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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의 열악한 현실에 대한 압축적 시화
"농촌의 열악한 현실에 대한 압축적 시화" 내용보기
만해문학상을 받은 이 책의 수상평에서 김광섭 시인은 이 시집을 '상황시'라는 말로 단정한 바 있다. 개발독재의 서슬퍼런 시대에, 이데올로기적으로 눌리고 2, 3차 산업의 활황에 소외된 농촌의 열악한 현실 상황을 시편 하나하나마다 전형적으로 포착하여 그려냈다는 판단이리라. 적절한 평가이다. 일례로 [겨울밤]이라는 시를 보자. 겨울밤 우리는 협동조합 방앗간 뒷방에 모여
"농촌의 열악한 현실에 대한 압축적 시화" 내용보기
만해문학상을 받은 이 책의 수상평에서 김광섭 시인은 이 시집을 '상황시'라는 말로 단정한 바 있다. 개발독재의 서슬퍼런 시대에, 이데올로기적으로 눌리고 2, 3차 산업의 활황에 소외된 농촌의 열악한 현실 상황을 시편 하나하나마다 전형적으로 포착하여 그려냈다는 판단이리라. 적절한 평가이다. 일례로 [겨울밤]이라는 시를 보자. 겨울밤 우리는 협동조합 방앗간 뒷방에 모여 묵내기 화투를 치고 내일은 장날, 장꾼들은 왁자지껄 주막집 뜰에서 눈을 턴다. 들과 산은 온통 새하얗구나. 눈은 펑펑 쏟아지는데 쌀값 비료값 얘기가 나오고 선생이 된 면장 딸 얘기가 나오고. 서울로 식모살이 간 분이는 아기를 뱄다더라. 어떡헐거나. 술에라도 취해볼거나. 술집 색시 싸구려 분 냄새라도 맡아볼거나. 우리의 슬픔을 아는 것은 우리뿐. 올해에는 닭이라도 쳐볼거나. 겨울밤은 길어 묵을 먹고. 술을 마시고 물세 시비를 하고 색시 젓갈 장단에 유행가를 부르고 이발소집 신랑을 다루러 보리밭을 질러가면 세상은 온통 하얗구나. 눈이여 쌓여 지붕을 덮어다오 우리를 파묻어다오. 오종대 위에 치마를 둘러쓰고 숨은 저 계집애들한테 연애편지라도 띄워볼거나. 우리의 괴로움을 아는 것은 우리뿐. 올해에는 돼지라도 먹여볼거나. 이 시에서 우리는 숨은 화자의 목소리를 통해 눈 오는 겨울밤, 허름한 농촌의 뒷방과 술집, 을씨년한 보리밭에서 벌어지는 농민들의 푸념과 안스러운 희망을 읽을 수 있다. 그들의 푸념 속에 중첩되어 있는 소소한 이야깃거리는 그대로 농촌의 구조적인 문제를 전형적으로 드러낸다. 도시 근로자들의 저임금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서 농민에게 강제되었던 형편없는 '쌀값', 그리고 그 쥐꼬리만한 쌀값을 갉아먹는 '비료값'에 대한 이야기가 있고, 도시에 대한 환상으로 너나할 것 없이 상경하였다가 좌절한 농촌 젊은이들의 이야기가 '서울로 식모살이 가 아기를 뱄던 순이'의 비극 속에 갈무리되어 있다. 그러나 배운 것 없고 분노할 줄 모르는 농민들은 이러한 위기상황 앞에서 '어떡할거나'. "올해에는 닭이라도 쳐볼거나", "올해에는 돼지라도 먹여볼거나"하고 보장받지 못하는 미래를 술자리에서, 눈 나리는 보리밭길 위에서 꿈꿔볼 뿐이다. 6, 70년대 화려한 고도성장의 뒤안길에서, 끝없이 전락하는 계층이 되어, 사회구조적인 이유로 맞이한 압도적인 위기를 그저 전래의, 자신들이 아는 방식으로만 타개하려 할 수밖에 없는 안스러운 희망이다. 작가는 철저히 뒤에 숨어 있는 듯하지만 그래도 자신의 목소리를 삽입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하지만 그 삽입은 농민들의 애잔하고 고달픈 삶을 뒤덮을 만큼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그 삽입된 시행은 그들의 삶의 애처로운 분위기를 강화하고, 또한 그 분위기에 의해 설득력을 얻는다. 