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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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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서의 새 책 소식을 들었을 때 그냥, 무조건, 지금 당장, 막~ 읽고 싶어졌다. 무조건, 지금이 아니면 안 되는 압박감.. 그 느낌이 좋아서 바로 사서 읽었다.   <파리 빌라>의 '나'는.. 끝내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언젠가 <비브르 사 비>에서 느꼈던 윤진서의 느낌이 <파리 빌라>에서의 주인공 '나'에게서도 훅훅~ 느껴져서 내게, '나'는 그냥 '윤진서'가 되어버렸다. 발이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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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서의 새 책 소식을 들었을 때 그냥, 무조건, 지금 당장, 막~ 읽고 싶어졌다. 무조건, 지금이 아니면 안 되는 압박감.. 그 느낌이 좋아서 바로 사서 읽었다.

 

<파리 빌라>의 '나'는.. 끝내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언젠가 <비브르 사 비>에서 느꼈던 윤진서의 느낌이 <파리 빌라>에서의 주인공 '나'에게서도 훅훅~ 느껴져서 내게, '나'는 그냥 '윤진서'가 되어버렸다. 발이 바닥에 닿지 않고 살짝 떠 있는 것 같고, 어디에도 굳이 얽매이려 하지 않고, 괜찮은 척 하지만 어딘가 조금 불안한.. 예전 영화 <그녀가 부른다>에서의 진경과도 같은.. 그래서 조금 쓸쓸하지만 자꾸 눈이 가는.. 묘~하게 궁금증을 일케하는 그런 타입..

나 = 윤진서 = 진경

 

책겉표지에 '윤진서 소설'이라고 되어 있지만 그닥 소설을 읽는 느낌은 아니었다. 이전에 읽은 산문집 같았다. 하여 극중 인물이 허구라는 생각따위는 하지도 못하고 훅~ 그냥 몰입해버리고 말았다. 왠지 지금 '나'처럼 지금 나도 여행을 떠나야만 할 것 같았다. 그리고 타이밍이 맞게 지금 집으로 여행 아닌 여행을 오기도 했다. 밤에 고속버스를 탄 건 무척 오랜만의 일이라~ 진짜 낯선 곳으로 가는 듯한, 익숙하지 않은 그 느낌이.. 그닥 설레이진 않지만 싫지도 않았다. 소설 속 '나'가 들렀던 횡성휴게소에서 찬 바람을 맞으며 초승달을 봤다. 매일 밤마다 뜨는 달인데도, 낯선 시간 익숙하지 않은 공간에서 보는 달은, 새로웠다.  나는 마치 그 달을 처음보는 것마냥 한참을 멍하니 쳐다봈다. 왠지 '나'에가 한발짝 다가선 기분.

 

공식적으로 술을 끊은 지 6개월이 넘어가지만, 이 소설을 읽고 있자니.. 와인이 마시고 싶어졌다. 3일간의 연휴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밤.. 와인들 사들고 갈까~... 무지 많이 매우 심각히.. 고민 중..^;;;ㅋ

 

YES마니아 : 로얄 j*******7 2015.05.25. 신고 공감 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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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서 소설 [파리 빌라] La Villa Ed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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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서 소설 [파리 빌라] La Villa Ed Paris 작가의 전작 에세이 [비브르 사 비]를 읽고서 다음 작품은 분명 여행에세이, 오로지 여행을 중심으로 쓴 특정[지역]의 낭만기라고 짐작했었다. 그때는 장기여행을 중단한지 꽤 오래된 상태라 그렇게 예상했던 거고, 여행에 다녀온지 얼마 지나지 않은 지금, 그녀가 왜 에세이나 산문이 아니라 '소설'을 택했는지 알 것 같았다. 하고 싶지만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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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서 소설 [파리 빌라] La Villa Ed Paris

 

작가의 전작 에세이 [비브르 사 비]를 읽고서 다음 작품은 분명 여행에세이, 오로지 여행을 중심으로 쓴 특정[지역]의 낭만기라고 짐작했었다. 그때는 장기여행을 중단한지 꽤 오래된 상태라 그렇게 예상했던 거고, 여행에 다녀온지 얼마 지나지 않은 지금, 그녀가 왜 에세이나 산문이 아니라 '소설'을 택했는지 알 것 같았다. 하고 싶지만 할 수 없었던 것, 일어나지 않았지만 일어났으면 싶었던 일, 아예 일어나면 안되었던 일등 자기가 했던 여행을 좀더 아름답고 소중한게 간직하기 위해 선택한 장치가 소설이었을거라 생각한다. 그녀가 왜 떠났는지는 생각할 필요없다. 작품속에서는 '실연'이 계기가 되었지만 세상에 많고 많은 여행자들 중 실연보다 더 많은 이유와 아예 이유없음 상태로 많이들 떠난다. 뭔가를 얻기 위해 떠나는 여행보다 비우기 위한 여행이 많고 소설 속 그녀도 여행을 통해 '인생의 축제'와 같았던 사랑을 보낼 수 있었다.

 

"상대가 모르는 걸 가끔 나도 모르는 거요." 13쪽

 

서른의 그녀는 다툼 후 횡하고 나가버린 남편을 두고 저렇게 말하는 아내의 말뜻을 처음에 이해하지 못한다. 오히려 상대방이 모르는 걸 알고 있어야 부부의 호흡이 잘 맞는게 아닌가 생각한다. 상대의 부족함을 채우는 것, 이론적으로 보면 완벽한 부부의 모습이다. 하지만 상대가 원하지 않는 다면, 너무 꽉찬 상태보다 누군가 손길을 뻗을 수 있도록, 바람이 오갈 수 있도록 약간의 여유와 빈틈이 생긴다면 사랑도 그만큼 부담스럽지 않고 유연해 질 수 있음을 그녀, '나'는 여행이 길어질 수록 깨닫게 된다. 그녀가 미처 말로 뱉을 수 없었던 인연들에 대해, 사랑을 생각하는 다른 관점에 대해서는 친구 '효정'이 대신한다. 빌라에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반겨주는 이가 연인일 때도 행복하지만 말할 수 없는 피곤함이 전신을 차지해버릴 때는 오히려 '친구'가 열어주는 그 장소가 천국이 된다.

