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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같이 살다가 낯선 곳에서 왕노릇에 맛들인 사내 영화! <왕이 되려고 한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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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왕이 되려고 한 사나이 The Man Who Would Be King> 존 휴스턴 감독이 1975년에 만든 작품으로, 영국군으론 별볼일 없었지만 다른 곳(카프리스탄)에 가서 왕노릇 하면서 살고팠던 사나이의 꿈과 삶을 그렸다. 짜임새 있는 이야기와 탄탄한 연기력이 뒷받침되어 아주 즐겁고 볼거리가 풍성한 영화다.   <정글북>으로 이름난 루디야드 키플링이 1888년에 쓴 단편집 <산중야담 P
"쓰레기 같이 살다가 낯선 곳에서 왕노릇에 맛들인 사내 영화! <왕이 되려고 한 사나이>" 내용보기

1.

<왕이 되려고 한 사나이 The Man Who Would Be King> 존 휴스턴 감독이 1975년에 만든 작품으로, 영국군으론 별볼일 없었지만 다른 곳(카프리스탄)에 가서 왕노릇 하면서 살고팠던 사나이의 꿈과 삶을 그렸다. 짜임새 있는 이야기와 탄탄한 연기력이 뒷받침되어 아주 즐겁고 볼거리가 풍성한 영화다.

 

<정글북>으로 이름난 루디야드 키플링이 1888년에 쓴 단편집 <산중야담 Plain Tales from the Hills> 안에 나오는 <왕이 되려고 한 사나이>를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2.

노던 스타 통신사의 기자로 일하고 있는 키플링(크리스토퍼 플러머)은 글을 쓰고 있는데, 허름한 옷을 입고 수염이 가득한 얼굴의 비렁뱅이 사내가 들어온다. "돌아왔네. 술 좀 주게, 키플링"

 

키플링은 누군지 몰라 얼굴만 쳐다본다. "날 모르겠나?" "누구신지...뭘 원하시는지?" "말했잖아...술 좀 달라고..." "모든 게 이 곳에서 맺어졌지. 대니와 내가 계약하고 당신이 지켜봤지. 생각나는가?" "이게 누구야. 카너한!"

 

이 비렁뱅이 사내가 지나온 세월의 보따리를 하나씩 풀어놓는다. 키플링은 놀라워하면서 듣는다.

 

대니얼 드래비트(숀 코네리)와 피치 카너한(마이클 케인)은 영국이 다스리던 인디아에서 상사로서 군대를 마쳤다. 그러나 일거리가 마땅찮아 약점을 잡아 남의 등을 치기도 하고, 훔친 물건을 팔기도 하며, 총기를 몰래 들여와 팔아먹기도 하는 2인조 망나니 건달이다. 

 

피치가 역에서 키플링의 시계를 훔쳤지만, 알고보니 '신의 눈으로 인류의 형제에게 봉사한다는 전통'으로 사는 '프리메이슨' 무리라 곧 돌려주려 한다. (남의 것을 훔쳐도 아직 양심은 조금 남아 있다)

 

3.

나쁜 짓을 한 탓에 인디아 밖으로 쫓겨날 대니얼과 피치는 그래도 큰소리를 친다. "인디아를 다 돌아다녀 이젠 우리한테 모자랍니다. 모르는 곳으로 가서, 우리 손으로 나라를 만들 겁니다. 우린 왕이 되기 위해 카프리스탄으로 떠납니다."

 

어이가 없는 키플링은 한마디 한다. "둘 다 제 정신이 아니네요." "자 지도를 보세요. 카이버 협곡을 지나야 하는데 5마일을 못가서 몸이 두 동강 날거고, 거기를 지나서 아프가니스탄 평원을 지나간다 하더라도, 그 다음에 얼음 봉우리와 빙하가 쌓인 힌두쿠시 산맥이 가로막고 있어요. 이제껏 알렉산더 뒤에는 그곳으로 갔다가 살아 돌아온 이가 없어요"

 

귀가 번쩍 뜨인 피치가 묻는다. "알렉산더가 누구요?" (이런 무식한 놈...학교 다닐 때 공부는 안 하고 뭐 했나? 그 이름난 알렉산더를 모르다니...)

 

그래도 나무라지 않고 키플링은 가르쳐준다. "기원전 300년 무렵 그리스 사람으로 카프리스탄을 제 땅으로 만들고 다스렸던 임금이요. 거기서 '시칸더'로 불리웠으며, 왕궁인 시칸더 굴에서 그곳 임금의 딸인 록산느와 같이 살다가 나중에 돌아왔답니다."