작가의 관념에 의한 강조가 아니라 시 자체의 구조적 배치에 의해 강조되는 그 시행은 단 두줄이다: "우리의 슬픔을 아는 것은 우리뿐.", "괴로움을 아는 것은 우리뿐". 농촌과 농민의 철저한 소외를 농촌과 농민의 목소리를 빌어 넌지시 제시하는 것이다. 신경림은 이 시에서 '우리가' 슬픔을 알므로, 괴로움을 알므로 어떻게 해야한다는 주장을 내세우지 않는다. 그것은 농민의 목소리를 빌었기 때문에 어떤 적극성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시적 논리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어쩌면 전체적인 시적 리얼리티와 서정적 효과의 파괴를 우려하는 그의 계산이 있어서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 시에 더 높은 어조의 관념적 주장이 없어도, 농민들의 일상적 삶의 묘사 사이사이에 있는 듯 없는 듯 개재되어 있는, "우리의 슬픔을 아는 것은 우리뿐.", "괴로움을 아는 것은 우리뿐"이라는 시행을 눈으로 지나며 벅찬 동감과 나아가 문제의식의 획득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장 마 온 집안에 퀴퀴한 돼지 비린내 사무실패들이 이장집 사랑방에서 중돋을 잡아 날궂이를 벌인 덕에 우리 한산 인부는 헛간에 죽치고 개평 돼지비계를 새우젓에 찍는다. 끗발나던 금광시설 요릿집 얘기 끝에 음담패설로 신바람이 나다가도 벌써 예니레째 비가 쏟아져 담배도 전표도 바닥난 주머니 작업복과 뼛속까지 스미는 곰팡내 술이 얼근히 오르면 가마니짝 위에서 국수내기 나이롱뻥을 치고는 비닐우산으로 머리를 가리고 텅 빈 공사장엘 올라가본다 물 구경 나온 아낙네들은 우릴 피해 녹슨 트랙터 뒤에 가 숨고 그 유월에 아들을 잃은 밥집 할머니가 넋을 잃고 앉아 비를 맞는 장마철 서형은 바람기 있는 여편네 걱정을 하고 박서방은 끝내 못 사준 딸년의 살이 비치는 그 양말 타령을 늘어놓는다.
s*****a 2001.01.2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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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즘 시의 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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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 시인의 시집 농무...   이 시집의 시들을 보고 있으면 갑자기 시어들이 한편의 그림으로 내 머리 속에서 되살아 난다. 그래서 영사기를 돌리듯 한 장면씩 내 머리속을 스쳐 지나가는 것이다. 이 시에 등장하는 농촌의 현실은 참 열악하다. 아름답고 풍성한 전원시가 아닌 1970년대 산업화에 따른 암울한 농촌의 현실이 그대로 들어있는 시이다. 시들은 어떠한 관념적인 모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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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 시인의 시집 농무...

