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0%
  • 리뷰 총점8 10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0.0
  • 50대 8.0
리뷰 총점 종이책
세계화와 한국여가
"세계화와 한국여가" 내용보기
새로운 문화적 현상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가 출판사도 놀랄 정도의 판매 부수를 기록하고, 임권택 감독의 판소리 영화 「서편제」가 한국 영화사상 최초로 1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비락 식혜는 10대 히트 상품이 되면서 대추차·수정과·미숫가루 등 우리의 전통적인 음료수가 상품화되어 나오는 계기가 됨으로써 코카콜라·환타·델몬트 오렌지쥬스 등을 밀어내
"세계화와 한국여가" 내용보기
새로운 문화적 현상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가 출판사도 놀랄 정도의 판매 부수를 기록하고, 임권택 감독의 판소리 영화 「서편제」가 한국 영화사상 최초로 1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비락 식혜는 10대 히트 상품이 되면서 대추차·수정과·미숫가루 등 우리의 전통적인 음료수가 상품화되어 나오는 계기가 됨으로써 코카콜라·환타·델몬트 오렌지쥬스 등을 밀어내고 편의점의 냉장고를 빠르게 채워가고 있다. 이는 대중의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 우리 것에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문화적 현상이다. 그렇다면 왜 갑자기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을까? 둘째는 우리 전통과 서구적 근대성(modernity)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다는 데 그 원인이 있다. 즉, 서구적 근대문화에 대한 성찰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 우리 문화와 전통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근대적인 것은 새로운 것이고 좋은 것이며 옳은 것이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쫓아가서 배워야 할 것이었다. 반면 전통적인 것은 우리 나라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었고 나쁜 것이었으며 하루라도 빨리 청산해야 할 과거였다. 근대화를 추진한 세력들은 18세기 계몽주의적 근대성만을 근대성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이데올로기화함으로써 전통에 부정적인 이름을 부여했다. 무지와 어리석음을 전통과 동일시함으로써 서구화와 미국화를 정당화했다. 이때부터 전통은 근대성의 그늘에 가려지게 되었다. 그러나 근대성이 낳은 여러 가지 문제들이 하나 둘 가시화되기 시작하면서 우리의 전통 문화와 서구의 근대 문화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에 변화가 일어났다. 서구의 근대성이 절대적으로 옳은 것이 아니듯이 우리의 전통도 틀린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바로 그것이다. 즉, 우리 것에도 발전적인 요소가 얼마든지 있고, 서구의 것에도 병리적인 것이 얼마든지 있다는 의식이 생겨나게 되었다. 근대성의 한계에 대한 이와 같은 인식은 우리의 과거를 주의 깊게 다시 바라보게 했다. 이는 우리 것에 대한 관심으로 연결되었고 급기야는 「서편제」의 흥행성공과 『문화유산 답사기』의 베스트 셀러화를 낳았을 뿐만 아니라 명절 때나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서 만들어 먹었던 우리 음식을 대중적인 음료 상품으로 자리 잡게 하기도 했다. 셋째는 세계화(globalisation)다. 민족문제에 대한 관심의 고조 그리고 전통과 근대성에 대한 성찰은 공히 세계화라는 근대성의 변동의 결과(the consequences of modernity)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8세기 계몽주의는 전통에 온갖 부정적인 이름을 부여하고, 근대성의 어두운 측면으로 간주했다. 전통을 교조, 무지 등과 동일시함으로써 계몽주의 사상가들은 자신이 새로운 것을 습득하는 것을 정당화했다. 이와 같은 상황, 곧 근대성 하에서 절망적이었던 전통의 운명에 변화가 오기 시작한 것은 세계화라는 근대성 자체의 변동이 빚은 결과적 양상이 가시화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근대성 자체의 변동(세계화)이 시작되기 전에도 전통은 없어지지 않고 일상 속에서 그 생명을 유지했다. 