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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잡지를 즐겨 보는 편이 아니다. 사실은 패션 잡지 뿐 아니라 그 어떤 잡지도 챙겨 보는 타입이 아니다. 그래서 어떤 잡지가 유명한지, 인기가 있는지 잘 모른다. 다만 ‘보그(vogue)’는 예외다. 예전에 힐러리 클린턴이 표지모델로 등장했을 때 받은 강렬한 인상 때문이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또한 ‘보그’를 기억하게 만들었다. 그런 나인지라 코스모폴리탄을 알 리 없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여성 잡지라고 하는데, 얼핏 들으면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가 떠올라서 처음에 과학 잡지인줄 알았다. 그러다가 JTBC의 ‘마녀사냥’에 출연한 ‘곽정은 피쳐 에디터’를 보고 코스모콜리탄이 성性과 연예, 패션에 관한 잡지라는 것을 명확히 알게 되었다. 거침없는 입담 뿐 만 아니라 자신감 있는 태도를 가진 그녀를 보고 참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 예전에는 피쳐 에디터(Feature Editor)로 소개되었는데 요즘엔 컨트리뷰팅 에디터Contr- ibuting Editor)로 소개되는 걸 보면 프리랜서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그녀가 작가이든 칼럼니스트든 피쳐 에디터이든 컨트리뷰팅 에디터이든 간에 나는 그녀가 굉장히 용감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방송에서 그녀가 말하는 성적性的인 이야기들 때문도 아니고, 연예인을 어려워하지 않는 태도 때문도 아니다. 그녀가 쓴 『내 사람이다』의 어느 한 구절을 보고 나는 그녀가 용감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슬프게도 세상은, 순수하게 상대방을 믿으면 위험해지는 쪽으로 점점 기울고 있는 것 같다. 실제로 일을 하다 만나는 사람들을 떠올려 봐도 그렇다. 멀쩡한 허우대와 번듯한 직장, 사려 깊어 보이는 목소리나 직업적 성과와는 완전히 별개로 정말 심각할 정도로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보여주는 사람들과 마주칠 일이 점점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교하게 제작된 가면을 쓰고 자신의 진짜 모습을 속이는 사람과 점점 마주치게 되는 건, 비단 나 혼자 겪는 상황만은 아닐 거다.“ (본문 중에서) 나 역시 ‘슬프게도 세상은, 순수하게 상대방을 믿으면 위험해지는 쪽으로 점점 기울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상대방에게 호의를 베풀면 ‘호구’(?)취급을 받게 되는 세상이 되었다는 걸 종종 느끼기 때문이다. ‘정교하게 제작된 가면을 쓰고 자신의 진짜 모습을 속이는 사람과 점점 마주치게 되는 건’ 그녀의 판단대로, 곽정은 혼자 겪는 상황이 아니다. 가면을 쓰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상대가 가면을 쓰고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한 사람이 생활한다는 건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닐 것이다. 게다가 자신의 생각을 책으로 까지 펴냈으니, 가면 남녀들 입장에선 그녀를 껄끄러운 사람으로 인식할 수도 있다. 그녀는 정말 솔직하면서도 용감한 글을 썼다.
