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타지 소설이다. 나의 도서 소장 목록에 판타지 소설은 없다. 나의 이촌의 권유로 해리포터를 읽기 시작해서 지금은 신간의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는 팬이 되었지만 빌려보지 구입하지는 않았는다. 그런데 이 책은 왜 구매했느냐? 일단은 한번 읽어 보고 싶어서였고, 이단은 예스에서 9월 30일 까지 이 세트를 구매하면 2000원 할일 하는 쿠폰을 줬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그날의 컨디션인것 같다. 그냥 샀다. 좀 더 쫌생이 놀이 해보면 원래 가격 10%할인에 2,000원 할인 쿠폰 해서 구입 가격이 17,800원인데 책 두권 치고는 상당히 비싼 편이다. 내 기준에서는 그렇다. hardcover, paperback 둘 중에 고르라면 paperback을 고른다. 책 제본 상태는 읽는 도중에 심리적 압박을 가끔씩 주지만 종일 질이랑 커버, 디자인은 독서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거금을 들여서 구입한 책이니 전체적인 거죽이 어떤지 이야기 한 번 하고 넘어가야겠다. 양장으로 된 책 두권이 케이스에 담겨져 있다. 색깔이 나무색 계통인데 책이 잔뜩 꽂힌 책장의 모양을 디자인 되어있다. 전체적을 보면 상당히 고풍스러워 보인다. 어디에 꽂아 놔도 눈에 확 들어올 만큼 괜찮은 모양새다. "무조건 이뻐야 되요"를 단호하게 내뱉는 금자씨 같은 분에게 소장가치가 높을것 같다. 느린 책 읽는 속도에 비해 무협지나 판타지 소설은 그나마 빨리 읽었던것 같은데 이 책은 쉽게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작가 발터 뫼르스의 상상력이 읽는 내내 내 머리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익숙하지 않은 세계를 상상하는게 판타지의 매력이기도 하지만 그의 글을 머리속으로 형상화 시키는 작업은 꽤나 짜증스러운 일이였다. 대충 상상하고 넘어가기에는 작가의 지배력이 너무나 강했다. 그의 세계가 어느 정도 머리속에 구축되고 나서야 독서에 탄력이 붙었는데 그게 2권 100페이지 부터인 듯하다. 정말 자극적이고 신나는 상상이였다. 책을 소재로 이렇게 멋진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경이로울 정도다. (흥분했다...) 주인공 힐데군스트 폰 미텐매츠의 모험은 글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의 고통을 대변하는 듯하다. 한 작품이 나오기까지 작가가 격는 고통은 정말 주인공이 지하세계에서 격는 온갖 위험과 좌절에 비견될 정도의 힘든 작업이 아닐까? 그런 그들의 노력은 우리는 만원도 안돼는 가격에 쉽게 습득한다. 그게 정당할까? 어쩌면 나는 아주 정당한 도둑일지도 모른다. 작가의 고통과 좌절의 결실을 아주 저렴한 가격에 즐기고 있으니 말이다. 작가의 고뇌에 대해, 안일한 독자에 대해 한번쯤은 생각해보고 넘어야가 할 부분이였다. 그래 다시 한번 생각한다. 이 책은 나 같은 안일한 독자와 나아가 잘못된 출판업과 독서 문화에 대한 일갈이다. |
| 환타지 소설을 좋아한다. 보통 홍보하는 말에 현혹되어 사서 보면 단순한 구조로 실망시키는 책들이 많은데...이 책은 정말 흡인력이 강하다. 초기 도입부문에서 익숙지 않은 용어들로 다소 난해함을 느끼지만 조금만 버티면 놀랍고 복잡한 세계로 빠져버린다. 무엇보다 상당히 근거있어보이는 '오름'에 대한 논리와 브흐자임속에서 이뤄지는 일들이 결코 현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는 것...다양한 상상속의 생물체가 생동감있게 느껴지는 것은 작가의 글솜씨가 만만티 않음을 느끼게 해준다. 탄탄한 구성으로 다 읽을 때까지 책을 놓지 못하게 한다. 주인공이 되었다가 관찰자가 되었다가 하면서 미지의 세계를 여행한 기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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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소설에 대한 나의 편협한 견해를 말끔히 씻어버린책...
