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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이 아니구, 진짜 그렇게 생각한다. 이 3편 역시 2편과 마찬가지로 비디오 시장 직행용이다. 나오는 배우들도 낯선 얼굴들이며, 찍은 걸 보면 저예산작의 티가 많이 난다. 게다가 진행 45분여까지는 상당히 늘어지는 느낌인데, 혹시 전작을 안 본 사람이면 그냥 좀 잘 만든 TV 스릴러라 생각하고 즐길 수 있겠으나, 1, 2편의 컨셉을 아는 이라면 도중에 접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타월 걸' 샌더벌의 좌절감 가득한 그 얼굴을 보면1) 더 이상 영화를 따라갈 마음이 안 날 수도 있다. 이 3편은 설정 면에서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한다. 2편에서는 구박받는 의붓딸이 이야기를 이끌어 갔다면, 여기서는 생모에게 거액을 유산을 상속받은 딸에게 구박받는 의붓아버지가 내내 코너에 몰리는 역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불우한 환경에서 전과까지 기록하고 여튼 갱생하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타월 걸 샌더벌(누군지 몰라서 배우 이름은 생략)이, 이 정신 없는 소동에서 느닷 태풍의 눈으로 등장한다. 천덕꾸러기처럼 괄세 받고, 가진 자들의 눈치를 실실 살펴야 하는 그 처지에 왠지 공감해서인지, 이 타월 걸(의붓딸이 다이빙 선수로서 멋진 퍼폼을 하는 그 순간, 타월 걸은 또래들 사이에서 처량한 품으로 허드렛일을 할 뿐이다)에게 무슨 꿍꿍이인지 자기 집에서 의붓딸이 주최하는 파티에 오라고 언질을 주는데, 계급 의식에 쩔어 있는 이 스포일드 걸이 다음 날 파티에 정말로 온 타월 걸에게 호응을 해 줄 리가 없다. 그날 밤 드디어 이 중년 남성과 타월 걸 사이에 사달이 나고, 이어 타월 걸은 급기야 형사 고소를 제기하기에 이른다. 여기까지만 봐도, 아 그 다음이 어떻게 전개되겠다 하는 정도는 뻔히 예샹이 가능하다. 게다가 타월 걸 센더벌의 찌들고 낙담한 표정(이 배우는 이런 역 전문인가)을 계속 지켜 봐 줘야 하는 것도 (남성 팬에게는) 고역이라, 정말 이 고비를 잘못 넘기면 좋은 구경 놓치고 여태 투자한 시간만 날릴 수 있다. 그러나 명심하라. 진짜 구경거리는 지금부터다.
팜므 파탈의 가장 생기 있고 전투적인 이데아를 잘 구현해 준 마리 역의 새러 레인. 크리스틴 리처즈 역의 다이나 메이어가 많은 이들에게 인상적일 것 같다. 나이는 들었으나 미인인 편인데다 맺고 끊음이 분명하고 속도가 빠른 말투, (반대로) 상대를 포용할 때는 모든 사정을 다 이해하고 품어 줄 수 있다는 듯 넉넉한 표정을 지어주기까지 하는, 다양한 역이 소화 가능할 참 좋은 배우인데, TV 시리즈에서 조연으로 자주 보이는 얼굴이기도 하다. 의붓아버지(건축업자)의 변호사 Theo 역인 대머리 중늙은이 마이클 맨틀은 본디 정신과의사 등 전문직 조역으로 단골 출연하는 배우인데, 언제나 그렇듯 뭔가 강력한 한 방을 보여준다거나 하는 건 없다(....). 다시 돌려 봐도 각본을 참 잘 썼다는 생각이다. 특히 영화 시작할 무렵의 고교(물론 그 블루베이 하이스쿨이다) 졸업반 세미나 씬은 여태의 프랜차이즈 관습을 따르는 정도가 아니라 치밀한 복선이라는 점 살짝 찔러 둔다. 이 연작이 모두 그렇듯 일종의 컨벤션으로 레즈비언 성애 씬, 그룹 섹스 씬이 두어 차례 나오는데, 이런 게 불편할 이들은 미리 피하는 게 좋을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