 

집에 돌아와 벨을 눌렀다. 벨을 누르고 집으로 들어가는 행위는 언제나 기쁘다. 다른 누군가의 집이건 나의 집이건 간에 그곳은 가장 아늑하고도 모든 비밀이 숨겨져 있는 공간이 아니던가. 54쪽 

 

계획없이 떠난 그녀의 여행은 예상하지 못한 인물들을 만나고 그 인물들이 말해주는 자신의 얼굴과, 삶을 전해듣는다.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 얼굴, 가진게 없는 얼굴, 텅빈 얼굴은 얼핏 들으면 '재미없는 얼굴'이자 전혀 호기심이 일지 않는 얼굴일 수 있지만 욕망과 위선이 가득찬 세상에서는 오히려 누군가에 의해 채워질 수도 있고 아예 망가뜨릴 수도 있는 '무(無)'의 상태가 훨씬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법이다. 하지만 그런 얼굴을 가진 그녀라도 여행지에서 비포선라이즈에 나오는 일들은 등장하지 않는다. 소설 속 그녀가 그런일은 소설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이었구나를 깨닫는 것처럼 [파리 빌라]는 분명 소설이지만 그래서 낯설지가 않고 편안하게 다가온다. 일을 만들어내는 것은 마치 책이 아니라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 우리들의 몫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 으쓱했다.

 

모두가 현재의 역사를 만들고 있다. 모든 과거는 미래를 낳는다. 오늘의 나는 사라지고 내일은 또다른 내가 태어난다. 매일매일이 조금 다른 '나'일 것이다. 내일이 온다. 136쪽

 

'나'의 사랑은 갑자기 뜨거워졌다가 갑자기 식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상대가 모르는 걸 아는 척해서 떠나버린 것도 아니다. 어쩌면 상대가 감추고 싶었던 것을 들춰내서 떠나버렸는지도 모른다. 적당한 비밀과, 적당한 무지가 공존해야만 사랑이 유지될 수 있는 걸지도 모른다. 그래서 사랑하면 웃음이 많거나 눈물이 많거나 혹은 둘 모두의 상태가 되버린다. [파리 빌라]는 작가가 그동안 보여준 연기와는 정반대라고 말해도 될 것 같다. 격정적이지도 않고 순백에 가까운 여리여리함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냥 삶과 사랑, 그리고 서른 살의 적당한 어리석음과 아직 많이 남아있는 희망이 느껴졌다. 개인적으로는 여행을 떠나기 전 읽었을 때 보다 돌아와서 다시 읽었을 때 더 좋았던 것 같다. 누군가의 이야기로 내 여행을 좌지우지 당하지 말고 내여행과 그녀의 여행이 어땠었는지 비교하며 반추해보고 거기에 약간의 상상을 덧붙여 완성시키는 조작된 추억이 더 아름답기 때문일 것이다.

 

YES마니아 : 로얄 i********g 2015.06.1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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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사랑 앞에서 도망가지 않게 될 그날을 위해_윤진서, 《파리 빌라》
"언젠가 사랑 앞에서 도망가지 않게 될 그날을 위해_윤진서, 《파리 빌라》" 내용보기
나는 아직 사랑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다만 바랄 뿐이다. 부디 나의 삶에 사랑이 넘치기를. -p, 193  《파리 빌라》는 배우 윤진서가 쓴 소설이라는 이유만으로도 관심을 갖게 되는 책일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편견을 가진 채 보게되는 것도 사실인지라 몇몇 서평만 보더라도 소설 자체에 대한 평가보다는 배우 윤진서에 대한 평가글이 쓰여있어 안타까웠다. (어쩌면 나도 그런 글을
"언젠가 사랑 앞에서 도망가지 않게 될 그날을 위해_윤진서, 《파리 빌라》" 내용보기






나는 아직 사랑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다만 바랄 뿐이다. 부디 나의 삶에 사랑이 넘치기를. -p, 193

 






 








《파리 빌라》는 배우 윤진서가 쓴 소설이라는 이유만으로도 관심을 갖게 되는 책일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편견을 가진 채 보게되는 것도 사실인지라 몇몇 서평만 보더라도 소설 자체에 대한 평가보다는 배우 윤진서에 대한 평가글이 쓰여있어 안타까웠다. (어쩌면 나도 그런 글을 쓰게 될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친구한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다음에 이별을 겪으면 마냥 힘들어하는 것 대신 훌쩍 여행을 가버릴거야. 그땐 내 정신이 온전치 못할테니까 이왕이면 평소에 쉽게 결정하지 못할 해외여행으로.' 라는 말을 했던 적이 있는데 이 소설의 주인공도 이별 후 여행을 한다는 점이 내 생각과 닮아 괜히 반가웠다. 아무도 날 모르는 곳에서 혼자 청승도 떨어보고 뭐가 잘못이었을까 방해 받지 않고 떠올려보기도 하고,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어울리며 슬픔을 잊어보는 것도 내가 생각했던 '이별 후 여행'과 너무나도 닮아있었다.


내 또래 친구들은 이미 여러번의 이별을 경험한 경우가 많은데, 새로운 사람을 만났어도 그 이전의 연애에서 자꾸만 영향을 받는 모습을 많이 본다. 일단 나부터도 이전의 연애에서 경험했던 안좋은 일들을 다시 경험하면 덜컥 무서워지기도 하고, 문득 이전의 연애보다 좋지 않아도 무섭고, 좋아도 언젠가 이 좋음이 끝나진 않을까 무섭고. 이런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파리 빌라》의 주인공처럼 사랑을 할 땐 그 사람과 나밖에 보이지 않는, 영원할 것 같은 세상에서 살다가, 우리에겐 심각하지만 어쩌면 사소할 수 있는 문제로 이별을 하고나면 더이상 사랑이라는 감정 자체를 거부하게 되는 경우가 참 많다. 하지만 그녀는 긴 여행 끝에 그런 자신의 모습마저 같이 감내해줄 사람을 만나서 맞서나갈 것이라 생각했고, 그런 과정을 거치다보면 결국 언젠가는 사랑 앞에서 도망가지 않게 될 것이었다.


요즘 내 연애관은, 친구들끼리 종종 하는 말인데 '연애는 해도 지랄 안해도 지랄이니 이왕이면 하면서 지랄인게 낫다고.' 그러니 이전의 연애가 생각나 힘들어하고, 이 연애도 언젠가 끝날까 두려워하는 것보다는 이왕 하는거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과 지지고 볶고 그 순간에 충실하자는 것.