 

이 시집의 시들을 보고 있으면 갑자기 시어들이 한편의 그림으로 내 머리 속에서 되살아 난다. 그래서 영사기를 돌리듯 한 장면씩 내 머리속을 스쳐 지나가는 것이다.

이 시에 등장하는 농촌의 현실은 참 열악하다. 아름답고 풍성한 전원시가 아닌 1970년대 산업화에 따른 암울한 농촌의 현실이 그대로 들어있는 시이다.

시들은 어떠한 관념적인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거칠하고 강한 시어들만이 그 당시 농촌의 모습을 묵묵히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나는 어떠한 미사여구가 동원된 문장에서보다 이 시집 한권에서 더 큰 감동과 맑고 깨끗한 감정을 느꼈다.

 

<인상깊었던 시>

 

폭풍 / 신경림

 

자전거포도 순댓국집도 문을 닫았다

사람들은 모두 장거리로 쏟아져나와

주먹을 흔들고 발을 굴렀다

젊은이들은 징과 꽹과리를 치고

처녀애들은 그 뒤를 따르며 노래를 했다

솜뭉치에 석윳불이 당겨지고

학교 마당에서는 철 아닌 씨름판이 벌어졌다

그러다 갑자기 겨울이 와서

먹구름이 끼더니 진눈깨비가 쳤다

젊은이들은 흩어져 문 뒤에 가 숨고

노인과 여자들만 비실대며 잔기침을 했다

그 겨우내 우리는 두려워서 떨었다

자전거포도 순댓국집도 끝내 문을 열지 않았다

 

 

 

 

 

   

c******0 2007.05.1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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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무'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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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장을 써야 한다는 내적인 중압감에 의해 본문을 읽어가면서 감상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차분한 마음으로 읽고 써서 소홀함은 없었다. 신경림의 작품은 농촌의 성격이 짙은데 백석의 시와 같이 꾸밈보다는 농촌에서 짤막짤막한 소식과 이야기를 시구로 담음으로써 익숙한 정감이 느껴진다. 물론 신경림의 모든 시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만의 특성으로 볼 수 있다.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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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장을 써야 한다는 내적인 중압감에 의해 본문을 읽어가면서 감상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차분한 마음으로 읽고 써서 소홀함은 없었다.


신경림의 작품은 농촌의 성격이 짙은데 백석의 시와 같이 꾸밈보다는 농촌에서 짤막짤막한 소식과 이야기를 시구로 담음으로써 익숙한 정감이 느껴진다. 물론 신경림의 모든 시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만의 특성으로 볼 수 있다.


일반 서민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라서 현재 어려운 시들과의 격차를 줄여주면서도 서민들이 수필처럼 읽을 수 있게 써야 할, 현재의 시인들이 추구할 궁극적인 경지로 삼아야 할 모델과 같은 작품이다. 물론 시의 창의성을 살리기 위해 꾸준히 발전한다는 것이 결국 시어의 난이도를 높인 결과를 불러오고 이에 따라 민중과 시는 분리되어 지금의 난감한 상황에 이르렀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시를 비롯한 문학작품을 읽는 사람은 교양있는 상류층뿐만 아니라 서민도 상당수라는 것이기에 창의성도 서민을 배려해가며 발휘할 필요가 있다.


내가 읽은 시집은 신경림의 lt;농무gt;란 시집으로 첫 쪽의 작품인 {겨울밤}만으로도 기록에 필요한 정보는 상당 부분 얻을 수 있었다. 그 일부분은 위에 적은 내용에도 포함되어 있는데 보충하자면, 시에서 배경을 이루는 눈은 겨울임에도 온 세상을 덮어 푸근한 이미지로서 따뜻한 느낌을 준다. '하얗구나. 눈이여 쌓여/ 지붕을 덮어다오 우리를 파묻어다오.'라는 구절을 보면 눈을 통해 화자와 농촌을 하나로 묶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 농촌 삶에서의 고생으로부터 안식을 주는 소재란 느낌도 든다. '올해에는 돼지라도 먹여볼거나.'라는 구절은 화자가 곧 농민임을 의미하는 것 같다.


이제 시집 내의 작품 중 일부의 감상을 각각 짤막히 적어나가도록 하겠다. 참고로 따로 평가하지 않은 작품들은 내용의 틀이 여기에 적은 것과 비슷해 딱히 평가할 말이 없는 경우이다.


{꽃그늘}에서는 '양조장 옆골목은 두엄 냄새로/ 온통 세상이 썩는 것처럼 지겨웠다'라는 구절에서 무더운 날씨에 화자 자신도 보통 사람들과 같이 짜증을 내고 있는 것 같다.


