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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퇴근 하는 길에 그들의 글을 읽으면서 괜히 울컥하고 말았다. 내가 언젠간 적었던 일부분 같아서 내가 생각한 마음의 한 구석을 콕 찌르는 것 같아 우리 모두가 안쓰럽다는 생각을 나도 잠깐 했다. 한번만 들어도 누구나 알법한 회사에 근무했던 두 부부가 사직서를 제출하고 길 위로 걸음을 나선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임을 잘 안다. 그리고 그들이 어떤 마음으로 모든 것들을 내려 놓았는지도 잘 알아서 그와 그녀의 글에 몰입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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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그런 장기 여행자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 자유분방함에 대한 동경도 동경이지만 세속적인 호기심도 떨칠 수가 없다. 대체 여행자금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떠나기 전에 돈을 많이 벌어둔 것일까, 부모님이 재벌인 것일까, 아니면 뭔가 다른 믿는 구석이 있는 것일까. 차마 물어볼 수 없는 몇 가지 질문들이 입가를 맴돈다. 요컨대, 두어 달 뒤에는 한국으로 돌아가 다시 돈을 벌어야 하는 처지가 슬퍼질 때가 있다. (_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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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부터 아내와 함께 여행을 열심히 다니면서 늦바람이 무섭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가 하면 한편으로는 진즉 이런 여행을 해보지 못한 것이 아쉽기도 합니다. 이런 저와는 달리 30대에 멀쩡하게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내던지고 중남미 여행을, 그것도 6개월이나 떠난 부부가 있더랍니다. 그렇다고 꼼꼼하게 일정을 짜서 하는 여행이 아니라 그저 발길이 닿는 대로, 마음이 내키는 대로 하는 여행을 다녀왔다고 합니다. 젊은 사람들답게 여행을 다니면서 보고 느낀 점을 개인 블로그에 올려 다른 이들을 약올리기도 하고(?) 여행 중인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다니 대단하단 생각을 하면서도 부럽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이 사람들은 여행을 통해서 무엇을 얻으려고 했을까? 아니면 왜 떠났을까? 하는 궁금증이 풀리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은 과테말라의 안티구아에서 여행을 시작해서 멕시코, 쿠바, 콜롬비아, 볼리비아, 페루, 칠레를 거쳐 아르헨티나까지 돌아보았습니다. 여행지 가운데는 쿠스코와 마추피추, 우유니 사막, 이과수폭포와 같이 남들도 다 가는 유명한 곳도 있습니다만, 여기는 왜 갔을까? 하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첫 여행지 과테말라의 안티구아와 산 페드로 라 라구나 같은 곳입니다. 스페인어를 배워서 남미를 여행하겠다는 거창한 계획으로 이곳을 정했다고 합니다. 그저 그곳에 사는 사람들처럼 거리를 걷다가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마시고... 심지어는 거리의 개에게 매일 먹을 것을 챙겨주기까지... 이곳에서 지내다보니 우기의 우유니, 토레스 델 파이네르 트레킹, 마추피추까지도 별로 중요해지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느림이 느껴지는 곳? 꼭 과테말라여야만 했을까요? 그런 느낌이 드는 곳이 국내에는 없을까요? 두 사람은 사진공부를 하는 곳에서 처음 만나 결혼까지 했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인지 이 책에 곁들인 사진들이 참 좋습니다. 특히 우유니사막의 사진이 그렇습니다. 그리고 남미여행길에 필름 100통을 가져왔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휴대용 인화기까지 가지고 갔기 때문에 그곳 사람들에게 찍은 사진을 바로 현상에서 주는 친절함까지... 그렇다면 도대체 짐을 얼마나 챙겨갔다는 이야기일까 궁금해집니다. 