아래에 따로 정리를 해두겠지만, 이별 후 사랑 앞에서 도망치고만 있는 사람들이 읽는다면 좋을 구절들이 참 많다.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서도 느낄 수 있는 배우 윤진서의 독특한 분위기가 녹아있는 소설이어서인지 문득문득 이 소설의 주인공의 모습으로 윤진서를 떠올리며 읽고 있다가 깜짝 놀라기도 했다. 배우 윤진서의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그녀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이 소설 또한 좋아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잠시 혹은 영원 사이의 시간동안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는 불안한, 사랑이라는 이름의 감정을 느끼기 위하여 여러 상태로 자신을 몰아간다. 어쩌면 그 속에서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내몰기도 할 것이다. 그래야만 사랑이라는 확신이 더 강렬하게 들어서일 것이며 어쩌면 사랑이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일지도. -p, 28



다음번 그의 집에 갔을 때 나는 와인을 한 잔만 마시지 않았다. 그는 내가 잔을 비울 때마다 다시 잔을 채우며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물었고 싫어하는 것들에 대해 물었으며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 것들에 대해 다시 물었고 결국 내가 기억하는 모든 것들의 역사와 의미에 대해 물었다. 그렇게 더이상 우리의 식탁에는 인생의 부정적인 것들은 존재하지 않았다. 모든 것들은 미화되어 우리가 여기에 존재하기 위해 지나왔던 과거가 되었으며 그렇게 그와 나는 서로를 위해 새로운 자신을 만들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 그와 나는 연인이 되었다. -p, 36~37



"있잖아, 만약에 네가 누군가에게 실연을 주었다면 아마도 그 사랑은 진짜 사랑이 아니었을 거야. 네가 당했던 실연만이 진짜 사랑이었을 거야. 이유를 불문하고 끝까지 곁을 지키지 못한 쪽은 사랑했다고 말할 자격이 없는 거야." -p, 55



"사랑은 하나의 끈으로 이어져 있어. 그 하나의 끈을 계속해서 엮어나가는 거야. 한 번 끊어질 때마다 사랑이 없어졌다고 믿어버리면 사랑에 도달할 수 없어. 결국 네가 하는 사랑은 어떤 색도 아닌 너의 색을 띠게 되지. 원래부터 끈은 스스로 만들고 엮게 되어 있는 거야. 사랑을 마음 안에 가지고 있는 시간이 오래될수록 긴 끈을 갖게 되는 거야." -p, 105



그가 떠나고 나서부터는 달라졌다. 나의 슬픔이 떠나가고 그를 잠식했던 슬픔의 이유를 짐작하기 시작했다. 곧 두 사람분의 슬픔이 밀려왔다. 이전까지의 나는 사랑이란 상대방의 슬픔까지도 짊어져야 한다는 것을 몰랐었다. 상대방의 슬픔까지도 곱씹고 나야 무엇이 잘못된 건지 내가 아는 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은 또 무엇이엇는지 제대로 짐작할 수 있었다. 만났던 기간의 두 배가 넘는 시간을 아파했고 영화를 볼 수도 친구를 만날 수도 마음껏 술에 취할 수도 없었다. 그의 슬픔을 곱씹는 순간 속에는 마치 그가 함께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들어 있었다. 마치 그를 실제로 보는 듯해서 가끔은 그가 떠났다는 것마저도 잊어버리는 순간이었다. -p, 117~118



원래부터 나란 인간은 척을 잘한다. 초연한 척, 관심 없는 척, 괜찮은 척. 사실 그렇게 척을 하다보면 스스로도 그렇게 믿게 되는 순간이 온다. 그렇게 믿고 살아가는 사람에겐 눈물이 날 일이라곤 별로 없었다. 특히나 사람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는 일이라고는 인생에서 꼽을 만했다. 그렇지만 여행을 시작한 이후로 나는 수도꼭지를 틀어놓은 듯이 자주 눈물을 흘린다. 새벽녘 와인을 마시고 창밖을 바라보다가도 그랬고 아비뇽에서 끊어진 다리를 보고 나서도 그랬고 조금 전 잠에서 깨어나서도 그랬다. 이러다가는 밥을 먹다가도 운전을 하다가도 배낭을 메다가도 눈물을 흘릴지 모르겠다. 그동안 내가 알아왔던 척을 잘하는 여자는 사라지고 최소한의 슬픔도 숨길 수 없는 여자가 되어버렸다. -p, 133



"뭐야 대체? 그렇게까지 잊고 살아가고 싶은 것이 있는 거야?"

"그런 건 아니야. 문득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싶었다고나 할까? 마치 다시 태어난 것 같이 다른 사람으로 살아보고 싶었어."

"다른 인생을 살려면 다른 사람이 되어야 하는 거 아닐까?"

"어디선가 그런 인터뷰를 본 적이 있어. 배우가 한 영화를 마치고 다른 영화로 넘어갈 때 다른 인생으로 넘어가는 기분이라는. 그것이야말로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이라 생각했어."

내 말을 효정이 받았다.

"사실은 그렇지 않을지도 몰라. 배우들은 한 영화를 마쳤다고 해서 그 세상을 부정하고 떠날 수 없을 거야. 우린 그 영화 속 배우를 영원히 기대할 테니까. 영화에서 한번 만들어진 세상은 영원히 그 자리에 존재한단 말이지. 네가 이전의 자신을 부정한다 해도 그 시간의 네 인생은 사라질 수 없을 거야. 지금의 네가 존재하는 한, 아니 지금의 네가 사라진다 해도." -p, 159~160



"그 사람도 참. 울부짖으며 거리에서 고래고래 화를 내고 당장 그 여자에게 전화를 하라고 소리친 여자한테 어째서 청혼했을까? 나라면 그 길로 도망갔을 거야."

"나도 똑같은 질문을 그에게 했지. 그런데 그 사람이 말하길, 지금까지 만난 프랑스 여자들은 그런 적이 없었대. 그렇게 지독하게 자신만을 사랑해달라고 말하지 않는대. 절대로 자신을 다 드러내지 않는 거지. 재미났던 건, 미친 사람처럼 따지며 울부짖는 나를 보는데 기묘하게 기분이 좋았다는 거야. 본능적으로 거부할 수 없겠더래. 그러고는 이토록 충분히 사랑받고 있으니 이 여자라면 만족하며 인생을 살아갈 수 있지않을까 싶은 마음이 들더래. 그러니 어쩌면 너도 언젠가 너의 사랑 앞에서 도망가지 않게 될지도 몰라. 이런 종류의 사랑이 요즈음 시대에 흔하지 않아서 내가 바보 같은 여자로 느껴지겠지만, 너 역시 자신이 완전히 사랑받고 있다고 확신할 때 오히려 완벽히 마음을 내주게 될지도." 

완벽한 사랑을 받는다는 말 앞에서 나는 잠시 머뭇거렸다. 그 말에서 바람 소리가 났기 때문이었다.