“지금 갖고 있는 어떤 형태의 파워도 결국은 영원하지 않을 거란 삶의 냉정함이 왜 자신에게는 절대 나타나지 않을 어떤 것이라고 우리는 쉽게 단정 짓는 것일까?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이란 말에 동의한다면, 우리는 우리가 맺고 있는 모든 관계에 대해 좀 더 진중한 사람들이 되어야만 한다. 그래야, 앞 뒤가 맞는 삶이 되는 거니까.” (본문 중에서) 메신저로만 연락하며 자신이 필요할 때만 편리하게 이용하던 선배의 행동을 꼬집으며 남긴 말 역시 일품이다. 여자들이 많은 집단에서는 이성이 아닌, 동성同姓 때문에 일이 꼬이고 삶이 휘둘리는 경우가 많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를 뼈저리게 느끼는 경험을 자주 한다. 그래서 나는 곽정은이 왜 저런 말을 했는지 알 것 같다. 100퍼센트는 아니어도 95퍼센트는 공감하고 동감한다. 나는 그녀가 보이는 이런 식의 올곧음이 좋다. 피쳐 에디터로 일하려면 패션 뿐 아니라 영화나 음악, 책, 방송 등 문화 전반을 두루 두루 알아야 한다. 다방면에 지식도 많아야 하고 인간관계의 폭도 넓어야 한다. 글로 자기 자신을 드러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끼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위가 없어도 충분히 똑똑하고 영리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패션과 관련된 일을 하니까 센스도 있어야 하겠고, 넓은 인간관계를 관리하려면 어느 정도의 넉살도 필요할 것이다. 나는 곽정은이 어떤 평판으로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는지는 잘 모른다. 그러나 그녀가 가진 직업으로, 또 그녀가 쓴 글로 그녀를 평가할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녀는 참 멋진 여성이다. 아이 둘을 키우며 직장 생활을 하는 나와는 많은 부분이 다르겠지만, 본받고 싶은 근사한 여성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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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람이다] 스스로 삶과 행복을 결정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
곽정은 작가가 쓴 《내 사람이다》를 읽으면서 내 눈에 가장 많이 띈 단어가 있다. 그것은 바로 “스스로”라는 말이다. “스스로”라는 말의 뜻을 알면 알수록 이 말이 갖고 있는 깊이가 드러난다. 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했을 때, 명사로는 ’자기 자신‘이다. 부사로는 ’자신의 힘으로‘라는 뜻이 있고, ’남이 시키지 아니하였는데도 자기의 결심에 따라서‘라는 뜻이 있다. 《내 사람이다》에서 왜 그토록 “스스로”라는 말이 많이 나왔는지, 곽정은 작가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책 속에서 곽정은 작가는 사랑과 일과 사람과 일상에서 끊임없이 상처를 받는다. 책 속에 담긴 그 모든 상황이 우리 삶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 이 세상의 모든 여성이라면. 아니. 성별을 불문하고 그 누구나 겪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럴 때마다 곽정은 작가는 스스로 길을 선택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내 사람이다》는 그 순간 곽정은 작가가 무엇을 생각하고 고려하며, 스스로 삶과 행복을 어떤 식으로 결정하는지를 보여준다. 어린 시절 TV에서 봤던 학습지 광고 로고송이 떠오른다. “자기의 일은 스스로 하자. 알아서 척척척 스스로 어린이” 우린 어렸을 때부터 스스로 하는 힘의 중요성을 배우며 자랐다. 그런데 오늘날 지금 내 모습은 어떠한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 남들에게 구원의 손길만을 뻗고 있다. 아니면 손을 뻗을 힘조차 없어 제 자리에서 주저앉는 경우도 있다.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스스로 하는 힘이란 없다. 그 힘을 키운다거나 그 힘이 약해지는 건 없다. 그냥 스스로 하고 안 하고의 차이다. 책을 읽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결국에는 스스로 선택하는 삶이구나.” 잘하고 못하고, 잘됐고 안됐고, 옳고 그르고를 굳이 따질 필요가 없다. 본인이 선택한 삶이니 본인이 책임지면 되는 거다. 그래야 남 탓을 안 한다. 행복 역시 마찬가지다. 내가 행복을 선택해야 내 불행을 남 탓으로 돌리지 않는다. 곽정은 작가는 그래야 한다고 말한다. 《내 사람이다》는 스스로 삶과 행복을 결정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다.