사실 저도 제주로로 신혼여행을 가면서 카메라 2개에 36방 짜리 필름을 열통인가를 챙겨갔던 생각이 났습니다. 엄청 찍었는데 건질만한 사진이 별로 없던 아픈 기억 말입니다. 읽다보니 “일정이 빡빡해 관광지 위주로 휙휙 다니는 여행자들을 보면 안타깝더라(159쪽)”고 써놓은 것을 보면서 그런 여행을 다니는 저 역시 아무 계획 없이 발 닿는 대로 볼 것도 없는 곳을 다니는 저자들도 이해가 되지 않는 구석이 많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꼭 적어야 하겠습니다. 자유여행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꼭 동행하는 것은 아니면서도 일정에 따라서 만났다가 헤어지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특별한 계획이 없어 떠난 사람들의 경우는 이렇게 만난 사람들로부터 얻은 여행정보를 가지고 계획을 세우기도 하고 바꾸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여행을 떠나 여섯달을 떠돌다보면 여행비용도 엄청날 것 같습니다. 제가 계획하고 있는 21일짜기 남미여행 상품도 많이 올라서 한 사람 당 1500만원이 넘게 들 것 같아 은근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페루에서 칠레로 넘어가면서 여행은 절반이 넘어갔다고 했는데, 칠레와 아르헨티나에서 무려 3개월을 보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책에서는 그 절반이 불과 5분의 1로 정리되고 있습니다. 시작이 반이라고 절반이 넘어가면서 여행이 끝났다고 생각한 것일까요? 저도 같은 느낌이 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과수폭포의 악마의 목구멍 전망대 위에 섰을 때, “기운찬 폭포수는 모든 걸 집어삼켰다. 시끄러운 군중 속에서도 꼭 혼자 있는 것만 같았다. 엄청난 집중력으로 나는 폭포수와 눈을 맞췄다. 간혹 폭포나 강에서 최면에 걸린 듯 물속으로 뛰어드는 사람이 있다는데, 이과수 악마의 목구멍에서 빨려 들어가는 물줄기를 보고 있자니 순간 몸을 던지고 싶은 충동이 느껴졌다. 심장이 쿵쿵거렸다.(318쪽)” 어쩌면 이 책에서 제가 가져오고 싶은 유일한 구절인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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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시간이 아주 많아서'는 비행기표 기한이 다가온다는 핑계로 과감히 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여행길에 오른 30대 부부의 여행이야기를 담은 여행에세이다. 요즘처럼 안정된 직장에 취직하기 힘든 세상에서 여행을 위해 직장을 그만 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내 주위의 사람들만 보아도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사람들은 꽤 있어도 직장을 그만두고 간다는 것에는 용기 아니 엄두를 내지 못한다. 다만 어떻게 해서든 휴가를 넉넉하게 낼 수 있는 방법 찾기에 더 열심일 정도로 오랜 기간 동안 여행을 한다는 것은 직장인들에게는 로망이지만 큰 용기가 필요한 선택이다. 그래서인지 이 부부의 여행이 더 크게 느껴지고 참 대단하단 생각을 하게 된다. 부부라지만 여행 방식이 다르다. 고소공포증을 가지고 있으며 많은 것을 보고 싶어 하는 남편에 비해 한 곳에서 오래도록 느긋하게 스며드는 여행방식을 좋아하는 아내... 그들이 선택한 여행지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조금은 위험하다고 느끼고 있는 멕시코와 남미의 나라들이다. 과테말라의 안티구아를 시작으로 이들의 여행이 시작된다. 부부는 오래전부터 항상 이곳에서의 스페인어 공부와 여행의 시작을 생각했다. 한 곳에 오래 머물며 외국어를 배운다는 생각을 할 만큼 6개월이란 여행기간이 긴 편이지만 과연 가능할까 싶은 생각이 드는데 이들은 이곳에서 머물며 지내는 모습은 내가 꿈꾸는 여행의 한 모습을 닮아 있어 많이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과테말라의 커피하면 세계적으로 알아주는데 과테말라 안티구아의 드림커피 맛은 어떨지 나도 모르게 커피 맛을 떠올려 보기도 했다. 여행의 시작과 끝만 생각하고 안티구아에서 여행계획을 세우지만 생각과는 다른 방식으로 여행을 시작하는 모습에 이런 여행도 정말 멋지구나 싶은 생각이 살짝 든다. 코카콜라가 유난히 맛있다는 멕시코, 처음에 좋은 느낌으로 다가오지만 갈수록 실망스런 마음이 드는 쿠바... 