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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중세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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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문'이란 루쉰이 말하는 잡문이다. 짧은 정치 시사 비평이라고 정리하면 되겠다. 관심 가는 항목만 읽었다. 서문이 재미있다. 미국 기자가 왜 학자가 이런 글을 쓰느냐고 물어 봤다. 나는 뭔가 거창한 것을 기대했는데, 에코의 답변이 의외다. 미국은 그렇지 않을 지 모르는 데, 이탈리아 문화는 이렇게 써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문화라는 것이다. 본문을 읽다 보면 온통 예들이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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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문'이란 루쉰이 말하는 잡문이다. 짧은 정치 시사 비평이라고 정리하면 되겠다. 관심 가는 항목만 읽었다. 서문이 재미있다. 미국 기자가 왜 학자가 이런 글을 쓰느냐고 물어 봤다. 나는 뭔가 거창한 것을 기대했는데, 에코의 답변이 의외다. 미국은 그렇지 않을 지 모르는 데, 이탈리아 문화는 이렇게 써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문화라는 것이다. 본문을 읽다 보면 온통 예들이 미국의 예다. 에코가 미국을 바라보는 시선은 특이하다. 이렇게 정리하면 에코가 기분 나빠할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고대 로마의 변방, 야만 민족의 지식인이 로마인들을 삐딱하게 바라보는 장면을 상상하게 된다. 이탈리아가 변방의 야만 민족이 되나. 글쎄. 어쨌든 오늘날은 미국 이외에는 다 오랑캐이니.

 

세 개의 글을 읽었다. 하나는 이 책의 제목 '포스트 모던인가, 새로운 중세인가'와 연관되는 '현대: 새로운 중세로 나아가는 길 위에서'라는 글이다. 현대 사회가 중세랑 비슷하다고 한다. 예를 들어 서울에 있는 타워 팰리스를 생각하면 된다. 돈 많은 사람들이 끼리 끼리 모여 산다. 가난한 사람은 마음대로 들어 가지도 못 한다. 에코는 타워 팰리스는 중세 봉건 영주의 성에 비유했다. 기발한 비유이지 않은가. 에코가 이런 비유를 하는 이유는 중세가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중세는 우리가 가진 편견처럼 암흑기가 아니었다. 로마 멸망 이후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온갖 가능성이 용광로처럼 들뜷던 사회였다. 이런 비교도 재미있다. 중세 문명과 현대 문명이 모두 시각 문명이라고 하면서, 성당의 벽화를 티비 화면에, 대학을 수도원에 비교한다. 결론은, 중세는 수도원과 같은 곳에 나름의 방식으로 과거 유산을 보존했고, 이들은 그냥 묻어 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재해석 재창조 했다는 것이다. 에코는 중세를 '문화혁명'의 계기를 갖고 있었던 시대로 규정한다. 중세와 공통점이 많은 현대도 중세와 같은 제 2의 문화혁명을 창조할 수 있는 혼란의 시기로 보는 것이다.

 

'극사실주의 제국으로의 여행'은 미국 여행을 통해 박물관을 구경한다. 미국 박물관의 특징은 모조품이 많은 데, 그 모조품들이 진짜와 거의 똑같다고 한다. 이런 박물관에 엄청나게 많은 나라가 미국이라면서, 미국 문화에 대해 비평하고 있다. 너무 장황하게 쓰신 것 같아 읽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세속 세계의 신들'이라는 글을 읽었다. 사이비종교와 극단적 정치 테러리즘을 비교하는 글이다. 이 비교를 통해 진정한 메시아나 영웅은 어떤 존재인지 이야기하고 있다. 아주 간단하게 얘기하면 사이비종교와 극단적 테러리스트 들은 공통점이 많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자신들만의 세계에 살고 있고 세계를 자신만들의 방식으로 해석한다. 이 해석은 옳은 해석이 아니다. 하지만, 이들은 끊임없이 자기 합리화를 하고 있다. '광기'라고 하면 '광기'가 기분나쁠지 모르겠지만, 여튼, 광기다. 더 나쁜 것은 이들의 지도자는 자신들의 존재 방식으로 이 광기를 이용한다. 마지막이 인상적이다. 진정한 영웅은 또는 메시아는 항상 소심한 듯 머뭇 머뭇 하면서 대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그것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를 생각하게 된다. 수 많은 멘토가 활개치는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그들은 진정 우리들의 멘토인가. 우리는 그들을 대상으로 또 다른 사이비 종교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누군가 '나' 대신 나를 구원해줄 사람을 기다리며 최후의 광기를 발산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아니면, 적어도 그들을 희생제의 제물로라도 삼을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들의 표절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삶을 우리의 생각으로 쓰지 못 하는 우리 삶의 표절이 문제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다.