---------- 나를 흔들어 놓은 문장들 ----------
핵심 단어 : 행복 생각 정리 : 나도. 이것만은 확실할 것 같다. 혼자서 잘 살 수 있는 여자가, 동거를 해도 씩씩하게 잘할 수 있고, 결혼을 해도 행복하게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난, 그런 여자이고 싶다. 그리고 그런 여자가 많아지는 세상이야말로 여자들이 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라고 믿는다. 곽정은의 《내 사람이다》 - 63쪽
핵심 단어 : 일 생각 정리 : 일에 집중하면서 일에 빠지지 않는 연습.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춘다는 게 쉬운 일인 줄 알았지만 막상 직장생활을 십수 년간 해보니 그것만큼 어려운 일도 없는 것 같다. 일에 매몰되지 않고 나를 지켜낸다는 것, 그게 가능한 직장인의 삶이라면 그 무엇도 두렵지 않을 거란 생각도 한다. 그걸 지켜내는 방법을 우린 어디서도 배운 적이 없으니 결국 스스로 저마다의 방법을 찾아내야만 하는 거겠지만 말이다. 곽정은의 《내 사람이다》 - 121쪽
핵심 단어 : 역량 생각 정리 : 내가 아직 모르는 내 숨은 역량을 찾고 키우기. 조금 더 행복의 지수를 높이고 싶다면 자신의 재능을 좀 더 발휘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보려는 노력은 정말 필요하다. 그 노력에 선택과 집중의 묘를 발휘한다면 결국 그건 자신의 스펙트럼을 좀더 아름답고 강렬하게 분화하는 데에 어떻게든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본업에서도 충분한 능력과 성과를 보여주면서 자신의 브랜드를 활발히 키워나간 군계일학 같은 존재를 숱하게 만나오면서 내가 발견한 공통점이란 바로 이거다. 시간이 남아돌고 에너지가 남아돌아서가 아니라, 부족한 시간을 쪼개어 쓰고 자신의 내부에서 새로운 에너지를 발견할 줄 아는 능력을 가졌다는 것. 곽정은의 《내 사람이다》 - 136쪽
핵심 단어 : 관계 생각 정리 : 내가 완벽하지 않듯, 상대도 완벽할 수 없고, 그러니 완벽한 관계도 없다. 난 모든 것이 다 맞는 관계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인정하는 게 모든 인간관계에서 제일 중요한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난 스스로도 완벽하지 않다는 걸 알면서 상대방이 내게 완벽히 맞는 사람이기를 바란다는 건 얼마나 우스운 일인지. 곽정은의 《내 사람이다》 - 201쪽
핵심 단어 : 우울증 생각 정리 : 내가 나를 공격하는 것. 극단적인 해결책이 차라리 나을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인생에 적어도 한 번 이상은 찾아오는 것 같다. 예상치 못했던 스트레스와 세상에 아무도 의지할 곳이 없다는 고독감이 합쳐질 때, 마음속의 칼날이 거센 파괴력을 가지고 스스로를 공격하는 것, 이것이 곧 우울증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런 자가공격의 순간이란 예고 없이 찾아오는 법. 그래서 결국 우리는 늘 당황하며 우울증이란 녀석과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다. 곽정은의 《내 사람이다》 - 214쪽
핵심 단어 : 상담 생각 정리 : 상담의 원리. 어차피 전문가들이니 얘기를 조금만 들어봐도 알 테고 그러니 그냥 처음부터 해답을 알려주면 좋을 텐데, ’왜 이렇게 끊임없이 나한테 물어보는 거야‘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건 다 필요한 과정이었다는 걸 이내 깨달을 수 있었다. 생각해 보면 사실 심리상담의 원리는 간단하다. 본인이 스스로에게 이미 질문했어야 할 내용들을, 우울증 때문에 이미 사고가 정지해버린 내담자로 하여금 그렇게 해서라도 답을 하고 그를 통해 스스로의 문제를 좀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니까.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질문을 받고 고민에 빠져드는 그 순간이, 사실 스스로의 상처를 제대로 들여다보는 빛나는 첫 순간이 된다. 곽정은의 《내 사람이다》 - 216쪽
핵심 단어 : 몸 생각 정리 : 남 시선만 신경 쓰면 내 몸만 망가진다. 먹어야 살아갈 수 있고 단 몇 끼만 굶어도 몸의 정상기능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는 인간이란 존재에게 완벽한 몸매에 대한 집착이란, 어쩔 수 없이 많은 문제를 일으키게 되어 있다. 하지만 몸의 안쪽은 어떻게 망가지든, 남들에게 날씬하게 보여야 한다는 강박에서 빠져나오는 일 역시 만만치 않은 일이다. 내가 내 몸을 바라보는 시선은 온전히 나만의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여질까‘라는 생각에 의해 굴절되기 때문이다. 곽정은의 《내 사람이다》 - 231쪽