{전야(前夜)}라는 작품은 시가 날카롭고 울부짖는 것을 보아 크게 분노했거나 일종의 농민 봉기가 있었음을 추측해볼 수 있다. 이 작품 이후에도 날카로운 작품들이 많지만 평가는 비슷하므로 딱히 두드러지는 느낌이 없으면 적지 않겠다.


{폭풍}이란 작품은 읽어보면 알겠지만 가게가 문을 닫고 학교 마당에는 징과 꽹과리 등 소란이 일고, 노인과 여자들은 비실대며 잔기침, 젊은이들은 숨으니 광주 사태와 유사한 형태의 사건이 있었을 것이란 추측을 해본다.문 닫았던 상점은 아예 문을 닫았다고 하니 그곳의 민중들은 재기불능한 상태였을 것이다.


{서울로 가는 길}이란 작품에서는 '꽃바람이 불면 늙은/ 수유나무가 운다'라는 구절이 있는데 시집 전체에서 유일하게 난해한 구절이라 생각한다.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감정이입이라고 판단해볼 뿐이다. 굳이 '늙은'이란 구절을 다음 행으로 넘기지 않은 것을 보아 '수유나무가 운다'라는 구절을 보다 강조하고 있는 것 같다.


{1950년의 총살}이란 작품은 2개의 시로 나누어져 있는데 1번 시와 2번 시의 끝부분을 유사하게 반복하고 설의법을 사용함으로써 '희생'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가 15살 무렵이었던 때가 전쟁이었으므로 날카로운 시선으로 시를 쓴 것 같다. 이 작품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언급은 아니지만 이 시집의 앞쪽에는 3·1 운동을 담은 것도 있으니 발표한 때와 무관하게 시의 내용에서 다룬 시대를 고려하여 시집을 구성한 것 같다.


{경칩}은 lt;농무gt;란 시집에서의 구성대로 보자면 전쟁과 같은 시련도 극복하면서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다룬 것 같다.


{시제(時祭)}에서는 '내게 외쳐댄다/ 말하라 말하라 말하라/ 아아 나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라는 표현을 통해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나 20년이 지나도 멀쩡한 고향을 보면서 느껴지는 가슴 벅찬 감정을 드러내고 있는 것 같다. 이 전의 작품들을 보고 추측하건대 화자가 이동을 많이 한 것으로 보인다. 또 정황상 화자는 교사였던 것 같다.


이제 감상은 여기서 마치겠다. 신경림의 작품을 읽으면 시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시가 어려운 것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시의 기본 정신을 되찾자면 신경림의 작품을 참고해야 하지 않을까.



 

