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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이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가끔 문학 작품을 보면 제목 하나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하는 작품이 있다. 물론 게중에는 제목만 그럴싸할 뿐 내용은 제목에 비해 초라하기 그지 없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내용이 그 제목을 더 의미있게 해 주는 작품도 있다. 공지영에게 2001년 제7회 21세기문학상 수상이라는 영예를 안겨 준 이 단편소설 '우리는 누구이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는 적어도 전자는 아니라고 본다.
모두가 실명으로 (그래봐야 공지영 자신 정도이지만..) 등장하고 아마도 실제 있었던 일도 적당히 섞여 있을 것이지만 소설계에서 그것은 신선한 경험이었다. 조금 긴 수필을 읽는 맛이었다고나 할까. 더군다나 깔끔한 공지영의 글이었으니...
일상에서 어제...오늘의 평범한 듯한 일이 삶의 커다란 의미로 다가오지만 결국 그것은, 그 커다랗게 변해가는 것은 뭔가 삶의 모습을 확 변하게 할 것만 같다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아무렇지 않은 일이 되어간다. 다시 어제...오늘처럼 그렇게 사소하고 보통이고 평범한 일상으로...
하지만 그런 것들로 우리의 삶이란 것이 이루어져 어딘가로 흘러가는 거겠지. 미래인지 아니면 다시 돌아가는 과거로인지 모르겠지만... 그건 그렇고 정말 우리는 누구이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인상깊은구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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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21세기문학상 수상작품집>의 대상 수상작은 공지영씨의 "우리는 누구이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였다. 제목에서 얼핏 짐작할 수 있듯이 자신의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에 대한 내용이었다. 독특하게도 작가 자신이 실명으로 소설에 등장하여 마치 실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것 같은 느낌을 주는 소설이다.
어쩌면 실제 자신의 피붙이일지도 모르는 어떤 여인의 등장으로 인해 지금까지의 가족관계가 송두리째 흔들릴지 모르는 경험을 아주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글 속의 화자는 자신의 출생이 궁금하긴 하면서도 정작 중요한 것은 과거가 아닌 현재와 미래라고 결론짓고 과거에 집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나는 처음에는 과연 그럴 수 있을까 했다. 그런데 글을 읽어가면서 작가의 목소리에 공감하게 되었고 주인공의 행동이 당연할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민감한 사춘기 소녀도 아니고 아이들을 몇이나 낳은 엄마로서 살아가는 이 마당에 크게 변할 것 없는 과거지사가 무슨 문제가 되겠는가. 특별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만약 나도 그 상황이 된다면 그녀처럼 행동하고 생각했을것 같다. 이럴때 세월의 연륜이 주는 힘에 고마운 생각이 든다.
공지영의 자선작 "모스크바에는 아무도 없다"에서도 그녀의 속내 이야기를 들은것 같았다. 과연 작가는 자신의 경험세계를 벗어나기가 정말 힘든것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책에 우수작으로 함께 실린 윤후명, 김인숙, 이승우, 정찬, 이청해, 이변천 박덕규, 박자경의 단편들 또한 독특한 색깔을 보이는 훌륭한 소설이었다. 특히 이병천의 "검은 달 희구름"은 바둑세계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엮었고, 이청해의 "악보 넘기는 남자"와 이승우의 "검은 나무"도 기억에 남는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인상깊은구절] 언니는 뜻밖에도 웃지 않았다. 이제 자신의 나이도 40대 중반 뭐 그런 일이 있덨다 해도 별로 놀랄 일은 아니라는 듯 태연했다. 그러니까 돌이켜보면 아버지는 내게 말하는 동시에 당신이 듣고자 했던 것이며 내게 가르치면서 정작 당신이 배우고자 애쓰셨던 셈이다. 그것은 내게 보여 주셨던 또다른 교훈이며 사랑의 상징이었던 바둑둘과 바둑판으로 엿볼 수 있는 일디다. 내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처음 쥐었던 바둑돌은 아버지께서 수도 없이 바닷가를 오가며 직접 하나하나 주워 오셨던 181개의 흑돌과 180개의 백돌이었다. |