판타지 소설은 마술사 마법 공룡 검투사 이런 것들이 나와서 쨍강 쨍강하다가 끝나버리는 읽을때만 재미있다가 읽고 나면 허탈한 책이라는 그런 견해를 말끔히 없애준 책...
책에 관한 다양한 상상들이 너무나도 기발해서 읽는 동안 얼마나 심장이 두근거리던지..
미친듯이 책장을 넘기며 읽다가 하나의 내용이라도 놓칠까봐 한글자 한글자 꼭꼭 짚어가면서 읽은 책이다.
한마디로 주변 사람들 옆구리 콕콕 찔러서 읽게 해주고 싶은 책....
아니면 따라다니면서 읽어주고 싶은 책이다
독서 시작한지 어언 이십여년 만에 처음으로 리뷰를 쓰게한책
[인상깊은구절] 여기에는 바로 '꿈꾸는 책들'이 있었다. 그 도시에서는 고서적들을 그렇게 불렀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장사꾼들의 눈에는 제대로 살아 있는 것도 그렇다고 제대로 죽은 것도 아니고 그 중간인 잠에 빠져 있는 상태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책들은 사실상 과거에 존재했다가 이제는 소멸을 앞두고 있었으며, 그래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부흐하임의 모든 책 서가들과 상자들, 지하실들, 지하무덤들 속에는 그렇게 졸고 있는 책들이 백만 권, 아니 수백만 권에 달했다. 오직 무언가를 찾는 수집가의 손에 의해 어떤 책이 발견되어 그 책장이 넘겨질 때만, 그것을 구입해서 거기에서 들고 나갈 때에만 그 책은 새로이 잠에서 깨어 생명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여기에 있는 모든 책들이 꿈꾸는 것은 바로 그런 것이었다. |
| 이 책을 덮으면서 내 입에서 절로 나온 소리다. 처음 몇장을 고문하듯이 읽으며(버릇이다.-_-;; 처음에 잘 안잡힌다. 거의 모든 책이) 이책이 나를 고문하는거 아냐 하는 두려움에 읽어내려갔다. 하지만 많은 찬사들이 증명하듯이 헛된 생각이었다. 난 좀 삐딱이라 찬사많은 책은 싫어라 한다. 그리고 반반정도 나와 코드가 안맞았었다. 그러나 많은 독자들이여! 이 책을 읽어보길 진정으로 바란다. 지금과 다르지 않은 출판현실과 독서현실 위에 환타지를 쌓아 올린 이 책은 보는 이를 브흐하임으로 달려가게끔 하는 책이다. 책을 보는 내내 신비한 세상의 각기다른 독자들, 넘쳐나는 고서점과 책들의 도시가 너무 매력적이었으며 또 지하세계의 경이로움과 슬픔.... 시시하지 않은 마지막... 여러분들도 책을 덮을땐 저도 모르게 브라보라고 내뱉고 싶어진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라~ 아 책장사 같다~ 그래도 보시라~ 인상깊은 구절이라기보다 읽다보면 좋은 책을 내서 돈을 벌려는 출판업자가 나온다. 그사람 말이 기억나는 대로 끄적여보자면... 좋은 글은 후세에 가서 추앙받지만 그런 글은 당장 자신에게(출판중계업자던가?) 아무런 수익을 줄수 없어서 가치가 없다.. 고로 좋은 평가를 받든 그것이 아니든 지금 당장 자신에게 이익이 되어줄 글만이 필요하다. 자신은 좋은 글인지 아닌지 평가할 생각도 없다...라는...그런말들.. 하하하.. 다분히 현실이 아닌가 싶었다. 그리고 우리도 오름을 하자. 오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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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에게 권합니다.
책은 무조건 사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좋아하는 책은 몇번이나 다시 읽고 암송까지 즐기는 사람. 책 만드는 과정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 작가지망생. 밥보다 책이 좋은 사람.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진짜 재미있는 책은 바로 책에 관한 책이다.
그게 에세이라도 좋고, 심지어 실용서라도 흥미로울진대 풍자에 판타지까지 가미됐다면? 벌써 구미가 당기고 입안에 침이 돌지 않는가.