허나 떠나고 나서 더 그리워지는 쿠바의 모습, 여기에 한국인 여행자들에게 잘 알려진 쿠바 아바나의 호아키나 아줌마 집은 나도 나중에 남미를 여행한다면 이곳에서 꼭 머물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여행 주의 국가로 지정된 콜롬비아에서 만난 최고의 숙소와 친절한 사람이 있지만 이 나라에서 세 번의 강도를 만난 여행자의 모습을 통해 그가 느꼈을 두려움, 무서움 등 다양한 감정들이 어떨지 느껴져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저자인 아내 분에게는 최고의 여행지란 이름으로 남게 된 콜롬비아의 모습은 내가 꿈꾸는 남미여행의 모습을 가장 많이 담고 있어 나도 모르게 정이 가 더 관심 있게 읽은 나라다.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 사막, 티티카카 호수는 유명하다. 많은 사람들이 우유니 소금사막은 꼭 보고 싶은 여행지로 꼽을 정도로 볼리비아의 대표적인 여행지다. 미국에 거주하는 친구 분들과 함께 한 여행은 둘이도 좋지만 더 많은 사람과 함께해도 행복하다는 느낌을 준다. 두 말할 필요가 없는 잉카인의 위대한 유산을 만날 수 있는 페루와 칠레, 아르헨티나를 끝으로 여행이 끝이 난다. 다른 것보다 부부가 여행지에서 만난 커플의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여행지에서 만나 둘 만의 결혼식을 올린 부부가 서로 다른 여행 스타일을 보여주는데 어느 한 쪽의 여행방식을 고집하는 것이 아닌 서로가 가진 스타일을 인정하고 즐기는 모습이 참 멋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모습을 지닌 여행자는 얼마나 싶지만 남들과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어도 충분히 행복한 모습에 감탄하게 된다. 유럽의 도시들처럼 세련된 느낌을 주는 여행지는 아니란 느낌을 주지만 그럼에도 북미, 남미의 나라가 가진 모습은 충분히 매력적으로 그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나의 버킷리스트의 첫 번째 항목은 바로 3~6개월 정도 나 혼자 세계 배낭여행을 떠나보는 것이다. 솔직히 이 여행은 희망사항에 가깝지 현실성은 거의 결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인해 부부의 여행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이 나온 지금쯤 부부는 스페인에서 여행을 즐기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남미, 북미로 여행을 간다면 이 부부가 다닌 곳을 나도 거닐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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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년 1월에 약 10일 정도 멕시코에 배낭 여행 갔었던 적이 있었다. 원래는 캐나다에 갔었는데, 여권에 외국 입국 도장 하나 더 찍고 오자는 심산으로 전혀 계획에 없었던 멕시코를 가게 되었다. 당시 미국은 비자 심사가 까다로워 아예 포기하고, 무비자였던 멕시코를 목적지로 정했다. 그 당시의 멕시코는 지금처럼 위험한 나라는 아니었지만, 길거리에 다니는 경찰들이 기관단총을 들고 다니는 모습이 매우 생소 했었다. 무거운 배낭을 끌고 다니면서, 높은 고도의 멕시코시티에서 현지인들과 축구도 하고, 밤버스도 타고, 데낄라 마을에 가서 공장 견학도 하고 다양한 멋진 경험을 했었다.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예전의 일들이 떠올랐다. 멕시코는 중미에 위치하지만 브라질을 제외한 남미의 다른 나라와 언어도 같고, 기질도 비슷하고, 사람들도 순박하고, 정열적이고, 저자들이 왜 남미인들을 좋아하는지 충분히 이해할만 하다.
밥벌이의 지겨움과 스트레스로 다들 떠나고 싶어하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 현실인데, 일단 저질러 버린 두 사람에게 박수를 보낸다. 나는 비록 그렇게 못했지만 과감하게 질러 버린 그대들 대단하오!!! 누군가 여행을 마약이라고 했었다. 여권도 마약이라고 했었고... 한 번 돌아다녀본 사람은 역마살이 있는 사람처럼 곧 또 떠나기 마련인데, 역시 책 말미에 그 흔적을 보고 말았다. 나쁘지 않다. 그런 삶 역시 본인의 선택이기에... 우리는 너무 누군가 정해 놓은 길로만 다니도록 교육을 받았었다. 10대에 할 일, 20대, 30대, 40대... 누군가 짜놓은 프레임에 나를 맞추고 있었다.