"작년에 데스밸리 공원과 요세미티 공원을 유랑하듯 떠돌며 몇 개월 시간을 보낸 적이 있어. 숨이 멎을 만큼 뜨거운데다 흙과 태양, 그것밖에는 아무것도 없는 곳에 있다보니 생각하는 것 자체가 고되더라고. 삶과 죽음의 중간 지점에 딱 들어와 있구나. 숨이 턱턱 막히며 몇 개월 지낸 끝에 느낀 거라고는 고작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었어. 높이가 엄청난 큰 바위로 둘러싸인 곳을 지나기도 했어. 처음에 난 그 굉장한 광경을 보면서 무섭다고 생각할 줄은 몰랐거든. 하지만 거대한 자연 앞에서 인간이란 존재가 무력하다고 느껴지면서 정말이지 두려움이 뭔지 알게 되었던 것 같아. 금방이라도 내게로 쏟아져내릴 것 같은 거대한 돌덩이 앞에서 내가 발견한 것은 무기력함이었지. 대자연 앞에 선 나의 육체의 무게가 너무도 가벼워 오히려 그쪽으로 소유되는 기분. 그리고 사랑이라는 거대한 자연 앞에 놓여 있는 인간에 대해 생각했어. 경험해보지 못한 거대한 사랑이 내게로 온다면 결국 어떻게 될까 하고. 내가 자연 앞에서 그랬던 것처럼 무기력하게 휩쓸리고, 서로의 육체에 빨려들어가면서 끊임없이 사랑을 갈구하겠지. 내가 하고 있는 모든 생각과 행동들이 비정상적으로 느껴지기도 할 거야. 그렇지만 어떤 면으로는 그 순간이야말로 진짜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을 거야. 네가 보여준 사랑의 표현들이 인간적이면서 자연스럽게 다가왔기 때문에 그 역시 너의 사랑 방식을 받아들였다는 생각이 들어. 정말 본능적이었을 거야. 넌 마치 엄마를 찾는 아이 같았잖아." -p, 163~165



굉장히 소중한 것을 발견했을 때에는 어쩔 수 없이 슬픈 느낌이 든다. 눈이 마주친 순간 그것의 소중함을 알아본다는 것은 그 순간부터 그 대상과의 역사가 시작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동시에 그것의 의미를 읽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소중하다고 느낀 시간은 아주 작은 시간임에도 강력한 힘을 지닌다. 그 힘을 위해 그만큼 아파온 것일 테니까. 지금 내가 굳이 역사라는 단어를 부여한 것은 모든 것에 종말의 순간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이러한 슬픔을 느끼면서 누군가를 알아본다는 것을 사랑이라 부르기로 했고 그와 함께 용감히 종말을 부정할 수 있는 세상 속으로 기꺼이 걸어들어갈 때 마침내 사랑의 힘이 발휘된다고 믿는다. 그리고 마침내 서로를 알아본 대가로 천국의 문으로 들어가듯이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것, 그것이 사랑의 대가라고.


이 세상 속에서 우리는 가끔 길을 잃고 방황하며 상대방에게 이곳이 어디냐 묻기도 한다. 시간이 흘러 모든 것의 의미가 변해버린 세상에 이전의 의미로 현재를 해석하려 하는 어리석은 자신을 발견할 때도 있다. 하지만 사랑, 그것만이 신이 인간에게 준 천국이란 것을 잊어버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 사랑할 때, 이전의 경험들을 지우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자세로 사람을 기다려야 하는 것은 아닐까? 마치 어린 아이의 시선으로.


소중한 것을 발견했을 때 느껴지는 슬픔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 슬픔으로 인해 눈물을 흘리고 그 슬픔의 에너지로 인해 심장을 다시 뜨겁게 가열시킬 것이며 가열된 심장은 더욱 붉어져 당신의 눈을 멀게 할 것이고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비교와 가치로부터 멀어지게 할 것이다. 그러면서 새로운 눈과 귀를 가지고 자신만의 가치와 의미로 세상을 해석하게 될 능력을 갖게 될 것이다. 그래서 아마도 사랑에 동반된 슬픔은 익숙함에서 벗어나 일정 부분을 버려야 하는 자신의 모습에 대한 안녕일지도. -p, 166~168



"사랑이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사랑하는 이라면 누구나 겪어야 할 대가가 아닐까?"

"하지만 사랑이 끝나고 나면 그 흔적들을 지우는 과정과 시간 때문에 지치는 것 같아요. 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를 싸움을 시작해야 하는 것 같고요. 그 시간을 보내는 게 힘들다기보다 더 힘든 것은 그 시간을 진짜로 송두리째 지워야 한다는 것 때문에 모든 것이 아프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허무함과 함께 싸우면 좋을 사람을 만나면 좋겠구만. 사라져버리는 사람 따위 말고."

"그런 걸 함께해줄 사람이 있을까요?"

"결국 세상은 보고 싶어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지 않나? 함께해줄 사람이라고 믿으면 그런 사람이 되어줄 수도 있을거야. 안 그러나 친구?"

노신사는 효정을 향해 물었다.

"그러길 바랐는데 이제는 믿지도 않는 걸 찾아서 보여줘야겠더라고요."

"그 싸움이야말로 정말 힘들겠는데? 믿지도 않는 걸 있다고 믿게 만들어야 하다니. 친구. 자네 이름이 뭔가?"

"폴린입니다."

"폴린,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걸 보여주는 게 뭔가?"

"그것이야말로 사랑 아니겠습니까?"

"자네가 나보다 낫구만. 나는 이제서야 사랑이 무엇인 줄 알았는데. 결국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만들고 다시 그것을 상대에게 보여줄 수 있을 만큼 증명시키고 설득해야 사랑이 된다네. 그 이전 단계까지의 것들은 시간이 흐르면 사랑이 아니거든. 하지만 세상에 태어나 한 사람에게라도 그것을 증명시키고 간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작가가 아니겠나." -p, 183~185


 

 







 

 


s*****2 2015.06.08.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오! 미끈한 생선 같은 감성이여
"오! 미끈한 생선 같은 감성이여" 내용보기
“그때의 나는 살아 있다는 것을 느끼고 싶을 때마다 바다로 뛰어들었다. 바다가 없다면 욕조에라도 들어가 물속에 잠겨야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인간인 것이다. 동물로 치면 물고기형의 인간일 거라고 생각해왔다. 그렇게 물고기처럼 이 바다 저 바다로 흘러 다니며 깔깔대며 살면 좋겠다고.” - 76~77쪽나는 그녀의 발길을 따라 마르세유와 엑상 프로방스 중간 정도에 위치한 소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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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나는 살아 있다는 것을 느끼고 싶을 때마다 바다로 뛰어들었다. 바다가 없다면 욕조에라도 들어가 물속에 잠겨야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인간인 것이다. 동물로 치면 물고기형의 인간일 거라고 생각해왔다. 그렇게 물고기처럼 이 바다 저 바다로 흘러 다니며 깔깔대며 살면 좋겠다고.” - 76~77

나는 그녀의 발길을 따라 마르세유와 엑상 프로방스 중간 정도에 위치한 소르미유(Sormiou)에 닿는다. 산을 하나 넘어야 바다를 볼 수 있지만 차 한 대가 겨우 다닐 만한 좁은 도로여서 예약을 하지 않은 차는 들어가지 못한다. 그녀가 불현 듯 찾은 소르미유. 나는 그녀의 감동을 엿보듯 사진을 흘깃 찾아 들여다본다.