<꿈꾸는 책들의 도시>는 단순한 판타지소설로 보기엔 풍자가 너무나 지독하다. 그렇다고 풍자소설이라 칭하기엔 아까운 완벽한 판타지소설의 구성을 갖추었다.
이야기는 '부흐하임'이라는 도시에서 펼쳐진다. 독일어 좀 하는 사람은 벌써 알았겠지? 여기가 바로 '책들의 도시'다. 모든 책은 여기서 나오고 여기로 모이며 책에 관련한 사람들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의 주인공 미텐메츠 군. 그는 겨우 77세의 혈기왕성한 청년(!) 공룡(!!)이다. 문학도인 그는 스승의 유고(?)를 받들어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부흐하임으로 떠난다. 그리고 순수청년 미텐메츠의 모험(???)이 시작된다.
수많은 느낌표와 물음표의 답을 알고자 하는 사람은 직접 읽어보길 권장한다. 하지만 전혀 궁금하지 않은 사람에겐 절대로 권하지 않는다. 웬만한 호기심으로 자극받지 않고서는 한 호흡으로 읽어나가기 난해한 책이다.
이 책이 참 묘한 게 가볍게 받아들이면 한없이 쉬운 책이지만 제대로 읽자면 보통 어려운 책이 아니다.
작가가 의도한 풍자와 패러디를 알고자 하는 독자에겐 문학에 대한 깊은 지식과 굉장한 독서량을 요구한다. 그러나 해리포터류의 판타지만을 즐기는 어린이들에겐 주인공의 모험만으로도 만족을 준다.
하지만 판타지만을 원하는 사람에겐 결코 권장하고 싶지 않다. 또 책을 좋아한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에게도 이 책의 모든 풍자를 이해하려는 욕심은 버리라고 조언하고 싶다.
주로 출판 편집 저술의 메카니즘에 대한 풍자가 많은데 관련직종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이 그 모든 유머에 공감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내가 특히 웃음을 터뜨린 부분이 바로 편집자를 풍자한 대목이었는데 그건 내가 짧게나마 편집을 해본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니 내가 모르고 지나친 재미있는 부분들이 얼마나 많겠는가.
읽으면 읽을수록 나의 무지를 깨닫게 되는 책이다. 또 독서열에 불타오르게 하는 책이다. 아니 어쩌면 전공서적처럼 밑줄쳐가며 한학기동안 공부해야 하는 책일지도 모른다. (물론 농담...^^) |
| "문학이란 종이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걸 아십니까? 그것은 삶의 모든 양상들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무엇인가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하게 마련이다. 내게 낯선 대상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꿈꾸는 책들의 도시''는 환타지 소설로 내게는 정말로 낯선 대상이었다. 환타지 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실로 모험이랄 수 있는 이 도전은 순전히 제목이 맘에 들어서 시작하게 되었다. 단순하기는... 이 책은 차모니아라는 상상의 대륙을 배경으로 하여 직립보행하는 공룡(도마뱀이라는 표현도 종종 나왔음)이 책들의 도시 ''부흐하임''에서 겪게 되는 모험들을 기발한 설정과 치밀한 구성으로 그리고 있다. 설정부터가 얼마나 낯설고 엉뚱한가? 나는 당황했다. 이야기의 첫부분부터 등장하는 익숙치 않은 어휘들과 도시이름, 그리고 상상을 통해서만 가능한 온갖 모습의 등장인물들때문에 어렵게 어렵게 페이지를 넘기면서, 이 힘든 일을 왜 하는걸까...하는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와 생각하니 처음의 이런 불편함들은 낯선 세계와 가까워지기 위한 통과의례였던 것이다. 처음의 100페이지를 지나면서 나는 슬슬, 엉뚱하지만 재미있는 상상의 세계인 부흐하임 속으로 빠져들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새벽이 올때까지 두 권 속에 담겨진 미텐메츠의 모험을 단숨에 함께 끝내버렸다. 