여행은 사람을 변하게 만든다. 나쁘게 보다는 좋게, 마음을 좀 더 넓게, 세계의 모든 일들이 관심사가 되어 버린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특히 가본 나라, 겪어본 사람들은 마음에 기억이 오래 남고, 그 나라 소식이 마치 내 고향 소식처럼 느껴진다. 두 사람이 방문해서 추억이 있던 곳이 불에 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한동안 상심해 있었다는 이야기도 내 일처럼 마음에 울림이 온다.
직장에 다니기에 어쩔 수 없이 간신히 잡은 일정에 패키지 여행으로 유럽을 숨가쁘게 여행을 했을 때, 이것 저것 본 것은 많지만 여행이라기 보다는 관광의 느낌이었다. 한국 사람들과 같은 버스를 타고, 새벽에 일어나 아침식사, 버스타고 내리고 휙 한바퀴 둘러보고, 다시 점심, 버스타고 이동, 휙 다시 한바퀴, 저녁, 또 이동, 늦은 취침. 현지인들과의 교류나 특이한 추억보다는 그냥 무언가 쫒기듯 다녀온 숙제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쿠스코에서 마추픽추로 올라가는 트래킹 코스를 택한 두 사람은 진정한 여행의 의미를 아는 사람 같다. 물론 차량으로 올라가서 보고 오는 사람들이 별로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과정의 즐거움, 보람을 아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덕유산을 걸어서 오르는 것과 케이블카 타고 오르는 것의 차이가 아닌가 싶다.
그냥 부럽다. 나도 다시 배낭여행 하려면 10년은 더 지나야할 듯하다. 97년 여름에 싱가폴 게스트하우스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일정이 너무 피곤해서 그냥 내리 자고 있었는데, 밖에서 문 두드리며 들리는 한국말에 깨어서 나가 보았다. 한국인 중년 부부가 나를 깨운 것이다. 저녁 먹으러 나가려고 하는데 게스트 하우스에 한국인 숙박객이 있으면 밥이라도 사주려고 깨웠다고 한다. 얼마나 고마웠던지... 나도 얼마 안 있으면 그 분들 나이가 되어 간다. 그런 기회가 있으면 나도 그 분들처럼 지구별 여행자들에게 따뜻한 밥이라도 해주고 싶다. 책에도 이미 비슷한 내용이 있어서 내 마음도 훈훈했다. 책에서 만난 그 어르신들이 내가 예전에 만났던 그 분들이 아닌가 상상도 해본다. 나는 아직 시간이 아주 없다. 하지만 시간이 아주 많은 때가 오면 도전하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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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시간이 아주 많아서'를 읽는 동안 글에서 등장하는 낯설은 도시와 사람, 카페, 도로의 이름을 소리내어 읽어보았다. 그러면 왠지 영혼 없이 내뱉거나 들어왔던 언어들로부터 잠시 떨어져 나올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언젠가는 나도 거기에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또 하나, 바뀌는 여행지 곳곳에서 '여기가 최고!'라고 외치는 그에게, '그래서 가장 좋았던 곳이 어디라고?'라며 중간중간 묻고 싶었던 궁금증이, 막상 책을 덮자마자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중요한 건 베스트 1,2,3를 뽑아내는 게 아니라, 그 순간 만큼은 최고로 행복했다고, 가장 빛이 났다고 외치는 그 아름답고 순수한 마음. 그러니까 삶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 무언가를 사랑하는 자세에서 나오는 아우라 덕분에, 이 귀여운 '번복'은 되려 '후광' 역할을 한다.
여행 중간에 그들이 조우한 대자연 앞에서의 놀라움과 겸손함은, 내가 선택한 결혼, 육아, 가정과 사회의 일이라는 여정에서... 느낀 감동과 어쩌면 매우 닮았다는 확신이 들었는데, 그러니까 내 아버지의 죽음, 아이의 탄생과 성장, 사람과의 인연처럼 거대한 법칙과 경이로움 앞에서 한낱 작고 위태로운 인간인 나를 돌아보면서 역설적으로 위로 받고 겸손해지곤 했다.
