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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들른 구리 시립 도서관. 구리시민으로 살은지 3년차이지만 그동안 계속 서울로 출퇴근을 했기에 구리의 이모저모를 알아볼 기회가 없었다. 이제는 구리를 떠나게 될 날을 일주일 남짓 남겨두고 구리 여기저기를 둘러보기로 했다. 그래서 제일 먼저 찾은곳이 시립 도서관이다. 난, 참 이상하다 처음 시작보다 끝이 어렵다. 사람이든 직장이든 지역이든~ 딱히 어떤 책을 보아야겠다는 생각없이 제일 먼저 시선이 가는 곳에 있던 책 <패션이 사랑한 미술> 내가 뭐 미술 전공자도 아니요 그렇다고 패션을 전공한 이는 더더욱 아니기에 눈으로 설렁 설렁 읽기에 좋아보이는 책이기에 집었는데 의외로 좋은 내용이 너무 많다. 그래서 좀 더 심층적으로 미술가와 패션 디자이너를 비교 분석하고픈 생각을 들게끔 한다. 논문 지도교수님의 논문 주제가 팜므파탈과 아르누보관련이라 그런지 나도 그쪽으로 자연스레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또 내가 좋아라하는 몇안되는 미술가중 한 사람 -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 화가보다는 그의 작품을 더 좋아하는 -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이 나를 인도하였는지도...
우리에겐 <그랑자트섬의 일요일 오후>로 익숙한 쇠라와 니트(신창원의 니트티)로 유명한 미소니의 비교 분석부터 시작해서 색채의 마술사로 불리는 앙리 마티스와 코르셋으로부터 여성의 신체를 해방시킨 뽈 뿌아레 - 뽈 뿌아레 그의 부인에 대한 사랑은 가히 높이 살만하다. 부인을 위해 만든 드레스가 서양복식사에 한 획을 그었으니~허나 그는 갸브리엘 샤넬과는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그 유명한 일화가 있다. 이는 다른책에서 읽은 내용인데 장례식에 주로 사용되던 검정색을 아주 패셔너블하게 성공적으로 사용한 샤넬을 비꼬아서 검정색 의상을 자주 입던 그녀에게 어디 장례식 가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때 콧대 높은 샤넬의 한마디 "당신 뽈 뿌아레의 장례식에 가는 중이예요"라고 했다고 한다. 뛰어나고 자존심이 센 희대의 디자이너들의 유치한 말장난에 절로 웃음이 난다. 파블로 피카소와 마들렌느 비요네가 비교되어졌고 그들은 인체의 해부학적 해석이 놀랍다. 그녀의 바이어스 재단 덕에 내가 좋아라하는 드레이프가 생겨났으니 갠적으로 비요네에게 감사땡큐~ 꿈의 세계를 만나게 해준 살바도르 달리와 엘자 스키아파렐리, 흔들리는 금속조각속에서 미래를 본 알렉산더 콜더와 파코라반, 프랭크 스텔라와 이세이 미야케, 최소의 것으로 최고의 효과를 거두는 도널드 저드와 미우치우 프라다 - 지금보면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명품백에 미친(?)적이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첫직장에서 동료들끼리 역삼각형의 프라다 로고가 박힌 비닐백을 장만하기 위해 명품계(?)를 만들었다. 그 유치하면서도 사랑스런 애교가 나의 20대를 말해준다. 풋~ 전혀 어울리지 않을 의외성에서 조화를 찾아내는 로버트 라우셴버그와 장폴고티에 - 고티에는 영화 <제5원소>에서 밀라요보비치의 의상을 담당하였고 영화를 본뒤에도 내내 그녀의 의상은 이슈였다. 내게는 미술가라는 느낌보다는 향수로 먼저 인식되는 앤디워홀과 비비안 웨스트우드 - 내가 좋아라하는 분야는 아니지만 한참 메이크업 공부를 시작하던 90년대 초반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컬렉션에 등장한 모델들은 충격 그 자체였다. 내게는 그 모델들이 입고 있던 펑키한 의상보다 더 펑키한 메이크업이 문제였다. 죽음을 부르는 남자, 악마의 아들이라는 다소 이상한 닉네임을 가지고 있는 데미언 허스트와 후세인 살리얀 - 둘 다 내게는 낯설다. 클림트 다음으로 좋아하는 아니, 좋아하는 그림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다. 에곤실레와 톰포드 - 에곤실레의 그림속에 등장하는 미성숙한 여인(아니, 소녀)들의 느낌과 구찌걸 = 섹시걸이란 공식을 만든 톰포드, 유년시절 담벼락에 몰래하던 낙서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 올린 키스해링과 장 샤를드 카스텔 바작, 카스텔 바작은 대중의 이야기를 다루었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대중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대중들은 자신들과는 한 차원 업그레이드 된 패션을 좋아했다. 비록, 내가 입지는 못할 지언정 하이패션에 더 호응을 했다.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하나로 공업도시 빌바오를 일약 관광의 도시로 만들어 버린 해체주의 건축가 프랭크오 게리와 므르탱 마르지엘라, 예나 지금이나 천재나 앞서가는 이들의 생각의 틀이란~ 참 신기하다. 180도 회전을 해야만 이해가 되는 그들의 사고방식을 아직도 이해못하는 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인가보다. 그래서 나는 대중들과 호흡하며 살고 있다. 비전공자임에도 그들의 예술관과 패션에 대해서 알 수 있도록 책을 내준 저자에게 참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