| 개인적으로 비도덕적인 생활을 해도 겉으로는 도덕적인 말을 하는 지식인들이 있다. 그들은 주위의 인정을 받는다. 설사 개인생활에서 저질스럽거나 말과는 다른 이중적인 태도를 취해도 그들의 개인 생활이니 하고 말을 못한다. 남성 지식인들의 이중적인 태도, 즉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걸 우리는 당연히 이해해왔다. 술자리에서 여자를 찾지만 그들에게 도덕적인 지탄을 퍼붓거나 캐내어 공개하지 않는다. 그걸 당연시해왔다는 걸 이 소설은 부끄럽게 만든다. 당연하지 않은 부정을 당연시하는 태도는 여성을 비하하는 언어. 외국여행에서 여자를 돈으로 사는 이중적인 태도, 아내를 무시하는 가부장적인 남편으로 나타난다. 여행자인 '나'는 이국에서 모멸감과 외로움을 느낀다. 혼자 이방인인 된 듯한 느낌. 나쁜 것을 나쁘다고 말하지 못하고,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지 못하는 지식인들이 한 작가의 개인 생활에서의 오점을 찾아내 상처주고 비판하는 일을 일삼아왔다. 그래서 작가 공지영은 작품에 비해 상복이 없었다. 그녀는 죄없이 많은 비난을 감수해왔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진짜 비난해야 할 것은 돈으로 사람을 사고, 가식적인 얼굴을 하고도, 자신이 지식인이라고 떠드는 사람이다. 소설, <봉순이 언니>의 인세를 불우한 여성을 위한 기금에 내놓았다는 말을 들었다. 그녀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부분이라서 반가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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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문학상 수상작품집을 보고 대상을 수상한 공지영씨의 글의 제목이 참 맘에 들었다. 우리는 누구이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아마도 모든 사람이 한번씩 던져보는 삶의 근원적인 물음일 것이다.
실명작품인 이 글은, 그래서 더 흥미가 끌렸다. 실명으로 글을 쓴다는 것이 작가에게 쉽지 않았을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글속의 공지영이 과거의 자신대신 현재의 자신을 선택할 때는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런 선택을 하기 쉽지 않을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참으로 과거에 연연하고, 얽매이고, 과거때문에 현재와 미래를 포기해 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너무도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점에서 이 작품은, 우리가 진정으로 신경써야 할 것은 무엇인지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
사실 공지영의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공지영은 80년대의 낡은 감상에 젖어서 작품을 쓰고 있다는 얘기를 간간이 들은 것 같은데, 이번작품은 그것과는 좀 무관하다는 생각이었다. 좀더 넓은 시각에서 세상을 보고 쓴 글이라는 얘기다. 물론 내 생각이지만^^ 그런데 책 뒷면에 보면 여태까지의 수상작들이 나와있는데, 가만히 보고 있자니 참... 이 상의 성격이 이런것인가..하는 생각이다. 1회부터 7회까지의 대상 수상작들은 이문열, 신경숙, 양귀자 등 우리가 이름만 대면 알수있는 유명작가들이다. 물론 이 분들의 작품이 훌륭해서 뽑았겠지만, 심사위원들의 평을 보고 있으면 웬지 작가의 이름을 보고 약간의 점수를 더 주지 않았을까..하는 경솔한 생각도 준다. 우리나라의 신인작가들은 진정 신춘문예 밖에는 등단할 길이 없는 것일까.
모르겠다. 이 책에 실린 작품중에서는 나는 개인적으로 모스크바에는 아무도 없다 라는 글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웬지 지금 나의 심정에는 이 글이 가장 공감되었다. 다른 작품들도 다 좋았던 것 같다. 특히 바둑으로 인생의 축소판을 그린 검은 달 흰구름은 서정적이면서도 철학적인 것 같아서 좋았다. 단편들이라 부담없이 읽을수 있는것 같다. [인상깊은구절] 하지만 기억은 사진 속에서만 선명할 뿐, 모스크바에 오기 며칠 전 바이바이를 하고 온 아이의 얼굴이 떠오르지 않았다. C의 얼굴도 B의 얼굴도...... 함께 떠났던 그 여름의 여행에서 우리는 사진을 찍지 않았다. 그때 우리는 무슨 말을 했던가...... 이 개새끼들아아아, 라고 막막한 바다를 향해 말했던 것이 정말 C였던가...... 그 말을 한것은 혹시 내가 아니었을까...... 바다를 배경으로 서 있던 C의 모습이 지워지고 그 곁에서 언제나 음울한 표정으로 서 있던 B의 모습도 지워지고 이윽고 내 모습도 지워지고 막막한 바다만 남았다...... 그 말을 했던 건 그럼 바다였던가...... 아무 잘못도 없는 바다, 섬으로 막막히 막혀버린 바다. 바람이 직선으로 불어오지 못하는 다도해의 바다. 하지만 파도가 이는 푸른색깔의 그러므로 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