 

"그럼 우리도 갈 수 있어요. 그리스 사람이 했는데 영국 사람인 우리가 왜 못해요!" 피치는 키플링한테 대든다. 그래도 간은 크다. 키플링은 "당신 둘은 정말 미쳤어요" 했지만, 그래도 맺은 인연이고 먼 길을 떠나는 몸이라 대니얼한테 프리메이슨 메달을 주면서 행운을 빌어준다.

 

4.

대니얼과 피치는 이러쿵 저러쿵 해서 산 넘고 물 건너 죽을 고비를 넘기고 카프리스탄 땅으로 들어간다.

 

부족끼리의 싸움에서 앞장을 서서 싸우던 대니얼이 다른 부족의 화살을 맞고도 멀쩡하자 모두 땅에 엎드린다. (웃기게도 어깨에 둘러매는 가죽 탄띠를 옷속에 입은 탓에 화살을 맞고도 피 한방울 나지 않았다.)

 

이날부터 카프리스탄 사람들은 대니얼을 "시칸더"라 부르며 무서워하면서 따른다. 이젠 이곳의 정신적 지도자인 카푸 셀림이 인정하기만 하면 임금이 되는 셈이다. 한 고비가 남았는데, 피치는 걱정이다. (대니얼의 유전자를 살펴서 알렉산더의 씨앗이 아니란 걸 알아채면 어떻게 하지?)

 

시칸더 굴로 데려가서 대뜸 한곳에 대니얼을 세워 놓고 화살을 쏘게 한다. 깜짝 놀란 피치가 뛰어들어 말리는데, 그러자 다시 카푸 셀림은 대니얼의 윗옷을 벗기고 칼로 가슴을 찌르려 한다. (신과 같은 시칸더는 찔러도 피가 나지 않는다고 하므로, 눈으로 보려 한다.) 칼이 가슴에 들어가려는 때에 카푸 셀림은 "시칸더" 하면서 놀라 땅에 엎드린다. 대니얼의 목걸이 메달 때문이다. 알렉산더가 남겼다는 그림과 똑 같다.

 

이젠 누가 뭐라 해도 시칸더 1세인 알렉산더에 이어 시칸더 2세가 되어 이 땅의 임금이 되어버린 대니얼. 그런데 이제부터 걱정이 슬며시 생긴다. 나도 이제 임금인데, 다시 영국으로 돌아가느니 어여쁜 록산느를 아내로 맞아 아들딸 낳고 이 땅을 오래도록 내리 다스리고 싶은 마음이 생겼기 때문.

 

온갖 보물을 갖고 가도 된다고 하니, 피치는 갖고 미련을 두지 말고 영국으로 떠나자며 대니얼을 부추기지만, 록산느에 눈이 멀고 임금 노릇에 빠진 대니얼은 들은체 하지 않는다.

 

떠나올 때 "임금이 될 때까지 술과 계집을 가까이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 않느냐고 피치가 따지자, 대니얼은 "그 약속은 임금이 될 때까지고, 이젠 임금이 되었으니 달라" 하면서 "사람들 앞에서는 나한테 고개를 숙여야 하지 않겠냐"고 오히려 꾸짖는다. (어쭈, 같이 힘들게 왔는데 이젠 동무도 아래로 봐?)

 

5.

대니얼은 이제 갈림길에 들어선다. 보물을 나누어 제 몫만 가지고 떠나겠다는 피치와 같이 떠나느냐, 아니면 다스리는 즐거움과 아름다운 록산느의 모습에 빠진 탓에 카프리스탄에 남느냐... 

게다가 신과 사람이 사랑하면 사람이 불타 죽는다고 생각하는 록산느를 어떻게 아내로 맞을 것인지...

 

이제껏 살아온 삶은 쓰레기 같았지만, 이제부터는 제 마음대로 뜻을 펴볼 수 있는 자리가 생겼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할까? 그냥 보물만 가지고 나온대도 으뜸가는 부자가 될터이므로 임금 자리를 박차고 나올까, 아니면 낯선 땅이고 말도 안 통하는 곳이지만 임금 노릇을 하려 할까?

 

대니얼과 피치 사이는 <내일을 향해 쏴라>의 로버트 레드포드와 폴 뉴먼 같아 보인다. 티격태격 하지만 곧 서로를 받아들이고 따라주는 사이...나쁜 짓만 하지 않는다면 이만한 동무가 없다.

 

디브이디는 33년이나 지난 영화라곤 하지만 화면과 소리는 좋다. 그러나 보너스는 아무 것도 없다. 이렇게 잘된 영화의 디브이디에 예고편 하나 없다니 무성의가 지나치다. 

b******g 2008.02.12. 신고 공감 1 댓글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