부흐하임은 책들의 도시이다. 이 곳에는 많은 고서적 상점이 있고, 많은 비평가들이 있고, 책 사냥꾼이 있으며 거리의 시인들도 있다. 모든 것이 책과 관련되어 돌아가는 그야말로 책들의 도시인 셈이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게 문학적이거나 혹은, 예술적이지 않다. 책들을 둘러싼 온갖 비리와 부패가 도시 전체를 음습하게 만들고 있다. 환타지 소설이라고 치부해버리기엔 부흐하임의 세계가 도서 출판의 뒷 배경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지하 세계에서 만난 외눈박이 괴물 ''부흐링 족''들의 모습이었다. 그들은 책을 통해 배고픔도 충족시키고 인생의 즐거움도 찾고, 머릿속에 다양한 지식도 쌓는, 책에 심취하다못해 이름까지 작가의 이름으로 대신하고 있었다. 아마도 ''꿈꾸는 책들의 도시''를 쓴 발터 뫼르스는 이 부흐링 족을 통해 여러 독자들을 대변하고 싶었던가 보다. 그리고 나는 이 부흐링 족이 맘에 들었다. 주인공 미텐메츠는 온갖 어려움을 뚫고 지하세계를 빠져나온다. 그리고 그 순간에 ''오름''이라는 작가가 바래 마지 않는 경험을 한다. 그래서 완성된 작품이 ''꿈꾸는 책들의 도시''라는 책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미텐메츠가 겪게 되는 온갖 모험들이 바로 작가들이 글을 쓰면서 겪게 되는 많은 고민과 경험, 그리고 어려움들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그런 시간들을 의미있게 보낸 사람이라야 ''오름''이라는 순간에 도달할 수 있게 되는 거겠지... 너무도 탄탄한 작가의 상상력에 찬사를 보낸다. 물론 싸움이 난무하고 온갖 괴물들이 등장하여 비위 약한 독자인 나를 괴롭히긴 했지만...처음 읽은 환타지 소설에서 맛본 신선한 충격은 오랫동안 기억될 듯하다. |
| 나는 고서(古書)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꼴에 헌 책방까지 손이 갔더라면, 집안살림이 거덜났을 것이고 아마도 비좁은 서재도 폭발하지 않았을까 싶다. 책에 대한 취향이 새 책에서 끝난 것이 다행스럽다고 할 것이다. 갓 출판된 신간에서만 느낄 수 있는 향긋한 종이 냄새와 잉크향은, 때로 여인이 목욕 후에 풍기는 비누와 샴푸 내음보다 더욱 매혹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독일의 주목받는 중견 작가 발터 뫼르스의 이 책은 가상의 대륙 ''차모니아''에 자리잡고 있는 고서점이 즐비한 ''부흐하임''이란 책들의 도시가 배경이다. 금방 뽀얕게 쌓인 먼지가 흩날리고 퀘퀘한 곰팡이 냄새가 시종 코를 자극하는 듯한 분위기이다. 특히 소설의 2/3 가까운 분량이 빛과 공기마저 희박한 부흐하임의 지하동굴[감옥]에서 이루어짐을 감안할 때, 정말 질식할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고문서를 즐겨 찾는 독자들이라면 때로 아늑하게 느껴질 만한 환경 설정이기도 하겠지만, 헌책 알러지와 밀실 공포증이 있는 나같은 사람으로서는 - Oh! My God! - 썩 유쾌하지 못했다. 줄거리는 크게 복잡한 것이 없다. 미텐메츠라는 공룡(!)이 스승의 사후에 작가로서의 성공을 꿈꾸며 책의 도시 ''부흐하임''을 찾았다가, 모종의 음모에 연루되어 미로처럼 얽힌 도시의 지하감옥으로 추방당한다. 이 곳에서 몇 차례의 치명적인 모험을 겪은 끝에 그림자 제왕의 제자가 되어 독특한 방식의 문학 수업을 마스터하고, 지상으로 귀환하여 그들을 곤경에 빠뜨린 악당을 심판한다는 전형적인 미스테리-환타지 구조이다. 아직껏 이 베스트 셀러를 접하지 못한 독자들에게 스포일러(Spoiler)가 되어서는 안되겠지만, 상식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합리적인 결말이므로 독자들은 편안하게 읽어나가도 무방하리라 밝히고 싶다. 