 

 

▲차 한 대가 겨우 지날 수 있는 좁은 도로가 이어진 산길을 넘어서면 검푸른  바다가 펼쳐진다


포세이돈 신전은 사진에서 보던 것과 똑같았다. 때문에 내가 해보고 싶었던 것은 오직 그곳에서 잠들어보는 것이었다. 자리를 잡고 누워 있다가, 온몸에 힘이 풀리며 잠이 드는 그 순간에 보이는 것이 사진 속에 보아왔던 공간이라는 사실이 너무 좋아서 잠시라도 잠들어볼 수 있도록 나만의 공간을 찾는다.” 139~140

 


▲미끈한 생선 같은 감성을 선뵌 배우 윤진서

YES마니아 : 로얄 h*******c 2015.05.2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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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여행을 떠나요. 나를 찾아서... [파리 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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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요. 나를 찾아서... [파리 빌라]       문득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 이 진득거리고 구질구질한 일상에서 훌훌 벗어나고 싶다. 내 현재의 삶은 너무나도 평온하여 굴곡이 없지만 진득거린다거나 구질구질하다는 말만은 좀 어울리지 않나, 싶다. ^^    가볍게 툭툭 건드리는 듯한 문체의 [파리 빌라]를 읽었더니 "여행"이라는 단어가 제일 먼저 떠올랐다.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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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요. 나를 찾아서... [파리 빌라]

 

 

 

문득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

이 진득거리고 구질구질한 일상에서 훌훌 벗어나고 싶다.

내 현재의 삶은 너무나도 평온하여 굴곡이 없지만 진득거린다거나 구질구질하다는 말만은 좀 어울리지 않나, 싶다. ^^ 

 

가볍게 툭툭 건드리는 듯한 문체의 [파리 빌라]를 읽었더니 "여행"이라는 단어가 제일 먼저 떠올랐다.

제목에 '파리'라는 단어가 있어서였는지, 프랑스로 떠나고 싶어졌다.

사실, 여행이라는 것이 어느 곳으로 트렁크를 끌고 가도 내 마음 속 짐들을 훌훌 벗어놓고 올 때만이 진정한 여행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것인데....

[파리 빌라]를 읽으면서 "나"라 일컬어진 주인공이 자신을 옭아매고 있던 남자 친구와의 관계에 대한 미련을 벗어던지는 과정을 보고 있노라니

나도 이제 그만 나를 얽어매는 속박의 정체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어디로든 떠나서 정리를 해야되지 않나, 싶어

괜히 마음 속에 조바심이 생겼다.

 

하지만 잔잔한 일상이 계속되고 있을 뿐인 이 단조로운 나의 삶에는 갈등이란 없다.

다만, 언제고 덮칠지 모르는 파도나 태풍을 기다리고 있을 뿐.

 

훗..

너무 심심한 삶이 아닌가.

 

당장 어딘가 얽히고 설킨 복잡한 일을 풀어야 할 당위를 느끼는 것도 아니고

이 일이 끝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이 숨막히는 상황이 전개되는 것도 아닌데.

 

괜시리 [파리 빌라]를 읽으니 트렁크에 이것저것 쑤셔 넣고

훌쩍,,,떠나야 할것만 같다.

그랬더니 '너랑은 어울리지 않는, 전~ 혀 어울리지 않는 것이거든', 하고 사악한 악마의 속삭임이 재잘거린다.

'너는 너무 편안하잖아, 지금...'

그래서 결국, 악마의 속삭임과 타협하여 트렁크를 싸지는 않았고, 여행을 떠나려고 내게 없는 갈등을 조장하지도 않았다.

나는 나의 현재의 삶에 만족하며 안주하고 있는 중이다.

무지 다행한 일인데, [파리 빌라]의 "나"가 떠나는 여행이 괜히 부러운 게 약이 오른단 말이다.

훌쩍 떠나 쿨내 진동하게시리 '여행자'로 행세하며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인생의 비밀을 하나 둘 담아오는 과정을 못 견디게 경험해 보고 싶어졌단 말이다.

 

 

분명 소설 속 "나"는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마음이 어지러운 여자인데

이상하게도 서늘한 감정을 가진 여자인 것만 같이 느껴진다.

남자친구와의 관계를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해결하려는 너무나 쿨~ 한 여자인 것 아닌가.

지지고 볶고 소리치고 할퀴고 닦달하는.

흔한 신파의 한 장면을 한순간에 너무나도 쉽게 소화해 내고는

그 이후로는 영화 속 무심한 눈빛을 가진 여자가 되어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소설이라기 보다는 여행에 대한 기록이라는 편이 더 어울릴 것만 같은 [파리 빌라]

 

몇 몇 구절이 심금을 울리기에 적어 놓는다.

 

"있잖아, 만약에 네가 누군가에게 실연을 주었다면 아마도 그 사랑은 진짜 사랑이 아니었을 거야. 네가 당했던 실연만이 진짜 사랑이었을 거야. 이유를 불문하고 끝까지 곁을 지키지 못한 쪽은 사랑했다고 말할 자격이 없는 거야."-55

 

나는 한때 진짜 삶이 오기를 간절히 기도한 적이 있었다. 되고 싶었으나 되지 못했던 여인들, 혹은 되기 싫었으나 내 안에 자리잡았던 여인들, 그들은 밤이면 한꺼번에 다가와 입을 벌려 욕망을 드러내곤는 아침이면 다시 내 안의 깊숙한 곳 어딘가로 도망쳤다.-82

 

나는 아직 사랑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다만 바랄 뿐이다. 부디 나의 삶에 사랑이 넘치기를.-193

 

[파리 빌라]에 부제를 붙인다면,

여행을 떠나요, 나를 찾아서...

라고 하고 싶다.

 

깔끔하고 단정한 글들의 여백 속에서 나 자신을 찾아가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것 같다.

