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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게타 신겐 (신겐은 잇코와 동맹을 위해 출가해서 얻은 법명이다)을 그린,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 [가케무샤(影武者, 그림자기사, Kagemusha, Shadow Warrior]에서 신겐은 이렇게 말한다.
피로 피를 씻는 난세, 살벌한 전국시대다...나는 분명 욕심 많은 사람이다. 내 아버지를 내고, 아들까지도 죽였다. 천하를 얻기 위해서는 못할 것이 뭐가 있느냐?...누군가가 천하를 통일하지 않는 한 그 피의 강물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주검의 산만 더욱 높아질 뿐...
후지산을 경계로 둔, 관동지방의 가이국의 고후에서 태어난 가이의 호랑이, 다케다 하루노부(晴信), 다케다 신겐(武田 信玄)이 대적해 본 결과, 타국의 영주들은 정치적인 현실이나 외교력, 인격, 군사력 등등에 있어서 뛰어나지 않은바 답답할 노릇이고, 또한 아직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체계적 법령이나 행정력이 무로마치 막부 아래 관직을 사고파는, 슈고 (치안과 행정력을 행사하는 직함이나 실질적인 영주라고 할 수 있다)의 힘으로도 미치지 못하는 분란의 연속이라 계속적으로 좀 더 센자가 나타나면 영지가 유린당하는 입장이다. 그로서는 능력과 야망을 가진자, 즉 자신이 전국을 통일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물론 그는 지극히 개인적 욕망에 솔직한 인물이기도 했다.
...힘의 세상이다. 무사도 백성도 힘이 강한 자의 품아래 들어가고 싶어했다. 우선 싸움에 강하지않으면 안되었다. 전투에 약하면 남에게 목숨이고 영지도 모두 빼앗기고 마는 세상이었다. 우선 싸움에 강해야 하고 둘째로 자비로움을 갖춰 백성을 잘돌봐야 한다. 그것이 백성이 바라는 바였다....p.153 (4권)
이와 반대로, 이 작품에서 대적하는 그의 최고의 적수, 에치고의 용, 나가오 가게토라 (우에스기 마사토라, 데루토라를 거쳐 이름을 우에스기 겐신,上杉謙信으로)의 인물사로 보건대 어릴적부터 불가의 가르침을 받고 이에 대해 출가까지 결심한 인물로, 개인의 욕망을 뛰어넘는 정의를 구현하는 바에 더 맹진하는 인물이다. 간혹 오해될 만한 준수한 용모와 여자를 질색하는 탓에 여자가 아닌가 하는 의혹이 일말 남아있는 인물일 정도로, 그의 출가해프닝에 오히려 원래 같은 계급의 호족들이 일체 단결, 그에게 나라를 맡아달라고 호소할 정도이고, 병법 을 사용하는 대신 일대일로 승부를 겨룰 정도의 실력과 뛰어난 머리와 백성을 먼저 생각할 정도의 성군으로서의 자질을 갖춘 일종의 성기사 (팔라딘, paladin)과 같은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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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의 드라마에선 우에스기 겐신은 GACKT, 칵트가 맡았다. MISIA 처럼 이름을 대문자로 개명했다. 2009년부터. 이 드라마는 2008년도니까 Gackt. 여하간, 아닌게 아니라 나중에 수염있는 초상화말고 이 책에 나오는 전투장면에서도 보니 얼굴에 수염이 없고 피부가 하얗고 흰빛을 띈 갑옷을 입는다..여하간, [천지인]에선 아베 히로시가 우에스기 겐신을 맡았다며 ㅡ.ㅡ)
근데, 호랑이와 용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이 두인물이 말을 타는 모습을 통해서 그 극명한 차이가 보여지는데, 산악지방인 가이에서 하루노부는 마치 현재의 자동차처럼 말없이 다닐 수 없으므로 말다루기를 무척 잘하지만, 모습이 호탕하고 거칠고 가게토라는 마치 말과 한몸이 된듯 부드럽다고 한다. 또한 말을 타면서 중간에 아이가 나타나자, 가게토라는 말에서 몸을 던져 아이를 구하고 말과 제갈길을 가지만, 하루노부는 자신의 목숨과 아이의 목숨의 경우 전자가 훨씬 더 중요하므로 아이를 쳐도 상관이 없다고 말을 한다.
리더쉽의 스타일로 본다면, 다케다 신겐은 카리스마틱 리더쉽으로 후한 보상체계 등으로 26무장처럼 인재를 잘 등용하여 자신에게 절대 충성하게 만드는 스타일이고, 우에스기 겐신은 천재형으로 자신의 도덕심을 보여 이끄는 원칙적리더쉽의 인물로 보인다.