u*****4 2012.01.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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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진정성, 그러나 우주만큼 큰 울림- 신경림 시집 '농무'
"-소박한 진정성, 그러나 우주만큼 큰 울림- 신경림 시집 '농무'" 내용보기
신경림의 시들은 넘치지 않으며 모자라지도 않다. 음식으로 치자면 양념과 조미료를 최대한 넣지 않고 주재료를 오래 끓여 듬뿍 우러나기를 기다린 맛이라고 할까, 설렁탕, 사골국같은. 달고 짜고 매운 맛 아닌 약간은 싱거운 듯, 약간은 간이 덜된 듯 간간한 맛. 그런 맛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더없이 담백할만한. 그랬다. 처음 신경림 시인의 시를 읽었을 때, 마치 자극적인 맛에
"-소박한 진정성, 그러나 우주만큼 큰 울림- 신경림 시집 '농무'" 내용보기
신경림의 시들은 넘치지 않으며 모자라지도 않다. 음식으로 치자면 양념과 조미료를 최대한 넣지 않고 주재료를 오래 끓여 듬뿍 우러나기를 기다린 맛이라고 할까, 설렁탕, 사골국같은. 달고 짜고 매운 맛 아닌 약간은 싱거운 듯, 약간은 간이 덜된 듯 간간한 맛. 그런 맛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더없이 담백할만한. 그랬다. 처음 신경림 시인의 시를 읽었을 때, 마치 자극적인 맛에 오랫동안 길들여져 담백한 맛을 느끼지 못하는 마비된 혀처럼 그의 시는 덤덤할 뿐이었다. 다만 그 덤덤한 시들에서 내가 볼 수 있었던 것은 한 시인의 소박한 진정성. 그것이었을 게다. 하여 그후로 오랫동안, 시들을 읽고 문학을 공부하면서 그 소박한 진정성이라는 것이, 한 시인에게 있어 얼마나 커다란 성취물인지, 시인이 자신의 시를 통해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의 끄트머리에 바짝 다가가고 있는 이정표인지를 깨달으면서, 시인의 시들, 시인의 삶이 새삼 너무도 크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신경림 시인의 투박한 생김새만큼이나, 도무지 화려하게 꾸미고 덕지덕지 쳐바르는 것과는 영 거리가 먼 그의 시들은 그래서 어떤 것은 산비탈을 구르는 돌덩이 같기도 하고 어떤 것은 봄 들판에 돋아난 냉이의 잔뿌리같기도 하다. 그의 시들은 차갑고 딱딱하고 부자연스럽고 도시적인 것과는 영 거리가 멀다. 돌멩이라도 아파트 놀이터를 구르는 돌멩이가 아니라 냇가의 돌멩이, 풀포기라도 아스팔트 틈새의 처연한 풀포기가 아니라 산중턱에, 야산에, 들판에 당당하고 씩씩하게 솟아난 풀포기들이다. 그래서 그의 시들은 주눅 들지 않고 눈치 보지 않고 거침이 없다. 한 시인이 자신의 생애를 걸고서 이룩하고자 하는 시적 성취의 모습은 시인마다 다 다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그 시적 성취의 뿌리는 이루는, 뼈대를 이루는 진정성이 아닐까. 신경림 시인의 시에서 느껴지는 감동은 화려한 기교로 이루어진 시들에서 느껴지는 그것이 아니라 시와 시인이 혼연일체 되어 함께 늙어가는, 행복한 늙음에 대한 부러움과 포근함이다.
n******3 2000.05.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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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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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은 서민의 삶을 대변하는 시인이다. 그의 시를 읽으면 서민적 삶의 냄새가 난다. 고독하고 쓸쓸하고 소외당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러나 이야기는 그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산꼭대기 높은 곳에 살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아름다움을 만들어낸다. 비록 살림은 어렵지만 나름대로의 꿈과 희망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 그래서 신경림의 시는 어둠을 밝음으로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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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은 서민의 삶을 대변하는 시인이다. 그의 시를 읽으면 서민적 삶의 냄새가 난다. 고독하고 쓸쓸하고 소외당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러나 이야기는 그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산꼭대기 높은 곳에 살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아름다움을 만들어낸다. 비록 살림은 어렵지만 나름대로의 꿈과 희망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 그래서 신경림의 시는 어둠을 밝음으로 이끌어가는 듯하다. 한사람의 울음이 온 마을에 울음을 불러오고 한사람의 노래가 온 고을에 노래를 몰고 왔다 는 싯구에서 슬픔과 기쁨을 함께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픔이 아름답기까지 한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그래서 신경림의 시는 더욱 빛날 수 밖에 없다.

