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이 책을 선택한 것은 아주 사소한 우연이었다. 학교 도서관에서 어떤 책을 빌릴까 하고 있는데, 옆의 사람이 책을 꺼내다가 다시 꽂아두고는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나는 그 근처에서 한참을 서성이다가 그 책을 빼 들었다. 하드커버로 된 책은 왠지 품위 있어 보였으며, 책값도 대단했다. 눈에 띈 책은 어느사이인지 읽고 싶다는 생각까지 미치게 만들었다. 나는 이 책에 대한 어떠한 사전의 정보도 없이 책을 읽었던 것이다. 어떤 리뷰도 보지 않았고, 나왔을 당시 학교 도서관 구석에 박혀 있던 책을 읽은 것이다. 좀 더 말하자면, 나는 괴테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었다. 물론 에커만도 모른다. 고등학교때 읽었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도 다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니 나는 착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나가는 한참동안 이 책은 괴테에 대한 전기를 다룬 책인줄 알았던 것이다. 그러나 조금씩 읽어나가면서 괴테와 대화를 나눈 한 남자의 기록이라는 것을 알고는 놀랐다. 그리고 그 대화가 너무도 생생하여, 정말 책 제목대로 '괴테와의 대화'라고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내용은 의외로 간단했다. 괴테의 문학적인 관점과, 그에게 일어났던 일이 자세하게 써져 있던 것이었다. 그러나 에커만이라는 사람은 괴테를 존경하였으나, 과장하거나 꾸며내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의 솔직한 모습에 놀라기도 하고, 그의 위대한 모습에 우러러 보기도 하고, 그의 생각과 맞서보기도 하면서, 우리는 어느사이엔가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다는 생각까지 갖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괴테가 죽었던 당시를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는데, 에커만의 슬픔이 내몸으로 전해져 조금씩 떨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위대하다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그 그가 죽는순간까지 열정을 가지고 했던 문학.. 그것을 보고 위대하다고 하는 것이리라. 그러고 보면, 위대한 사람은 열정을 가진 사람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난 이 책을 읽고 바로, 용돈을 모아서 바로 에스24에 주문을 했다. 이 책은 그만큼 갖고 싶은 책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사서 두번정도를 더 읽었으니까, 아마도 구입한다고 해도 손해는 없을 것이다. 이 책은 괴테라는 위대한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서.. 자신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지성을 쌓고, 또 열정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한마디로 하자면, 최근에 만난 가장 '빛나는 책'이라고 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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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나는 보통 사람들의 코스와는 완연히 벗어나 있다. 영문도 모르고 영문학을 전공했던 나는 대부분의 동기들과는 달리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인문학분야, 즉 철학과 미학, 예술, 역사같은 영역에 조금씩 빠져 들었다. 영문과란 이름만 영문이지 솔직히 취업준비에 유리한 과이기에 온 것 뿐이었는데 막상 인문학에 조금씩 물들다 보니 다른 것들은 영 시원찮아 보였다. 에커만이나 괴테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그 매혹이란 것이 어떤 것인지를 깊이 공감하게 된다. 그들도 역시 밥벌이 되는 법학을 때려치고 자비를 들여가면서 이 분야를 섭렵하고 탐구한 것이다.
이 저서 속의 대화에서 괴테의 모든 작품을 구조지은 사유들이 물씬 배어있다. 괴테가 선 독일 낭만주의의 모습은 철학과 예술의 융합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철학분야에서 독일 관념론이 시를 철학의 요소로 흡수한 것이라면, 예술분야에서의 낭만주의란 철학을 시의 요소로 흡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그래서 그만큼 작품이 다루는 대상의 폭이 넓을 수 밖에 없다), 괴테의 작품 역시 감성적인 요소가 근본적으로 지적인 성과물로 배태된 것이며 이런 특성을 에커만과의 대화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인상깊은구절] 의심할 바 없이 칸트가 가장 뛰어나네. 그 학설이 오늘날까지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입증되었고, 우리 독일 문화에 가장 깊이 스며들어 있는 인물이니까 말일세. 자네가 그의 저작을 읽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칸트는 자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네. 자네는 그가 줄 수 있는 것을 이미 가지고 있으니까, 지금으로서는 새삼스럽게 그의 저작을 읽을 필요가 없네. 하지만 나중에 언젠가 그의 책을 읽으려 한다면 그의 [판단력 비판]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네. 거기서 그는 수사학을 썩 잘 다루었고, 문학에 대한 서술도 어지간히 하고 있다고 생각되네. 다만 조형예술에 대해서 만큼은 좀 부족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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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리뷰 에카르만이 기록한괴테와의 대화는 서양 지성사의 거대한 산맥인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생애 마지막 10년을 가장 가까이서 기록한 '지혜의 보고'입니다. 창조적 영감은 한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타는 것에서 시작된다 에카르만이라는 충실한 기록자의 눈을 통해 괴테라는 위대한 정신이 어떻게 세상을 관조하고 예술과 학문을 논했는지를 보여줍니다. "거인과 추종자의 만남" 에카르만은 무명의 문학 지망생이었으나, 괴테의 작품에 매료되어 그를 찾아갔고 괴테의 비서이자 대화 상대자가 되었습니다. 10년의 기록: 1823년부터 괴테가 사망한 1832년까지, 식사 자리나 산책길에서 나눈 대화를 일기 형식으로 치밀하게 기록했습니다. 살아있는 괴테: 문학가로서의 괴테뿐만 아니라 식물학, 색채학을 연구하는 과학자, 정치 고문, 그리고 인간적인 고뇌를 가진 노년의 괴테를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책에는 괴테의 예술관과 인생철학이 가득합니다. 세계 문학(Weltliteratur): 괴테는 민족주의적 문학을 넘어 인류 보편의 가치를 지닌 '세계 문학'의 시대를 예견했습니다. 생산적인 삶: "인간은 모름지기 무언가 유용한 일을 해야 한다"며, 끊임없는 활동과 자기 완성을 강조했습니다. 자연에 대한 경외: 인간과 자연을 분리된 존재가 아닌, 하나의 거대한 생명 유기체로 보았습니다. 관찰의 힘: 괴테는 단순히 머리로 생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눈앞의 꽃 한 송이, 하늘의 구름 모양을 관찰하며 진리를 찾았습니다. 전인적(Holistic) 인간: 시인이면서 정치가이자 과학자였던 그의 삶은, 현대의 지나친 분업화와 전문화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통합적 사고'의 중요성을 깨닫게 합니다. 성장하는 노년: 80대의 나이에도 《파우스트》 2부를 완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배움과 창작에는 끝이 없음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대목입니다. 《파우스트》와 병행: 괴테가 《파우스트》를 완성하며 겪었던 창작의 고통과 기쁨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괴테와의 대화》는 단순히 과거 인물의 기록이 아니라, 시대를 초월하여 우리에게 "어떻게 더 넓고 깊게 세상을 볼 것인가"를 가르쳐주는 인생의 스승과 같습니다. 니체가 이 책을 일컬어 "독일 산문 문학의 최고 걸작"이라고 찬사한 이유가 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