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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형사 duelist''는 그 작품성에 대한 논란이 아직도 명확히 결론지어지지 않은 영화다. 그만큼 우리나라 영화계에서 파격적이었고, 또한 생소한 작품이었다. 강동원, 하지원이라는 무시할 수 없는 캐스팅 카드를 내세우고도 무참히 흥행에 실패했다는 점에서 일단 대중성이 결여되었다는 것은 자명해 보이지만, 사실 그 작품성에 대해서는 관객도 평론가도 지나치게 양극으로 갈린다. ''시대가 지나면 대작으로 인정받을 것'', 혹은 ''2시간짜리 뮤직비디오''. 이런 식으로.
필자 또한 그런 양극의 평가와, 무참한 흥행 실패 탓에 ''형사''를 보는 것을 망설였다. 두 배우와 감독에 대한 기대도 별로 없었던데다가 주위에서 별로라는 말을 하도 들어서 그다지 흥미가 가지 않았다. 그런데도 형사를, DVD로나마 보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엔딩 크레딧 bgm'' 이었다. 정식 명칭은 ''그림자 and Love Song''. 이 곡을 듣게 된 것도 사실 굉장히 우연적이었다. TV채널을 돌리다 어떤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스쳐나왔던 멜로디. 그 미묘하고 어딘가 모르게 언밸런스한 느낌을 준, 그러나 굉장히 신비롭던 멜로디에 귀가 사로잡혔다. 인터넷을 뒤적여 알아낸 제목으로 찾은 음악, 그 음악을 듣고 나는 가히 논란작이라 할 만한 ''형사''를 보기로 결정했다.
영화는... 굉장히 생소한 느낌이었다. 그러니까, 스토리 중심이 아닌 비주얼과 사운드 중심으로 흘러가는 영화였다. 그런 영화는 우리 나라에서 거의 시도된 적이 없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관객들이 놀라고 좀 이상하게 받아들일 만 했다고 본다. 필자는 스토리를 어느 정도 알고 봤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데 큰 무리가 없어 다행이었다고 생각한다. 뭐, 그래서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반했다''. 이 영화의 비주얼과 사운드에. 지금까지 꽤 많은 영화를 봤지만 정말, ''이보다 더 아름다운 영화는 없다''라고 생각했다.
이 영화가 생소한 이유는 보통의 영화가 스토리 위주로 비주얼과 사운드를 삽입하는 것과 달리, 형사는 비주얼과 사운드 위주로 스토리를 늘였다 줄였다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비주얼과 사운드의 매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보통 짧게 스치는 장면을 한없이 길게 늘이기도 하고, 길게 흘러야 할 장면도 생략 혹은 짧게 잘라낸다는 것이다. 어쨌든 이 영화의 비주얼과 사운드에 반한 필자는 dvd와 ost음반을 모두 샀다. 여기에 ost음반에 대한 음반평을 보태어, 필자처럼 형사의 사운드에 반한 사람 혹은 영화는 보지 않았어도 ost의 매력을 느껴보고 싶은 사람에게 자신있게 추천하고 싶다. 그도 그럴것이, 이 음반은 굳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 해도 감상하기에 큰 무리가 없고 또 그 자체로 매력이 넘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물론 영화를 보면 그 감동이 극대화되겠지만).
일단 첫번째 cd의 1번 트랙, Main Theme from ''Duelist''는 영화의 중심을 이루던 곡이다. 날카로운 긴장감 속에서 유려한 검을 뽑아내듯한 멜로디로 시작하여, 서정적인 풍경의 쓸쓸함을 여실히 담아내는 멜로디로 이어지는. 황량하면서도 아름다운 그 멜로디는 영화를 봤다면 더욱 감동을 실어줄 것이다. 영화 속에서도 매력적이었던 이 곡은 따로 들어도 슬픈 눈과 남순의 애틋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명곡이다.
Love Theme from ''Duelist''는 아름답고 슬픈,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느낌을 주는 곡이다. 영화 속에선 둘의 사랑이 절정에 달했을 때 흘러서 그 애상적인 감정을 가슴 깊일 느낄 수 있었다. 마치 동화 속에 흐르는 음악처럼 아름답고 환상적이다.
''슬픈눈을 가진 자객''은 매우 드라마틱하고 역동적인 느낌을 주는 곡으로, 영화 중 슬픈 눈의 검술이 펼쳐질 때 주로 흘렀던 곡이다. ''마지막 대결''은 Love Song을 다이나믹한 템포로 구성한 곡으로, 독특하고도 멋진 분위기를 자아낸다.
''Attractive Tango''또한 굉장히 멋진 곡이다. 둘의 애무와도 같은 대결에서 흘렀던 이 곡은, 절도있는 선율로 탱고의 열정적인 느낌을 살려낸다. 또 ''탕촌천곡의 메아리''는 메인 테마를 왈츠 버전으로 편곡한 것인데, 매우 매력적이다. 듣기에 더욱 편하고, 아름답다.
마지막으로, ''그림자 and Love Song''. 필자가 이 영화를 보게 해준 이 곡의 그 미묘한 느낌은, 알고 보니 두 곡을 ''믹싱''했기 때문이었다. ''그림자''라는 곡과 ''Love Song''이라는 서로 다른 곡을, 마치 대화를 나누듯 믹싱한 이 곡은 정말이지 신비롭고 매력적이다. 형사의 음악이 다른 영화와 차별화될 수 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가 이 곡에 있지 않나 싶다. 영화의 여운이 고스란히 남은 이곡은, 정말이지 멋지다는 말로밖에는 표현할 수가 없다.
''형사 duelist'', 아직도 여러 엇갈린 견해 사이를 헤매고, 어떤 영화제에선 상을 받고 어떤 영화제에선 후보에도 오르지 못하는 등 평가가 갈리고 있지만 필자는 확신한다. 이 영화는 정말이지 대작이며, 특히 그 비주얼과 사운드는 지금 이 시점에서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이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주위의 부정적 평가로 이 영화 보기를 미루는 분이 있다면 스토리를 조금 파악하고 보면 이 영화의 비주얼과 사운드가 눈과 귀를 사로잡을 수 있을 테니, 보시라고 적극 추천하고 싶다. 아직도 귓가를 맴도는 형사의 아름다운 멜로디들을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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