 

 

g********m 2013.03.29.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에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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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이라는 큰 퍼즐판이 있다면 그 퍼즐판에 작은 조각을 하나 두고 가는 학자라면 이 세상에서 성공한 삶을 살았다 할 수 있겠다. 한편 에코는 이 퍼즐판에 구석에 핵심이 되는 퍼즐조각을 두고 간 사람이다. 구석에 그 퍼즐조각을 토대로 다른 누군가가 좀더 쉽게 다음 퍼즐을 놓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에코, 그는 그렇게 열심히 살았다. 그리고 그가 펴낸 책들은 항상 그가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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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이라는 큰 퍼즐판이 있다면 그 퍼즐판에 작은 조각을 하나 두고 가는 학자라면 이 세상에서 성공한 삶을 살았다 할 수 있겠다. 한편 에코는 이 퍼즐판에 구석에 핵심이 되는 퍼즐조각을 두고 간 사람이다. 구석에 그 퍼즐조각을 토대로 다른 누군가가 좀더 쉽게 다음 퍼즐을 놓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에코, 그는 그렇게 열심히 살았다. 그리고 그가 펴낸 책들은 항상 그가 무엇을 고민하고 있었는지를 잘 설명하여 준다. 자기 만의 색깔이 유독히 진했던 에코 그를 그리워하다.

YES마니아 : 골드 c***b 2016.05.1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분석,분석,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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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가 거꾸로 매달린 재미있는 모습의 표지. 물론 내용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복잡하고 미묘한 분석들이 춤을 춘다.   그는 카사블랑카가 인기가 많은 이유에 대해 설명하면서 몇 개의 클리셰가 있는 경우 무시당하기 쉽지만 수많은 클리셰들이 한꺼번에 등장하면 자기들끼리 융합하고 춤을춰 무시할 수 없는 힘을 발휘한다고 이야기했다.   나에게는 이 책이 그랬다....수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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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가 거꾸로 매달린 재미있는 모습의 표지.

물론 내용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복잡하고 미묘한 분석들이 춤을 춘다.

 

그는 카사블랑카가 인기가 많은 이유에 대해 설명하면서 몇 개의 클리셰가 있는 경우 무시당하기 쉽지만 수많은 클리셰들이 한꺼번에 등장하면 자기들끼리 융합하고 춤을춰 무시할 수 없는 힘을 발휘한다고 이야기했다.

 

나에게는 이 책이 그랬다....수많은 분석들이 한꺼번에 등장해서 자기들끼리 융합하여 엄청난 힘을 발휘하고 있었다.

 

그렇다, 어려웠다.

 

하지만 다른 에코의 책이 그러하듯 무식해서 용감한 사람에게도 웃음을 선사해준다. 문화를 향한 에코 특유의 비꼬기라든지 명쾌함을 보고 있노라면, 즐거워지는 것.

 

나는 대개 책을 몰아서 읽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 책의 경우 일주일에 걸쳐(두께가 얇음에도 불구하고) 읽었음을 고백한다.

 

움베르토 에코라는 사람의 글솜씨에 감동할 수밖에 없는 것은 이 원고들이 60년대인지 70년대에 쓰여진 것임에도 현재 우리가 읽어도 표현이나 뭐나 모든 면에 있어 전혀 촌스러움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4장 세계속의신들 을 가장 재미있게 읽었음을 밝히며,

이 글을 마무리할까 한다.

s******y 2008.09.0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