다만, 탄탄하게 짜여진 이 매력적인 소설을 소박한 미스테리물로 치부하기엔, 저자 뫼르스가 설파하고 있는 무수한 문학적 아포리즘(Aphorism)이 결코 가벼이 느껴지지 않는다. 가령 악당 스마이크의 다음 대사를 보자. "문제는 돈을 벌기 위해서는 흠 없는 훌륭한 문학은 필요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평범한 것, 덤핑 책, 파본, 대량 서적들이란 말이다. 많이, 점점 더 많이 생산하는 것이다. 점점 두꺼우면서도 내용은 별것 없는 책들 말이다. 중요한 건 잘 팔리는 종이지 그 위에 쓰여 있는 말들이 아니거든." (2권 227쪽) 베스트 셀러를 지향하는 작가들을 가슴 뜨끔하게 하는 말이다. 또한 그림자 제왕은 ''오름''이란 개념을 이렇게 설명한다. "오름이 지니고 있는 창조적인 힘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그것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 영감의 원천이다. 어떻게 거기에 도달할 수 있는지 그 방법만 안다면 말이다." (267쪽) 아마도 최고의 영감은 단순히 개인적인 노력에 의하여 달성할 수 있는 평범한 경지일 수 없다는 저자의 신념을 전달하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나 역시도 ''오름'' 따위는 믿지 않는다. ''(잉크가 아니라) 피를 찍어 쓰는'' 심정으로, 뼈를 깍는 고통이 따라야만 독자들의 동의를 받을 수 있는 위대한 걸작이 나올 것이라고 본다. 물론 이 작품의 빈틈없는 구조와 놀라운 성취를 생각할 때, 저자가 쉽사리[단숨에] 써 내려갔으리라 결코 믿을 수 없다.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마지막 장면에 모든 독자를 좌절에 빠뜨리는 결론이 있다. "바로 그 순간 나(미텐메츠)는 처음으로 오름의 힘을 느꼈다...... 그것은 내 머릿속으로 불어오더니 단어들의 소용돌이로 꽉 채웠다. 그러자 그 단어들은 잠시 흥분한 심장이 고동치는 사이에 문장이 되고, 페이지가 되고 장(章)이 되더니 마침내 방금 그대들이 읽은 이 이야기가 되었다." (402~403쪽)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이 작품을 차모니아의 소설가 미텐메츠의 ''첫'' 작품, 25권 분량의 "여행기" 중 처음 2장을 독일어로 ''요약''하여 번역한 것이라 능청스럽게 덧붙이고 있다. 정말 기를 팍 죽이고, 그 자빠진 사람 밟고 지나가는 격이다. 근래에 보기드믄 치밀한 구성의 소설로 조만간 고전의 반열에 오를 것이라 예상된다. 표지에 2006년부터 영화화 한다는 언급이 있는데, 공룡을 비롯하여 기이한 외관의 생물체만 등장하는 이 작품을 어떻게 소화해 낼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역자인 두행숙 님의 번역도 훌륭하다. 이제부터 안심하고 취할 수 있는 독일문학 전문 번역가를 ''발견''했다는 것도 망외의 소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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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의 모든 사람들처럼 나는 젋은 시절 여행을 했다. 나는 한권의 책, 아니 아마 책 목록에 대한 목록을 찾아 방황을 했다. (바벨의 도서관 중)
괜시리 이 문구를 떠올린 것은 아니다. 현재 나 또한 책목록에 대한 목록을 찾아 방황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보르헤스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책 사이를 방황했다면, 나는 인터넷 서점에서 방황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하루에도 몇 시간씩 이 놈의 인터넷 서점에 홀딱 빠져 헤어 나올 줄 모르는 상황이니, 이거 심각해도 심각한 정도가 아니다.그것도 아들놈과 딸아이와 컴 경쟁을 해가면서, 아이들이 잠깐 물러났다 싶으면 후다닥 달려가 yes24에 들이닥쳐 휙 한번 둘러보고 나갔다 들어왔다를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반복한다. 맨 날 보는 화면 똑같기만 한데 그래도 내가 안 보는 사이 뭐가 달라졌을까 싶어, 마음은 조바심으로 바짝바짝 타들어 간다. 나도 참.^^*