책 내용과는 상관 없지만, 울고 웃길 잘 하는 소녀새 같은 정다운이 쓴 글이니 말랑말랑한 말로 속삭이겠지 싶었는데, 군더더기 없는 담백한 글솜씨와 무게감, 의외의 위트에 깜놀! 무엇보다 그냥 그들에게 좀 고마운 건, 글과 사람이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믿음을 주었다는 것. 나조차도 그게 쉽지 않아 의심을 하며 적당히 거리를 두고 책을 읽곤 했는데, 덕분에 거리감과 피로감 없이 온전히 글을 그대로 믿으며 즐긴 행복한 시간이었다.
보통 맘에 드는 책을 만나면 '남편도 읽으면 좋겠다' 싶다가도 강요하는 게 싫어 관두곤 했었는데, 정다운 박두산 커플과 조남희님 책은 흥분해서 강추를 날려주었다. 읽는 동안 거의 실시간으로 복기한 내 인생도 그들 못지 않게 감동의 쓰나미 였으니, 6개월 간 중남미 여행을 하지 않았어도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박두산님 글에 대한 오마주임을 밝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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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시간이 아주 많아서 개인적으로 이런 형태의 여행 에세이는 처음 접해 보았다. 이런 것으로 인해 내가 책을 많이 읽지 않는다는 점이 틀키는 듯하지만 그래서 나에게는 조금 색다른 느낌의 책이다. 남미의 예쁜 사진이 함께 수록된 편한 형태의 여행 에세이는 읽어 나가는데 불편함이 없다. 그저 마음이 가는 대로 느낌이 가는대로 슬슬 읽혀진다. 책을 읽으면서 마치 내가 책의 저자와 같은 상황이 된 것만 같은 착각이 빠진다. 현장의 사진까지 함께 있어서 그 느낌을 더 잘 느낄 수 있을뿐더러 더욱 그 곳에 가보고 싶다.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둔 부부, 아내는 글을 쓰고 남편은 사진을 찍는다. 남미로 떠난다. 단순히 우발적인 행동은 아니다. 그들을 남미로 가기위해 오랜 시간 생각했고 그것을 실행한 것 뿐이다. 얼추 남편의 나이가 나와 비슷한 듯 하다. 나는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예비 신부의 경력도 책의 저자와 비슷한 처지다. 나도 그들처럼 떠나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고 지속적으로 나를 유혹하고 있다. 책의 사진과 이야기들이 나를 유혹한다. 사람마다 여행 타입이 다르다. 자신만의 여행 타입이 있는 것처럼 저자도 그녀만의 여행 타입이 존재한다. 사람만나는 것을 좋아하며 동물을 좋아한다. 특정한 계획을 가지고 움직이지 않고 바람따라 물따라 여행한다. 좋은 곳에 머무르며 유유자적하는 것을 즐긴다. 유명한 장소도 좋아하지만 골목골목 구석구석 살펴보기를 더 좋아한다. 여행 중 커피한잔의 여유를 느낀다. 맛있는 음식을 현지인을 통해 추천받고 그들의 언어를 공부한다. 신선놀음 타입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저자의 여행 타입은 사실 나의 여행 타입과는 많이 다르다. 나는 매우 계획적이어서 계획이 없으면 불안하다. 많은 것을 보기 위해 혈안이 되어 돌아 다닌다. 여행 초보자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하는데, 아직은 그냥 이런 내 모습이 좋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나의 여행 타입을 저자처럼 바꿔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 었다. 왜냐하면 책 속의 부부의 모습은 정말이지 행복해 보인다. 여행 중에 만난 사람들과의 추억을 소중히 간직하며 자신에게 약간의 호의를 베푸는 사람들에게는 꽃 선물로 보답한다. 터무니없이 돈을 요구하는 현지인들에게 실망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현지인들에게 행복감과 감사함을 느낀다. 사람이 중심이 된 여행이다. 또 한가지 사진을 찍을 때, 그들은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한다. 동방예의지국에서 태어난 한국적 정서로 상대에게 양해를 구하는 미덕을 보인다. 사실 당사자들은 별 신경 안쓸일텐데도 불구하고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찍는다. 처음에는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었지만, 그들만의 방식이고 룰이기 때문에 그것을 지켜나가는 그들의 모습에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여행지에서 추태를 부리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들의 이러한 친절함과 미덕을 보이는 행동이 결국 그들 자신뿐만이 아닌 한국이라는 이미지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남미에 대해서 잘 모르고 큰 관심이 없었다. 단순히 마추픽추가 좋다더라. 콜롬비아 커피 맛은 어떨까. 