여하간, 이 둘의 대적은 마치 천하호걸야망무장과 성기사의 대결과도 같은 느낌이다. 그런데, 너무나도 잘 지은 이 제목을 [무사]로 바꿨는지 당최 모르겠다. 차라리 '무장'이라면 이해가 가겠다. 미야모도 무사시처럼 무사가 아니라, 정치까지 포함한 터 이젠 무사의 세계가 아니라 무장(武將)의 세계이다.
1권에서 이미 다케다 신겐의 군사인 간스케는 세상을 움직이는 힘으로, 정의가 아닌 인간의 욕망에 대해서 말한바가 있지만, 간스케마저도 이 가게토라를 보면서 자신의 생각이 조금 달라졌음을 고백한다. 신겐, 겐신 이렇게 한글자 바꾼 차인데도 어찌나 다른 인물인지. 어떤 한인물에게 수긍할 수 없이 나름대로의 충분한 자기만의 가치관과 원칙이 살아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은 바는, 상대방이 가진 가치관이 자신이 보기에 전혀 넌센스이고 이해가 되지않는 바라도 그 상대방을 상대할 경우에는 그 가치관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이해관계든 뭐든 충돌이 있을 경우에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가지는 바를 잘 알아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100% 다 가지고 상대방에게 데미지를 주는 것보다는 자신이 조금 덜 가지고 상대방에게도 타격을 주지않는 win win의 방법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또한, 이런 작품을 읽으면서, 역사책에서가 아닌 간접적으로 얻는 것이 많이 있다. 머리가 아니라 뭐랄까 가슴으로 이해가 되는 바랄까. 우리나라와 달리 무인이 집권을 하던 터라, 게다가 순전히 한집안의 세력이 더 크거나 작음에 따라 맨날 한 마을이 다른 세력으로 넘어갔다가 넘어왔다가 하는 탓인지라, 일본인들이 겉으로 의사표현을 확실히 하지않고, 또한 어떻게 보면 무척이나 극단적인 친절과 예의로 겉을 감싸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맨앞에 있는 16세기의 지도를 보는데 혼슈, 본섬에서도 중간 부분가지고 어찌나 여러 나라가 쪼개져서는 또 어찌나 치고박고싸우고 서로 동맹했다 깼다 하는지.. 읽는내내 앞과 뒤를 참조해서 나라와 이름을 외우느라 (성이나 지역까지는 도저히 못외운다. 게다가 얘네들은 어찌나 서로 겹사돈을 맺었는지...) 고생이다만, 그래도 나중에 여행을 가면 그 고생의 덕을 보지않을까도 싶다.
여하간 집중하여 쫀득쫀득하게 책을 읽는 재미를 느끼면서...
이제 다케다 신겐은 가기에서 시나노를 지배하게 되었으며, 서로 사이가 나쁜 스루가와 도토미의 이마가와가와 사가미, 이즈의 혼조가 까지 정략결혼을 통해 삼국동맹을 맺게 된다. 이제 가이의 남쪽의 두 세력을 자신의 동맹으로 잡아넣었으니, 이제 북진만 남았다.
시나노 북쪽 도이시 성의 성주로 다카다 신겐에게 첫패배를 안겨준 무라카미 요시키요는, 다케다 신겐의 고립작전으로 에치고의 우에스기 겐신에게 위탁하였으며 (이것도 순전히 혼조의 계략. 자기 편으로 다케다를 묶어두어 자신도 도움이 되지만, 그것 또한 다케다에게 힘을 실어주는 법이므로 다케다에게 100% 도움이 되지않게 그의 뒤를 칠 하나의 세력을 풀어준다. 아, 정말 대단히 머리를 쓴다. 사실 무력이나 군인들의 이미지가 좀 그리 얍삽하거나 빠르지 않다는 이미지 일뿐이지, 전략의 수립은 정말로 머리가 무척이나 대단한 인물이 맡아야 할 듯), 우에스기 겐신의 정의론에 따르면 그는 전국정복이 아니라 당연히 원래 그 지방을 맡았던 역사적인, 토착집안에게 원래의 영토를 돌려주고, 관동재패의 꿈을 가진 터라, 이러한 삼국동맹은 매우 의미가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둘은 에치고와 시나노의 경계인 평원, 가와나카지마에서 12년동안 5차례의 대결을 하게 되고, 이 소설에서 담는 것은 바로 4번째 전투.
