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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치 가문에 대한 궁금증으로 시작했던 책읽기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까지 이어졌다. 당시 로렌조 메디치에게 헌정되었던 책, 카테리나 데 메디치가 프랑스 왕비가 되어 가면서도 들고가서 읽었다 전해지는 책이다. 이전부터 책 제목은 여러 번 들었지만 왠지 어려울 것 같다는 선입견 때문에 선뜻 책을 펼치지 못하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 읽기 덕에 읽을 수 있었다.
마키아벨리가 전하는 군주에 대한 덕목이 요즘 상황과 맞지 않는 부분도 더러 있다. 일단 ‘군주’라는 표현 자체가 정서적으로 반감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책에서 언급하는 ‘식민정치’에 대한 부분은 솔직히 편한 마음으로 읽기 어려웠다. 하지만 당시의 상황을 감안하고, 요즘의 리더에게 필요한 자세에 대해 들여다보기에는 요긴한 지침서가 되어줄 듯 하다.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은 그가 말하는 군주는 때로는 잔인하고 비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리더의 자리라는 것이 마냥 너그럽고 자비로울 수는 없으니, 어쩔 수 없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람들은 가벼운 피해에 대해서는 보복하지만 큰 피해에 대해서는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누군가에게 가하는 피해는 그것에 대한 보복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것이어야만 한다. p.29
모든 측면에서 선을 표방하는 사람은 선하지 않은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파멸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군주가 스스로를 유지하고자 한다면, 선하지 않을 수 있는 것 그리고 필요에 따라 이를 사용하고 사용하지 않는 것을 배워야만 한다. p.193
군주는 자신의 신민들의 단합과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잔혹하다는 악명에 개의치 않아야 한다. pp.207-209
군주의 자질 중 많은 생각을 하게 한 논쟁은 '군주는 사랑받아야 하는가? 아니면 두려움을 주어야 하는가 '에 대한 질문이었다. 이상적으로는 그가 가진 자애로움과 현명함으로 사랑받는 군주일테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것이 가능키나 할까? 오히려 모두에게 사랑을 받으려다 이도저도 하지 못하는 모양새가 되기 십상이다.
한 가지 논쟁거리가 나타난다. 즉 사랑받는 것이 두려움을 주는 것보다 더 나은가 혹은 그 반대인가가 그것이다. 대답하자면, 사람들은 둘 다이기를 바랄 것이다. 하지만 둘을 함께 섞어놓기는 어렵기 때문에, 둘 중 하나가 결여되지 않을 수 없을 때에는 사랑받는 것보다 두려움을 주는 것이 훨씬 더 안전하다. pp.209-211
사랑은 감사의 끈에 의해 유지되지만, 사람이란 저열하기 때문에 기회만 오면 자신의 유익을 위해 그것을 파기해버린다. 반면 두려움은 처벌에 대한 공포에 의해 유지되는데, 이는 결코 당신을 저버리지 않는다. p.211
그래, 자고로 리더는 욕먹고 미움 받는 것에 연연해서는 안되겠지. 참 어려운 자리야..하며 어느 정도 마키아벨리의 의견에 동의를 하려던 차에 ‘사랑은 얻지 못한다 해도 미움은 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언급을 해 나를 혼란스럽게 한다.
군주는 스스로를 두려워하도록 만들되, 비록 사랑은 얻지 못한다 해도 미움은 피할 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 p.213
이해가 갈 듯 하면서도 사랑, 미움과 같은 단어에 대한 번역의 문제일지, 아니면 내가 마키아벨리가 하고자 하는 행간을 다 이해하지 못한 것인지 다음에 한번 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다.
책은 이외에도 다양한 측면에서 읽혔는데, 마침 책을 읽은 시기가 ‘징비록’을 읽은 후여서 ‘원군’에 대한 내용에도 눈길이 닿았다.
또 하나의 무용한 군대인 원군은...(후략)... p.169
이러한 군대는 그 자체로는 유용하고 좋을 수 있으나, 그들을 불러들ㄹ인 사람에게는 거의 언제나 유해한데, 왜냐하면 만약 그들이 진다면 당신도 패하는 것이며, 그들이 이긴다면 당신은 그들의 죄수가 되기 때문이다. p.169
임진왜란 당시 조선이 명나라 원군을 대하던 대목이 떠올라 마음이 아프기도 했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기도 했다.