이 정도의 궁금함이 있었을 뿐 그 이상의 관심은 없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나는 남미에 대해 내가 잘 모르는 점들이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남미에 대한 선입견을 깨준 책이며 그곳으로 여행 하고 싶은 생각이 들게끔 한 책이다. 남미만의 유유자적하는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고 골목골목의 사람 사는 냄새를 맡아 보고 싶고 물론 콜롬비아의 커피 맛도 보고 싶다. 나의 버킷 리스트 중 하나는 별이 쏟아지는 저녁의 사막 하늘을 보는 것이 있다. 세상에 태어나 지구에 살지만 별이 쏟아지는 하늘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으며 죽기 전에 꼭 한 번 봐야하는 아름다운 광경이라고 익히 들었다. 책을 읽고 난 후 나의 버킷 리스트가 살짝 수정되었다.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에 가서 아름답고도 아름다운 선라이즈 투어를 통해 아름답게 쏟아지는 별과 떠오르는 태양을 보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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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생 아내와 79년생 남편이 어느 날 회사를 그만두고 6개월 남미 배낭여행을 떠났다. 그래서 여행계획을 하고, 실행에 옮겼다. 일단 20대도 아닌 나이에 결혼한 부부가 둘 다 회사를 그만두고 몇 개월의 여행을 간다는 것이 정말 대단하고 부러웠다. 그들의 모습은 그 나이때에 회사생활하는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렇게 그들의 남미여행에 나도 동행하게되었다. 한국에서 빡빡한 생활을 하던 그들은 비로소 따뜻한 햇빛과 시원한 바람을 잠시라도 즐기게 되었고, 꼭 쥐고 있던 것들을 조금 놓을 줄도 알게 되었고, 이 여행을 떠난 그들도 평범한 30대 직장인이였고, 그들이 여행하다가 만난 여행자들도 대부분이 비슷한 사람들이라고 했다. 이 책을 읽기전에는 그들이 여행을 다녀온 후에 취업을 할 수 있는 상태이거나 반드시 여행을 떠나야만하는 특별한 사연이 있지않을까 생각했었다. 어떤 모습이든 즐거울 수 있고 행복하면 좋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바쁜 생활에 욕심을 내면서도 가끔 이런 책을 마주할때면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그날그날의 할 일을 찾고 즐거워한다는 것이 얼마나 근사한 일인지 알기때문에 더욱 끌리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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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무엇일까 여행을 많이 하면 세상에 대한 이해도가 넓어져 크게 볼 수 있고,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으며 생각도 많이 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팍팍한 현실을 떠나 새로운 세상을 즐겁게 여행할 수 있으니 삶에 활기가 생긴다. 그래서 일상으로 돌아와 열심히 살아갈 힘을 얻게 되는 것이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한번 사는 인생,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고 여행하지도 못한 채 죽는 다면 이 얼마나 아쉽고 후회막심이겠는가? 사실 우리가 여행을 하는 것은 쉼도 이유이지만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라 말할 수 있다.
사실 나는 해외로 한번도 여행을 다녀본 적이 없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의 저자들이 너무나 부럽다. 나 또한 돈 걱정없이 여행하고 싶을 때 여행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돈이 모이지가 않는다. 더욱 놀란 것은 저자들이 그만 둔 회사가 유명한 회사 소위 잘 나가는 회사인데, 그런 회사를 각각 5년과 7년만에 그만두고 반년동안 여행을 떠난 것이다. 나 같으면 여행이고 뭐고 평생 직장으로 삼았을텐데, 직장을 그만두고 여행을 간 이들의 간 큰? 도전정신은 정말 미스테리 할 뿐이다. 그러나 이유는 있었다. 돈이 목적이었다면 이들은 분명 회사를 그만두지 않았을 것이다. 돈보다 가치있는 것, 우리가 잃어버린 그 무엇을 위해 이들은 떠난 것이다. 나도 이들과 같은 비슷한 이유로 여행을 떠난 적이 있었다. 나는 몇년 전 2박 3일의 제주도 여행을 가게 되었다. 계절은 여름이었다. 그것도 8월 정말 타는 듯한 제주도의 여름을 느낄 수 있었다. 목적은 자연을 벗삼아 모든 짐을 벗고 자유롭게 제주도를 만끽하는 것이다. 그리고 몸과 마음을 정화시키는 것이었다. 스쿠터를 빌려 신나게 달렸다. 제주도 한 바퀴를 돌면서 잠시 멈추었다가 사진을 찍고, 될 수 있으면 관광보다 자연에서 누릴 수 있는 코스를 선택하면서 여행을 하였다.
