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2)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5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5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10.0
  • 50대 6.0
리뷰 총점 종이책
시인 발길 쫓다보니 어느새 내 마음 속
"시인 발길 쫓다보니 어느새 내 마음 속" 내용보기
산문집, 특히 여행과 관련한 산문집을 접할 때 매번 느끼는 바, 좋은 책을 골라 읽기가 무척 힘들다는 것. 그 수준이 천양지차인 까닭. 때로 그럴듯한 제목에 이끌려, 때로 저자의 명성에 기대어 무작정 책을 펼쳤다가 낭패를 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채 반도 읽지 않고 치워버린 책도 부지기수다. 난 수필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사람들을 별반 신뢰하지 않는다. 생각해 보
"시인 발길 쫓다보니 어느새 내 마음 속" 내용보기
산문집, 특히 여행과 관련한 산문집을 접할 때 매번 느끼는 바, 좋은 책을 골라 읽기가 무척 힘들다는 것. 그 수준이 천양지차인 까닭. 때로 그럴듯한 제목에 이끌려, 때로 저자의 명성에 기대어 무작정 책을 펼쳤다가 낭패를 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채 반도 읽지 않고 치워버린 책도 부지기수다. 난 수필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사람들을 별반 신뢰하지 않는다. 생각해 보면 세상 모든 사람이 수필가라고 할 수 있는데, 그걸 굳이 직업으로 삼고자 한다는 게 우습기도 하고, 왠지 문인 티 못내 안달난 사람 같아 보이기도 한다. 직업이 수필가가 아니어도 훌륭한 수필을 쓰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다. 요즘은 특히 자기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때로 자분자분하게 일상의 단상들을 풀어내 만만찮은 감동을 선사하기도 한다. 결국 수필은, 어떤 분야이든 간에 그 분야에서 웅숭깊은 깊이에 도달한 사람이 써야 제 맛인 것이다. 하여, 같은 수필이라도 수필가이기 이전에 소설가이거나 시인인 사람이 쓴 산문은 일단 신뢰할 만하다. 시인 이기와는 시보다 삶의 역정이 더 많이 알려진 독특한 시인이다. 때로 그녀의 지난했던 삶의 여정은 보기 흉한 흉터처럼 보이기도 하고 자랑스런 훈장이기도 하며 공연히 선입견을 만들어내는 일종의 부스럼 같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시인의 글을 읽기 전까지만 갖게 되는 편견에 불과하다. 시인의 글을 보면 그녀의 혹독했던 삶의 여정들이 고스란히 글의 자양분이자 생명의 원천이 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그녀의 글은 결코 가볍지 않으며, 그렇다고 지나치게 무게를 잡는 허방함이 엿보이지도 않는다. 그저 담담하면서도 깊이가 느껴지고 때로 감상적인 듯하면서도 치열함이 느껴지는 골 깊은 산자락의 적요를 고스란히 함유한 맑은 샘물을 연상케 한다. 산문인 듯하면서도 시이며, 시(詩)인 듯하면서 단오날 맑디맑은 개울물에 수줍게 풀어헤친 숫처녀의 칠렁이는 머릿결 같은 산문이다. 이기와의 여행 산문집 <시가 있는 풍경>(가교 출판)은 시인 이기와가 무려 1년 반 동안이나 시인이 있고 시가 있고 그 시의 소재와 주제가 있는 곳을 바지런히 찾아다닌 끝에 길어 올린 것들이다. 책을 읽다가 문득 깨달은 게 있다. 그저 거기에 무작정 서 있는 것인 줄로만 알았던 우리 산하의 다양한 풍경들은, 그러나 그 속에 무수히 많은 시와 노래와 애환과 즐거움과 넉넉함을 머금은 채 너희들이 찾아와서 찾을 테면 찾으라고, 느낄 테면 느껴보라고, 그리하여 인생의 참맛을 알아내 보라고 다소 오기롭게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눈보다 마음이 더 밝은 시인이 찾아 나선 풍광들은 단지 풍광으로서만 볼 것이 아니라 우리네 삶과 견주고 빗대고 마주치고 부둥켜안아 볼 일인 것이다. 그러나 다소 엉성하고 치기로운 앞의 표현들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하필 시인이 찾아 나선 곳들에는 이미 그런 마음으로 자연을 살고 있는 시인들이 어김없이 똬리를 틀고 있는 곳들이니 말이다. 자연을 살고 있는 시인, 자연을 노래하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어서 이 부박한 도시를 버리고 자연 속으로 들어가 버린 시인, 차라리 그 자신 자연이 되고자 했던 시인들을 찾아나선 이기와의 발길과 마음길을 그저 묵묵히 좇다보면 어느새 도달하는 곳은 채 개간되지 않은 채 어지러져 있는 내 마음의 황무지이다.
y****y 2005.10.11. 신고 공감 7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최고의 책!!!!!!!!!
"최고의 책!!!!!!!!!" 내용보기
# 시가 있는 풍경 - 이기와 여행 산문집       나중에 자세히 밝힐 기회가 있겠지만.. 나는 책을 살 때 무척 신중한 편이다. 아직 학생이라 읽고싶은 모든 책을 다 살 수 없는 형편이기에 두고두고 읽어도 좋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소장가치가 있는 책만 산다. 그렇게 어렵게 어렵게 산 책들은 내 보물이 되고, 정말 소중해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곽재구의 포구기행이
"최고의 책!!!!!!!!!" 내용보기

# 시가 있는 풍경 - 이기와 여행 산문집

 

 

 

나중에 자세히 밝힐 기회가 있겠지만..

