 일들이 양념처럼 들어 있다. 이런 이야기가 나왔으니 이 동화는 얼마나 어려울까? 아니다. 쉽게 읽힌다. 죽 한 그릇 먹듯 후루룩~ 그녀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아니면 정말 못할 일이다.   내공을 얼마쯤 쌓으면 그녀같은 글을 쓸 수 있을까.
b*****4 2005.11.02.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