그런데 처음 목적과 달리 여행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었다. 사람은 처음 자연과 함께였음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자연이 그저 자연이면 무슨 소용이겠는가, 거기에 사람이 걷고 서있는 모습속에서 자연이 빚은 풍경의 모습들은 그야말로 생동감, 그 자체였다. 사람이 없는 자연은 그저 고요한 풍경일 뿐이었다.
아무도 없는 제주도의 해변가에 아름다운 여성이 신발을 벗고 뛰어가는 장면을 생각해보자. 이보다 더 아름다운 장면은 없을 것이다. 정말 절묘한 조화이다. 여행을 갔다 온 후 나는 이 책의 저자처럼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행복했는가? 그렇다. 최소한 그 곳에서 나는 행복했다. 이 책 '우리는 시간이 아주 많아서'의 저자 부부도 그래서 우리가 그것에서 행복했는가에 대한 이유로 남미 여행을 떠난 것이 아니겠는가, 그래도 내가 남미를 여행한다면 멕시코는 제외할 것이다. 부부는 위험하지 않다고 말하지만 마음이 편치가 않을 거 같다. 아무튼 부부는 여행을 통해 행복을 맛보았을까? 알고 싶다면 이 책을 꼭 보기 바란다. 분명 행복을 두고 온 것들이 무엇인지 다른 여행 서적에서 들려 줄 수 없는 행복의 의미를 깨우쳐 줄 것이다. 이제 부부는 6개월간의 남미 여행을 마치고 스페인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아마 지금쯤 스페인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디지털 대한민국에 사는 빠름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여행을 추천하고 싶다. 국내여행도 좋지만 이왕이면 해외여행을 가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나도 가보지 못했지만 나 또한 여유가 있어 가게 된다면 남미로 가 보고 싶다. 그리고 될 수 있는 한 인터넷도 와이파이도 스마트 폰도 잘 안터지는 곳이 좋겠다. 삐걱대는 의자와 침대, 시간과 상관없는 어느 동네에 머물면서 이웃들을 만나고 소통하며, 이 책의 저자인 부부처럼 그렇게 지내보는 것이다. 일기를 쓰고, 행복의 기록들을 차근차근 적어놓아 보자. 그렇게 그 곳에서 행복을 많이 쌓아두고 한국에 다시 돌아와 다시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행복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 행복을 두고 온 그 곳을 생각하며 행복의 기록들과 사진들을 꺼내 보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어디론가 떠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약간의 용기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이 책이 바로 떠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책이다. 행복을 저장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내가 좋아하는 여행 작가 오소희씨도 추천한 책이니 나도 기꺼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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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나에게 "그럼 소는 누가 키우나?"라고 책망하지 않았는데, 일주일 이상 여행을 가겠다고 생각할 때면 어김없이 마음 어디선가 죄책감이 들었다. 본격적인 돈벌이를 한 지는 10여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허세스런 책임감은 왠지 30년째 지고 있어서, 여행객이 되어 '소비'만 하고 '생산'하지 않는 삶은 숨만 쉬어도 민폐가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미련한 걱정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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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여행을 떠나고 싶어 하는 이유가 멀까. 힘든 일상을 벗어나 잠시 쉬고 싶어서? 낯선 곳에서만이 느낄 수 있는 자유를 위해? 삶의 재충전을 위해? 자아를 찾아서? 그것도 아니면 그저 단순히 놀고 싶어서? 가까운 곳이라도 여행을 떠나는 목적은 개개인마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겐 가장 큰 문제가 하나 있다. 불행하게도 여행 갈 시간이 없다. 사실 '~할 시간이 없다'라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시간은 주어지는 것이 아닌 만드는 거니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다람쥐 쳇바퀴처럼 돌고도는 일상에 젖어 여행 계획은 바람에 날아가 버리고 만다.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한다. 회사에 사표를 내던지고 그동안 실행에 옮기지 못 했던 여행을 떠나야겠다고. 