핵심 단어 : 후회 생각 정리 : 우리가 후회하는 이유. 내 선택에 대해서 책임을 지겠다. 무언가에 대해 후회스러운 감정이 든다는 것은, ’그냥 다른 선택을 했었어야 해‘라고 생각한다는 거다. 하지만 자신이 한 일이라는 게 분명히 있는데도 자꾸만 다른 선택에 대해 뒤를 돌아본다는 건, 결국 애초에 자신이 한 선택에 대해서도 충분한 믿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설사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해도 내가 한 선택은 그 나름대로 타당한 것이었고 그래서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는 걸 스스로가 인정해주면 안 되나? 처음부터 스스로를 완벽히 믿는 상태에서 선택을 하지 못하고 이런저런 상황에 치여서 선택하거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기준에서 선택을 했기 때문에 끊임없이 후회를 할 수밖에 없는 건지도 모른다. 혼자 살 수만은 없는 사회이니까 때로는 다른 사람을 위해 차선책을 택해야 할 때도 있겠지만, 적어도 그런 선택을 하는 순간조차 스스로에게 멋쩍지 않을 수 있다면 우리가 감당해야 할 후회의 총량은 줄어들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곽정은의 《내 사람이다》 - 258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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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곽 정은" 하면 강한 여자 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어떤 일이건 "why not"를 할것만 같기에, 소싯적에야 그럴수 있다지만 나이들면 수그러드는 모든 일에 대한 충동이 아직도 살아있을 것 같기에 말이다. 그런 그녀가 써낸 이야기라면 방송에서 하지 못한 말을 더 강하게 쏟아내지 않을까 싶었는데, 개정판이라는 "내 사람이다"에서는 팍팍한 현실에서 여전히 이런 저런 꿈을 꾸는 나와 같기도하고 내 친구같기도 한 그녀 모습을 보게 된다. 사랑,일,인간관계,일상이라는 네가지 사람무지개로 나눠놓은 그녀의 이야기는 사람들틈에서 그녀가 느꼈던 생각들을 보여주고 있다. 한달에 200장의 명함이 모자라기도 한다니 잡지사라는 특성상, 이름을 날리고 있는 사람답게, 진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싶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과 만나 많은 일을 했으니 할 이야기도 많고, '척'보면 '착' 하고 알아질 사람 판단의 절대적 눈도 갖고 있지 않을까 싶은데 그녀는 아직도 사람과의 관계는 알다가도 모를 것이라는 말을 하고 있다. 그 사람들속에는 연예인이나 성공했다고 다들 알만한 사람들도 있는 것으로 보이기에 실명을 거론하며 그 뒷이야기를 나누고도 싶고 내가 지금도 누군가와 하거나 혼잣말처럼 하는 이야기도 들어있어 그 부분에 관한 이야기도 같이 나누면 속이 시원해지지않을까 하게도 된다. 자기에게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기에 Mr. Wrong이라던지 매일 밤 자신의 이야기를 고해하듯 들려줬기에 남자 셰에라자드라 이름붙였다던지, 멋지게 살고있어서 나까지 부러워지는 친구에게 붙인 바가본드라는 이름들과 함께 한 이야기들이 나 역시 봤던 것 같은 사람과 일에 대한 책임감과 억눌림, 따분하지만 기대가 되기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흘러가야하는 일상을 떠올리게 한다. 누군가와 있기를 좋아하지만 혼자 있을 수 밖에 없는 시간도 있었고 이제는 그 시간도 즐기려 한다는 그녀의 이야기가 사람과의 관계가 고민이 되는 이들에게 위로가 되기도 하고. 전혀 다른 사람이라 생각한 이를 이해하는 시간도 되지않을까 싶다.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이란 말에 동의한다면 우리는 우리가 맺고 있는 모든 관계에 대해 좀더 진중한 사람들이 되어야만 한다. 그래야, 앞뒤가 맞는 삶이 되는 거니까."-1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