 

 

 

 

 

 

 

YES마니아 : 골드 s*******e 2015.06.0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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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파리 빌라 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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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파리 빌라 La Villa de Paris, 2015지음 : 윤진서펴냄 : 달작성 : 2015.06.06.  “나의 인생이야기는 어디를 여행하는 중인가?”-즉흥 감상-    예정된 일정을 소화해나가는 것을 좋아하지만, 동시에 뜻밖의 여정 또한 좋아합니다. 이번에 만난 책 또한 예정에 없이 만났다가 많은 생각의 시간을 선물 받았다는 점에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하는군요.    밤거리를 걷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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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파리 빌라 La Villa de Paris, 2015

지음 : 윤진서

펴냄 : 달

작성 : 2015.06.06.

  

“나의 인생이야기는 어디를 여행하는 중인가?”

-즉흥 감상-

  

  예정된 일정을 소화해나가는 것을 좋아하지만, 동시에 뜻밖의 여정 또한 좋아합니다. 이번에 만난 책 또한 예정에 없이 만났다가 많은 생각의 시간을 선물 받았다는 점에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하는군요.

  

  밤거리를 걷고 있는, 아마도 노부부라고 생각되는 커플의 뒷모습이 담긴 책 띠를 벗겨봅니다. 그러자 검붉은 양장제본의 표지가 제목과 함께 저를 반기고 있군요. 그렇게 ‘파리 빌라’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 여행을 통해 생각하게 된 것에 대해 인사를 건네는 저자의 인사도 잠시, ‘그’와의 헤어짐 이후 여행길에 오르게 된 주인공의 이야기로 본론의 장이 열리는데…….

  

  간추림이 시작되려다가 만 기분은 뭐냐구요? 음~ 그게 말입니다. 방황으로 가득 찬 여행의 기록에 대해서는, 내용을 요약하기 보다는 직접 책을 읽음으로서 감상과 생각의 시간을 가져주셨으면 하는 저의 배려라고 생각해주시면 되겠습니다.

  

  그럼 감상문을 통해서는 무엇을 이야기해볼거냐구요? 음~ 그게 ‘낚임(?)’과 ‘여행의 의미’에 대해 적어볼까 하는데요. 사실인즉, 저는 처음 이 책을 ‘산문집’으로 생각하고 만남에 임했습니다. 분량도 그렇고 아무래도 여행담을 기록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인데요. 그러던 중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는 내용이 등장함에 멈칫 했는데요. 그렇습니다. 다시 확인해본 결과 이 책은 소설이었던 것입니다! 크핫핫핫핫핫핫!!

  

  진정하고 손가락의 춤을 계속해보겠습니다. 비록 소설이긴 하지만, 마치 화자와 함께 여행하는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좋았습니다. 물론 외국의 여행하면서도 어떻게 스스럼없이 언어소통이 되는 것일까 의문이 들긴 했지만, 다 나름의 개인적 사정이 있으려니 하면 되었으니까요. 그리고 여행의 끝에 이르러 주인공이 마주한 깨달음 또한 그냥 소설이라고 보기에는 와 닿는 것이 많았는데요. 흐음. 비록 책에서의 여행과는 다른 감성의 추억이지만, 다시금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다는 마력이 조용히 숨어있었다고만 적어봅니다.

  

  작가가 윤진서라면 영화배우 아니냐구요? 음? 그렇군요? 호오. 하긴, 처음부터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이 책을 만나보긴 했을까 의문이었다는 것은 잠시 옆으로 밀어두겠습니다. 아무튼, 지금까지 만나온 많은 작품들도 사실 같지 않은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고발(?)하는 내용이 많았었기에, 이번 책을 통해 느낀 착각도 그러려니 넘겨볼 수 있었는데요. 예기치 못한 충격(?)을 안겨주셨다는 점에서 소리 없는 박수를 보내볼까 하는군요.

  

  글쎄요. 여행이라.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여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책에서의 주인공 같이 해외로 나가는 것? 아니면 돈만 많이 들고 힘든 것? 그것도 아니라면 ‘진정한 자아’를 찾기 전에 자신이 사라져버릴 수도 있는 위험한 일이라구요? 으흠. 여행에 대한 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책을 소설이 아닌 현실로 받아들이신 다음 무턱대고 여행길에 오르시는 것만큼은 참아주시길 바랍니다. 어떠한 상황이건, 일단은 무사히 돌아올 수 있어야만 깨달음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니 말입니다.

  

  그럼, 작가의 앞선 산문집인 ‘비브르 사 비 VIVRE SA VIE, 2013’도 궁금해졌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여행이라. 저의 인생은 지금 어디를 여행하는 중일지 궁금할 뿐입니다.


TEXT No.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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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 2015.06.0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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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사랑이 안녕하기를, 파리빌라
"우리의 사랑이 안녕하기를, 파리빌라" 내용보기
배우 윤진서, 그녀를 알게 된 것이 언제였더라여리한 체구과는 다르게 중저음의 목소리의 그녀가 자꾸만 신경쓰여나오는 영화와 드라마를 (다는 아니지만) 꾸준히 찾아보았던 것 같다그리고 요근래 냄새를 보는 소녀, 라는 드라마를 즐겨보는 사이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또 다른 그녀를 만날 수 있었다꾸준히 찾아는 보았지만 그녀에 관한 것은 언제나 영상 매체 뿐이었고윤진서, 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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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진서, 그녀를 알게 된 것이 언제였더라

여리한 체구과는 다르게 중저음의 목소리의 그녀가 자꾸만 신경쓰여

나오는 영화와 드라마를 (다는 아니지만) 꾸준히 찾아보았던 것 같다

그리고 요근래 냄새를 보는 소녀, 라는 드라마를 즐겨보는 사이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또 다른 그녀를 만날 수 있었다

꾸준히 찾아는 보았지만 그녀에 관한 것은 언제나 영상 매체 뿐이었고

윤진서, 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것이 없어서 글을 쓰는 그녀가 낯설었다 

또 뻔한 연예인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겠거니 했는데

소설이라 하여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궁금해 서둘러 책장을 넘긴다



효정은 겁이 난다고 말했다

무척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고 함께 살고 싶지만

언제 변할지 모르는 사랑이란 감정의 모호함 때문에 말이다

우리는 잠시 혹은 영원 사이의 시간동안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는 불안한, 사랑이라는 이름의 감정을

느끼기 위하여 여러 상태로 자신을 몰아간다

어쩌면 그속에서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내몰기도 할 것이다

그래야만 사랑이라는 확신이 더 강렬하게 들어서일 것이며

어쩌면 사랑이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일지도 _27,28p


사랑하는 남자와 이별한, 한 여자의 목적없는 여행길

뉴욕, 파리, 남프랑스, 인도, 아테네, 로스엔젤레스, 샌프란시스코

그와의 기억에서 도망치듯 여행했지만 어디에서도 자유롭지 못했고

추억은 예고없이 들이닥치는 파도처럼 자꾸만 그녀의 눈 앞에 펼쳐졌다

그를 지우려 허겁지겁 길을 나서면 그 길 위에는 언제나 오랜 시간 

길을 지키던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과 나누는 이야기만이 유일한 위로가 되었다