정말 그렇게 하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모르겠다. 정작 나 자신도 그 많은 사람 중 한 명이다 보니 의례 다른 사람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는지도 말이다. 지금껏 이뤄왔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실로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일인듯하다. 좋아하는 여행을 떠나는데도 용기가 필요하다니 아이러니 한 일이다. 그저 헛 웃음만 나온다. 여행을 위해 일을 시작했고 돈을 벌었다. 그리고 결혼까지 했다. '진짜 그런 사람이 있어?'하고 곧바로 되묻는 게 된다. 그런데 정말 있다. 바로 이 책의 저자인 '단'과 '두'다. 그들은 말 그대로 여행을 위해 만난 인연이라고 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서로 각자 20대와 30대를 보낸 두 사람이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된 건 운명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한마디로 멋진 청춘 남녀다. 부럽다. 부러워하면 지는 것이라 했거늘, 그럼에도 부럽다. 헌데 이상하게 감사하다. 그들이 세상에 내놓은 멋진 여행 책을 통해 부러운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갈 수 있게 되어서. 남미. 꼭 한번 가보고 싶은 여행지다. 한 번도 가보 적도 없고 본적도 없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남미'하고 불리는 그 소리가 좋다. 왠지 모르게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것을 보여줄 것만 같은 그런 곳이다. 여행하고 싶은 곳에 대한 상상은 왜 대체로 잘 들어맞는 것일까. 우연의 일치일까. 아니면, 신이 내 소망대로 그곳을 빚어놓은 것일까. 내가 살고 있는 이곳 대한민국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머나먼 그곳은 환상의 세계처럼 다가온다. '단두' 부부는 과테말라를 시작으로 아르헨티나까지 장장 6개월에 걸쳐 남미를 여행한다.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 할지라도 그저 상상하는 것과 그곳에 발을 내딛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마냥 좋을 것만 같은 여행이 때론 모든 걸 포기하고 편안한 집으로 돌아오고 싶게 만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여행의 묘미는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단과 두는 그렇게 앞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그들의 발이 닫는 곳을 카메라에 담는 두, 사진과 함께 그곳의 느낌을 글로 남기는 두. 두 사람은 역시 멋진 파트너다. 체 게바라가 여전히 살아있는 도시 쿠바. 헤밍웨이가 위대한 문학작품을 남겼던 그곳. 이 두 가지 의미만으로도 한 번쯤은 가보고 싶은 곳이다. 마치 위대한 역사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그렇지만 단단히 결심하고 가야 될 것만 같다. 현실 속의 쿠바는 마치 이 세계와 고립되어 있는 오지와 같은 느낌도 받았기에 말이다. 하루도 인터넷 환경에서 벗어나 살아본 적 없고 깨끗한 곳에서만 생활해온 내가 과연 그곳에서 체 게바라와 헤밍웨이를 떠올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내 눈과 심장을 한순간에 사로잡은 단 하나의 사진은 바로 볼리비아 우유니의 소금 호수다. 해가 뜰 때와 해지 질 무렵의 호수는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그것은 마치 순수 그 자체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고 숭고하다. 죽기 전에 반드시 이곳에 가보리라 결심을 하게 만든다. 단과 두 또한 이곳에서 원래 계획했던 2-3일 일정을 망각한 채 일주일 동안 머무르며 아침, 저녁으로 호수로 달려갔다고 하니 어떤 말이 더 필요할까.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나는 여행이란 그 이후의 삶을 걱정하게 마련이다. 다시 내가 살던 곳으로 돌아가야 하는 날이 다가옴에 따라 내 모든 것은 현실의 감각을 되찾아 간다. 때론 이전의 삶으로 되돌아가기도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기도 한다. 나름 포함해 앞날이 걱정되어 떠나지 못하는 이들에게 외치고 싶다. 이제 그런 걱정은 그만 좀 하라고. 더 이상 망설이지 말라고. 한 번뿐인 인생 원하는 데로 해보자고. 가슴 언저리가 뜨끔해져온다. 여태 나는 무얼 하고 있었나 싶다. 다행인 것은 아직 늦지 않았음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용기를 내어 도전해 봐야겠다. 기다려라, 쿠바야! 기다려라, 볼리비아야! 기다려라, 남미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