나는 책을 살 때 무척 신중한 편이다.

아직 학생이라 읽고싶은 모든 책을 다 살 수 없는 형편이기에

두고두고 읽어도 좋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소장가치가 있는 책만 산다.

그렇게 어렵게 어렵게 산 책들은 내 보물이 되고, 정말 소중해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곽재구의 포구기행이 자꾸만 떠올랐다.

공통점이 있다.

첫째는 시인이 썼다는것. 둘째는 국내를 여행하며며 느낀 점이라는 것.

그리고 마지막 공통점은.. 어렵게 어렵게 내게 왔다는 것 ^^

 

 

이 책을 처음 본 건 올해 봄, 집에서 좀 떨어진 곳에 새로생긴 서점에서였다.

나는 늘 그렇듯이,

휴대폰 메모장에 메모해두었다. 언젠간 사서 읽어야지.

 

근데 쉽게 사지지가 않았다.

언론에서 떠들어대는, 안 읽히면 금방 뒤쳐질 것 같은 베스트셀러들에게

자꾸 손이 가고, 지갑이 열렸다.

 

 

 

며칠전에 시내 영풍문고를 갔는데, 이 책이 생각나서 사려고 했는데

없어서, 직원언니한테 부탁해 겨우겨우 뒤져서 손에 들었다.

그 순간 나는 또 욕심이 생겼다.

'인터넷에서 사면 더 싸고, 적립도 되는데...'

결국 사지 않고, 인터넷에서 사야지, 하고 그냥 뒤돌아서버렸다.

 

그런데 이게 왠일.

집에 와서 yes24에 접속했는데 품절이라는 것이다.

ㅠ_ ㅠ 다시 시내까지 가야하나, 그사이 누가 사갔으면 어쩌지,

그런 생각들을 하다가, 잊고 있었다.

 

 

 

오늘 우연히 집 앞 서점에 들렀다가, 책장 사이틈에 주저앉아

한참동안 '살 만한 책이 있나' 이 책 저 책 꺼내 읽어보았다.

그 순간 눈에 띄인 이 책 !

책장 귀퉁이에 삐죽이 꽂혀있는 이 책을 보고

나는 누가 먼저 집어 갈세라 (사실 옆엔 아무도 없었는데)

품에 안고선, 계산을 하고, 집에 왔다.

 

 

아직 절반정도밖에 안 읽었는데... 보석같은 문장들로 가득해서

어느 부분을 옮겨야 할지도 모르겠다..^^

 

 


p.30

 

내장산 풍경 - 나태주

 

내일이면 헤어질 사람과/와서 보시오.

내일이면 잊혀질 사람과/함께 보시오.

왼 산이 통째로 살아서/가쁜 숨 몰아쉬는 모습을

다 못타서 이 여자의/슬픔을...

 

 

미칠 것이다. 아마도 환장할 것이다.

헤어질 사람과 같이 내장산으로 단풍을 보러오면,

내일이면 잊혀질 사람과 함께 단풍나무 길을 걸으면.

정말 이대로 헤어져야 할지, 말아야 할지.

꽤나 마음이 흔들릴 것이다.

 

한때 붉디붉게 서로를 물들여놓고는,

그 사랑이 영원할 거라고 귓전에 속삭여놓고는

이렇게 냉랭한 가을바람이 되어 헤어질거냐고,..

끝이 다시 처음이 될 수 있을까 고민이 되기도 할 것이다.

 

 

p.33-34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서정주, 「푸르른 날」 일부분

 

 

초록이 지쳐 단풍이 드는 것이라고?

그 표현 참, 물벼락을 맞아 정신이 번쩍 들도록 근사하다.

 

살다보면 지칠 때도 있을 것이다.

사랑도 지치고, 이별도 지치고, 그리움도 지치고, 유랑도 지칠 것이다.

 

하물며 나무라고 지치지 않겠는가.

초록이 지쳐 단풍이 들고, 단풍이 지쳐 옷을 벗고, 겨울이 지쳐 봄이 오고,

문명이 지쳐 새로운 문명이 발생하고,

아- 모든건 지쳐 탈바꿈하는 것이구나.

 

p. 71

 

차디찬 꽃을 보았는가.

손이 닿으면 눈물을 주르륵 흘리는 꽃.

눈물의 결정체로 만들어진 꽃.

나의 이십대 사랑꽃.

 

-이기와, 시가 있는 풍경 中

YES마니아 : 골드 l******a 2007.12.1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