[인상깊은구절]
강물은 그 울음소리를 잊었을까 총소리와 아우성 소리를 잊었을까 조그만 주먹과 맨발들을 잊었을까 바람이 흐느끼며 울고 있다 울면서 강물 위를 맴돌고 있다 아이들이 바람을 따라 헤매고 있다 울면서 빗발 속을 헤매고 있다.
s*******5 2001.02.0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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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 속에 호흡하는 시인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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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 시인으로, 민중의 삶의 고통과 즐거움을 껴안는 시들을 보여주는 신경림 시인. 그의 대표작들이 모여있는 이 시집은 그의 시 세계를 엿볼수 있는 계기가 되어 주었다. 이러한 시들은 자신의 경험과 더불어 민중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가지고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그는 민중을 '갈대'에 비유한다. 속으로 흐느껴 울지만, 바람에 나부끼지만 뿌리만은 흔들리지 않는 갈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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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 시인으로, 민중의 삶의 고통과 즐거움을 껴안는 시들을 보여주는 신경림 시인. 그의 대표작들이 모여있는 이 시집은 그의 시 세계를 엿볼수 있는 계기가 되어 주었다. 이러한 시들은 자신의 경험과 더불어 민중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가지고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그는 민중을 '갈대'에 비유한다. 속으로 흐느껴 울지만, 바람에 나부끼지만 뿌리만은 흔들리지 않는 갈대처럼 민중들은 많은 부대낌 속에서 자신의 뿌리만은 부여잡고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독특하고 신명나는 세계를 시인 신경림은 놓치지 않고 잘 포착하고 있다. 체험에서 나온 문학의 힘을 느낀다.

[인상깊은구절]
갈 대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s****w 2002.06.2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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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무에 나타난 처절한 현실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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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을 읽고 있으면 정희성의 저문강에 삽을씻고 라는 시집이 생각난다. 정희성이 민중의 아픔을 노래했다면 신경림은 농민의 아픔을 노래해서 일까. 왠지 두시집는 공통점이 참 많은 것 같다. 신경림은 농민속에서 현실을 바라보며 그들에게 고통을 주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은근히 제시함으로서 조용히 비판하고 있다. 지금은 농민이 이것 때문에 힘들다. 정부는 뭐하나. 농민좀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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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을 읽고 있으면 정희성의 저문강에 삽을씻고 라는 시집이 생각난다. 정희성이 민중의 아픔을 노래했다면 신경림은 농민의 아픔을 노래해서 일까. 왠지 두시집는 공통점이 참 많은 것 같다. 신경림은 농민속에서 현실을 바라보며 그들에게 고통을 주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은근히 제시함으로서 조용히 비판하고 있다. 지금은 농민이 이것 때문에 힘들다. 정부는 뭐하나. 농민좀 수쉬게 해달라고 말하지 않는다. 단지 그냥 농민들의 삶 자체를 보여주고만 있을 뿐이다. 이제 시골 큰집이 싫어졌다는 아이가 있다. '장에간 큰아버지 좀체로 돌아오지 않고/ 감도 다 떨어진 감나무에는 / 어둡도록 가마귀가 날아와 운다/ <중략> / 남의 땅이 돼버린 논뚝을 바라보며 짓무른 눈으로 한숨을 내쉬는 그/ 인자하던 할머니도 싫고/ 이제 나는 시골 큰집이 싫어졌다 ' 아이의 순수한 눈으로 보기에도 자신의 시골이 이제 예전과 다름을 안 것이다. 훈훈한 정을 찾아볼 수 없는 시골집. 을씨년스럽기까지한 그 집을 싫어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렇게 많이 변해버린 것이다. 너무나 힘들지만 대가도 없는 농사를 팽개쳐 버리고 싶다는 사람도 있다. '(전략) 비료값도 안나오는 농사 따위야/ 아예 여편네에게나 맡겨두고/ 쇠전을 거쳐 도수장 앞을 와 돌 때/우리는 점점 신명이 난다/한 다리를 불고 날라리를 불거나/고갯짓을 하고 어깨를 흔들거나' 농민들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농사를 '따위'라 표현하며 가축을 죽이는 도수장을 돌 때 신명이나 춤을 춘단다. 정말 신명이 나서일까. 그것은 몸부림 일 것이다. 가축의 삶이나 다름없게 보이는 자신들의 삶에 대한 몸부림. <어느8월> 이라는 시의 마지막 구절 '양조장 옆골목은 두엄 냄새로/ 온통 세상이 썩는것처럼 지겨웠다' 은 나를 놀라게 한다. 농민이라면 항상 구수하게 맡을 두엄냄새가 세상이 썩는것처럼 지겨웠다니. 현실속에서 농사를 짓는 것이 얼마나 고된 일이길래 시인은 이런 표현을 서슴없이 내뱉는 것일까. 그러나 이들은 농촌이 힘들다고 결코 서울을 동경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더 이질감을 느끼며 서울에 대한 저항적인 모습을 드러낸다. <겨울밤>의 '서울로 식모살이 간/ 아기를 뱃다더라' 라는 구절이나 <60페이지>의 '서울을 얘기하고 그/ 더러운 허영과 부정/ 결식아동 삼십프로/ 연필도 공책도 없는 이/ 소외된 교실'에서 서울에 대한 좋지않는 인식을 확연히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런 시골의 가난은 변하지 않는다. ' 20년이 지나도 고향은/ 달라진 것이 없다 가난 같은/ 연기가 마을을 감고' 이 구절은 왠지 지금의 가난도 달라진게 없지만 앞으로의 가난도 달라질게 없다고 말하고 있는 듯 하다. 『농무』에 실린 시에는 모두 농민과 민중의 현실적 고통이 가득 담겨있다. 누군가에 감정없이 객관적으로 농민들의 삶에대한 얘기들를 듣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나에게 전달되어 가슴으로 들어오는 이야기는 모두 감정이 담겨있다.