이렇게 안달복달 해가며 인터넷 서점에 매달리는 이유가 뭘까? 곰곰히 생각해 보니, 무명씨의 인터넷 서평꾼들의 서평때문이 아닐까 싶다. 불과 3년전만해도신문이나 잡지의 서평들,서점에서 추천하는 책들을 참조해 구입했던 것이 어느 순간 대상 책에 대한 서평자들의 리뷰를 꼬옥 보고 책을 보고 나서 부터는, 그 얼굴 한 번 보지도 못하고 인사 한번 제대로 나눠본 적이 없는 그 서평자들에게 이끌려 책을 추적하기 (사냥보다는) 시작했다. 구입할 요량으로 읽은 대상 책에 대한 서평자의 리뷰에 맘이 동해 그 리뷰어의 또 다른 리뷰를 찾아 연달아 읽게 되고, 과거에 리뷰어가 읽었던 다른 책들에 대한 서평을 읽다가 또 다른 리뷰어의 글을 만나고 그 리뷰어의 리뷰를 읽다가 또 새로운 리뷰어를 만나게 된다. 그렇게 나아가다 보면 한도 끝도 없다. 한 리뷰어의 만나는 길에서 다른 리뷰어의 갈래로 갈라지고 그 갈래와 길에서 만나는 서평자들과 책들을 추적하고 또 추적하고 계속해서 추적하게 된다. 즉 이렇게 된다. 흠,이 서평자 리뷰 너무나 잘 쓰는데, 다른 책에 대한 리뷰는 어떻게 썼을까. 궁금증과 호기심은 갈수록 증폭되어, 그(혹은 그녀)가 과거에 썼던 리뷰까지 꼼꼼히 읽어보고 괜찮다라고 생각되는 책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하여 다른 리뷰어의 리뷰를 읽고 그 자리에서 새로운 리뷰어를 만나게 되고 그 리뷰어의 독서이력을 또 한번 찬찬히 살펴보게 된다. 글을 잘 쓰는 리뷰어도 있을 수 있고 많은 지식과 정보를 가진 리뷰어를 만날 수 있고 각양각색의 리뷰어의 글들을 끝없이 길게 이어진 여러갈래 길에서 만나 추적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니 결국 나는 아이들 게임 제목처럼 그랜드 체이서(grand chaser)가 되고 만다. 그나마 서평자들의 리뷰들을 추적해서 읽기만 하면 다행인데, 세상의 모든 지식을 다 갖고 싶다는 욕망에, 언제나 나의 장바구니는 미어터질 정도로 책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책이 우리집 가정파괴의 주범이 되는 사태까지 이를 정도니, 이러면 내가 서평의 메피스토를 만나 최면에 걸린 것 같다니깐요. (꿈꾸는 책들의 도시 읽으신 분이라면 최면이라는 말에 공감하지 않을까요!)
그러나 각양각색의 독서 취양을 가진 리뷰어를 만남으로써, 요 몇년간 나의 독서 범위는 확실히 20대였던 90년대 편협하고 폭 좁은 책읽기에 비해 지금은 말할 나위 없이 다양해진 것은 사실이다. 20대의 독서 범위는 기껏해야 소설이나 시등의 문학쪽에 한정된 반면에 지금은 인문,사회,자연과학과 예술등 읽어 이해할 수 있고 흥미롭다면 가리지 않고 읽고 있으니 말이다.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을 손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도 리뷰어들 덕택이다.
<꿈꾸는 책들의 도시> 또한 인터넷 서평자들의 서평에 이끌려 산 책인데, 읽고 난 후의 한 줄짜리 소감은 디노사우루스 공룡의 책을 둘러싼 모험정도라고 하면 될까. 어째든 발터 뫼르스가 창조한 또 다른 세계인 부흐하임에는 책 사냥꾼이 그다지 큰 비중있는 역활은 아니지만 야만적이고 폭력적인 모습으로 나온다. 이 책사냥꾼들은 책을 읽.는 대상으로서 좋아한다기 보다는 책을 한낱 화폐와의 물물교환정도로 밖에 취급하지 않는다. 나와 같이, 끝없이 이어지고 여러 갈래로 나누어진 미로 속을 헤치며 책을 손아귀에 넣는 것은 같지만, 본질적으로 책에 대한 의미 부여가 다른 사냥꾼이자 추적자인 셈이다.