나는 우선 사죄하면서 제독을 진정시켰다. 그러나 나라의 모습이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 하는 생각이 들자 눈물이 저절로 흘러내렸다. - 징비록 중에서(p.164)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게 읽혔는데, 앞서 말한 것처럼 그 행간을 다 이해하기에는 부족했던 독서가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책 한권을 다 읽고 나니, 단지 리더만이 아니라 사람과의 모든 관계에도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나에게 적용하기 '군주론' 해설서를 구해서 한번 더 읽어보기(적용기한 : 2020년 상반기 중으로) *먼저 TV에서 우연히 보았던 책 읽어주는 프로그램 '군주론'편을 찾아 보기
*기억에 남는 문장 영지를 오랫동안 계속해서 통치하게 되면 혁신에 대한 기억도 그것에 대한 이유도 모두 사라지게 된다. 왜냐하면 하나의 변화는 언제나 또다른 변화의 구축을 위한 정초를 남기기 때문이다. p.19
누군가가 세력을 키우는 데 원인이 된 사람은 몰락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러한 세력은 계략이나 힘을 가진 사라들로 인한 것인데, 이 둘 중 어느 쪽이든 일단 세력을 얻은 사람에게는 의심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p.47
모든 어려움은 그들이 자리를 잡았을 때 나타난다. p.79
그는 자신이 해를 입힌 적이 있든가 또는 교황이 된 뒤에 그에게 공포를 느낄 만한 추기경들이 교황으로 선출되는 데 결코 동의하지 않았어야만 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공포나 증오로 말미암아 해를 가하기 때문이다. pp.99-101
큰 인물들에게 새로운 혜택을 베풀면 이전의 침탈 행위를 잊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다. p.101
사람이란 자신에게 해를 끼치리라고 믿었던 인물이 오히려 자신을 잘 대해줄 때 그 시혜자에게 더욱 의무를 다하는 법이므로 p.127
사람의 본성이란 자신이 받은 은혜만큼이나 자신이 베푼 은혜에도 매이기 마련이다. p.139
"그 자신의 힘에 기초하지 않은 권력의 명성만큼 취약하고 불안정한 것은 없다" p.179
역경 속에서 그것으로부터 유익함을 얻기 위해서는 평화 시에도 결코 나태해지지 말고 그것을 활용하도록 노력해야만 한다. 그러면 운이 바뀔 때 그가 역경에 맞설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p.189
그들은 고마워할 줄 모르고, 변덕스러우며, 거짓을 꾸미고, 위험한 일은 피하며, 이익이 되는 일에는 욕심을 낸다. p.211
사람들이란 사랑을 할 때는 자신의 뜻에 따르고, 두려워할 때는 군주의 뜻에 따르는 것이기 때문에, 현명한 군주라면 스스로를 다른 사람에게 속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속하는 것에 기초해야만 한다. 단지 앞서 말한 대로 미움을 피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p.217
올가미를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여우가 될 필요가 있고, 늑대에게 겁을 주기 위해서는 사자가 될 필요가 있다. p.221
의심의 여지 없이, 군주는 자신에게 가해지는 난관과 저항을 극복할 때 위대해진다. p.269
결단력이 없는 군주는 당면한 위험을 벗어나기 위해 대부분 중립적인 길을 따르며, 대부분이 몰락한다. p.285
주군과 그의 두뇌를 가늠하게 하는 첫 번째 추측은 그가 주변에 두는 사람들을 살펴보는 것이다. p.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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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은 마키아벨리가 스스로 밝히고 있는 것처럼 각별히 신군주의 리더십에 관한 책이다. 이 저작이 일찍부터 정치와 권력의 본질에 관한 책으로 알려져온 것도 사실 이와 관련이 있다. 덕은 있으나 아직 안정된 기반을 마련치 못한 새로운 군주 혹은 리더야말로 누구보다도 권력의 본성과 속성을 인식해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 신군주에게는 안정된 상태에서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능력보다는 비상하고 위급한 상황에서 필요성이 부과하는 조치를 신숙하고 결단성 있게 취하는 능력이 더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