있잖아, 만약에 네가 누군가에게 실연을 주었다면 

아마도 그 사랑은 진짜 사랑이 아니었을 거야

네가 당했던 실연만이 진짜 사랑이었을 거야

이유를 불문하고 끝까지 곁을 지키지 못한 쪽은

사랑했다고 말할 자격이 없는 거야 _55p


문득 이런 생각이 찾아들었다

어쩌면 과거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무도 찾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로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나를 아는 사람들이 살지 않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

그러면 이전의 내 모습을 버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_111p



처음에는 소설이라더니 에세이 아냐? 하고 생각했는데

읽을 수록 그런 장르의 문제는 중요한 것이 아니게 됐다

그녀가 걷는 길을 상상하고 그녀가 만나는 사람들을 떠올리고

그녀가 만났던 푸르른 바다를 떠올리며 크게 숨을 들이쉬는 동안

나에게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할 수 없었던 순간이 여러번 찾아왔다

뻔한 사랑의 결말이 이별이라면 사랑따위 하지 않을래

그렇게 울면서 이불 밖으로 나올 생각을 안하던 날도 지나고

함께 하는 사랑이 아니어도 좋으니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하며 애타게 사랑을 기다리던 날들도 지나고

여러 날들을 지나며 나 역시 길을 나섰던 기억이 문득문득 떠오르면

잠시 책을 덮고 그 기억을 붙잡고 그날들을 생각했다 

그때의 나를 그리고 당신을 또, 길 위의 그대들을


원래부터 나란 인간은 척을 잘한다

초연한 척, 관심 없는 척, 괜찮은 척

사실 그렇게 척을 하다보면 스스로도 그렇게 믿게 되는 순간이 온다

그렇게 믿고 살아가는 사람에겐 눈물이 날 일이라곤 별로 없었다

특히나 사람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는 일이라고는 인생에서 꼽을 만했다

그렇지만 여행을 시작한 이후로 나는 수도꼭지를 틀어놓은 듯이

자주 눈물을 흘린다 그동안 내가 알아왔던 척을 잘하는 여자는 사라지고

최소한의 슬픔도 숨길 수 없는 여자가 되어버렸다 _133p


굉장히 소중한 것을 발견했을 때에는 어쩔 수 없이 슬픈 느낌이 든다

눈이 마주친 순간 그것의 소중함을 알아본다는 것은 

그 순간부터 그 대상과의 역사가 시작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동시에 그것의 의미를 읽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소중하다고 느낀 시간은 아주 작은 시간임에도 강력한 힘을 지닌다 

그 힘을 위해 그만큼 아파온 것일 테니까

지금 내가 굳이 역사라는 단어를 부여한 것은 모든 것에 

종말의 순간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마도 사랑에 동반된 슬픔은 익숙함에서 벗어나

일정 부분을 버려야 하는 자신의 모습에 대한 안녕일지도 _166, 168p



사랑, 이미 너무 많이 소모되어 식상해진 단어지만

이 책을 읽으며 사랑에 빠지기를 그리고 부디 우리 삶에 사랑이 넘치기를

그녀는 이렇게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홀연히 풍경으로 사라져버렸다

어쩌면 현관문을 두드리던 효정의 손을 잡고 또다시 길을 나섰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녀가, 아니 우리가 사랑의 소모품이 아니길 바람하며

언제인가는 길 위에서 만나 서로의 사랑에 대하여 이야기 나누기를

조심스럽게 상상하며 기대해보기로 했다 





YES마니아 : 로얄 l*********y 2015.06.1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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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여행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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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빌라 by 윤진서.배우 윤진서가 아닌 작가 윤진서의 작품으로 만나보게 되는 책.서울, 뉴욕, 파리, 아테네...여행이 목적이었어서가 아니라, 사람을 만나게 되고서 여행을 하고 있는그리고 각 도시의 경관이 아닌 사람을 통해 주인공은 담담하게 현실을 즐깁니다.책은 참 차분하게 쓰여졌습니다. 읽는 이들이 편안히 읽을 수 있게 말이죠. 친구 효정. 친구를 만나러 그녀는 뉴욕을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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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빌라 by 윤진서.

배우 윤진서가 아닌 작가 윤진서의 작품으로 만나보게 되는 책.

서울, 뉴욕, 파리, 아테네...

여행이 목적이었어서가 아니라, 사람을 만나게 되고서 여행을 하고 있는

그리고 각 도시의 경관이 아닌 사람을 통해 주인공은 담담하게 현실을 즐깁니다.

책은 참 차분하게 쓰여졌습니다. 읽는 이들이 편안히 읽을 수 있게 말이죠.






친구 효정. 친구를 만나러 그녀는 뉴욕을 참 많이 다녔더랬죠.

- 내게 이 도시는 버거워. 꿈만 남고 모든 게 사라지고 있어.

- 다음날이 되어 눈을 뜨면 꿈에 더욱 집착하고 있는 내 모습이 보여.



그래서 그녀들은 떠납니다.

어디로 떠날까 했을때, 그녀는 '파리!'

그렇게 그녀들은 파리로 떠나게 되지요.



파리에서 주인공은 사랑을 한 번 더 만나게 됩니다.

관심과 함께 요리도 기꺼이 해주는, 그녀는 그와 결혼을 할 것이라 생각하죠.

하지만, 뉴욕으로 잠시 여행을 떠나며 그가 뉴욕에서 다른 여자를 만나게되는 것을 알게되고 그리고 사랑은 다시 날라갑니다.

그리고 그녀는 도시들을 여행하죠.





인도. 예전 남자친구를 만나게 되던 인도.

미안, 난 안되겠다는 그녀는 다시 그 길로 돌아오게 되죠.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호기심 어린 눈과 마주치게 됩니다.

하지만 금새 두려움을 걷어내고, 여행은 계속됩니다.


저자의 밝은 모습이 책 속에 간직되어 있어서 아마, 그래서 이 책이 더 편안햇나 봅니다.

소설집 답게 책은 흥미롭게 읽혀가는데, 그런데 지나치지 않은 표현들에 숨이 차지 않았더랍니다.

두려움을 금새 걷어내고, 그리고 여행을 계속 하는 그녀.

사랑을 잊고자 노력하고.. 그리고 무언가 허전함에 떠나는 여행이라

휴식과 함께 하지만, 그녀는 기대고, 치유를 위한 여행이 아니라 '나아가고 있는'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부디.

 

-어려울 거라 먼저 생각하지 마. 일단 파도를 타고 나면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될 거야.