[인상깊은구절]
갈길 녹슨 삽과 괭이를 들고 모였다. 달빛이 환한 가마니 창고 뒷수풀 뉘우치고 그리고 다시 맹세하다가 어깨를 끼워보고 비로서 갈 길을 안다. 녹슨 삽과 괭이도 버렸다. 읍내로 가는 자갈 깔린 샛길 빈주먹과 뚜거운 숨결만 가지고 모였다. 아우성과 소래소리만 가지고 모였다.
l********n 2002.04.2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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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을 벗고 땅을 만나라!
"신발을 벗고 땅을 만나라!" 내용보기
2000년대, 낡은 시집 한권이 전해주는 기억은 단순한 추억 되새기기와는 다른 의미를 전달해준다. 좋은 시집은 시간이 흘러도 그 힘을 잃지 않는다는 것을.... 낡은 나의 서가에서 아주 오래간만에 이 시집을 꺼냈다. 대학시절 뒤늦게 선배들의 전언에 따라 아무 생각없이 읽다가 조용한 농촌으로의 애상에 빠지게 했던 이 책은 그 시대 느낄 수 있었던 진정한 땅에 대한 영향력을 느
"신발을 벗고 땅을 만나라!" 내용보기
2000년대, 낡은 시집 한권이 전해주는 기억은 단순한 추억 되새기기와는 다른 의미를 전달해준다. 좋은 시집은 시간이 흘러도 그 힘을 잃지 않는다는 것을.... 낡은 나의 서가에서 아주 오래간만에 이 시집을 꺼냈다. 대학시절 뒤늦게 선배들의 전언에 따라 아무 생각없이 읽다가 조용한 농촌으로의 애상에 빠지게 했던 이 책은 그 시대 느낄 수 있었던 진정한 땅에 대한 영향력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농민들의 질퍽한 삶이 전해주는 깊은 삶의 정서는 많은 일을 하는 것 같지만 결국 아무것도 하는 게 없는 우리들의 삶에 깊은 반성의 틀을 전해준다. 아침이면 해는 뜨고, 논과 밭은 우리를 기다리며, 가을엔 그 땅이 우리에게 위로를 주는 이 순환은 어느것보다 우리 삶의 모습과 닮아 있다. 시간이 지나도 힘이 느껴지는 이 진지함이 지나간 세월 속에서도 내게 깊게 남아있다.
c******e 2001.12.2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