근대성에 의한 제도적 변동이 대부분 공적제도(특히 국가와 경제)에 국한되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서구화 또는 미국화를 가속화시킬 줄 알았던 세계화는 오히려 지방정체성(local identity)을 자극하면서 지방화(localisation)와 지역화(regionalisation)를 가속화시키는 양상으로 발전했다. 엄격한 의미에서 세계화는 세계화가 아니라 세계지방화(glocalisation)를 일컫는다. 판소리 명창 박동진 옹의 입을 빌어서 "우리 것이 세계적인 것이여!"라고 한 말은 이러한 변화를 광고에 응용한 것이다. 이처럼 세계화는 우리 것의 세계적 가능성을 자각하게 했고, 우리의 일상생활에 변화를 초래했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을 다시 보면, 비락 식혜는 코가콜라를 밀어낸 것이 아니라 서로 공존할 수 있는 장을 열었으며, 서편제는 허리우드 영화를 밀어낸 것이 아니라 우리 영화의 특수성을 강하게 부각시킴으로써 공존의 가능성을 열었다. 세계화가 초래한 근본주의(fundamentalism)와 세계주의(cosmopolitanism)간의 투쟁에서 세계주의가 승리했다. 세계주의의 승리는 문화적 다양성의 증대로 나타났으며, 그것을 우리는 우리 것에 대한 관심으로 확인하고 있다(Giddens, 1990: 36-45, 174-178; 1999: 36-48; Robertson, 1992: 164-181). 그런데 정작 문제는 이제부터 생기게 되었다 답사하는 우리의 문화유산도 그러하거니와 판소리 역시 한결같이 화석화 된 것이었다. 서구적 근대문화의 산물인 대중가요나 전자오락은 재미도 있지만 스스로 즐길 줄도 안다. 그런데 우리 것은 좋은 것 같기도 하고 감동적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즐겨야 할지를 모른다. 그래서 서편제라는 영화에서 불 수 있는 恨을 느끼기는 하지만 판소리를 구구절절이 음미하고 그 취향(taste)을 내면화 한 것은 아니다. 저자 유홍준의 우리 문화에 대한 높은 미학적 감상에 공감하는 것이지 그 책에서 다루고 있는 문화적 대상물(cultural objects)을 대중이 감상한 것은 아니다. 김건모나 조용필의 노래를 들을 때는 저절로 신이 나고 손뼉을 치면서 박자를 맞추어 보기도 하지만 판소리나 사물놀이의 소리 속에서는 어깨 춤을 추어야 한다는 것을 알 뿐 어떻게 해야 할 지 자신의 몸을 가누지 못한다. 문제는 이것이다 오랜만에 불어 닥친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을 어떻게 하면 일상생활 속의 상식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이 즐길 수 있는 문화로 정착시킬 것인가? 계몽적 근대성을 추구한 근대화 세력들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으면서 오늘 전통을 재창조 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우리 것에 대한 관심 자체가 오늘의 우리에 대한 새로운 발견과 우리가 걸어 온 길을 되돌아보는 것에서 비롯된 것처럼, 전통의 재창조와 일상적 정착은 발견과 되돌아봄에서 가능할 것이다. 운전사도 없는 상태에서 미친 듯이 달려가고 있는 근대성이라는 대형버스(juggernaut)을 타고 있는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오직 발견과 되돌아 봄 뿐이다. 우리를 불안하게 만드는 위험(risk)의 근원이 근대성(modernity)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미래를 희망할 수 있는 한 줄기 근거가 되는 성찰성(reflexivity) 역시 근대성에서 비롯되었다.

[인상깊은구절]
한국의 근대성이 형성․발전․변형되는 일련의 사회적 과정 속에서 여가실행은 강제되기도 하고, 독재에 저항하는 실천의 계기로 작동하는 동시에 상업적 개발의 기회를 얻기도 하였으며, 지구시장에 결합되어 정체성 정치의 장으로 전환되기도 했다. 여가는 근대사회의 산물이기에 서구사회에서와 마찬가지로 상업화․온순화․개인화․사유화 등의 일반적 특징이 한국의 근대적 대중여가에서도 나타났다. 그러나 한국만의 독특한 여가특성도 동시에 나타났는데, 발전국가 주도의 여가개발로 인한 여가활동간 불균등한 발전, 독재와 민주의 대립 하에서 형성된 투쟁적 여가 그리고 세계화 상황에서 자극 받은 민족정체성이 재현된 여가실행 등이 그것이다. 그러므로 여가는 일반의 기대나 오해와 달리 자유․해방․자율선택․기쁨의 장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의 사회적 삶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서로 연동된다. 그렇기 때문에 여가는 우리에게 즐거움을 만끽하게도 하지만 고통스럽게 만들기도 하고, 사회적 연대를 강화시키기도 하지만 개인적 고립을 강화하는 수단이 되기도 했다.
s*******e 2005.10.27.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