움직이지 않는 가게토라의 군대 때문에, 다케다 신겐은 별동부대를 우회노선으로 파견한다. 하지만, 닌자와 정탐군을 이용한 신겐보다 더 냉철한 정보부대를 이용한 가게토라의 부대는 이를 알고 신겐의 본진을 급습한다. 이리하여, 바로 그림을 좋아하던 세번째 동생이 가게무사가 되어 신겐을 보호하다가 죽고 군사인 간스케마저 죽게된다. 그 틈을 타서 신겐은 목숨을 보존하고, 이때 별동부대가 다시 급습하여 전반전 퍠, 후반전 승이로 전투를 맺는다.
이 소설을 읽고있을때의 후반부쯤 2000년 패트리셔 콘웰을 읽다가 느꼈던 죽음의 패닉이 9년만에 다시 찾아왔다. 이들의 야심에 따라 죽어간 군사들을 생각하니..참.
... 손자병법 모공편에 나오는 말이다....최상의 전술은 적의 모력을 막고 다음은 적의 화친을 쳐부수는 일이며 그다음이 힘으로 이기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낮은 술책은.... 성을 공략하는 것이며 이는 어쩔 수 없을 경우에만 해당한다....p.119~120 (3권)
..마비키...솎아내기 (정말 놀라웠다. 우리나라에도 고려장이라는 게 있긴 했지만, 그래도 우리는 태어난 생명은 어떻게든 먹여살리지않는가. 그런데, 너무나 먹을 게 없다고 낳은 자식을 버리는것도 아니고 죽이는 것을 용납하다니..신겐 등이 군대를 동원하기 위해서는 모내기나 추수철을 피해야 하고, 또한 이럴 경우에는 남쪽 군대가 북쪽군대보다 모내기철이 빨리 끝나 더 유리한 것을 이용하기도 하고, 또한 농사인력을 군대로 충원하지 못해, 이웃나라 용병을 데려오거나 노예를 삼아 인신매매를 하고 이를 눈감아주는 등의 모습을 보인다. 또한, 포로로 갈 바에 죽음을 택하는 것보다는 살아서 생명을 유지하는 등에 어쩜 보다 더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중간에 한나라의 성주의 아내가 포로로 잡혀서 다른 성주에게 팔려가 첩이 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으로... 여하간, 이런 일본이 잘살게 된 것은 이웃나라에서 벌어진 두번의 난인데 그것은...조선의 식민지화와 한국전쟁 ㅡ.ㅡ 이런 와중에 훗날 오다 노부나가는 농병 분리제란 원칙을 세우게 된다. 난 솔직히 세번의 일본여행을 통해 철저한 관리와 행정, 다도 등의 문화에서 감탄을 느끼고 약간 넘어갈 뻔도 했지만 ㅡ.ㅡ;;;, 점점 더 알아갈수록 그닥 별로란 생각이 든다. 물론 대단한 점도 있지만, 정신적인 도덕과 인간적인 미덕에 있어선 한국의 역사를 되돌아볼때 정말 우리나라에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 p.297 (3권)
.당주(堂主..집 당자를 쓰긴 하지만, 원래의 의미로나 이 책에서 파악한바로는 종교적인 업무를 맡아 관장하는 직함이다. 요즘 일본소설에선 당주님이..등등으로 해서 뭔가 유서깊은 집안의 주인을 의미하는 쪽으로 바뀌었는듯) p.70 (4권)
...병법이란 원래 전략, 작전술을 말한다. 병법을 전략과 같은 말로 사용한다. 그러나 오히려 병법이란 칼을 다루는 검술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았다. p.169 (4권)
닌자는 원래 참을 인자를 쓰는'忍子'에서 나온 것으로, 일본에서 활동을 시작한지는 꽤 오래되었으나, 이 작품 속 전국시대에서 은근히 매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직접적인 전투나 대결을 하는 것이 아니고 스파이, 정보수집, 암살, 군대내 혼란가중 등에서 활약하였다. 그러나 오다 노부나가가 대량학살을 하였다. 일본여행을 하다보면 민속촌에서 이런 닌자들이 아직도 근근히 명맥을 이어오며, 이들의 액션을 선보이기도 한다.
p.s: 영국 추리물을 읽다보면 + 영국에 있었을떄 보면 얘네들은 정말 테마여행같은거 많이 한다. 이런 전투가 있었다면, 이 장소를 따라 가이드가 설명을 해준다. 그리고 간단한 샌드위치와 차를 마시면서 초빙해 온 역사학자가 얘기도 해주고, 질문도 하고 온김에 서로 취미가 같으니까 친해지기도 하고, 여행온김에 괜찮은 성의 정원같은데도 구경하고 그런다.
부록에 나온, 전투지도나 설명이 자세하고, 너무나 마음에 들어서 정말 기회가 되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것을 따라서 여행을 해도 좋았으리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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