아마도 나같은 사람은 영원히 여러 갈래로 갈라진 미로 속을 찾아 헤메다가 진짜 좋은 책들을 만나 그 책들 속에 파묻혀 복권당첨 안 부러운 삶을 죽을때까지 영위하고 사는 것이 책 사냥꾼이자 추적자가 아닐까.
글쎄, 이 책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었는데, 이 책의 주인공을 누가 맡을까 궁금하네.혹 애니매이션 ?
이 책읽으면서 떠오른 이미지 ![]() 책을 좋아하는 외눈박이 부흐링족들에게 어울리는 안경 아닐까 김영진의 1996년 작 <싸이클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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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상문학, 판타지 장르를 우습게 보던 때가 있었다. 현존하지 않을 것 같은 주인공들이 펼쳐내는 서사는 거짓과 헛소리에 불과한 것 아닌가 하는 섣부른 편견만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멸의 역작이며 SF 코미디 장르를 개척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시리즈와 <해리 포터> 시리즈를 보면서 환상문학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바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힘. 이 책은 차모니아라는 상상의 대륙, 그 중에서도 책들의 도시 부흐하임에서 벌어지는 모험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이 상상력은 현실 세계에 대한 끊임없는 비유와 암시를 통해서 진정한 힘을 얻는다. 바탕이 없는 상상력은 헛짓에 불과하니까. 창조의 고통을 드러내는 작가들, 독자보다는 신문사의 권력에 아부하는 비평가들, 책의 내용 보다는 상업성에 치중하는 출판사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지배하고 재구성하는 거대한 자본의 힘. 부흐하임은 이 모든 것을 풀어내는 또 하나의 세상이다. 지상의 어두운 힘에 의해 쫓겨난 주인공 미텐메츠가 지하세계의 온갖 전설들과 만나며, 그가 경험하는 삶과 죽음, 현실과 광기, 공포와 유머의 세계는 독자로 하여금 롤러코스터 위를 달리는 짜릿함을 맛보게 한다. 미텐메츠가 책사냥꾼을 피해 녹슨 난쟁이들이 만든 지하궤도를 따라 밑도 끝도 없는 도피를 할 때는 정말이지 책을 쥔 손에 땀이 흐를 정도다. 이 책을 읽고자 한다면, 반드시 약속 없는 휴일에 읽어야 할 것이다. 한번 열면 멈출 수 없으니까. |
| 꿈꾸는 책들의 도시... 처음엔 제목에 끌렸다. 다음엔 리뷰에 끌렸다. 꿈을 꾸듯 이 책이 마음에서 떠나지 않았다. 고민끝에 구입을 결정했다. 책을 펼쳤다. 와~ 그 섬세한 그림들... 삽화만으로도 책 값이 결코 아깝지 않았다. 저자를 보았다. 그림도 저자가 직접 그렸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감탄했다. 이렇게 성의있게 만들어진 책을 보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물론 모든 책들이 다 그 나름의 노려고가 성의를 가지고 만들어 지지만, 이 책은 정말 특별했다. 삽화 하나하나에서 작가의 성의가 느껴졌다. 내용? 내용은 말할것도 없다. 처음에는 낯선 화법과 단어에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 정신없이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한다. 책들에 대해 많이 알면 알수록 더 깊이 빠져들 수 있는 작가의 놀라운 상상력...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없이 행복한 책의 제작과정을 비롯에 책에 대한 모든 이야기들...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는 책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를 불러오는 이야기를... 읽는 순간순간 탄성이 나오는 기분좋은 두근 거림을 느끼게 해주는 최고의 책!!! 이 책은 2005년 내가 만난 최고의 책이며, 내가 아는 모든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하는 책이다. 내가 이 책을 최고의 책으로 뽑는데는 이야기과 삽화와 더불어 번역하신 분의 섬세함도 한 몫 한다. 독자들에게 원전의 느낌을 최대한 전하기 위해 애쓰신 흔적이 곳곳에서 나타난다. 원서를 직접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번역하신 분의 섬세함 덕분에 원서를 읽고 있는 기분이 든다고나 할까? 정말 이 책은 내용과 삽화, 번역에서 제본에 이르기까지 2005년 최고의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