그녀에게 용기를 주는 이들은 결국 사람이었던 모양입니다.

소설이니 교훈을 주겠다는 목적을 세우지 않건만,

공감하고 대화하는 이들이 참 많이 나오다보니, 그녀와 그들의 대화에서 

독자들에게 조용히 인생을 다듬어 볼 수 있는 지혜들을 알려주기도 한답니다.





파도는 하얀 침을 흘리며 멀고 먼 바다로부터 육지를 향해 달리고 있다.

이제, 나도 달려야겠다. 


그녀는 순리에 맡기고자 하는 듯 합니다.

파도에 몸을 맡기고 파도가 움직이는 방향을 보며 그녀도 파도를 즐깁니다.

떠날 떄 혼자였듯, 그는 여전히 혼자인 상태로 돌아옵니다.

그렇지만 그녀는 이렇게 현실을 달려갈 것 입니다.



j******9 2015.06.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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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용기를 얻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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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빌라 by 윤진서 La Villa de Paris by Yoon Jinseo       여러 이야기를 썼다 지웠다. <파리 빌라>는 결국, "이제, 나도 달려야겠다."(p.193)는 이야기 <파리 빌라>는 사랑을 하고, 이별에 슬퍼하고, 연애의 기간 동안 잃어버린 내 자신을 찾고자 하며, 내가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는 점에 있어서  모두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그러했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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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빌라 by 윤진서

La Villa de Paris by Yoon Jinseo

 

 


 


여러 이야기를 썼다 지웠다.


<파리 빌라>는 결국,

"이제, 나도 달려야겠다."(p.193)는 이야기


<파리 빌라>는 사랑을 하고, 이별에 슬퍼하고, 연애의 기간 동안 잃어버린 내 자신을 찾고자 하며,

내가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는 점에 있어서 

모두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그러했기에 <파리 빌라>의 그녀가 

파리에서 마르세이유로 그리고 아테네와 LA로 이동하는 여정을

천천히 따라가며 그녀를 응원했다.



"나는 아직 사랑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다만 바랄 뿐이다. 부디 나의 삶에 사랑이 넘치기를."(p.193)



나도 부디 나의 삶에 사랑이 넘치기를,

바란다.

여전히 남겨져있는 회의적인 생각은

언제나 그렇듯 시간이, 사랑이 해결해주겠지,

해결해줄 수 있길.



+

페이퍼백으로 나온다면,

다음 여행에 꼭 가져가고 싶다.

 

 

 

 

 

 

스트라이프 티셔츠를 입은 채 햇살을 맞이하고 있는 윤진서 씨의 모습을 보고,

"결국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은, 사람을 여행하는 일이라 믿는다"는 문구를 읽으며, 

이미 기대가 컸던 그녀의 이야기 


쉽게 읽을 수 있었고,

그러면서 여러 생각을 할 수 있었고,

중간 중간 나타나는 사진을 바라보며 쉴 수 있었다.



아, 그나저나 정말 파리에 다시 가고 싶다. 

 

 

 

 

 

 

 

 

 

 

 

 

 

 

p*****a 2015.05.2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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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진서의 파리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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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빌라>는 배우 윤진서의 소설입니다. 이미 두 권의 책을 낸 그녀는 기성작가라 봐도 무방하더군요. 소설이지만 묘하게 그녀의 자전적 에세이 같은 느낌입니다. 사랑과 여행과 인생에 대한 그녀만의 단상.   사랑, 여행, 인생 그 모든 것은 어쩜 이리도 묘하게 닮아있을까요. 어쩌면 사랑은 그 사람의 인생을 여행하는 것은 아닐까요? 그리고 인생 역시 사랑의 여행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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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 빌라>는 배우 윤진서의 소설입니다. 이미 두 권의 책을 낸 그녀는 기성작가라 봐도 무방하더군요. 소설이지만 묘하게 그녀의 자전적 에세이 같은 느낌입니다. 사랑과 여행과 인생에 대한 그녀만의 단상.

  사랑, 여행, 인생 그 모든 것은 어쩜 이리도 묘하게 닮아있을까요. 어쩌면 사랑은 그 사람의 인생을 여행하는 것은 아닐까요? 그리고 인생 역시 사랑의 여행으로 가득 채워나가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그녀는 여행을 다니며 느끼게 된 것들을 언어로 쏟아내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러면 묘하게 이상한 소유감이 들며 불안감을 벗어날 수 있었다고. 어쩜 저랑 꽤 비슷한 유형은 아닐까 혼자 상상해 봅니다.

  배우가 부러운 이유 중 하나는 여러 다른 삶을 살아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책을 읽거나 글을 쓰려고 하죠. 그러면 저 역시 다른 삶을 엿보며 거기에 빠져볼 수 있으니까요.

 


  세상에 다시없을 사랑을 했습니다. 그러나 여지없이 헤어짐을 겪었죠. 그리곤 훌쩍 떠나게 됩니다. 고독한 방랑자의 향기를 내뿜으며 발길 닿는 곳으로 어디건 자유를 갈망하며! 실은 내 인생을 다시 지탱해줄 힘을 얻기 위해서 떠난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뉴욕에서 파리, 그리고 인도로. 남프랑스 마르세유와 아비뇽을 지나 아테네로, 그리고 다시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로 떠나는 여정을 통해 그녀는 외로움과 고독함에 정신없이 취해 보면서, 무언가 여전히 갈망하면서, 그러나 서서히 자신을 치유하게 됩니다. 어디에도 존재하지 못하는 듯한 부유감을 겪으면서 런 불안감이 인간의 어쩔 수 없는 숙명임을 마주하게 되죠.


  이 책은 제게 여행의 기억과 함께 까맣게 잊고 있던 어떤 한 사람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넘실거리며 마구 밀려드는 그 어떤 기억들. 끊임없이 서로를 갈구하면서도 여전히 부족했고, 너무 충만해서 또 불안했던 어떤 시절을 말입니다. 그런 조급했던 어떤 한 시기가, 그때 곁에 있었던 그 사람이 문득 떠오르더군요. 마주 보면 그제야 안도하게 했던, 그러나 함께 할 수는 없었던 그 과거의 기억들이 환청 같은 울림으로 마구 다가와 조금은 기분이 무참해졌습니다. 문득 인생은 참 통속적이구나 싶어져서. ㅎㅎ



  <파리 빌라>를 읽고 나서 배우 윤진서란 사람이 조금 궁금해집니다. 왠지 모를 친근감마저 느껴지네요. 모르긴 몰라도 그녀는 배우와 작가라는 이름이 참 잘 어울리는 사람일 겁니다.

 

 

 

k*****u 2015.06.0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